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029화
“인원은…… 저희 5명을 제외하면 총 16명입니다. 이 열차 탈취 건을 맡은 리더는 락밴더라는 남자인데 무자비하고 비열한 격투술로 유명합 니다.”
케임스는 온몸 여기저기에 피멍이 든 상태로 천영의 마법에 의해 포박 당한 상태로 거의 우는 표정으로 모 든 정보를 싹싹 불었다. 기억만 난 다면 집에 있는 숟가락의 개수까지
도 말해줄 의향이 있는 얼굴이었다. 케임스에게서 대략적인 정보를 들은 천영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들어보니까 뭐 열차로 인질극을 벌이려는 건 아닌 것 같네.”
“그래서?”
“그냥 뚫자.”
나름 이 파티에 들어와서 브레인의 역할을 맡게 된 메인 마법사의 입에 서 무식한 작전이 튀어나오자 셀라 임과 안시르엘의 표정이 굳었다.
“그럼 뭐 제갈량급의 기가 막힌 전 략이라도 짜내야 돼?”
“아니,꼭 그런 건 아니지만.”
어깨를 으쪽한 셀라임은 전투용 장 비를 장착했다. 갑옷과 천이 섞여있 는 스커트 형식의 장비는 꽤나 화려 한 빛이 은은하게 흘러나왔다. 천영 은 감히 꿈 꿔보는 것조차 송구스러 울 정도로 비싼 장비였다.
안시르엘 역시 새하얀 바탕에 수수 한 무늬가 새겨진 사제복을 입었는 데 굉장히 저렴해 보여도 그녀의 팬 들이 한땀한땀 돈을 긁어모아서 선 물해준 것이니 만큼 굉장한 값어치 를 자랑했다.
그에 비해 천영은 전투용 장비가
없었다. 다만 코트를 벗어서 인벤토 리에 넣은 다음 블라우스를 매만지 며 슬쩍 그녀들의 장비를 부럽다는 듯 쳐다볼 뿐이었다.
‘크혹,내 갑옷만 멀쩡했어도.’
이들의 장비에 비해 한참이나 성능 이 뒤떨어지고 딱히 멋도 없지만 없 는 것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셀라임,아까 개네들 상대해보니 까 레벨은 대략 어느 정도로 보였 어?”
넥스터들은 이 세계로 건너와서 레 벨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몬스터들 의 레벨을 살펴볼 수 있는 권능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천영도 얼마 전 에 안 사실 중 하나는 몬스터가 아 닌 존재는 레벨을 살펴볼 수가 없다 는 것이었다.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기운 이 존재해야만 레벨을 살펴볼 수 있 기에 아무리 악당들이라고는 해도 그런 기운이 존재하지 않다면 레벨 을 볼 수가 없다.
“글쎄. 대략 100대는 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실력을 보기도 전에 눕혀 버려서 잘은 모르겠어. 근데 그런 놈들이 더 몰려있으면 조금 힘들지 도? 좁은 공간에서 총알을 전부 피 하는 건 나도 무리야.”
요컨대,각개격파를 해야만 한다는 소리다.
“이 열차는 총 8개의 칸이 있거든. 대충 한 칸마다 2명씩 돌아다닌다고 보면 되나?”
“그렇지 않을까?”
“좋아,그럼 당장 가자.”
“나는 승객들을 보호할 게.”
지금 당장 안시르엘의 전투 능력은 거의 없었으니 차라리 방어 계열 스 킬을 사용해서 인질을 보호하는 편 이 나았다.
천영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다음 칸막이를 열었다. 바람이 휘잉 몰아치며 철컹거리는 열차의 바퀴소 리가 거세게 울렸다.
열차와 열차가 이어진 부분을 발로 조심스레 밟으며 건너간 다음 문을 활짝 열어젖히자 장총을 어깨에 걸 치고 있는 괴한 한 명이 고개를 돌 렸다.
“너희들은 뭐…… 커헉!”
퍼걱!
남자가 입을 여는 순간 셀라임이 달려들어 검의 옆면으로 그의 뺨을 후려쳤다. 이빨 몇 개가 가출하는
것과 동시에 남자의 정신 역시 미국 으로 떠나버리는 것을 확인한 천영 은 고개를 갸웃했다.
