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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8화 (8/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008화

3장 마음만은 상남자

어느새 동이 떠오르고 있었다. 사 람들이 잠에서 깨어나 각자의 직장 에 출근하는 시간. 완전히 해가 중 천에 떠오르지는 않아 어둑어둑한 그림자가 골목을 가득 드리웠지만 그럼에도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꽤

많았다.

안시르엘은 품에다가 천영을 꼬옥 껴안은 채 거리를 걸었다. 그녀는 이 도시에 고작 3주밖에 머무르지 않았지만 도시 사람들에게서 인기가 많았다.

시장 거리를 걸을 때면 아주머니나 아저씨들이 인사를 건네 왔고 주택 가를 지나가면 동네 삼촌 같은 사람 들이 인사를 한다.

“어머머 르엘이 아니야?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이네?”

“안녕하세요,샐럼 아주머니.”

“가슴에 그건 뭐시여? 애완동물이

애완동물이냐는 말에 천영이 눈을 치켜뜨고 발끈하려고 했지만 안시르 엘은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며 그의 머리를 아래로 꾹꾹 눌렀다.

“친구예요.”

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알아들었는 데 샐럼은 애완동물조차 친구라고 말해주는 그 마음씨가 곱다며 요란 을 떨고서는 사라진다.

“너, 인기 많네.”

“그런가요?”

천영은 못내 이런 자세로 안시르엘 에게 안겨있는 상태가 불만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기도 했다. 평범하게 어깨 위에 앉아 있으려고 했지만 그러면 눈에 너무 띈다는 이 유로 안시르엘은 천영을 품속에 꼭 꼭 감추는 것을 택한 것이다. 하지 만 그 행위가 정말로 애완동물을 대 하는 태도 같아서 천영은 불만을 감 추지 않았다. 이미 도서관에서 짧게 통성명을 한데다가 나이까지 밝혔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처음에 천영이 27살이라는 사실을 밝히자 안시르엘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머 나는 21인데. 뭐라고 부르 지?’

‘나 남잔데.’

’아저씨 r ’아니,오빠다.’

‘조금..양심이.....

나이가 햇갈릴 정도로 드래곤이 된 이후로 천영의 목소리 역시 당연히 바뀌었다. 이전에는 상당히 듣기 좋 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을 정도로 중 저음을 자랑했었는데 이제는 어린애 마냥 톡톡 튀는 목소리가 되어있던 것.

그런 목소리를 억지로 내리깔고 말

하려고 하자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모양새가 되기도 했지만 그것도 나 름 매력이 있는 모양이었다.

안시르엘은 천영을 데리고 상당히 호화스러워 보이는 호텔로 들어갔 다. 지구에서처럼 버튼도 달려있지 않고 속도도 빠르지 않았지만 하여 튼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 굉장히 고급스러운 장소 라는 것은 척 봐도 알 수 있었다. 높은 층까지 올라간 안시르엘은 자 신의 방에 들어가자마자 천영이 품 에서 뛰쳐나가는 것을 보며 살짝 웃 음을 터뜨렸다. 본인은 27살이라고 말하는데 전혀 그렇게 안 보인다.

“되게 부자인가봐? 와,저건 또 뭐 야. 쿠키인가? 먹어봐도 돼?”

“응응.”

“대박. 돈 내는 거 아니지?”

“물론이지.”

천영은 테이블 위에 있던 쿠키를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그런 천영 을 보며 안시르엘은 인벤토리에서 책 몇 권을 꺼내서 올려놓았다.

천영이 빌려오기를 희망했던 몇 권 의 책들이었다. 대부분이 마법과 관 련 된 서적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재 미가 없어 보여서 안시르엘은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지만.

그녀는 창문을 열고 커튼을 걷어냈 다. 햇살이 쏟아져 들어와 안시르엘 의 찬란한 은색 머리칼이 더욱 눈부 시게 빛났다. 천영은 갑작스레 눈이 부시자 고개를 돌렸다.

‘저 여자는 뭔 동작 하나하나가 화 보야?’

원래의 천영이라면 접점은커녕 대 화 한 마디를 하는 것조차도 영광일 정도로 미인이었다. 저런 외모에 고 운 마음씨 그 희귀하다는 성직자라 는 직업까지 가지고 있으니 인기인 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천영은 네임드가 아니다.

항상 솔로 플레이를 즐겨 했고 나 쁜 짓을 하면 했지 결코 선행을 하 진 않았으며 장비 또한 전 재산을 드래곤 탈태를 위해 죄다 탕진했으 니 별로 특출한 점이 없었다.

