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489화 (489/551)

〈 489화 〉 489화 영화

* * *

“김영수입니다.”

“아, 대통령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무슨 일을 꾸미고 있나 했는데. 오히려 활동을 하지 않아서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내 눈은 틀리지 않았더군요. 이렇게 커다란 폭탄을 던져주시다니.”

“아니, 폭탄이라고 할 것까지 있습니까?”

호사카는 한국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지만 서글서글하게 말을 했다.

김영수 대통령도 능글맞게 호사카를 대하고 있지만 그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을 것이었다.

지금 한국은 난리였다.

로미오X줄리엣을 본 사람들은 당연히 그 19금 버전을 보고 싶을 것이다. 그냥 10분, 20분 정도의 분량만 추가한게 아니라 1시간 정도의 농도 깊은 섹스 씬이 준비되어 있었다.

“한국에 한번 오시죠.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좀 나누어야 할 것 같은데.”

“지금 한국 가면 진짜 국정원 요원들에게 쥐도새도 모르게 죽는거 아닙니까? 하하.”

“미국 대통령의 절친에게 그럴수는 없죠.”

만약 호사카의 빌리 클린턴의 비호를 받고 있지 않다면 진작에 어떻게 했을거라는 협박 같았다. 그리고 그런 말에 쫄 호사카가 아니었다. 호사카를 쫄게 만들려면 진짜 장전된 권총을 뒤가 없는 미친 놈이 겨누어야 될 정도였다.

“자, 그럼 한국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감독판을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수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당연히 실제로 섹스를 했고 다 찍었습니다.”

“그럼 한국에서는 불가하겠네요.”

“그럼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겠네요. 특히 젊은이들이 말이죠.”

“슬퍼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젊을 때 해야 할 일을 해야죠.”

“김영수 대통령님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성인이 되자마자 섹스를 즐길 수 있겠지만 다른 젊은이들은 그럴 수 없죠. 젊고 팔팔할때 섹스를 해야하는데. 그 좋은 시절에 공부나 일만 하고 있으니 슬프지 않습니까.”

잠시 김영수 대통령은 가만히 있었다. 호사카와 말을 길게 해봐야 좋을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적당히 조율해 봅시다.”

김영수 대통령은 국민의 욕구를 억지로 막았다가는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알고 있었다.

미국에는 금주법의 시대가 있었다. 술을 먹지 못하게 막자 마피아들이 불법으로 술을 유통하고 음성적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모았다. 인간의 3대 욕구에도 끼지 못하는 술도 그런 결과를 낳았다.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성욕은 어떤 결과를 만들지 도저히 예측할수가 없었다.

“조율이요?”

“그쪽도 장사를 하려고 하는거 아닙니까. 적당히 일반 성인 영화 수준으로 편집하면. 한국에서도 개봉을 하게 허락하겠습니다.”

“왠만하면 조용히 넘기고 싶다는 뜻 같네요.”

“뭐, 그렇죠. 지금 한국은 한창 성장을 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사소한 일이요?”

호사카는 김영수 대통령를 마음에 들어했지만 역시 그와 가까워질수는 없었다. 섹스를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절대 친해질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일이지요.”

“그럼 곧 누군가에게도 중요한 일로 만들어 드려야겠군요.”

호사카는 머리를 굴려보았다.

“사실. 저희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95년도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게 다이 하디스트 3입니다. 그게 얼마나 팔린줄 압니까?”

“얼마입니까?”

“서울에서만 97만명 정도가 봤다고 하더군요. 한국이 서울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많아봐야 200만명 정도가 영화를 본셈입니다. 이건 푼돈입니다. 제 자식들에게 과자를 사줘도 그것보다는 많은 돈을 쓸 것 같군요.”

김영수 대통령은 고양이를 상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고양이는 쥐를 먹기 위해서 잡지 않는다. 그냥 가지고 놀고 싶어서 잡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호사카의 입장에서 쥐나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감독판을 개봉하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이미 포르노가 자유로운 선진국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일테니까요.”

호사카의 심드렁한 말에 김영수 대통령은 한 방 크게 맞은 기분이었다.

김영수 대통령은 호사카를 제지하기 위해서 자신이 그를 공격할 방법이 없는지 빠르게 생각해 보았다.

없었다.

미국의 재벌이자 권력자인 호사카는.

한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무리를 하면 공격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리를 할만큼 노력을 기울이면 정치적인 단가가 안맞는다.

그를 공격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은 것이었다.

호사카는 머리 속에서 열심히 계산을 하고 있는 김영수 대통령의 마음을 들여본 것 같이 말했다.

“대통령님이 기독교 신앙에서 순결에 대한 작은 믿음만 조금 버리시면 될 것을. 참 안타깝네요.”