‘한 명밖에 없네? 다른 쪽에 인원 이 더 모여 있는 건가?’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다음 칸에 도,다음다음 칸에도 납치범들이 존 재하지 않았다. 다만 밧줄에 몸이 묶인 채 쓰러져있는 몇몇 승객들만 이 있을 뿐. 감시조차도 붙여놓지 않았다.
“아무래도 승객 몇 명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천영은 케임스에게서 얻은 정보를
되새겼다. 이들은 어떤 석상을 홈치 기 위해 열차를 통째로 납치하는 기 행을 저질러버렸다. 경로가 틀어진 이 열차는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 로 향하고 있었다. 이대로 열차가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면 아마도 팔 리 다리에르의 동료들이 대기하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 전에 경로 를 틀어야만 한다는 소리이다.
그는 머릿속에 남아있는 이 선로의 대략적인 거리와 시간을 가늠했다. 드래곤 특유의 지식을 정리하는 기 술이 발동되어 정보가 빠르게 조합 되고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여 결 론을 도출해냈다.
‘시간은 이제 20분쯤 남았으려나. 철로는 열차의 선두까지 가면 조작 할 수 있다고 했고. 근데 거기까지 가려면 락밴더라는 놈을 지나쳐야 할 텐데……
솔직히 말로만 들어서는 락밴더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가 없다. 그래 도 준 나이트급이라는 소리를 들었 으니 다른 조무래기들처럼 마냥 약 하지는 않을 것이다. 천영이 읽은 책 속에서 나이트라는 존재들은 초 인이나 다름없다고 묘사되었으니.
“흐음.”
천영은 창문 밖을 쳐다보았다. 엄
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열차의 바 깔에 대책 없이 나가는 건 목숨이 아깝지 않은 자들이나 시도할만한 짓이겠지만 천영에게는 나름의 믿는 구석이 있었다.
“셀라임,너는 계속 앞으로 진행 해.”
“오빠는?”
“나는 위로 갈게.”
“위?”
또다시 다음의 칸막이를 열고 나가 자 열차와 열차가 이어지는 이음쇠 가 나타났다.
낡고 낡은 그것을 밟고 다음 칸의
문을 열지 않고 천장으로 올라간 천 영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그렸다.
“나 어렸을 때부터 이거 꼭 해보고 싶었어.”
천영이 비틀거리며 천장에서 천천 히 발을 떼기 시작하자 셀라임은 칸 막이를 활짝 열었다. 안쪽에는 5명 의 인원이 막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 던 참이었다.
“참 나 후미에 있는 놈들 뭐하고 있는 거냐고.”
“귀찮게 말이야.”
“응? 저건 또 뭐야.”
불량스러운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팔리 다리에르 무리를 보며 셀라임 은 손을 흔들었다.
“안녕 친구들?”
그녀의 싱그러운 인사에 남자들은 똑같이 받아줬다.
“저 미친년 죽여!”
“이런 쌍! 뒤에 있던 놈들은 뭐하 는 거냐고!”
“개 같은 자식들. 돌아가기만 해봐 라.”
인사 한 번 예쁘게 받아주시네. 샐 라임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검을 그
들에게 겨눴다. 비록 인원으로 열세 라지만 셀라임은 전혀 꿀릴 게 없었 다.
“으아아아!”
열차의 위에서 평범하게 뛰고 걷는 것은 영화 속에서나 쉬운 일이었지 현실은 많이 달랐다. 기가 막힌 균 형감각을 보유하고 있는 천영으로서 도 조금씩 걷는 것이 고작이었다. 어느 정도 걷다보면 적응이 되어 무 리 없이 걸을 수 있겠다지만 그는
굳이 그럴 필요성이 없었다. ‘드래곤 폼.’