게다가 마법사가 되어서 로브가 아 닌 갑옷을 착용한다는 점 때문에 천 영은 파티에서도 별로 환영받지 못 했다.

같은 파티의 마법사들이 ‘마법사는 로브를 착용한다,그래서 나는 로브 를 착용한다. 그러니 너도 로브를 착용해라.’같은 기적의 삼단논리를 들먹이며 천영에게 로브를 강요하기 도 했는데 이제 로브라면 알레르기

가 날 정도로 진절머리가 났던 천영 은 그런 파티에서 도망치기를 선택 하곤 했다.

그렇게 천영은 파티를 맺지 갑옷을 입고 혼자서 근접전을 즐겨하는 마 법사가 되었다. 그것이 나름 특출하 다면 특출하다는 이유가 되기 때문 에 반짝 유명해질 뻔했으나 안타깝 게도 괜히 눈에 띄었다가 드래곤 탈 태법을 거대 규모 길드에 빼앗길 까 봐 걱정했던 천영은 다시금 음지로 숨어들었다.

‘결과적으로는 드래곤이 된 이후로 도 숨어 다녀야만 하는 처지이지 만.’

쿠키를 어느 정도 먹자 배가 불러 왔다. 여태까지는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했다. 처음 데이브가 준 고 기와 빵을 제외하고서는 야생에서 동물을 잡아 제대로 된 양념도 하지 못하고 대충 구워먹는 것밖에는 못 했다. 넥스트를 플레이할 때 야영을 하던 경험이 없었으면 정말로 큰일 날 뻔했다.

“어라,술 있네. 저것도 좀 마셔도 돼?”

“응? 어…… 그 몸으로는 조금

“나 27살이라니까.”

“그,그래. 조금만이면 괜찮겠지.”

천영은 헤벌쭉 웃은 다음 폴짝 뛰 어올라 장식처럼 있던 와인 하나를 꺼내들었다. 회색의 드래곤이 포효 를 하고 있는 바벨이 인상적인 와인 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그리 귀한 것 은 아닌 싸구려 와인인 모양이다. 그는 나름 술을 즐겨마시던 애주가 였다. 넥스트에서는 술을 마셔도 취 할 수가 없었기에 가끔 게임을 하지 않을 때 현실에서 혼자라도 소주를 홀짝거리기를 즐기는 그에게 있어 서,3주간의 금주는 조금 가혹했다.

제 몸의 2배는 넘어 보이는 거대 한 와인을 들어 올려 가볍게 코르크

마개를 뽑아내고 잔에 와인을 따르 자 또르륵 울리는 그 청명한 사운드 에 천영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소리,이 향기,이 시각적 만족 감. 작은 드래곤의 손으로 와인잔을 가볍게 회전 시킨 다음 입으로 들이 키자 온몸에 전율이 일어날 정도로 끝내주는 향과 맛이 혀를 자극했다.

“크으,쥑이는구만. 이 맛이지.”

천영이 싸구려 와인을 마시며 온 갖 궁상을 떨고 있을 때 안시르엘 은 파티창을 확인했다. 도서관에서 나오기 직전,그녀는 천영에게 파 티 초대를 보냈던 참이었다. 하지 만 레벨이 생각보다도 낮다는 사

실에 놀랐다.

[Lv. 302 여명을 밝히는 성녀 -안시르엘]

[Lv. 302 빛을 잃은 성기사 - 셀 라임]

[Lv. 25 無 - 서천영]

심지어는 직업도 없다. 천영의 말 에 의하면 드래곤은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 모양. 게다가 레벨이 낮은 것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실례라는 것을 알기에 안시르엘도 굳이 묻지 않았지만 천영 스스로가 자존심이

상했는지 먼저 대답했다. 본인도 원 래 만렙을 찍었었는데 드래곤이 되 는 대가로 레벨을 모두 헌납해버렸 다고.

와인을 홀짝이던 천영 역시 파티창 을 열어 그녀들의 직업을 확인하고 있었다.

‘빛을 잃은 성기사?’

넥스트의 직업은 대부분이 직접적 으로 뭘 하는지 나타내면서 또한 시 적인 부분이 있었다.

여명을 밝히는 성녀. 그것은 안시 르엘이 여명과 관련된 아주 특별한 누군가를 도와주다가 저런 직업으로

전직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그 녀가 스스로 여명을 밝혔을지도 모 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빛을 잃은 성기사라니. 그 런 직업은 들어본 적도 없다. 아니,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다.

