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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432화 (432/551)

〈 432화 〉 432화 쥐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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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휴스턴 헤프너를 보호하기 위해서 크립스의 연락처까지 넘겨주었다. 플레이걸은 이제 마피아들과도 적이 될지 몰랐다.

적에게는 가차없이.

그리고 자신의 밑에 들어온 자에게는 자애롭게.

야쿠자부터 황제까지. 지배자에게는 늘 유용한 논리였다.

그리고 호사카가 자신의 제국을 차근차근 건설하고 있을때, 호사카의 계획에 없던 일도 생기고 있었다. 인생은 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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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산업이 발전하면서 그 이면의 이야기도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관심이 폭발한 계기는 호사카와 레리 레이건의 혈투였다. 말로만 하는 혈투가 아니었다.

제인 먼데일이 총에 맞아서 수술을 해야 했고 HK 매니지먼트 사무실은 쑥대밭이 되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일본인 히트맨들이 마피아 두목과 그 호위를 모두 죽이고 레리 레이건을 납치했다. 레리 레이건은 마약 중독자가 되어 나타나기까지 했다.

당연히 대중들은 포르노 업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궁금해 했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마스터 드레라는 힙합 스타가 포르노 업계에서 호사카가 당한 대우를 간략하게 소개하기까지 했다.

미국은 자본주의 사회였다. 돈이 될만한 곳에는 늘 새로운 수요가 생겼다.

이전까지는 포르노 작품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다루는 뉴스만이 있었다면 이제는 포르노 업계 내부의 사정까지 궁금해 하는 기레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런 기자들은 신문, 잡지, 텔레비전을 가리지 않고 망상과 팩트를 섞어가며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대중들은 재미있어 했다. 하지만 호사카는 이런 상황이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지금도 텔레비전에서는 기자들이 신이나서 떠들고 있었다.

“포르노 업계에 새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확실히 그렇네요. 지금까지 뉴스에 따르면 호사카 켄토 씨는 AVN 시사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이 때문에 레리 레이건 씨와도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게 최근에 있었던 사태의 원인으로 파악이 되구요.”

“하지만 물증이 없어서 수사는 종결된 것으로 보이네요.”

호사카는 기자들의 대담을 들으면서 턱을 쓰다듬었다.

좋지 않았다. 정치권까지 이용해서 그 사건을 조용히 넘겼더니 기자들이 조금씩 들쑤시고 있는 것이다.

호사카는 의심을 했다.

기자들이 자기들만의 호기심으로 취재를 했는가. 아니면 뒤에 누군가의 사주가 있는가.

AVN 비밀회의에 소속되어 있는 부자들은 어마어마한 돈이 있고 기자들을 부릴 수 있는 파워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기자들에게 이번 일은 충분히 먹음직스러운 것이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사람은 호사카였고 그 호사카를 물어뜯을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은가.

기사들의 대담은 이어졌다.

“그리고 요즘 호사카 켄토 씨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네, 그렇죠.”

“호사카 씨는 미국 포르노 업계를 독점하려고 있다고 합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물론 그는 미국 포르노 업계를 지배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건 돈으로 모든 회사를 사버리는 야만적이고 거친 방법은 쓸 생각이 없었다.

호사카가 벌어들인 돈이라면 그런 방법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이 방법은 큰 문제점이 있었다.

바로 미국의 반독점법이었다.

미국은 독과점에 엄격한 나라였다. 어떤 업계이든 정부가 독점이라고 판단하고 나서는 순간 회사는 갈기갈기 찢어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사의 역량은 찢어진 이상으로 떨어졌다.

호사카는 그런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저 기자 놈들은 자기들 멋대로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호사카의 품에 안겨 있던 알몸의 드루 디아즈도 섹스 후의 나른함에 반쯤 졸고 있다가 호사카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호사카 씨. 진짜 그럴거에요?”

“...아니야.”

호사카는 한숨을 내쉬었다.

드루 디아즈가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다른 미국인들도 이런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게다가 나를 미국인이 아니라 일본의 침략자라고 생각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프레임이란 것은 무서운 것이었다. 미국의 포르노를 독점하려는 자. 그 자는 일본인. 이 두 가지 사실을 결합하는 것만으로 호사카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다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기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만약 호사카가 정면에서 반박을 하고 공식성명을 낸다면 기자들은 또 파티를 열 것이다.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한 것이다. 반박을 하려는 순간 사람들이 이미 선동당해 있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호사카가 반박을 했다는 것은 기자들에게 새로운 먹잇감이 될 뿐이었다.

