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117화
29장 서천영을 암살하라!
멜레인은 서천영의 옆자리에 앉 아 그가 종이에 끼적이는 것을 지 켜보고 있었다. 팔을 괴이고 작은 의자에 앉아있는 이 자세는 꽤나 불편했으나 서천영이 종이에 무심 한 듯 적어 내려가는 그 무언가를
보고 있자면 그런 불만쯤은 순식 간에 사라진다.
“난 이게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 트겠어.”
근처를 왔다갔다하며 짐을 챙기 던 유텐은 슬쩍 천영이 적고있는 것을 볼 때마다 그런 말을 했다. 하지만 멜레인은 천영의 문서에서 눈을 떼지를 못하느라 정신이 푹 빠져있어 그녀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데오론 포에니예스의 리드닝 마 지막 거짓 법칙 3가지에 관하예
[리드닝 마지막 거짓 법칙에 들 어가기 이전,이 거짓 법칙을 증명 하는 ‘Call - frist Rec9’의 정의를 부정해야만 한다. 첫 번째 법칙의 공상 기기학 마나 배열의 함수를 계산할 때 항상 같은 값을 내림하
노클렌 역시 방을 깨끗하게 정리 한 다음 멜레인과 천영이 있는 곳 으로 다가왔다. 그는 턱을 쓰다듬 으며 천영이 써내려간 종이 열 몇 장을 슬쩍 훌어보더니 고개를 가 로저었다.
“나 참. 정말 일주일,아니 사흘 도 안 돼서 논문 하나를 완성시킬 줄이야……
상상도 못할 일이다. 심지어는 작 은 학회도 아니고 전 세계의 내로 라하는 마법사들이 모이는 장소에 제출할 논문인데 그것을 고작 사 홀만에 완성시키다니. 게다가 멜레 인의 표정을 보면 저 논문이 절대 간단한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멜레인,저게 대체 뭔데 그러는 거야?”
‘멜레인?”
“어,응?”
노클렌의 말에 정신을 차린 멜레 인은 그의 얼굴을 슬쩍 쳐다보다 가 다시 논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지금 믿을 수 없는 무언가 를 보는 듯한 얼굴이었다. 노클렌 은 그런 멜레인의 반응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서천영의 표정은 그냥 일기 쓰는 어린애마냥 평온해보였고 또한 귀 찮은 숙제를 한다는 느낌밖에는 없었으니까.
“이게 뭐냐면 음…… 500년 전에 데오론 포에니예스라는 대마법사
가 있었거든. 아마 마법사가 아니 면 잘 모를만한 이름인데…… 하여 튼,이 사람이 마법을 읽는 법에 관한 법칙 3가지를 부정해놓았거 든. 하지만 그게 완벽하게 정의가 되질 않아서……
“저기,쉽게 좀 설명해줄래?”
노클렌이 표정을 찡그리며 말을 끊자,멜레인이 한숨을 쉬었다.
“지구에 있을 때, 페르마의 마지 막 정리라고는 들어봤지?”
“어,그건 알지. 몇 세기 전 수학 자가 뭐 쓸 자리가 없어서 공식을 다 못썼다고 했던가.”
“페르마가 이렇게 말했지. ‘나는 이 정리를 경이로운 방법으로 증 명에 성공했지만 책의 여백이 너 무 좁아서 여기에 쓰지 않겠다.’ 그 뒤로 400년 동안 수많은 수학 자들을 절망에 빠뜨린 난제.”
“……그,그래. 그거.”
지구에서 수학을 배웠다는 사람 이라면 대부분이 알고 있는 난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증명되 기까지는 400년이라는 세월이 걸 렸다. 하지만 그리픈의 수많은 마 법사들을 혼란에 빠뜨린 난제 ‘데 오론 포에니예스의 리드닝 마지막 거짓 법칙 3가지’는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었 다.
“그거랑 비슷해. 이 데오론 포에 니예스의 거짓 법칙도 500년 전부 터 분명히 존재는 하는데 증명을 하지 못하는 난제거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로 예를 들 었지만 사실상 증명의 난이도는 데오론의 거짓 법칙이 훨씬 어려 웠다.
수학과 마법을 동시에 공부했던 학자로서 멜레인은 마법이라는 학 문이 수학보다 몇 배는 더 복잡하 고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거기까지 들은 노클텐은 그러냐 며,무심하게 수긍할 뻔하다 뭔가 말도 안 되는 가설을 떠올리고 말 았다.
“그거 설마……
그 반응에 멜레인이 식은땀을 흘 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천영이 완벽하게 법칙을 정리 해놓았어. 이 종이에다가.”
노클텐은 뜨악한 얼굴로 서천영 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귀찮다는 얼굴로 머리카락을 빙빙 꼬는가 하면 펜뚜껑을 입술로 살 짝살짝 씹으며 글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그럼 그렇겠네.”