‘성기사가 빛을 잃는다는 건,검사 가 검이 없다는 것과 별 다를 것이 없는데.’

빛을 잃은 성기사. 다른 직업으로 비유하자면 활 없는 궁수,불을 무 서워하는 화염술사이다.

하지만 천영은 굳이 그 부분에 대 해 묻지 않았다. 대신 다른 이야기

로 화제를 꺼낸다.

“그나저나 나를 파티로 받아서 어 디에 써먹으려고?”

안시르엘은 아주 살짝 미소를 지었 다. 창가에 앉아 턱을 괴인 채로 햇 빛을 등진 미인이 그런 미소를 짓자 천영은 순간 심장이 철렁였지만 드 래곤의 페이스는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 파티는 탱커 겸 근거리 딜러 가 한 명에,힐러가 한 명이라서.”

“원딜이 필요하시다?”

“응.”

“근데 나는 레벨이 되게 낮은 걸.”

“괜찮아. 한 번 만랩을 찍어봤으니 다시 금방 찍을 수 있을 거야.”

“……그게 말처럼 쉽게 될까. 나 초보자때 레벨 50 찍는 데에 한 달 좀 넘게 걸렸는데 지금은 숙련 된 상태인데도 레벨이 아직 25야. 도움 이 되려면 한참 멀었을 걸?”

천영이 그렇게 말하자 안시르엘은 잠시 말을 멈췄다. 대답하기 위한 단어를 고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 만,실상은 달랐다. 그녀는 천영의 뒤에 서있는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 고 있었다.

“안녕?”

보이쉬한 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려 오자 천영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는 갈색의 머리칼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고양이상의 미녀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이야아,엘링이가 데려왔다는 사 람이야? 되게 작은 걸!”

“셀라임,우리보다 오빠야.”

“옹? 오빠? 우리보다 나이가 많 아?”

“27살이라고 했어.”

“내 생각보다 훨씬 많네.”

“몇 살이라고 생각했는데?”

셀라임은 눈을 자그맣게 뜨고 천영 의 신체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생후 3주?”

“……맞는 말이긴 해.”

“으히히,내 추리력이 좀 대단하 지.”

그렇게 셀라임은 호쾌한 웃음을 터 뜨리더니 천영의 앞쪽에 있는 의자 에 걸터앉았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 으며 입을 열었다.

“아까의 질문에 대한 대답인데,우 리는 그냥 마법사가 아닌 아주 특별 한 마법사가 필요하거든.”

“특별한?”

“응. 다른 마법사들보다 뛰어난 사 람을 동료로 데리고 다닐 거야. 우 린 특별한 던전에 참여할 계획이거

드 ”

“……그렇다면 나는 해당사항이 없 겠네. 만랩도 나보다 먼저 찍은 마 법사가 많고 또 히든 클래스……

“아냐, 그건 중요하지 않아. 으 음…… 그렇게 귀엽게 생겨버려서는 호칭이 조금 그렇긴 한데. 하여튼 오빠의 아이디가 서천영인 것이 중 요해.”

셀라임은 허리춤에 손을 얹었다. 이제 보니 허리춤에는 새하얀 검 한 자루가 착용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들어본 적 있어. 유일한 마법사 솔로 플레 이어잖아. 최대한 자기 모습을 드러 내지 않는 걸로 활동해서 오히려 몇 몇 유저들 사이에선 눈에 띄었거든. 몰랐지?”

“……엥?”

설마 천영은 자신의 아이디를 알고 있던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기에 눈 을 동그랗게 떴다.

앞서 말했다시피 넥스트의 세계는

굉장히 넓고 특별하고 굉장하고 잘 생기고 인기 많은 사람들은 차고 넘 친다.

그에 비해 천영은 특별하게 대단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막 잘생긴 것도 아니었기에 유명하지 않았다. 그냥 아는 사람들만 천영의 실력을 알고 천영 또한 그것에 만족하는 정도였 으니.

“예전부터 우리 파티에 데려을까 생각은 했었지만 그런 마법사가 마 법의 종족인 드래곤이 되었다니 나 로써도 탐날 수밖에 없지.”

셀라임은 이세계에 떨어진 순간부 터 지금까지 함께 행동할 파티원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원 래 같이 다니던 멤버인 안시르엘 말 고는 다른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서 상당히 고민이 많았는데,때마침 운 좋게도 안시르엘이 천영과 조우한 것. 셀라임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기 회였다.

