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077화
21장 유니콘의 눈물
서천영이 머무는 호텔은 금색 별 마탑과 가장 근접한 곳에 위치한 초호화 호텔이었다. 굳이 묘사를 할 것도 없이 그냥 별 10개를 줘 도 모자랄 정도로 화려하고 번쩍 거리는 그런 곳이다. 당연하지만
천영은 이곳을 공짜로 이용한다. 오로지 금색 별 마탑의 마법사라 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 대접을 받고 있었다.
해가 뜨고 아침이 밝아오면 천영 은 자연스레 눈을 뜬다. 침대에서 일어나 ‘이전의 몸’ 사이즈에 맞춘 와이셔츠를 하나 걸치고 침대에 걸터앉아 허벅지를 확인한다. 여전 히 긁힌 상처가 아물지 않아 붕대 를 칭칭 감아놓았다. 많은 마나를 쏟아 부으면 마법사도 치유 마법 을 사용할 수도 있다지만 이 상처 의 경우에는 ‘저주 피격’이라 쉽사 리 회복되지 않는다.
허벅지의 붕대를 갈아치운 다음 기지개를 쭉 펴고 일어나 화장실 로 걸어가 세면대 앞에 선다.
그곳에는 큼지막한 거울 하나가 놓여있었다. 서천영은 면도기를 꺼 내들고 거울을 빤히 쳐다보며 턱 을 쓰다듬었다.
솜털 하나 나지 않은 깨끗한 피 부였다. 그냥 온몸에 털이 거의 없 다고 보면 됐다. 실제 나이는 스물 여덟이라지만 신체 나이가 어린 탓인지,아니면 드래곤의 특징인 것인지 그는 수염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아침마다 면도를 하는 버 릇이 남아있어 매번 이렇게 확인
을 하곤 하는데 이제는 슬슬 이런 행위가 무의미하단 사실을 깨달았 지만 그럼에도 ‘남자’이기 때문에 버릴 수 없는 버릇이기도 했다.
천영은 머리카락을 쓰다듬다가
세면대에 놓여있는 가위를 쳐다보 았다. 본래는 새로 사온 칫솔 껍데 기를 손으로 뜯기 귀찮아서 잘라 내기 위해 가져다 놓은 가위이지 만 왠지 그것에 눈길이 갔다. 슬쩍 가위를 집어 머리카락에 가져다 댄다.
이내 한숨을 푹 쉬고 내려놓는다.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셀라임과 헤어진 다음 날
천영은 바로 머리카락을 짧게 잘 라버렸다. 하지만 머리카락은 다음 날이 되자 순식간에 재생되었고 그 재생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한 탓인지 그날 하루 종일 기운이 없 었다.
드래곤의 신체는 손톱 하나가 잘 려나가도 잠을 청하면 순식간에 재생한다. 그것은 휴먼 폼 상태일 때의 머리카락 역시 포함되는 모 양이었다.
솔직히 매일매일 머리카락을 자 르고 치우는 것도 상당히 귀찮은 일인데다가 매일매일 재생 에너지 에 힘을 쏟아서 괜히 기운 빠지게
다니는 것보다는 머리카락을 숨기 고 다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내 버려 두고는 있었다. 천영이 원래 여자였던 것도 아니고 매일매일 머리카락을 관리하는 것도 귀찮아 요새는 아예 신경을 끄고 살았다.
거울 속 서천영은 대략 열넷쯤 되어 보이는 나이였다. 소년으로 도,소녀로도 보이는 이미지였지만 머리카락을 뒤로 틀어 묶은 상태 에서 정면을 쳐다보니 확실히 남 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 다.
“파트라슈.”
-무슨 일이냐.
서천영은 줄곧 궁금했던 것을 물 어보았다.
“내가 성체가 돼서 성별을 선택하 면 어떤 모습이 되지? 남자를 선 택하면 모습이 막 크게 바뀌고 그 래?”
-그건 아니다. 성체가 되기까지 의 모습은,성장환경에 따라 모습 이 변하며 자라난다. 그렇게 성체 가 되어서 성별을 선택하게 되면,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외모가 달 라지긴 해도 완전히 바뀌지는 않 는다.
“어느 정도로?”
-음,남자가 되면 근육이 많이 붙는다. 어깨가 넓어지고 키도 커 지고. 흐음 문화와 시대에 따라 머 리카락이 짧아질 수도 있다. 남자 가 머리를 기르고 다니던 시대도 있었으니까.
