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9화 〉 349화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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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재거는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단순히 포르노라는 락보다 훨씬 작은 업계에서 뜨고 있는 신인에게 장난을 걸었던 것 뿐이었다. 그런데 그 신인은 용감하게 모두의 시선을 앗아갔다. 이는 슈퍼 스타에게 중요한 자질이었다.
‘자, 이제 당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친구가 되거나 적이 되는 것 뿐이지. 어떤 선택을 할텐가? 미키.’
미키 재거는 통이 큰 남자였다. 그는 호사카에게 악수를 내밀면서 칭찬을 했다.
“호사카, 당신은 말이 좀 통할 것 같군.”
이게 연기든 실제든 상관 없었다. 중요한건 모든 사람들 앞에서 섹스 레전드인 미키 재거가 호사카를 인정했다는 것이었다.
“혹시 남자에게 박히는 취미는 없나? 재미있는 섹스가 될 것 같은데.”
“게이 포르노는 찍지 않아요.”
호사카는 미키 재거의 악수를 받아주었다.
“그럼 잠깐 이야기나 하지. 포르노 업계에 대해서는 항상 궁금했단 말이지.”
두 남자가 서로를 인정하자 모두가 경악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르르 녹았다. 그리고 호사카는 미키 재거와 함께 이동하기 전에 자신의 여자들에게 말했다.
“나는 미키 씨와 함께 놀아야 할 것 같으니까. 알아서 자유롭게 놀아.”
그리고 호사카의 여자들은 이미 다른 남자들로는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 있었다. 호사카가 없는 파티에는 관심이 없는지 그녀들은 파티장에서 빠져 나갔다.
미키 재거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놀라며 말했다.
“대단하군. 무슨 아랍의 왕자님이라도 되는거 같아.”
“그쪽은 종교적 규칙에 의해서 여자들이 한눈을 못팔지만 저 같은 경우는 제 자지의 규칙을 따르는거죠.”
“하하! 자지가 종교만큼 대단하다는건가? 이 근처에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 없기를 바래야겠군.”
호사카는 미키 재거의 성격을 빠르게 파악했다. 그는 중산층 출신으로 성공을 한 락커였고 아부를 떠는 사람보다 솔직하게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했다. 물론 그의 심기를 거스르면 당장 화를 내겠지만 호사카와 미키 재거는 섹스라는 강력한 공통 취미가 있었다.
호사카는 미키 재거와 함께 VVIP만 들어갈 수 있다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게이로 보이는 남자와 모델로 보이는 여자들이 있었다.
여자 모델들은 속옷 모델인듯 마르고 키가 크고 가슴도 컸다. 수술이든 아니든 다들 바비 인형처럼 예뻤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커다란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호사카가 최근에 만든 서큐버스 시리즈가 재생되고 있었다. 남자든 여자든 마른 침을 삼키면서 포르노에 집중하고 있었다.
“헤이. 내가 누가 데리고 왔는지 보라고.”
미키 재거가 호사카를 소개하자 사람들은 순간 영화 배우를 본 것처럼 환호성을 질렀다.
“도쿄 섹스킹. 당신의 솜씨를 한번 보고 싶은데. 내 섹스 파티에 참가할 생각이 있나?”
“게이 엉덩이만 아니면 어디든지 박아드리죠.”
게이들은 얼굴을 찌푸렸지만 미키 재거는 웃으면서 게이들을 방에서 쫓아내었다.
미키 재거의 섹스 파티는 즐거웠다. 콘돔을 써야 한다는게 좀 아쉽기는 했지만 성병에 안걸리고 섹스를 오래 하면서 살려면 콘돔을 써야 하고 갑작스러운 혼외자식을 방지하려면 피임을 해야 한다는게 두 남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중간에 모델과의 섹스가 질린 호사카는 자신의 여자들을 연락해서 다시 부르기까지 했다. 호사카가 자신의 여자들과 안전하게 노콘 섹스를 즐기는 것을 보고 미키 재거는 군침을 흘리면서 부러워했다.
“젠장. 나는 노콘 섹스를 하려면 애널을 쓸 수 밖에 없는데.”
“애널은 별로 안좋아하나요?”
“준비할것도 많고 애널을 쓴다면 남자나 여자나 차이가 별로 나지 않으니까.”
호사카는 예전에 자신을 찾아온 그루피들을 떠올렸다. 미리 온갖 섹스를 즐기려고 작정을 했는지 애널 청소까지 깔끔하게 끝내고 온 여자들이었다.
“확실히 애널은 가끔 먹을 별미지. 매일 먹을만한 식사는 아니죠.”
“역시 말이 잘통하는군.”
두 남자는 경쟁을 하듯이 섹스를 했다. 물론 미키 재거가 아무리 섹스를 많이 한걸로 소문이 난 셀럽이기는 했지만 아마추어일 뿐이었다. 프로 중의 프로인 호사카를 이길 수는 없었다.
두 남자는 섹스 후의 개운함을 느끼면서 여자들 사이에 누웠다. 여자들은 이미 체력이 다 바닥이 나 있어서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있었다.
서큐버스 시리즈에서는 호사카는 당하는 입장이라 여자들에게 기가 빨리는 연기를 했지만 실상은 그 어떤 여자도 호사카를 섹스로 당해낼 수 없었다.