“우리는 얼마 뒤에 ‘루블랑의 신 전’이라는 이름의 던전 하나를 공략 하러 갈 거야. 근데 거기에 마법사 클래스가 중요하다고 했거든. 우리 파티에는 마법사가 꼭 필요해.”

부탁이야. 그렇게 말하는 셀라임의 표정은 아까 전의 장난스럽던 얼굴 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더 없이

진지한 상태였다. 천영도 이렇게까 지 말하니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 었다.

‘파티라. 분명히 있으면 편하긴 하 겠지…….,

이전에 그가 솔로 플레이를 했던 이유는 솔직히 솔플이 좋아서 그랬 던 것이 아니라 드래곤으로의 탈태 라는 보상을 파티원에게 분배할 수 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수많은 더 러운 퀘스트를 함께 클리어 해봐야, 천영 혼자 드래곤으로 탈태하게 되 면 파티원이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보상을 하나도 나누지 않고 파티원 을 부릴 수는 없었으므로 천영은 자

연스레 혼자 행동하게 되었다.

하지만 파티를 맺고 행동하게 되면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아진다. 사 냥 효율이 몇 배는 증가할 것이고 여러 가지의 사건이 덮쳐왔을 때 여 러 명의 지식으로 해결할 수가 있었 으며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서로 에게 의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냉정하게 계산을 했다.

‘파티를 할 경우 내가 손해보는 것 들이 있는가?’

없다. 애초에 천영이 솔로 플레이 를 한 이유인 드래곤 탈태 퀘스트를 완료한 마당에 이런 고레벨의 넥스

터들과 함께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 는 없었다. 낮은 레벨에 불과한 천 영이 이들의 파티에 끼게 되면 분명 도옴이 되면 되었지 손해가 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여자들이 손해 보는 것들은?’

이 세상에 무조건적인 호의는 없 다. 아무리 봐도 천영이 이 여자들 에게 달라붙어서 버스를 탈 것이 뻔 한 모양새인데 이렇게까지 파티를 권유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 이다.

“그 던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사실 그 던전을 발견한 사람 은 꽤 많다고 들었어. 앞으로 몇 달 뒤에 다 같이 모여서 그 던전을 공 략하러 갈 예정이고. 우리는 누구보 다 먼저 그 던전을 돌파하고 싶어. 꼭 얻어야만 하는 아이템이 있거

드 ”

“……어떤 던전이지?”

천영의 말에,셀라임은 말을 한 박자 쉰다. 천영이 계산을 하고 있 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녀 들의 이득과,천영이 얻을 이득을.

“파티에 참여했으니 내 직업은 봤 을 거야.”

“나도 원래 엘링이랑 똑같이 ‘여명 을 밝히는 성기사’였거든. 근데,

왠지, 그녀의 표정이 어두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꺼려지는 게 아니라 아직 그녀가 스스로 뭔가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것처럼. 하지 만 이내 말을 꺼낸다.

“……모종의 사고로 나는 신성력을 전부 잃었어. 그리고 루블랑의 신전 에는 그것을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아이템이 있고 나는 그것을 얻고 싶 어.”

“그렇군_

“던전에 참여하려면,파티에 마법 사가 거의 필수인 곳이야. 그리고 우린 평범한 마법사를 데리고 갈 생각이 없어. 지금 당장 레벨이 높 지 않더라도 오빠처럼 성장 가능성 이 뛰어난 마법사가 필요하거든.”

“흐음……

천영은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고 민을 하기 시작하자 시간은 빠르게 홀러 1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났다. 그 동안에도 셀라임과 안시르엘은 입을 꾹 다물고 천영이 입을 열기 를 기다렸다.

천영은 금세 밝아진 얼굴의 셀라 임을 쳐다보았다. 지금 던전 이야 기를 하는 표정도 밝고 활발하기 그지없었으나,어쩐지 그 모습의 뒷면에 상당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신성력을 잃어버린 성기사.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몰라도.

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나도 혼자 돌아다니는 것보 다, 레벨이 낮을 때 너희들에게 보 호 받는 편이 더 나은 것 같아.”

“그,그거 수락한 거야?”

“일단은.”

“정말? 고마워!”

천영이 서둘러 수락하겠다는 의사 를 내비치자 셀라임이 그의 작은 손 을 붙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격렬 한 악수를 원했던 이미지였겠지만 천영은 온몸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끔찍한 경험을 하고 말았다.

‘살려줘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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