“오,그렇구만.”
-여성체가 되면 반대로 키가 작 아질 수도 있고 골반이 넓어지고 허리가 얇아진다. 뭐 그냥 교과서 대로 변한다고 보면 된다. 딱 봐도 느낌을 알 수 있게.
그렇게 말하며 파트라슈는 아주 간혹 야성미 넘치는 외모를 가진
드래곤이 성체가 되어 여성체를 선택하자 청순미가 흘러넘치는 여 인이 된 적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흐음,어쨌든 키가 커진단 말이 지……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본다. 대략 중학교에 갓 입학했을 것 같은 어 린 소년이 피곤에 찌든 눈동자를 한 채로 멍하니 서있었다. 일주일 전 마녀와 가오레쉬를 레이드하고 레벨 200을 넘어선 천영은 한층 더 성장했지만 그럼에도 키는 조 금밖에 크지 않았다.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을
하는 건가?’
그래도 이제는 별 걱정이 없다. 어쨌든 성체가 되면 키가 커진다 는 말을 들었으니까.
“하아…… 그래도 절반 언저리까 지는 왔으니까.”
대충 샤워를 끝마친 뒤 머리를 수건으로 탁탁 털며 밖으로 나오 자 창문가를 뭔가가 톡톡 두드렸 다.
천영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창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러자 종 이비행이가 숙 들어오더니 천영의 이마를 콕콕 찔렀다.
“귀찮게 하네 진짜.”
누가 보낸 건지는 뻔했다. 그것을 확 낚아채 펼쳐들자 금색 별 마탑 주라는 이름이 떡하니 적혀있었다. 그 아래에는 또 뭔가 부탁할 것이 있다며 이런저런 게임으로 따지면 퀘스트와 별 다를 것 없는 의뢰내 용이 적혀있었다.
‘여기에 온 게 잘못이지…….,
천영은 편지를 테이블 위에 대충 던져놓은 뒤 창문 바깥으로 고개 를 빼꼼 내밀었다. 그곳엔 아직까 지도 저번 원정의 열기가 식지 않 았는지 마탑의 마법사들이 분주히
‘가오레쉬’의 레이드 이후에 나온 수많은 고대 유물들과 시신,마법 아이템을 나르는 데에 정신이 없 었다. 그 중 몇몇 개는 천영의 소 유물이다.
딱히 쓸 만한 장비가 없어서 그 냥 알아서 처분해달라고 부탁했는 데 저들끼리 감정을 하겠다며 바 쁜 모양이다. 아무래도 옛 시대에 해적왕을 사냥했던 유령과 그 해 적왕의 해적선에서 나온 물건들이 니 가치가 상당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보다도 더 아래를 쳐다 본다.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돌 아다니며 고위급 간부로 보이는
마법사들에게 인터뷰를 하고 있었 다.
가오레쉬는 드넓은 대륙을 돌아 다니며,수많은 여행자들을 죽음으 로 몰아넣은 재앙 같은 존재였기 에 그것을 레이드한 원정대는 신 문에 큼지막하게 실린 모양이다. 당연히도 기자들의 대부분은 서천 영을 찾기 위해 유난히도 애를 쓴 모양이지만 천영이 미꾸라지처럼 도망 다녔기에 그들은 별 성과를 거둘 수가 없었다.
다만 천영은 레이븐에게 부탁했 다. 제발 청년까진 바라지도 않으 니까 소녀가 아닌 소년이라고 표
현을 해달라고. 그는 낄낄대며 웃 더니 알겠다고 말하며 바로 신문 사에 전화를 해서 정보를 전달한 모양이다. 신문사는 그런 정보마저 도 감사한지 소년이라는 단어를 유독 강조했고.
쇼파에 털썩 주저앉아 편지를 대 충 훑어본 다음 손가락 끝에 걸치 자 편지지가 스스로 불타며 사라 졌다. 시원한 맥주 캔을 하나 꺼내 따서 한 모금 들이킨 다음 인밴토 리에서 이번에 새로 얻은 큐브를 확인했다. 이전의 것들과 문양도 무늬도 비슷했지만 뭔가 색이 살 짝 달랐다.
파트라슈가 말하길 만약 ‘영웅’이 나타나 천영에게 찾아온다면 이것 은 또 다른 형태로 그 영웅을 보 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설명 하자면 이 또 다른 색의 큐브는 방패가 될 것이고 기존의 큐브는 검이 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시대 에 따라 큐브의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 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지만.
