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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147화 (146/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147화

웨지스턴이 뽑아든 검에 새하얀 서 리가 맺혔다. 언뜻 보면 냉장고에 끼어있는 서리처럼 보여서 만만하게 볼 수도 있는데 실상은 저것에 스치 기만 해도 그 신체 부위가 괴사해버 릴 정도로 급냉각(急冷却)의 효과를 보여주는 굉장한 마법 인챈트였다.

일정 수준의 경지에 오른 마검사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 웨지스턴은 새하얀 서리가 맺힌 검을 크게 빙글

빙글 돌리더니 자신의 양쪽 발 옆에 각각 홈집을 내었다.

그러자 왼쪽 발 옆에서 얼음으로 이루어진 다리가 허공으로 솟아오르 더니 서천영을 향해 쇄도했다. 웨지 스턴은 그곳에 발을 걸쳤다. 그러자 마치 스케이팅을 타듯 순식간에 서 천영의 오른쪽을 노리고 나아갔다. 당연하지만 이 마법은 궤적이 미리 보이기 때문에 대응이 쉽다. 아무리 빨라도 어디로 올지 알 수 있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웨지스턴은 마법을 두 번 사용했다. 오른쪽 발 옆에 긁어놓은 흠집에서 뒤늦게 얼음길이 생성되더

니 웨지스턴이 향하는 얼음길의 길 목에 X자로 교차하더니 순식간에 루트를 변경했다.

단 0.1 초의 오차도 보여주지 않는 완벽한 타이밍에 이루어진 변환 공 격! 오른쪽에 올 것을 뻔히 알고 있 던 사람들은 오른쪽만을 대응하기 위해 긴장하다가 갑작스레 왼쪽으로 공격이 쇄도하면 그대로 페이크 어 택에 먹히고 말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천영은 어느 쪽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들고 있던 싸구려 저레벨용 마법 지광이를 빙글빙글 돌리더니 바닥에 쿵 찍었다. 그러자 웅웅거리며 빛을

내더니 바닥으로 새하얀 마법진이 넓게 퍼져나갔다. 엄청난 마나가 이 지역을 장악하자 웨지스턴은 순간 표정을 굳혔지만 공격을 멈출 수는 없었기에 검을 휘둘렀다.

웨지스턴이 얼음길을 연달아 두 번 갈아타고 서천영이 마법 지팡이로 바닥을 내려찍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0.5초. 그 찰나의 순간에 웨지 스턴은 검을 천영의 몸에다가 내리 쳤지만 닿지 않았다.

‘뭐?’

그의 거리 계산은 완벽하다. 어지 간한 초인급의 신체 능력을 가진 웨 지스턴이 사거리를 재는 데에 실패

할 리가 없다. 하지만 서천영은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였다.

웨지스턴의 검이 천영의 목을 아슬 아슬하게 스쳐 지나가고 이윽고 천 영의 몸이 웨지스턴과 좁혀졌다. 아 니,애초에 천영과 웨지스턴의 거리 는 그대로였다. 다만 검이 천영의 목을 치는 순간…….

‘공간이 늘어났어……?’

웨지스턴의 검과 천영의 목 사이에 있던 거리. 즉 ‘공간’이 아주 미세하 게 늘어났다가 다시 줄어들었다. 그 말도 안 되는 현상에 웨지스턴이 이 를 악물더니 무릎을 살짝 굽히고 검 으로 다시 천영을 찔러 들어갔다.

순간적으로 얼음의 잔상과 송곳까지 남으며 머리 어깨 무릎을 타격하려 했지만 그것들은 코앞에 생성된 푸 른 마법 장벽에 의해 튕겨져 나갔 다.

재차 공격을 시도한다. 아까 전의 그 현상에 대해 알아내지 못하면 분 명 싸움이 힘들어진다.

웨지스턴은 발바닥에 폭풍을 둘렀 다. 그러고선 온 사방을 헤집기 시 작했다.

웨지스턴이 한 발자국 발을 내딛을 때마다 바닥이 움푹 파여 나가고 벽 에 잠시 안착하는 순간 그것이 무너 져 내렸으며 검을 휘두르면 땅이 갈

라졌고 발로 천영의 몸을 걷어차면 그 자리가 폭발해버린다. 마법과 괴 물 같은 신체 능력의 완벽한 조합. 그 어떤 나이트도 이런 움직임을 보 일 수는 없다. 그 어떤 마법사도 이 런 속사포의 마법을 구사할 수는 없 다. 마검사이기에 근접전에 유능한 웨지스턴이기에 가능한 공격.

하지만 천영은 그 공격을 받으면서 도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 다.