“응,이번에 아마 학회가 발칵 뒤 집힐 거야.”
멜레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 이 소속되어있는 마탑의 동료를 떠올렸다. 야심이 많았던 마법사인 그 남자는 몇 십 년째 자신이 연 구했던 마법을 발표하기 위해 올 해만을 단단히 노리고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멜레인이 추측하길 이번 논문 발표회에서 그의 발표 는 별로 주목받지 못할 것이다.
‘그 아저씨의 논문도 엄청 대단한
데……
하필이면,서천영이랑 같은 시기 에 발표를 해버리다니.
유렌 역시 멜레인의 이야기를 듣 다가 입을 열었다.
“매년 금색 별 마탑에서는 이런 걸 발표하는 거야?”
“그건 아니야. 금색 별 마탑의 마 법이 문명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음…… 예를 들자 면,지구에 있던 ‘반만 먹은 사과’ 그룹과 ‘별 세 개’ 그룹 알지?”
“응,우리 집 전자기기 전부 반만 먹은 사과 그룹꺼야.”
“그래? 난 별 세 개 그룹전데.”
노클렌과 유텐이 쓸데없는 말을 하자 멜레인이 말을 끊었다.
“하여튼 그런 느낌이야 금색 별 마탑은. 매년 기존에 있던 마법을 한 단계에서 많으면 몇 단계씩이 나 발전시켜서 가져온단 말이야. 근데 이런 경우는 정말 가끔 있고 드문 일이라……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고선 목소 리를 삼켰다. 멜레인은 그저 새로 운 역사가 쓰여지는 이 순간 천영 의 옆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 광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노클렌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새삼 천영을 다르게 보다가 문득 눈썹 을 떨었다.
“근데 그런 대단한 논문을 방학 내내 놀다가 개학 하루 전날에 벼 락치기하는 학생마냥 쓰고 있단 말이야?”
어느덧 논문을 전부 완성시킨 천 영은 정말 숙제가 끝난 학생마냥 상쾌한 표정을 짓고선 기지개를 폈다. 그는 하품을 크게 하더니 종 이를 대충 손으로 끌어 모아 정리
했다. 하지만 페이지가 맞지 않았 다.
“그거 4페이지야. 11페이지 뒤 로…… 아앗! 그렇게 넣으면!”
“괜찮아 괜찮아. 알아서들 하겠 지.”
천영은 그 종이를 제대로 정리하 지도 않고 노란 봉투에 넣더니 마 법 인장을 박아넣어 봉인한 다음 수인을 맺어 하얀새를 소환했다. 하얀새에게 노란 봉투를 물려준 천영은 다시 한번 마법을 발동한 다. 그러자 하얀새가 마법진 속으 로 사라진다. 이제 저 논문은 금색 별 마탑의 레이븐에게 직통으로
배달이 되리라.
“저런 대단한 논문을 저렇게 막 다루다니……
“아까워……
하지만 서천영의 반응은 시큰둥 했다.
“괜찮아. 아무거나 막 집어서 읽 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더 대단하단 거야.”
말 그대로이다.
드래곤의 눈으로 인간들의 마법 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 마법서를 펼치면 마치 글자들이 하늘을 둥
둥 떠다니는 것처럼 날아서 머릿 속으로 자연히 주입되고 더 효율 적이고 간단한 방법이 보인다. 천 영은 그저 그대로 하기만 하면 된 다.
다른 인간 마법사가 수십 년에 걸쳐서 연구했던 것을 천영은 눈 으로 보기만 해도 알아맞힐 수가 있었고,인간의 뇌 구조로는 절대 로 떠올리지 못할 다른 차원의 발 상이 머릿속에 둥실 떠다니기도 했다.
심지어 천영은 원래 인간이었다 가 드래곤이 된 케이스이기 때문 이 그것들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간파했다.
천영이 원래부터 드래곤이었다면 마법의 종족으로 태어났으면 어땠 을까?
그랬다면 이런 논문은 쓰지도 못 했을 것이다. 드래곤에게 있어서 마법이란 마치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과도 마찬가지인데 그것을 글로 써서 표현하라니 끔찍하기 그지없 다.
하지만 천영은 인간에서 드래곤 이 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그것들 이 손쉽게 가능했다. 마치 없던 꼬 리가 돋아난 것같은 자신에게 새 롭게 추가된 무언가를 직접 느끼
고 파악하고 기록할 수가 있었으 며 인간이던 시절 천재보다는 노 력파에 가까웠던 그 평범했던 재 능이 드래곤의 재능으로 바뀌어버 렸으니 둔재와 천재를 모두 이해 할 수 있게 된 것.
그는 그 누구라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마법 논리를 펼칠 수가 있게 되었다.
덜컥.