“믿음은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럼 그냥 계속 그렇게 사세요. 꼰대처럼 자기가 마누라만 보고 산다고. 다른 모든 남자들도 그렇게 살라고 명령하면서. 섹스에 관해서는 군부 독재나 지금의 정부나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요.”

호사카는 속시원하게 속에 있는 말을 모두 했다. 김영수 대통령은 손이 부들부들 떨려오는 것 같았다.

이러한 모든 것이 호사카의 계획 중 하나였다. 김영수 대통령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사카가 파놓은 함정 속으로 슬금슬금 걸어오고 있었다.

둘은 이번에도 서로의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전화가 끝이 났다.

김영수 대통령은 국무총리에게 급히 전화를 했다. 국무총리는 일과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대통령이 전화를 하자 깜짝 놀라서 전화를 받았다. 어지간하면 이런 일이 없는 대통령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의 목소리도 심상치 않았다. 뭔가 울분을 참는 듯한 목소리였다.

“앞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영화의 포르노 버전이 비디오로 풀릴 예정입니다.”

“얼마전에 엄청 인기가 있었던 그 영화 말입니까?”

국무총리의 마누라도 잘생긴 백인 배우에게 홀딱 반해서 영화를 3번이나 봤었다.

“그렇소. 그게 절대 한국으로 넘어오게 해서는 안됩니다. 밀수를 철저하게 검토하도록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김영수 대통령이 자신의 방어를 굳건히 하고 있을때, 호사카도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먼저 한국의 바로 옆에 있는 일본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케다 다카하시. 이제는 일본에서 꽤나 큰 야쿠자 파벌의 두목이 된 남자였다. 호사카는 그에게 번번이 도움을 받았고 그 성의 표시를 돈으로 했다.

만약 악독한 야쿠자와 연을 맺었다면 그 야쿠자는 돈에 눈에 멀어서 호사카를 오히려 협박하고 위협해서 더 많은 돈을 뜯어냈을 것이지만 이케다 다카하시는 달랐다. 그는 몇 없는 인의가 있는 야쿠자였다.

호사카는 이를 알고 있었다. 이케다 다카하시는 예전에 호사카에게 권총을 건네주면서 야쿠자 업계와 인연을 끊으라고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는 진짜 남자인 것이다.

덕분에 둘은 서로 필요할때 상부상조하면서 성장했다. 하나는 미국에서 먹어주는 셀럽이 되었고 하나는 일본의 뒷사회를 주무르는 야쿠자 두목이 된 것이었다.

“이케다 형님.”

“그래. 호사카. 요즘도 잘지내고 있지?”

“저만큼 세상에서 잘지내는 남자가 어디있겠습니까.”

“하하. 그것도 그렇지.”

이케다 다카하시는 호사카를 어린 시절부터 봐왔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만 들어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렸다.

“그래. 이번에 무슨 부탁할게 있나?”

호사카가 어중간하게 일본에서만 큰 AV 사장 정도였다면 야쿠자 업계와 접촉이 많지 않는게 좋았다. 하지만 호사카는 이제 미국에서 잘나가는 남자였다. 오히려 이케다 다카하시가 호사카의 덕을 보는게 많았다.

“혹시 형님 밑에서 밀수를 하는 애들도 있습니까?”

“밀수는 없지만. 찾아보면 연줄을 잡는건 어렵지 않지.”

이케다 다카하시는 도쿄에서 사업을 크게 벌리는 야쿠자였다. 밀수와는 크게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이름값이면 밀수를 하는 야쿠자에게 거래를 제안하는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큰 물건은 아니고. 비디오를 하나 한국에 보내고 싶은데요.”

“우라 비디오냐?”

우라 비디오는 모자이크를 제거한 불법 AV 비디오를 뜻하는 말이었다.

“뭐, 비슷하죠.”

“안그래도 네가 한국에서 무슨 일을 벌인다고 들었지.”

이케다 다카하시도 재일조선인이었다. 그래서 호사카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고 이렇게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케다 다카하시도 재일조선인으로서 한국에 애증을 가지고 있었다.

“비디오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지. 별로 무거운 물건도 아니고.”

“요즘은 밀수를 어떻게 하는데요? 아마 한국 정부에서는 엄청 조사를 할겁니다.”

호사카가 알고 있는 밀수 방법은 배로 물건을 보내고 세관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어서 넘기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으로 일본과 한국은 여러 밀수가 성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내린다면 공무원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세관 공무원도 몸을 사리고 들키기만 하면 줄줄이 모가지가 잘릴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케다 다카하시는 웃으면서 말했다.

“요즘은 기술이 또 많이 발전했지. 요즘 VVIP 밀수를 어떻게 하는지 네가 모르는구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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