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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246화 (246/551)

〈 246화 〉 246화 대결

* * *

레리 레이건이 말을 멈추면 회의실 전체가 조용해졌다. 그 누구도 입을 열 분위기가 아니었다. 어지간히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도저히 꺼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레리 레이건을 말릴 수 있는 유일한 존재 호사카도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회의 분위기를 신경쓸 틈이 없었다. 그리고 호사카도 어느새 회사원보다는 사장의 입장에 가까워져 있었다. 월급을 받았으면 뭐라도 내놓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그리고 레리 레이건은 결국 한 사람씩 지목해서 아이디어를 물어보기 시작했다.

“촬영팀장. 어떻게 하는게 좋겠나.”

“음… 좋은 작품은 결국 각본 싸움이죠. 저희 좋은 각본이 나올때까지 기다리는게.”

“작가팀장. 그럼 자네 생각은?”

“각본이란게 그냥 툭 치면 나오는게 아닙니다. 좋은 재료가 있으면 좋은 각본이 나올 가능성이 더 크구요. 그 좋은 재료를 생각해내기 위해서 바쁜 팀장들이 모두 모인 것 아니겠습니까.”

레리 레이건은 팀장을 하나하나 지목해서 질문을 던졌지만 시원한게 없었다. 모두는 AVN에 상을 타는 것을 노리고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 같았다. 우연히 명작이 나오면 그게 상을 탄다는 식이었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할법한 생각이었다. 미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상은 하늘의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타기 힘든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고를 노려야 하는게 예술가였다. 여기 회의실에서는 예술가가 하나도 없어보였다.

쾅!

결국 레리 레이건은 화를 참지 못하고 회의실 탁자를 내리쳤다. 요즘 섹스쇼가 잘팔려서 뒷방 늙은이처럼 허허로운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는 미국 3대 포르노 회사 사장 중 가장 젊고 가장 열의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월급이 아깝군! 월급이 아까워! 가만히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도 월급이 나오니 이러는건가!”

그는 팀장 하나하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내가 늘 말했지! 사업은 물이 들어올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섹스쇼로 미스 허슬러의 화제성이 떠오르고 있을때, 그저그런 포르노를 내놓으면 결국 이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

“죄송합니다.”

팀장 중 하나가 사과를 했지만 한번 화를 내기 시작한 레리 레이건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명작은 잘 안나오지! 하지만 그렇다고 나올때까지 멍 때리고 있으면 나오나? 뭐라도 해야할 것 아니야! 뭐라도!”

레리 레이건의 분노에 팀장들은 다들 바닥만 쳐다보았다. 마치 신발에 껌이라도 붙은 모양새였다.

레리 레이건이 화를 내고 팀장들이 겁을 집어먹는 동안 호사카만이 유일하게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레리 레이건이 모든 팀장을 해고하기 직전에 나섰다.

“레리 사장님. 팀장들의 말이 틀린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음?”

불 같이 화를 내던 레리 레이건도 호사카의 말에는 화를 멈추었다. 팀장들은 호사카가 자신들의 편을 들어주자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얼마전까지 대학생이었다가 휴학을 하고 회의에 참석한 마이클 브라운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사회 생활을 얼마하지 못하는 그는 남들보다 더 압박을 많이 받고 있었다.

“설마 자네도 시간을 두고 기다려보자는 이야기를 하는건 아니겠지.”

“물론 아닙니다.”

호사카는 여러 각도에서 생각을 바꿔보려고 했다. 명작이 잘나오기 위해서는 감독과 각본과 배우가 좋아야 했다. 그리고 감독과 남자 배우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건 각본과 여자 배우죠. 보통은 각본에 맞춰서 여자 배우를 캐스팅 했겠지만 이번에는 역으로 접근을 해봅시다. 여자 배우를 먼저 구하는걸로요.”

“보통 각본이 정해지고 배우를 정하는건 이유가 있어서지. 그게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더 용이하기 때문이야. 설마 미스터 호사카 이런 간단한 것도 모르는건 아니겠지.”

만약 호사카가 아니라 다른 팀장이 이런 의견을 냈다면 레리 레이건은 당장 해고를 했을 것이었다. 그나마 호사카이기 때문에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있었다.

“여자 배우를 구하고. 그 사람의 성격과 제 성격을 비교하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수도 있죠. 무엇보다.”

“무엇보다?”

“여자 배우를 구하는 것 자체를 컨텐츠로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잘 팔리는 컨텐츠로요.”

레리 레이건이 화를 내는 동안 호사카가 생각해낸 아이디어였다.

“제가 일본에서 1억엔 섹스 토너먼트라는 작품으로 대박을 냈다는 것을 아십니까?”

“알다마다. 참신한 기획 이었지. 그걸 미국에서도 해보자는건가?”

“아니요. 미국에서는 잘맞지 않을 것 같네요. 약간 변형을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1억엔 섹스 토너먼트는 기존에 있는 여배우끼리 섹스 대결을 붙여서 화제를 만든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런 작품으로는 AVN을 탈 수 없었다. 호사카가 원하는 것은 AVN의 상이었고 미국에서 해야 할 것은 그 여배우를 찾는 것이었다.