파앙! 빛무리가 터지며 그의 피부 에 굵고 단단한 검은색의 비늘이 돋 아났다. 등에서는 몸체만한 크기를 가진 거대한 날개가 솟았으며 날개 의 두 번째 죽지에 금색의 뿔이 하 나 돋았다. 이마에도 금색의 뿔이 돋았고 주둥이가 길어지며 등 쪽에 흰색의 줄무늬가 새겨지더니 마침내 드래곤의 형태가 되었다.
“사실상 이게 본래 모습인데. 조금 어색한 걸.”
주먹을 쥐고 획획 휘두르며 몸에
적응한 천영은 앞 칸을 향해 날아갔 다. 가볍게 제일 앞쪽에서 달리고 있는 칸에 착지한 천영은 옆쪽 벽에 달라붙어 창문을 통해 내부를 살폈 다.
‘두 명 뿐인가?’
기관사는 땀을 삐질삐질 홀리며 열 차를 조작하고 있었다.
천영은 열차의 버튼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책을 많이 읽었다지 만 열차의 내부에 관한 책은 읽어보 지 않았기에 어떤 것이 철로를 바꾸 게 해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빠르게 장악을 한 다음 기관
사를 도와주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한 천영은 단단히 잠겨있는 철 문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드래곤 상태가 되면 인간일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괴력 이 생긴다. 거기에 마격투술 특유의 순간적으로 힘을 증폭시키는 주문에 다른 복합적인 마법까지 조합하여 문을 잡아당기자 마치 장난감 문이 열리듯 철문이 뜯겨져 나갔다.
“뭐,뭐야!”
“모…… 몬스터다!”
천영을 보자마자 비행형 몬스터라 고 생각한 괴한들이 각자 총을 겨누
거나 창에 기운을 실어 그를 향해 내지르려고 했으나 그는 그들의 행 동보다도 먼저 몸에 가속 마법을 부 여하여 몸통박치기를 시전했다.
퍼억! 광!
“크에액……
“끄록
일타이피! 순식간에 괴한 두 명을 정리한 천영은 아직까지도 겁을 지 레 먹고 벌벌 떨고 있는 기관사를 안심시키기 위해 인간의 형태로 돌 아왔다. 방금 전까지 열차 납치범들 에게 위협받다가 웬 몬스터가 나타 났나 싶었는데 이번엔 작고 앙증맞
은 꼬마가 나타나자 기관사는 지금 이 상황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갈 지경이었다.
“아저씨,철로 바꾸는 조작기가 어 떤 거죠? 아니다…… 아저씨가 직접 하시면 되겠네요.”
“그,그래. 하지만 뒤쪽엔 더 무시 무시한 놈들이 대기하고 있어. 그 놈들이 눈치채고 이쪽으로 오면 어 떡하지?”
덩치에 비해 겁이 많아 보이는 기 관사의 걱정에 피식 미소 지은 천영 이 어깨를 으쑥했다.
“제가 시간 좀 벌어드릴게요.”
“……괜찮겠느냐?”
방금 전까지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몬스터의 외형이었건만 고작 인간 꼬마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순식간에 걱정의 대상이 되어버리자 천영은 이 상황이 꽤나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성격이 어떻든 인성이 어떻 든 외모가 일단 중요하다니까.’
그는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누가 오던 이 좁은 공간에서는 천영이 딱 히 꿀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 문이었다.
‘남은 잔당은 대부분 셀라임이 상
대하겠지. 오면서 대충 소리를 들어 보니까 락밴더라는 놈은 셀라임이 가고 있는 쪽에 있는 모양이고…… 상대할 수 있겠지?’
300레벨의 전사란 즉 준 나이트급 의 실력을 가졌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녀 또한 초인적인 힘을 가진데다 가 안시르엘의 서포트가 있는 만큼 손쉽게 당하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 다. 랭커로써 셀라임이 얼마나 굉장 한 컨트롤을 보유하고 있는지 수많 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본 적이 있 었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 했다.
“그,그래. 일단은 경로를 다시 돌
려놓도록 하지.”
기관사가 주섬주섬 뭔가를 조작하 자 천영은 드디어 한 시름 놓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저것만 바뀌면 일단은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까.
‘일단 앞쪽부터 천천히 정리해볼 까?’