검격의 폭풍이 휘몰아치면 똑같이 폭풍이 나타나 그것을 무용지물 시 킨다. 불꽃이 폭발하면 똑같이 불꽃 이 나타나 되받아친다. 벼락이 하늘

에서 내리치면 땅에서 벼락이 솟구 쳤으며 대지를 갈라버리면 반작용의 힘으로 대지가 다시 붙어버린다.

‘마법이 모두 먹히고 있다고?’

설마 서천영은 상대방이 사용하는 마법을 그대로 카운터할 수 있는 마 법 아티팩트라도 있단 말인가?

‘아니,그런 게 아니야.’

마법을 복사하는 무식한 아이템이 존재할 리 없다. 게다가 웨지스턴은 진작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천영에게서 퍼져 나 오는 마나의 파동을. 그저 입술을 달싹이는 것만으로도 마검사만이 가

능한 속사포 마법을 완벽하게 카운 터하고 있었다. 그것도 웨지스턴이 마법을 캐스팅하는 순간 캐치해내고 파악해낸 다음 똑같이.

그 말인 즉 웨지스턴 따위보다 서 천영의 마법 캐스팅이 몇 배나 빠르 다는 의미였다.

“말도 안 돼……

검을 내리친다. 서천영이 순간적으 로 멀어진다. 전속력으로 돌진하여 닿을 때까지 검을 찔러 들어간다. 서천영이 옆으로 이동한다.

베고,찌르고,찢어버리고,무너뜨 리고.

검과 마법을 이용해 온갖 수를 사 용해보았지만 그의 공격은 서천영에 게 닿지 않았다. 검에는 공간,마법 에는 마법으로 완벽하게 카운터를 먹였다.

서천영은 여전히 지팡이를 든 채 싸늘한 눈으로 웨지스턴을 노려보고 있었다.

당연히 서천영이 이 지팡이를 폼으 로 꺼냈을 리는 없다. 이 지팡이는 무려 드래곤이 ‘용언’을 쏟아 부어 서 제작한 아티팩트이다. 이 안에는 공간굴절 마법이 담겨 있었다. 아직 공간 마법에 대해 제대로 연구가 된 바가 없었기에 천영은 그저 ‘거리감

을 늘린다,공간을 살짝 이동시킨 다.’ 정도밖에 구사할 수 없었으며 지속 시간도 굉장히 짧은데다가 마 나 또한 굉장히 많이 소모해서 자주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런 아티팩트를 지금 사용한 이유 는 단 하나.

그저 웨지스턴을 철저히 짓밟기 위 함이었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반쯤 죽 여 놔야 정신을 차리겠군.’

이윽고 서천영이 움직이기 시작했 다. 제대로 된 초식도 없고 배운 티 도 나지 않고 검과 몽둥이를 휘두를

줄 모르는 작고 앙증맞은 마법사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웨지스턴은 갭싸게 검을 들어 올려 막아냈지만 지팡이를 가장한 단단한 몽둥이가 허공에서 굴절되더니 검을 비껴나가 그의 갈비뼈를 가격했다.

퍼억!

실드조차 뚫고 들어오는 그 악력에 웨지스턴은 신음을 홀렸다. 상상 이 상의 고통에 눈물이 찔끔 나올 것만 같았다. 그 반응에 천영에게 의문이 든 것은 당연했다.

“지랄하지 말고. 엄살 피우면 진짜

죽여 버린다.”

고작 갈비뼈에 살짝 금이 갔을 정 도이다. 넥스터라면 저 정도의 상처 는 거뜬하다. 오죽하면 드래곤의 힘 을 가지고 안전한 사냥만을 추구하 는 서천영조차 한번 제대로 된 싸음 은 한번 할 때마다 만신창이가 되겠 는가. 그리픈으로 넘어온 넥스터에 게 있어서 고작 저 정도의 고통은 애교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웨지스턴에게는 아니었다. 갈비뼈를 가격당한 것만으로도 한참 이나 꺽꺽대며 입가에서 침을 질질 홀려대더니 눈가에 실핏줄을 잔뜩 세우고 서천영을 노려보았다.

“뭐하자는 시츄에이션이야? 자꾸 빡치게 할래?”

천영이 그리 말하자 웨지스턴은 결 국 이를 악물고 벌떡 일어섰다. 아 프다. 너무 아팠다. 갈비뼈에 금이 가는 느낌은 정말 끔쩍이도 아팠다. 하지만 눈앞의 저 소년을 짓밟아서 복수하지 않고서는 성이 차지 않을 것 같았다.

웨지스턴이 돌연 자신의 온몸에 마 나를 힘껏 불어넣었다. 그러자 몸에 서 피어오르는 ‘속성’의 마나가 1초 에도 몇 번씩 연속적으로 돌변한다. 웨지스턴이 검을 전면에 내세우고 돌진하자 서천영이 피식 웃었다.

