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498화 (498/551)

〈 498화 〉 498화 아이돌

* * *

장앤김 법무법인은 소문대로였다.

이들은 돈만 준다면 친일파든 누구든 마음에 안들면 뺨을 때리는 재벌 2세든 구호단체의 비리 사건이든 모두 맡았다.

호사카가 돈이 많다는건 이미 유명한 사실이었고 그들은 큰 고객의 방문을 반겼다. 호사카는 바로 말했다.

“MS 엔터테인먼트와 소송을 좀 할 것 같은데. 절대 배신하지 않을 금액을 부르세요.”

호사카의 말에 변호사는 웃으며 말했다.

“저희가 한국에서 아무리 잘나가는 변호사들이라 하더라도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는 박쥐 짓을 하면 금방 업계에서 매장이 됩니다. 한번 맡은 의뢰는 끝까지 해야 다른 고객님들도 저희를 믿죠.”

호사카는 벌써 장앤김 법무법인이 마음에 들었다. 믿음직스러웠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나씩 말했다.

“먼저 HOOT가 MS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해지하기를 원합니다.”

HOOT는 여전히 인기가 많았다. 남자 아이돌 중에서는 최고였다.

이런 아이돌이 섹스에 오픈마인드임을 밝히고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이어가면 세상은 호사카가 원하는 모습에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그리고 한국 아이돌이 세계로 뻗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좋은 일이었다.

“그리고 HOOT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을 정상적으로 정산을 받았으면 좋겠군요.”

호사카의 요청 사항을 변호사들은 하나하나 적었다.

“네, 그럼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그러죠.”

어차피 호사카는 한국에서 따로 할 일도 별로 없었다. 변호사들은 자기들끼리 다른 회의실로 가서 잠깐 말을 하더니 다시 호사카에게 왔다.

“가능할 것 같습니다. 먼저 아이돌들이 인권을 넘어선 계약과 대우를 많이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를 잘 걸고 넘어진다면 전속 계약 해지와 정산적인 정산, 거기에 추가적인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보상까지 받아낼 수 있을 것 같군요. 다만…”

“다만?”

“이렇게 다 해도 저희 의뢰금이 워낙 쎄서 그다지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점은 걱정마세요.”

“선금 2억에 성공시 2억 추가입니다.”

“그냥 바로 4억을 결제하죠.”

한국 돈 4억원 정도면 호사카에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돈이었다. 호사카는 늘 느꼈지만 역시 돈은 없는 것보다 있는게 훨씬 나았다. 돈으로 스트레스를 안받는 것만으로 인생은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대한민국은 작은 민사 소송으로 들끓기 시작했다.

먼저 MS 엔터테인먼트는 최고의 인기 아이돌 HOOT가 이렇게 타락을 하게 된 이유는 미국의 포르노 배우가 그들과 어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언론에 뿌리기 시작했다. 모든 언론은 신이 나서 이 소식을 확대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많은 소녀팬들은 호사카를 욕하기 시작했다.

MS 엔터테인먼트가 먼저 선공을 한 셈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도 가만히 있을리가 없었다. 그는 대본을 작성하여 기자 회견을 열었다. 대본을 읽는 것은 바로 이번 소송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토마스였다.

기자들이 쉴새 없이 사진을 찍었다.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서 토마스는 선글라스를 써야 할 지경이었다. 그의 뒤에는 HOOT 멤버들이 든든한 아군처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도 그들의 옆에 있었다. 어차피 자신이 흑막인게 밝혀 졌으니 숨길 생각도 없었따.

그리고 한국에서 높은 사람들은 호사카의 위험성을 다 알고 있었지만 일반인들은 그걸 잘몰랐다. 최소한 HOOT보다 주목을 끌지는 않았다.

호사카는 그저 미국에서 성공한 포르노 배우였고 HOOT은 텔리비전만 틀면 나오는 인기 아이돌이었다.

토마스는 호사카가 써준 대본을 천천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국민 여러분과 저를 사랑해주신 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이런 논란을 만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정석적인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후에 있을 반전을 위한 토대일 뿐이었다.

“하지만 저는 21살의 젊은 남자입니다. 팬분들의 사랑을 과분하게 받고 있지만 저도 다른 또래 친구들처럼 연애도 하고 사랑도 하고 싶었습니다.”

돈을 버니까 연애를 하지 말라는건 빠순이들의 정신나간 논리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걸 연예 기획사가 돈을 벌기 위해서 받아주는 이상한 관행일 뿐이었다.

논리적으로 생각을 했을때, 연애를 하지말라고 돈을 받는 직업은 없었다. 게다가 미래에는 아이돌도 나중에 탑급이 되면 연애를 하고도 멀쩡히 활동을 하는 시대가 왔다.