아무리 셀라임이라지만 혼자서 많 은 인원을 전부 상대하기란 무리다. 그런 이유로 기관실부터 시작해서 역주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천천히 정리해나가다 나중에 셀라임과 합류 하면 락밴더라는 놈도 해치울 수 있
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결정한 천영은 즉시 기관실 의 문을 열었다.
드르륵,쿵!
그리고 막 문을 열려던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뭐야. 누구냐,년?”
천영은 흠칫 몸을 떨며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레벨은 보이지 않 았지만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조무래기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기운을 풍기고 있는 저 느낌은 분명 히 락밴더라는 사내가 틀림없었다.
‘아니, 왜? 분명히 뒤쪽에 있었는 데!,
그의 의문을 해소라도 시켜주겠다 는 둣 락밴더가 비릿한 미소를 그렸 다.
“나 참. 기관사 놈이 허튼 수작이 라도 부렸을까 싶어서 와봤더니 웬 꼬맹이가 사고를 쳐주셨네? 응? 꼬 맹아. 넌 몇 살이니?”
몇 살이냐고 묻는 락밴더의 표정은 정말 동네 아저씨처럼 훈훈한 미소 를 그렸다. 마치 주머니에서 사탕이 라도 하나 꺼내줄 것 같은 그 인자 한 표정에 천영은 침을 꿀꺽 삼켰
‘미친,악당 주제에 겁나 성실하 네.’
천영은 애써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듣던 대로 굉장히 못생겼네.”
“푸하하! 참 마음에 드는 꼬맹인 데?”
락밴더는 천영의 몸을 위아래로 훑 었다. 아직 어리지만 상당히 아름다 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기에 데려가 면 상당히 비싼 값을 주고 노예로 팔아먹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락밴더는 당장 여신의 눈물만 처분
해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수중에 떨 어지게 된다. 당장 돈이 급하지 않 은 락밴더는 어떤 상상을 했다.
거대 조직의 두목이 된 락밴더. 그 는 제왕의 옥좌 못지않게 화려한 의 자에 앉아서 값비싼 제복을 입고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와인을 한 잔 들고 자신의 땅을 감상한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곁에는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와도 비견할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외모의 미소녀가 다소곳이 서서 배경을 장식해준다. 무릇 강한 남자의 곁에는 아름다운 여자가 따 르는 법! 천영은 락밴더의 마음에 쏙 드는 인재였다.
“크흐흐,아직 어려서 내 취향은 아니지만. 데리고 가면 좋은 그림이 되겠어.”
“미친 변태 새끼가. 그리고 나 남 자거든?”
“뭐,좋을 대로 지껄이거라.”
어떻게 부하 두 명을 제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꼼수라도 썼겠거니 하며 락밴더는 성큼성큼 천영에게 접근했 다.
그런 락밴더를 본 천영은 달리 대 응할 방법이 없었기에 오른팔에 가 속 주문과 괴력의 주문까지 섞어가 며 주먹을 내질렀다. 보통의 사람은
반응을 하기도 전에 정신을 잃어버 릴 정도로 빠르고 강력한 일격! 하 지만 락밴더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천영의 오른팔을 낚아채버렸다.
“오호라,마법을 사용하는 건가? 제법 신기한 마법이다만 그래도 너 는 너무 약해.”
그렇게 말한 락밴더는 천영의 목을 왼손으로 움켜쥐었다.
“끄으으……!”
천영의 고통어린 표정을 보며 락밴 더는 혀로 자신의 입술을 할았다.
“너는 아직 해당사항은 없다만…… 예쁜 여자들이 내 손에 의해 고통어
린 표정을 짓는 걸 보면 참 만족도 가 충족된단 말이지!”
소리를 내지른 직후 락밴더는 천영 의 몸을 구석에다가 집어던졌다. 강 철로 이루어진 벽에 등을 그대로 부 딪친 천영은 작게 신음을 흘리며 몸 을 움찔 떨었다.
이윽고 천영의 움직임이 멈추자 기 절했다고 생각한 락밴더는 그의 몸 을 집어 들어 자신의 전리품 창고에 처박아두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천영의 작고 가벼운 몸을 들어올리 기 위해 손을 내뻗는 그 순간 눈을 번쩍 뜬 천영이 바닥에 손을 짚었 다.