“네가 그렇게 쌈박질에 자신 있어? 그땐 직업빨로 근접전 이기니까 겁 나 좋았지?”

근데 이걸 어쩌나. 비록 히든 클래 스는 얻지 못했지만 그보다도 더욱 사기인 종족으로 탈태를 하고 말았 는데.

천영이 굳이 근접 격투술을 직접적 으로 배우지 않고 마격투술이라는 보조 무술을 사용하긴 했지만 만약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웨지스턴 따 위는 가볍게 능가하는 마검사가 될 수도 있을 터였다.

드래곤의 신체는 그 어떤 무술을

배우더라도 완벽하게 소화하는 골격 을 지니고 있었고 마나의 유동이 자 유자재로 변모하여 검기를 쓰면서 마법을 쓰는 것조차 가능하다.

웨지스턴의 마검술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서천영의 ‘드래 곤 탈태’는 반칙적이었다.

공간 왜곡 마법의 지속시간이 거의 끝나가자 천영은 직접 지팡이를 휘 둘러 웨지스턴을 상대했다. 검과 (마법)몽둥이가 부딪힐 때마다 충격 파가 발생하여 먼지가 퍼져나가고 대지에 금이 갔으며 건물이 쩌적 하 고 무너져 내렸다.

천영의 몸이 순간이동을 하며 웨지

스턴에게 접근한다. 왼쪽인 줄 알았 는데 오른쪽에 나타났다. 갑작스레 뒤에 나타났기에 몸을 돌렸더니 이 번엔 또다시 왼편으로 돌아서 나타 난다. 팍,파팍! 그저 발을 내딛는 소리만이 울릴 뿐이지만 웨지스턴은 다채로운 천영의 공격을 모두 검으 로 걷어내었다. 하지만 말밑에서 올 라오는 가시를 막을 수는 없었다. 황급히 허공에 점프하여 발밑에 마 법진을 생성하여 다시 땅으로 돌진 하였지만 그곳에는 천영의 지팡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뻐억!!

서천영의 지팡이가 마검사의 왼쪽

뺨을 후려쳤다. 그것도 아주 강력하 게. 골이 울리는 듯한 고통이 알싸 하게 퍼지며 웨지스턴의 코에서 피 가 터져 나왔다.

“……!!”

너무도 강한 충격이 들이닥치면 비 명조차 지르지 못한다. 그대로 날아 간 웨지스턴은 건물 벽을 몇 개나 쳐부수더니 도로를 2개나 건너가 돌 벽에 처박혔다. 후들후들 떨리는 발 에 애써 힘을 주어 일어난 웨지스턴 은 발을 힘차게 굴렀다.

“으아아아아아!!”

대지의 파동이 공기가 요동치며 불

꽃이 넘실거리고 천둥벼락이 사방으 로 퍼진다. 광범위한 마법이 작렬하 였지만 그것들은 모두 천영을 비껴 나갔다.

천영은 그저 걷고 있을 뿐이었다. 마치 뒷동네를 산책하는 것처럼. 서 천영이 머리카락을 어깨 뒤로 넘기 며 예쁜 눈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 이 어찌나 살벌한지 웨지스턴의 심 장이 두근거렸을 정도이다.

‘젠,장……

천영이 가볍게 발을 박차고 돌진하 였다.

0.2초 뒤 천영은 웨지스턴에게 도

달하였으며 0.8초가 지나자 천영이 본래 서있던 자리가 그 반동으로 인 해 폭발하였다.

과과광!!

날카로운 바람 칼날을 수백,수천 개나 생성하여 웨지스턴에게 지팡이 를 휘두르자 그 일대가 아예 찢겨져 나갔다.

천영의 별빛 눈동자가 먼지 속을 응시했다. 완전히 피투성이가 된 웨 지스턴은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 았다. 서서히 고통에 익숙해지는 것 처럼. 그러나 온몸이 너덜너덜하게 걸레짝이 된 건 어쩔 수 없었다.

“왜,아프냐?”

“겁나 아프겠지. 이 싸이코 정신병 자 새끼야. 넌 오늘 정신 차릴 때까 지 거기 한 짝 터질 때까지 맞을 줄 알아라.”

“……!!”

원래 이쯤 되는 타이밍이면 선하고 강한 인물이 타락해버린 악당에게 설교를 하는 장면 정도는 나와 줘야 그림이 된다. 천영이 말을 걸자 웨 지스턴은 그런 타이밍이라고 생각하 였고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생각이 었지만,

어림도 없었다.

천영은 선한 쪽이 아니었다. 오히 려 나쁜 놈에 가까웠다.

악당을 괴롭히는 나쁜 놈.