‘기자들이란 상대하기 까다로운 족속들이란 말이지.’

호사카는 기자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에 잠겼다. 드루 디아즈는 물었다.

“만약 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거에요? 기자들은…”

드루 디아즈 또한 어린 시절부터 스타가 되어 기자들에게 안좋은 기억이 많았다.

“나도 알아.”

“그래도 호사카 씨라면 어떻게 하겠죠?”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에 대해서라면 광신적으로 믿는 면모가 있었다. 호사카는 그녀의 믿음을 등에 업고 열심히 머리를 굴리다가 말했다.

“일단 내부자를 좀 잡아야겠는데?”

“그걸 어떻게 잡아요?”

포르노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다. 배우와 촬영 스탭 뿐만이 아니라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까지 모두 더하면 그 수는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청소를 하는 사람도 오며가며 듣는 이야기는 기자들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었다.

게다가 호사카는 자신의 아래에만 있는 직원 뿐만이 아니라 AVN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직원들까지 살펴봐야 했다.

“힘들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런 일을 그냥 놔두면 내가 원치 않는 정보가 계속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

기자를 막는 것도 일이지만 내부의 정보를 팔아넘기는 쥐새끼를 확실히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

호사카는 기자들이 자신을 물어뜯는 이유를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었다.

호사카는 굉장히 유명한 셀럽이 되어 있었다.

미국에서 섹스를 가장 잘하는 남자.

미국에서 섹스를 가장 많이 하는 남자.

AVN에서 수모를 당했지만 포르노 업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남자.

호사카는 현재 모든 미국 남자들의 꿈이었다. 섹스로 돈을 벌고 그것을 가장 잘했다.

모든 남자들은 호사카를 부러워할 수 밖에 없었다.

하나의 완벽한 성공담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것은 믿기 힘든 일이지만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약점은 단 하나였다.

동양인이라는 한계. 그리고 그는 그것을 깨부수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가 너무 잘나가자 그것을 질투하는 반응도 생기고 말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만인에게 사랑을 받는 스타는 없었다. 팝의 황제라는 마이클 잭슨도 안티가 있었고 헛소문을 퍼트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 일이 호사카에게 일어난 것 뿐이었다.

기자들은 포르노 업계에 관심을 가지는 대중을 위해 나를 요리조리 요리하고 있었다.

호사카는 그게 싫었다.

기자들은 직업이기 때문에 그 지랄을 한다고 해도 호사카는 다른 셀럽들처럼 그걸 참고 봐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호사카는 한대 맞으면 두대 돌려주는 사람이었고. 헛소리라면 어떻게든 바로잡아야 하는 사람이었다.

“슬슬 열받네.”

호사카는 먼저 휴스턴 헤프너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호사카의 편에 붙겠다고 했고 아직까지는 AVN 비밀 회의의 정보를 들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호사카의 사정을 듣고 나서 휴스턴 헤프너는 말했다.

“다행히 AVN 비밀회의에서 그런 작당은 하지 않았어. 이 정도로 기자들을 움직였다면 분명 비밀 회의의 모두가 협력을 해서 벌였을텐데. 그런 안건은 없었으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나도 좀 더 알아보지.”

“네, 감사합니다.”

호사카는 일단 AVN 비밀회의의 짓이 아니란 것을 확인했다.

기자들을 선동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것은 돈 한두푼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호사카는 AVN 비밀회의의 부자들이 힘을 모아야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나름 돈이 많은 휴스턴 헤프너에게 그런 제안이 없었던 것을 보면 이건 자연발화로 만들어진 화재 같았다.

기자들은 호사카라는 먹이감이 맛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프락치를 구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여론을 만들었을 것이다.

이게 호사카의 결론이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결론을 들은 마스터 드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호사카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었다.

“흠. 호사카. 그럼 그 쥐새끼를 어떻게 찾을거지? 이제 호사카의 회사는 한둘이 아니야. 그리고 소속된 사람도 한둘이 아니지.”

“정보란건. 재미있는게. 최초 유포자가 있다는거지. 그리고 이게 기자들 중에서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라면. 분명히 내부의 소식을 가장 먼저 받아쓴 놈이 쥐새끼와 연결되어 있는 기자란 것이고. 그 기자를 잡으면 쥐새끼를 잡을 수 있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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