문이 열리며 바시락이 졸린 눈을 한 채로 들어왔다. 바시락 역시 떠 날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형은 마탑으로 돌아가?”
“응,이번에 돌아가면 좀 쉬어야 겠어.”
“한 일이 얼마나 있다고.”
“뭐 임마?”
“아냐. 잘 가,뽀드득 형.”
“……너 이제 내 이름이 한 글자 도 안 맞는다고?”
바시락의 지적에도 천영은 배시 시 웃을 뿐이다. 그는 의자에 앉아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백화연 에게 물었다.
“화연,넌 어디로 가?”
“따라갈래.”
“으,응? 내가 어디 가는 줄 알 고?”
“몰라도 돼.”
“그래……
마치 천영이 지옥의 불구덩이에 뛰어들더라도 따라가겠다고 결연 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백화연을 보 며 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실제로 따라가긴 했네?’
천영은 고개를 돌려 역시나 나갈 준비를 끝낸 노클렌 일행을 쳐다 보았다.
“우리는 록 제국으로 가보려고.
거기에 신설 길드가 많다더라. 친 한 사람이 거기서 지내기도 하고.”
비록 동료들을 잃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그리픈을 떠돌며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들의 말을 묵묵히 듣던 천영은 인벤토리에서 한복을 꺼냈다. 현재 그의 복장은 멜레인이 선물해준 한복이 아닌 근처 옷가게에서 산 간편한 차림이었다. 짧은 푸른색의 반바지 멜빵에 흰색과 붉은 줄무 늬의 반팔티셔츠,거기에 머리보다 살짝 커다란 스냅백까지. 완벽하게 시원한 여름을 즐기는 복장이다.
“멜레인,이 한복 돌려줄게.”
“응? 안 돌려줘도 괜찮은데.”
“아니,이제 나는 입을 일이 없으 니까. 옷도 구했고.”
“그래도 그건 평상복이지 장비가 아니잖아.”
“괜찮아. 아무리 위험해도……
눈살을 살짝 찌뿌린다. 여전히 치 마를 입었던 기억은 치욕스럽기 그지없었다.
“……이건 절대 안 입을 것 같으 니까. 나중에 선물하려고 했다던 사촌 동생 만나면 줘.”
천영이 그렇게 말하자 노클렌과
유렌이 서로를 쳐다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게 멜레인의 사촌동생은 여기 에 없어.”
“그럼?”
“지구에 남아있을 거야. 그 애는 위대한 여행자 타이틀이 없었거
드 ”
“아……
그런 경우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넥스트를 플레이하던 친한 사람들 은 대부분이 몰려다니는 편이었고 위대한 여행자 타이틀을 거의 동 시에 얻었기 때문에 한꺼번에 우
르르 차원이동이 된 경우가 허다 했다. 그래서 천영은 멜레인의 동 생도 당연히 그리픈으로 왔을 줄 알았다.
“그래도.”
무언가를 생각하던 천영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 르잖아?”
서천영의 암살지령이 내려진 것
은 안테오테의 기르슈 뿐만이 아 니었다. 여기저기 음지에 숨어들어 있는 암살자 길드에게는 아주 간 혹 뒷세계의 권력자들이 내리는 암살자 전용 현상 수배서가 따로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록 제국의 그림자를 책임지고 있는 암살자 길드 ‘안티 록키드’에게도 현상 수 배서가 하나 떨어졌다.
[금색 별 마탑 - 서천영] [Dead : 1만 골드]
[Alive : 5만 골드]
시가를 세 개씩 뻐끔뻐끔 피우던 사나운 인상의 남자는 그 현상 수 배를 보더니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 참 나, 금색 별 마탑의 마법사를 암살하 라니. 차라리 드래곤을 암살하라고 하지 그러냐?”
죽이면 1만 골드, 생포하면 5만 골드. 하루하루를 의뢰 하나를 해 결하면서 먹고 사는 암살자들에게 있어서 이 현상 수배서는 정말 인 생역전의 기회가 아닐 수 없었으 나,쉽사리 시도할 수가 없다. 다 른 누구도 아닌,금색 별 마탑의 마법사이지 않은가?
“그나저나 이런 어린애가 금색 별 마탑의 마법사라니. 옛날 사진 아 닙니까?”
그러자 구석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던 암살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아니,틀림없다. 큰 형님께서 얼 마 전에 스텔라아우렘 가서 두 눈 으로 직접 보셨다더군.”
암살자들은 모두 수배서를 보며 군침을 다셨지만 쉽사리 시도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모두 ‘안티 록키드’ 암살 길드에서 수십 년 동 안 단 한 차례도 발각되지 않고 신분을 숨긴 채 활동하고 있는 베
테랑 암살자들이었다. 그 동안 길 러온 눈썰미 덕분에 ‘가능한 임무’ 와 ‘불가능한 임무’를 구분하는 안 목 역시 탁월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동시에 생각했다.