천영은 스스로가 그것을 사용하 기 위해 요리조리 굴려보곤 했지 만,도저히 반응을 하지 않았다.
-주인은 영웅이 될 만한 인재가 아니라니까 그러네.
“뭐? 나만큼 착하고 쿨하고 간지 터지는 영웅이 어디 있다고 그래.”
-흠,일단 양심부터 챙기고 생각 하자 우리.
“이게 뒤질라고.”
천영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 다. 에니안의 말에 따르면,이것은 천영 스스로가 사용해도 별 문제 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드래곤 의 수호정령인 파트라슈는 어찐지 그것을 조금 거부하는 듯한 느낌 을 보였다. 마치 그것은 드래곤의 역할과 맞지 않다면서.
‘이런 부분에서는 쓸데없이 고지
식하단 말이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게,파트라슈는 이 일만 벌써 몇 천 년,혹은 몇 만 년 동안 해 왔을 것이다. 그 중에서 드래곤이 스스로 영웅의 일을 한 경우는 정 말 극소수일 것이고. 비록 남아있 는 기억은 없는 모양이지만 그 본 능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 넌 누가 영웅이 되어야 한 다고 생각해?”
-영웅 후보라면…… 사실 꽤 많 다고 생각한다.
“뭐? 지금까지 뭐 얼마나 사람을
만났다고 네가 그걸 알아.”
-나는 용의 정령이다. 비록 주인 이 아직 어리고 현명하지 못해 알 아볼 수 없더라도 나는 알 수 있 다. 나는 사람의 눈을 보는 순간 그 내면이 선한지 악한지,용감한 지 겁쟁이인지 전부 알 수 있어.
파트라슈의 말을 듣고서 천영은 말없이 큐브를 만지작거렸다.
“이거 여름용으로 개조한다고 하 셨죠?”
“네,마나 실이 상당히 많이 내장 되어 있어서 가능할 거라고 보는 데……
천영이 자신의 한복을 보여주며 마법 장비가게 주인에게 그렇게 말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습 니다.”
“예?
가게 주인은 손바닥으로 옷을 숙 숙 쓰다듬었다. 그러자 눈에 띠는 듯 안 띠는 듯 뭔가가 변했다. 자
세히 살펴보라며 가게 주인이 그 것을 천영에게 건네주자 그는 눈 을 동그랗게 떴다.
‘얇게 변했어?’
날씨가 봄이 되었기 때문에 사람 들의 복장은 더욱 더 간편해졌다. 천영의 한복은 겨울용으로 제작되 어 있었기에 개조를 맡길 예정이 었는데 이 한복에는 천영이 몰랐 던 또 다른 기능이 있었다.
계절에 따라,온도에 따라 날씨에 따라 내장되어 있는 마법이나 겉 모습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
원래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면바
지였거늘 봄이 되었다고 어느 순 간부턴가 무릎 아래까지밖에 안 내려오는 칠부 바지가 되어있는 데다가 상의 또한 굉장히 얇고 가 벼 워 졌다.
‘돈 굳었다.’
천영은 원래 갑옷을 입던 마법사 이다. 하지만 갑옷이라고 해서 사 시사철 같은 갑옷만 입을 수는 없 다.
당연하게도 여름용과 겨울용이 따로 나뉘어 있었고 천영은 계절 마다 다른 재질을 가진 갑옷을 찾 기 위해 안 그래도 얼마 없는 돈 을 쏟아가며 피눈물을 흘렸었다.
하지만 사람 잘 만난 대가로 사 계절 상관없이 같은 옷만 입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큰 행운 이란 말인가. 옵션도 꽤나 좋아서, 당분간은 바꿀 필요도 없어보였다.
“상당히 좋은 장비를 쓰시는구 려.”
“그렇죠, 뭐.”
가게 주인에게 감사하다며 인사 를 한 다음 한복을 인벤토리에 집 어넣고 빠져나왔다. 왠지 두 눈이 반짝거리는 것이 아예 옷을 분해 해서 살펴보고 싶어 하는 모습이 었다. 가게 주인 또한 마나가 상당
히 느껴지는 것이 과거에는 마법 사였던 모양. 지금은 그만 둔 모양 이지만 마법사의 호기심은 어디 안 가는 모양이다.
천영은 밝은 색의 반바지와 후드 티를 입고 모자를 눌러썼다. 머리 카락은 전부 모자 속으로 올려버 린 상태. 아무리 귀찮더라도 일단 은 이렇게 다니기로 했다.