그런 시대에도 소수의 팬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아이돌들은 빠순이의 등쌀에 밀려서 강제 순결을 유지하거나 가슴을 졸이며 연애를 해야 했다.

“지금 저와 만났던 여성 분과는 더 이상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이 죄는 아닐 것입니다. 그게 죄인 시대와 국가는 없었습니다.”

토마스는 호사카가 써준 대본이지만 그 글이 꼭 자신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선글라스 아래로 눈물 방울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호사카는 뒤에서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만약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토마스에게 모두 맡겼다면 그는 젊은 혈기에 무슨 헛소리를 할지 몰랐다. 그건 국민 감정을 거스를수가 있었다.

하지만 호사카가 작성한 대본은 토마스를 사랑에 눈이 먼 가련한 젊은 청년으로 포장을 했다. 원래 토마스의 팬이었다가 그가 다른 여자와 섹스를 했다는 사실에 실망을 한 팬들도 마음을 되돌릴만한 가련함이었다.

기자들은 기자 회견을 하면서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단순한 연예인들의 말썽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기자 회견은 끝이 났다. 기자들은 특종을 건졌다는 생각이 신이 나사 각자의 차로 향했다.

한 젊은 기자가 그 이유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하지만 젊은 기자는 명확한 답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 앉은 선배 기자가 물었다.

“지금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는 모양이군.”

“네.”

“이전까지의 기자 회견보다는 뭔가 위화감이… 자연스러움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느낌이 이상하네요.”

선배 기자는 웃으면서 말했다.

“저건 대본이야. 누가 토마스에게 그냥 읽으라고 한거지. 그리고 그 대본이 워낙 그럴듯해서 모두가 속아 넘어간거지. 그걸 읽고 있는 토마스도 속아넘어가서 스스로 눈물을 흘렸잖아.”

젊은 기자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이 정도의 기자회견 솜씨는 연예계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었어. 예전에 주병민이 꽃뱀에게 물렸을때 기자회견 기억나?”

“아, 네.”

지금처럼 대한민국이 난리가 났던 사건이었다. 주병민은 꽃뱀에게 물렸고 그 여자를 떼어내려고 1억원을 주었다가 오히려 성폭행 누명을 쓴 사건이었다.

대한민국의 모두가 주병민을 욕했다. 그당시 주병민이 먹은 욕은 호사카보다 결코 덜하지 않았다. 한국인은 불같은 성질이 있었고 욕을 할때는 누구 하나를 죽일 듯이 했다.

나중에야 주병민이 2억을 더 주고 합의를 하려고 하고 피해자가 이 돈을 혼자서 다 먹으려다가 피해자를 도와주던 사람들이 피해자의 거짓 증언을 모두 다시 고쳐준 것이다.

이 당시 주병민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 하는 것도 힘겨워했다. 한국에서 가장 말을 잘한다는 개그맨이 그랬던 것이다. 그때 주병민도 스스로 대본을 준비했었다.

“주병민과 토마스를 비교해보면 어때?”

젊은 기자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주병민은 한국에서 전설적인 개그맨이었다. 개그맨이 토크쇼를 진행하는 시대를 열었고 후대에 많은 개그맨이 비슷한 토크쇼를 도전했지만 그 순발력과 독창성은 따라하지 못해서 실패를 했었다. 그만큼 그는 말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런 사람과 21살의 토마스를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그건 주병민 씨에게 너무 무례한…”

“아닐걸? 너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잖아.”

젊은 기자는 자신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보았다.

황당했다.

확실히 토마스의 기자회견이 주병민의 것보다 몇 수는 위라고 보였다. 아이돌이 처한 상황은 주병민이 처했던 상황과 비교해서 그 위기감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대처는 토마스의 것이 몇 수는 위처럼 보였다.

“허. 참. 진짜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네요.”

“그렇지?”

“연예계에서 활동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개그맨보다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아이돌이 말을 더 잘한다는게…”

“말이 안되지. 하지만 그런 일이 벌어졌어.”

“그럼?”

“호사카지. 호사카가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는거야.”

젊은 기자는 두려움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이렇게 판을 짜고 모든 것을 계획에 옮겼다고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무서워졌다.

“일본과 미국을 점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더니.”

“한국은 식은 죽 먹기라는거지. 이걸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울 정도야.”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보수적입니다.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요.”

“그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겠지.”

“무슨 즐거움이요?”

“특종. 우리는 기자 잖아?”

선배 기자는 호사카의 화려한 능력과 한국의 냉엄한 현실 중 어느 것이 이길지는 계산하지 않았다.

그저 호사카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기자들은 그걸 따라다니면 특종이 나온다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리고 젊은 기자는 아직 타성에 물들지 않은 것인지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호사카가 이기는 것이 좋은 일인지. 아니면 현재 한국이 유지되는게 좋은 일인지. 알 수 없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