그리픈에 넘어와서 얼마나 숱한 정 신병자들을 보았는가. 지구와는 또 다른 세상. 그렇기에 지구와는 또 다른 정신병자들도 즐비했다.

천영은 그들을 갱생시키지 않았다. 그럼 뭐해. 죄를 뉘우친다고 해서 여태 저지른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 니다.

천영은 지금 여기서 웨지스턴이 진 심으로 회개하고 무릎을 꿇고 잘못

했다며 싹싹 빌어도 그냥 놔둘 생각 이 없었다. 한번 그랬던 놈이 또 그 러지 말란 법이 있던가?

천영이 제일 싫어하는 히어로물의 전형적인 고구마가 바로 그것이었 다. 악당이 회개하겠다며 살려달라 고 빌었을 때 히어로가 놓아주는 것. 그리고 악당은 또다시 타락하여 나쁜 짓을 벌인다. 이 경우 잘못은 전적으로 히어로에게 있었다.

그는 그렇게 무른 사람이 아니었 다.

천영의 (마법)몽둥이가 웨지스턴을 사정없이 가격하였다. 웨지스턴의 종족인 ‘원귀’의 특성은 물리 공격

에 대해 완벽히 내성일 터인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법을 잔뜩 두른 천영의 몽둥이는 더 이상 물리 공격 이 아니었다.

몽둥이로 위장한 지팡이를 한번 휘 두를 때마다,주위에 있던 낡은 건 물이 폭삭 무너져 내렸으며 고가도 로가 반으로 쪼개졌고 땅에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다.

웨지스턴은 마검사로 전향한 대신 대규모 마법은 거의 쓰질 못한다. 오로지 속사포 마법에만 취중 되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서천영은 다르다. 드래곤이 라는 사기성 짙은 종족으로 탈태를

한 덕분에 광범위는 물론이요 속사 포도 마검사보다 뛰어났고 심지어 신체 능력조차 압도했다.

이 말도 안 되는 밸런스에 웨지스 턴이 결국 울부짖었다.

“이건,이건 겁나 불공평하잖아!!”

결국 터져버린 웨지스턴의 분통에 서천영이 비웃는다.

“왜,그땐 사기 직업으로 이겨놓고 좋다며 실실 쪼개놓고. 지금은 사기 캐한테 털리니까 빡치냐?”

그 말에 웨지스턴은 결국 입을 다 물 수밖에 없었다. 아니,사실 천영 의 말에 입을 다문 것이 아니다. 웨

지스턴이 대답하려는 순간 천영의 몽둥이가 그의 강냉이를 후려쳤다. 아주 깔끔하게 3개가 공중으로 튀어 나왔다. 마치 팝콘이 터지는 것처럼.

“커흑,옥,크흑……

웨지스턴은 이 거지같은 상황이 저 주스러웠다. 말이 되지 않았다. 지는 것이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웨지스 턴이 얻은 힘은 고작 이 정도에 패 배할 리가 없을 정도로 강했으니까.

웨지스턴,그는 너무나도 강했다. 일대 일로 그와 대적할 수 있는 자 가 거의 없었다. 넥스터들 중에서 제일 강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도 당연했다.

동등하게 300레벨로 넘어왔지만 웨지스턴은 ‘어떠한 이유’로 인해 치트를 쓴 것같은 급속도로 강해지 게 되었다. 그런 웨지스턴의 성장을 다른 누군가기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물며 서천영 또한 넥스터가 아니 던가.

아무리 솔로 플레이어라도.

아무리 금색 별 마탑의 마법사라

도.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레벨’이라는 시스템이 있는 이상, 웨지스턴이 서천영에게 패배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

‘젠장…….,

웨지스턴이 분개하여 손을 힘껏 내 뻗어봤지만 천영이 가볍게 지르밟았 다. 마치 더러운 똥을 밟는 것처럼 불쾌한 표정으로 짓밟는 그 얼굴에 웨지스턴은 검을 내뻗었지만 천영은 그것을 가볍게 걷어차 버릴 뿐이었 다.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길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가득 차 있던 자존감이 철저하게 무너져 내 린다. 심지어 천영은 드래곤의 모습

으로 변신조차 하지 않았다.

싸우는 내내 여유 있는 모습을 보 였다. 웨지스턴은 천영의 힘을 제대 로 이끌어내지도 못한 채 철저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마법이란 ‘용’에게 있어 완벽한 상 성. 웨지스턴은 그것을 깨닫지 못했 다. 그 대가는 잔혹했다. 처참하게 박살나고 망가지고 찢겨져 나간다. 대체 누가 나쁜 놈이고 누가 착한 편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잔 혹한 손속.

웨지스턴은 그렇게 철저하게 짓밟 히며 깨닫고 말았다.

이 싸음은 애초부터 이길 수 없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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