이 임무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생포,5만 골드는 정 말 압도적인 비용이긴 하군.”
죽였을 때와 생포했을 때의 비용 이 이렇게나 차이나는 경우는 극 히 드물다. 그만큼이나 이 현상 수 배서를 내린 ‘그 그룹’에서는 서천 영을 생포해오길 원하는 것이다.
“저런 놈을 생포해서 뭐 하려는 거지?”
그러자 다른 암살자가 그런 것도 모르냐면서 음흉한 표정을 짓는다.
“야,저 마법사 얼굴 보면 딱 몰 라?”
이 수배서를 내린 그룹의 잔혹함 을 떠올린 그들은 자신들보다도 더욱 지독한 무언가를 생각해내고 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보나마나 마나 써클을 박살내놓 은 다음……
“죽지도 못하는 몸으로 만들 고……
“……아주 지독한 고문이라도 하 겠지.”
암살자들은 생각한다. 천재적인 재능을 갖추고,그 누구보다도 강 하고,모든 이들의 위에서 사람들 을 내려다보던 위치에 있던 자들 의 모든 능력을 강탈하고 무력화 시킨 다음 영원히 고통 주는 그 끔찍한 광경을. 정신이 박살나고, 피폐해지고, 마침내는 세뇌되고, 스스로가 노예를 자처할 때까지 한 사람의 찬란한 인생을 완벽하 게 망가뜨린다.
특히 대상이 여성일 경우에는 자 존심을 처참히 뭉개버리면서 치욕
을 주는 방법까지 계산하여 ‘작업’ 하기 때문에 더욱 잔혹했다.
하지만 암살자들에게 있어 그 부 분이야 말로 최고의 보상이었다. 의뢰 보상으로 들어오는 몇 골드 쯤 신경도 쓰지 않는다.
뒷세계에서 전전하는 자신들과는 달리 양지에서 빛나는 인생을 살 고 있던 그들을 자신들의 손으로 처참하게 망가뜨리는 것은 카타르 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룹에서는 안티 록키드 길드가 이 과정을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작업’에 직접 참여 시켜주기
때문에 암살자들은 언제나 이런 생포 임무가 떨어지면 의욕이 솟 아나고는 했다. 그것은 이제 와서 는 암살자들이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인생의 낙이었다.
암살자들 중 한 명이 혀로 입술 을 쓰다듬었다.
“보아하니 그룹에서 이 마법사에 게 엄청난 원한을 갖고 있는 모양 인데……
그러면서 서천영의 사진을 슬쩍 쓰다듬는다. 낡아빠진 사진일 뿐인 데도 그의 매력을 숨기기엔 턱도 없었다.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외모를 갖춘데다가 금색 별 마탑
이라는 그리픈 대륙 최고의 엘리 트 코스까지 밟고 있는 이어린 소녀가 처참하게 망가지는 장면은 상상하기만 해도 몸이 짜릿짜릿하 게 저려올 정도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런 구경을 하 기 위해 금색 별 마탑의 마법사를 암살하겠다고 접근하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누구도 쉽사리 나서지 못했다. 분명 생포 에 성공하면 그들 모두에게 좋은 ‘보상’을 제공해주겠지만 누구도 영웅이 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두가 침묵한다.
그저 현상 수배서를 가만히 지켜
보는 와중 어떤 암살자가 입을 열 었다.
“……우리가 다 같이 암살을 시도 하는 건?”
“뭐라고? 한 번에 많은 인력을 움 직일 수는 없어. 그룹에서 지적하 면 어떡하려고 그러지?”
“아니,다시 생각해보면 이번 지 령은 그룹에서 특별 지시까지 내 릴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야. 어떻 게든 시도는 해야 하는데 한 사람 씩 가봐야 개죽음밖에 더 되겠어?”
하지만.
“아무리 금색 별 마탑의 마법사라
도 우리들이 다 같이 움직이면
여태껏 안티 록키드 길드에 남아 있는 베테랑 암살자 7명이 다 같 이 움직인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합심 하여 한 사람을 생포하기 위해 혼 신의 힘을 쏟아 붓는다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최첨단 장비와 양지 의 인물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도 구까지 쓴다면?
여태 수많은 마법사들을 암살하 거나 생포할 때 사용했던 수많은 마법 봉쇄 방법이나 도구 등둥이 암살자들의 머리 위로 떠오른다.
동료들이 숨기고 있는 히든카드까 지도 전부.
암살자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 였다.
“만약 성공적으로 생포하게 되 면……
지령서에 있는 서천영의 사진을 노골적으로 노려본다.
“우리에게도 ‘작업’을 병행할 권 리를 요구하자구.”
그 말에 7인의 베테랑 암살자들 의 의욕이 치솟았다. 암살자들은 벌써부터 서천영을 생포할 수십 가지의 방법을 구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