“암전!”
직후 락밴더의 눈앞에 작은 마법진 이 생성되더니 그의 시야가 아주 잠 깐 검게 물들었다. 비록 기를 다룰 수 있는 락밴더이기에 눈을 가릴 수 있는 시간은 1초도 채 되지 않았지 만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바닥에 손을 짚고 있던 천영은 락밴더의 발 아래에 마법진을 완성시켰다.
“역중력!”
둥실 갑작스레 몸이 허공에 떠오르 자 락밴더는 잠깐 당황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초인급의 신체 능력을 가진 락밴더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없었다. 손가락으로 잽싸게 마법문 자를 몇 개 더 새겨 넣자 거꾸로 솟아오르는 중력장에 가속도가 붙었 다.
“솟아라!”
쿵!
“컥!”
수많은 마법 문자의 배열에 의해 엄청난 속도로 천장에 머리를 박아 버린 락밴더가 신음을 홀렸다. 하지 만 고작 이 정도의 충격으로는 안심 할 수 없다.
천영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켜 세 운 다음 손을 락밴더에게 뻗었다.
위력이 강한 마법 하나를 박기 위함 이었지만 그보다도 먼저 락밴더가 정신을 차리고 몸을 비틀었다.
“이,망할 년이!!”
순식간에 기합으로 역중력의 마법 진을 파괴해버린 다음 천영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두꺼운 팔을 내 뻗었다. 주문을 외우는 도중이었기 에 피할 수 없었던 천영은 그대로 락밴더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그냥 뒈져라!”
“으아아!!”
쨍그랑!
락밴더는 불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
었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거스르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런 성격인 데,고작 자신의 장식품이 될 꼬맹 이 주제에 반항을 했다는 이유만으 로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락밴더 는 그를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다.
“으아…… 아아…… 아……!”
비명소리가 점차 멀어지는 것을 들 으며 락밴더는 흥분을 가라앉혔다. 획 고개를 돌리자 아직까지도 겁에 질려 구석에 박혀서 떨고 있는 기관 사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락밴더 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그는 뒤늦게 혀로 입술을 훑으며 후회했다.
‘쳇,정말 어디 가서 보기도 힘든
미인으로 성장할 뻔한 년이었는데. 아쉽게 됐어.’
후회해도 늦었다. 이런 속도로 달 리고 있는 열차에서 던져지면 저런 꼬맹이는 아마 그대로 즉사해버릴 것이다. 미래가 창창해 보이는 인재 였는데 참 아쉽게 됐다며 입맛을 다 신 락밴더는 몸을 돌렸다. 이곳의 볼일도 끝났으니 돌아가려는 것이 다.
흠칫.
그 순간 락밴더는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본능이 위험하다고 심장을 펌프질하며 경고를 하고 있었다. 하 지만 그것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락밴더는 즉시 팔에 기운을 집중시 켜 안면을 가드했다. 직후 철로 이 루어진 벽이 녹아내리며 레이저가 락밴더를 향해 쏘아졌다.
지이잉,찌직,콰드득!!
“커흑!”
간신히 팔에 기력을 집중시켜 레이 저를 막아낸 다음 그것을 위로 튕겨 내자 천장이 전부 뜯겨나가고 말았 다.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엄 청난 위력! 이런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마법사가 갑자기 어디서 나타 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전 에 락밴더의 시야에 뭔가가 들어왔 다.
고고하고,고요하고,도도하며,싸 늘하고,위압적이고,뚜렷한 존재감 을 지닌 생명체였다. 남색,혹은 검정 색의 피부를 가진 성인 남자 정도의 크기를 가진 무언가. 금빛의 눈동자 를 마구 부라리며 마치 ‘드래곤처 럼’생긴 생명체가 입을 열었다.
“야이 개새끼야! 진짜 뒤질 뻔 했 잖아 시발!”
락밴더는 이 상황에서 어처구니없 게도 저 생명체가 생긴 것과는 다르 게 입은 좀 험하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