모두가 지쳐서 쓰러져 있으니 서큐버스 시리즈가 틀어져 있는 텔레비전에서 앙앙 거리는 소리만 조금씩 나왔다. 한 여자 모델이 섹스도 다 끝났고 지루해서 그랬는지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 뉴스 채널에서 문화 평론가가 진행자와 대담을 나누고 있는 것이 들렸다.
“요즘 포르노 산업이 엄청나게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간단히 이야기를 하자면 호사카 켄토라는 포르노 스타의 등장 때문이죠.”
여자 모델은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려고 했으나 미키 재거는 막아섰다.
“잠깐만. 호사카 씨의 이야기잖아. 잠깐만 들어보자고.”
여자 모델은 텔레비전의 소리를 올렸다.
“한 명의 스타로 산업이 발전한다.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철강왕 엔드루 카네기. 자동차왕 헨리 포드를 생각해보세요. 물론 그들은 일을 잘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쌓아올린 명성으로 많은 이득을 보기도 했죠.”
“철강왕, 자동차왕에 섹스왕이라. 재미있네요.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죠.”
미키 재거는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맞는 말이기도 해. 음악의 장르도 새로운 스타와 함께 탄생하고 발전했지.”
호사카는 다시 텔레비전에 집중을 했다. 그는 이제 문화 평론가가 자신을 언급하면서 업계를 분석한다는 것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일을 잘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일을 잘해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아요. 단지 대중들은 모를 뿐이죠.”
“하지만 호사카 켄토는 다릅니까?”
“다르죠. 슈퍼 스타가 산업을 선도하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실력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스타성을 증명합니다. 스타성은 매출에 도움을 주고 매출은 다시 스타성에 도움을 주죠. 이런 선순환 구조는 끝도 없이 일어나면서 무한한 성장을 만들어내죠.”
문화 평론가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만약 이게 재미가 없는 내용이라면 진행자도 중간에 멘트를 끊고 다른 질문을 했겠지만 문화 평론가의 말은 모두의 흥미를 끌고 있었다.
“자, 이제 슈퍼 스타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슈퍼 스타는 자기가 마음껏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죠. 호사카 켄토가 미스 허슬러를 나와서 프리랜서로서 성공을 하고 있는 것처럼요. 업계의 모두는 이제 슈퍼 스타를 선망하고 그와 같은 길을 걷기 시작하는거죠. 슈퍼 스타의 주변에서만 일어나던 선순환은 업계로 번질겁니다. 그리고 업계는 발전하구요.”
“그게 호사카 켄토라는 단 한 사람으로 가능할 수 있다?”
“저는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이미 수많은 예술 장르에서 이런 일은 벌어졌습니다.”
“그럼 호사카 켄토를 다른 예술계의 인물과 비교한다면 어떤 사람과 비슷할까요?”
“브루스 초우. 홍콩에서 건너온 액션 스타였고 헐리우드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죠.”
예전부터 조심스럽게 나오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문화평론가는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한동안 텔레비전의 두 남자는 미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온갖 스타를 말했다. 영국에서 건너왔던 락밴드에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미남 배우까지 온갖 스타의 이름이 나왔다.
그리고 문화 평론가는 말했다.
“음.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스타가 나오면 기존에 있었던 비슷한 존재를 찾고 싶어하죠. 익숙함에서 편암함을 느끼니까. 하지만 이미 호사카는 다른 존재를 뛰어넘었습니다. 포르노계의 브루스 초우가 아니라 이미 포르노계의 호사카 켄토인 것이죠. 저는 이제 미국이 호사카 켄토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호사카가 텔레비전을 즐겁게 보고 있을때 호사카의 여자들도 하나씩 일어나서 호사카의 옆으로 다가왔다.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엄청난 평가네요. 앞으로도 따라다닐 맛이 나겠는데요?”
다른 여자들도 동일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너무 잘나서 차마 혼자서 독점을 못하는 남자.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것만으로 시대의 역사를 함께 만들 수 있는 남자.
호사카는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들의 시선을 느꼈다. 이런 여자들이라면 믿고 다른 회사로 보낼 수 있었다. 빅 3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 같았다.
카메론 먼로도 한마디 더 했다.
“호사카 씨가 아니었다면 저는 아직도 단역을 전전하면서 살고 있었을 거니까요. 호사카 씨. 제 힘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 뭐든지 도와줄테니까요.”
임서기도 카메론 먼로와 비슷한 감정인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말했다.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에요. 호사카 씨가 저희에게 준 은혜를 갚겠다는거죠.”
지극히 동양적인 말이었다.
미키 재거는 그런 호사카와 여자들을 보면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 밴드의 친구들이 이 정도의 충성심만 가지고 있었어도 진작에 빌보드 1위 5번은 더했겠군.”
농담이 섞인 말이었지만 호사카는 웃었다. 세상을 살다보면 자기 편인 사람을 세 명만 만들어도 성공이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여자들만큼은 죽을때까지 자신의 편이 되어 줄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남자보다 몸을 섞은 여자들이 더 믿음직스럽네. 이것도 내 자지의 힘인가?’
호사카는 자신의 여자들을 힘껏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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