호텔에서 대략 30분 정도 걷자 거대한 병원이 나왔다. 드물게도 사제들이나 전문 의술을 배운 자 들이 함께 일하는 병원. 스텔라아 우렘처럼 중립적인 도시가 아니면 흔히 볼 수 없는 곳이다.
며칠 전 백하란에게 병실이 어딘 지 들어뒀기 때문에 찾아가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디귿자(C) 모양의 병원의 한 가 운데에 있는 정원에 익숙한 은발 이 보였다. 그 앞에는 휠체어를 타 고 있는 새하얀 피부의 여인이 있 었다. 백하란과 그 누나 백하연이 었다.
이미 저주의 리미트 기간인 한 달은 한참이나 지났지만 백하연은 이곳을 떠날 필요가 없어졌다.
천영이 눈꽃 마녀 설린을 해치운 덕분에 저주가 말끔하게 사라진
것. 이건 천영의 추측이지만 아마 마녀 설린에게 저주가 걸린 인물 은 백하연이 전부가 아니었을 것 이다. 마녀를 처치하는 순간 수십 개의 저주 문자가 허공에 떠오르 더니 사라졌기 때문. 그것은 전 세 계 각지에 퍼져있는 수많은 사람 들에게 걸려있던 저주가 모두 풀 렸다는 의미이다.
천영은 그들에게 다가가려다가 문득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져 고 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4〜50대로 보이는 백발의 중년 남자가 백하 란과 백하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저 사람은……
금색 별 마탑에서 몇 번 왔다 갔 다 하다가 마주친 인물 ‘랭 스토 린’. 그 또한 금색 별 마탑의 마법 사였다. 워낙에 말이 없고 무뚝뚝 해서 친하게 지내기는 어려워 보 여 천영도 몇 번 대화를 주고받지 는 않았다.
파트라슈가 갑자기 고개를 쏙 내 밀더니 말한다.
-저 사람,엄청난 마나를 보유하 고 있어.
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수 준의 천영이 그 힘을 완벽하게 헤
아리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마나 의 소유자였다. 어쩌면 인간이 아 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남자는 천영을 발견했는지 그 에게 고개를 돌렸다. 천영은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묵례를 한 다음 지나치려고 했지만, 어째선지 렝 스토린은 천영을 향해 다가왔다.
“고생하는군,메이지 서천영.”
“저야 항상 고생하죠.”
“그래,자네는 저 아이들과 무슨 사이인가?”
백하란을 바라보며 말하자 서천 영은 짧게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냥,친구?”
“친구라.”
흠,하고 고민을 하던 스토린은 입을 열었다.
“자네 이번에 레이븐에게서 ‘바람 의 숲’에 가달라고 부탁받지 않았 는가?”
“네,그건 왜요?”
“내 부탁 하나만 하지. 거기서 ‘유니콘의 눈물’ 한 방울을 구해다 줄 수 있겠는가?”
“예?”
유니콘의 눈물이라니. 너무 뜬금
없는 말에 천영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저 아이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아서 말이지. 내가 직접 가고는 싶네만 나는 유니콘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어서 말이야.”
스토린은 그렇게 말하며 백하란 아니,백하연을 가리켰다. 천영은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상태요?”
“저 아이는 길어야 세 달이라네. 몸이 원체 약해서 저주의 여파를 견디지 못한 모양이야. 헌데……
그러면서 눈을 빛낸다.
“익숙해.”
“익숙하다구요?”
"그래,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너무나도 익숙해."
그렇게 말하며 스토린은 뭔가 아 련한 눈빛을 지었다.
천영은 백하연을 쳐다보았다. 그 녀의 직업은 모르지만 레벨은 상 당히 낮아보였다. 클래스를 전환하 기에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시 기. 몸속에서 꿈틀거리는 마나의 움직임과 자연의 마나 공감력 등 둥을 체크했다.
‘마법에 굉장한 재능이 있어 보이 기는 하는데.’
스토린이 말했다.
“시간이 얼마 없네. 저 아이는 지 금…… 동생에게 자신의 몸 상태를 숨기고 있군.”
“……근데 당신이 왜 백하연을 도 우려는 것이죠?”
그러자 스토린이 씩 웃었다.
“그녀에게서 이 세상에 더 이상 남지 않은…… 내 동족의 기운이 느껴지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