“먼저 기존에 있는 포르노 배우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죠.”

호사카는 섹스쇼를 하면서 미스 허슬러에 소속해 있는 수많은 여배우들과 섹스를 했다. 하지만 자신의 다음 작품에 나올만한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많은 여자들과 섹스를 할수록 호사카의 여자 보는 눈이 더 까다로워진 탓이다.

“포르노 업계에서 늘 그랬지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신인 아닙니까.”

“그렇지.”

“미국에서는 신인을 뽑아보죠. 그리고 쇼의 형식도 1억엔 섹스 토너먼트와는 다르게 진행을 해봅시다.”

1억엔 섹스 토너먼트는 이미 명성이 있는 여배우들을 섹스로 싸우게 만들었기 때문에 토너먼트 형식이 적당했다. 하지만 정말 이름도 얼굴도 몸매도 알려지지 않는 쌩신인을 토너먼트로 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덜가질게 뻔했다. 새로운 형식이 필요했다.

그리고 호사카는 90년대 이후로 전세계 텔레비전에서 대유행을 하기 시작한 리얼리티 게임 쇼를 기억하고 있었다.

생존게임.

미국의 텔레비전 쇼로 어마어마한 상금을 두고 진짜 경쟁을 보여주는 형태였다. 물론 과거에도 이런 쇼는 있었다. 하지만 생존게임에서 달라진 것은 매화마다 탈락자가 나온다는 점이었다.

이전까지 이런 경쟁 프로그램에서는 우승자를 뽑았지만 생존게임에서는 탈락자를 뽑았다. 그리고 보통 우승자가 될만한 사람은 1화부터 두각을 나타내었고 그 사람의 우세가 정해지면 쇼는 점점 활기를 잃어갔다. 누가 우승할지 예측하기 쉬워지면서 오히려 시청자들의 흥미는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생존게임은 달랐다. 매화 누가 탈락을 할지 알 수 없었고 우승자도 떨어트릴만한 장치가 여기저기에 배치되어 있었다. 시청자들은 더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도전자가 떨어질까 걱정하고 어떤 사람이 우승할지 궁금해했다.

미국에서 대 흥행한 이 프로는 세계 여기저기에 팔렸다. 유럽이나 중국, 일본에도 팔렸다. 그리고 정식으로 판권을 구매하지 않고도 비슷하게 만든 프로그램이 넘쳐났다. 대부분이 흥행했다.

호사카는 90년대에 일본에서 흥행했던 생존게임 일본판을 기억하고 있었다.

호사카가 게임의 규칙을 적당히 설명을 하기 시작하자 레리 레이건은 순식간에 그 아이디어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팀장들도 활기를 되찾았다. 그들은 하나씩 아이디어를 얹기 시작했다.

“그럼 상금은 얼마나 할까요?”

“일본에서 1억엔이면 우리는 백만달러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1억엔이 백만달러를 넘는 시절이었다. 1달러가 200엔을 넘는게 흔했고 85년 플라자합의 이후에 1달러에 120엔이 되기도 했었다.

“좋네요. 역시 원 밀리언 달러. 어감도 좋고. 홍보에도 도움이 될겁니다.”

“이번 섹스쇼로 회사에 수입이 크게 늘어났으니 투자를 생각하면 백만달러 정도는…”

그리고 팀장들은 레리 레이건의 눈치를 살폈다. 자기 돈이 아니라고 막 말하고 있었지만 백만달러는 어마어마한 거금이었다. 그리고 레리 레이건은 풀어진 얼굴로 손을 휘저으며 회의를 계속하라고 했다. 아까처럼 아이디어가 없던 때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는 시가를 하나 꺼내서 불을 붙이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럼 출전이 가능한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그냥 쌩 신인들만 하면 또 배우의 질이 너무 떨어지지 않을까요?”

“데뷔를 한지 1년 이내라면…”

그리고 팀장들은 이번에는 호사카의 눈치를 살폈다. 호사카의 여자들 중에 일본에서 건너와 포르노에 출연한 사람도 있었다. 그들을 신경 쓰는 것이었다.

“그냥 미국에서 포르노 데뷔를 안한 사람만 하죠. 호시노나 츠지는 아직 영어가 약하니까.”

호사카는 자신의 여자라고 하더라도 과감하게 쳐내었다. 그는 AVN의 상을 타고 싶었고 그것에 방해가 된다면 자신의 여자라고 하더라도 가차 없었다.

다시 아이디어 회의는 이어지기 시작했다.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의 옆자리에 앉았다. 레리 레이건은 이제 시가와 함께 위스키도 마시고 있었다.

“한 잔 마실텐가?”

“오늘은 아이디어가 좀 풀린 날이니까.”

레리 레이건도 호사카가 특별한 날에만 술을 마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호사카가 술을 받자 팀장들은 부러움의 시선으로 호사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그러면 아이디어를 좀 내놓던가.’

호사카는 일도 안하면서 사랑을 받으려는 저 심보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긴 그런 능력과 욕심과 열망이 있었으면 내 자리에 앉아 있었겠지.’

호사카는 지금 미스 허슬러에서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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