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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209화 (208/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209화

그것은 거의 본능에 의존해야만 했 다.

하지만 처음이었지만 숨 쉬는 것보 다도 더 쉽게 천영은 그곳을 찾아갈 수 있었다.

마치 꽃이 나비를 유혹하는 것처 럼.

아주 강렬하고 진한 향기를 뿜어대 고 있었다.

여태까지 찾지 못했던 것이 의문일 정도로 너무나도 유혹적인 향기였 다.

천영은 차원계를 떠돌다가,마침내 어딘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랜드 디멘션도 아니고 다른 위성 차원도 아닌.

그저 찌꺼기 차원.

마치 금색의 달걀처럼 생긴 그곳의 앞에 서서,천영은 침을 꿀꺽 삼켰 다.

“가자.”

- 응.

저곳에 뭐가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본능적으로 직감하건대,좋 은 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렇듯 너무 뻔하게 천영을 유혹하 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을 거라 생 각한다.

천영은 황금색의 달걀에 다가갔다. 크기가 거의 올림픽 경기장만했다. 차원 치고는 굉장히 작은 규모다.

손을 가져다 대니,그대로 천영의 몸을 쑤욱 흡수했다. 마치 젤리 속 에 들어가는 것만 같은 감촉을 느끼 며 눈을 감았다 뜨자,내부가 드러 났다.

천장과 바닥의 구분이 없었으며 새 하얀 선이 마치 회로처럼 사방을 가 득 메운 공간.

그 공간의 중심에,

골드 드래곤의 시체가 토막난 채로 놓여있었다.

“어……r

-용의 시체……?

잘못 본 것이 아니다.

눈에 생기가 없고, 온몸이 산산조 각 난 채로 바닥에서 솟아난 파이프 관 같은 것 수십 개가 연결되어있었 다.

바닥에 착지한 천영은 휴먼 폼을 사용했다. 그것에 천천히 다가가,살 짝 피부를 쓰다듬었다.

“진짜로.”

-죽었어…….

너무 뜬금없고 어처구니없는 전개 에 천영과 파트라슈가 멍하니 있을 때,갑작스레 뒤에서 누군가가 인기 척을 냈다.

“아이고,이게 누구야! 여기에 손 님이 다 오다니. 심장이 너무 기대 되는 걸? 베이컨 먹을래?”

잽싸게 뒤를 돌아본 천영은 금발에 금안을 가진 20대 초반의 젊은 서 양인을 발견했다. 그는 잔뜩 찢어진 여행자 복장을 대충 두른 채 웃고 있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 울 것이 분명한 미소였지만,어찐지 기분이 나빴다.

허나.

파트라슈는 그를 보자마자 입을 쩍 벌리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레가로스……?

“응?”

서로 눈을 마주한다. 하지만 레가

로스가 불린 남자는 파트라슈를 전 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레가로스! 나야,기억 못 하겠어? “레가로스?”

정적.

1초 후.

“아,아아! 맞다 맞아. 그런 이름도 썼었지.”

보통 자신의 이름을 1초나 고민해 가면서 기억을 떠올리진 않는다. 천 영은 미심쩍은 얼굴로 물었다.

“……이름이 더 있어요?”

“물론이지. 용은 차원 여행자야. 그

리고 차원 별로 이름의 스타일이 제 각각이거든. 저번에 썼던 이름은 로 토놈이었지. ……어,아닌가? 피터 파커였나? 아닌데. 그건 더 전에 썼 던 건데. 아! 기억났다. 해리엇이었 어.”

“그거 여자 이름 아녜요?”

“쯧쯧, 지구의 기준으로 판단하지 마렴.”

아무리 이름을 많이 썼다해도,용 의 기억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데도 순간적으로 기억을 못했을 정 도라니.

파트라슈가 거의 울상인 얼굴로 애

원하듯 물었다.

-레,레가로스……. 나야. 정말 기 억 못해? 나는 네 얼굴을 보자마자 떠올랐는데…….

“아……. 미안. 살다보니 정령을 볼 일도 꽤나 많아서 말이지. 하하. 혹 시 내 옛 애인이었나? 아니면 결혼 까지 한 사이? 그렇다면 미안. 아마 결혼했으면 내가 먼저 도망쳤겠지. 지루한 걸 못 참는 성격이거든.”

천영은 착잡한 표정으로 파트라슈 에게 물었다.

“원래 저런 성격이야?”

-응……. 그래도 나만은 꼭 기억하 겠다고 다짐해줬었는데…….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것은 기억을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게 아니라 마치 잊어버린 것처럼.

의심쩍었던 부분을 물었다.

“당신,그리픈에서 떠난 뒤로 몇 년이나 더 살았죠?”

“글쎄. 한 삼만 년은 더 살았던 거 같은데.”

“그렇게나 오래……?”

“물론이지. 그리픈에서는 내 기록 이 아직 남아있으려나?”

“당신은 천 년 전에 떠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요.”

“휘유. 뭐 그렇겠지. 각 차원 별로 시간의 흐름은 다르거든. 지구에서 만 삼 천 년 넘게 살긴 했어도. 거 긴 내 고향이거든.”

잠깐.

워낙 레가로스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탓에 천영도 홀려들을 뻔했다.

“지구가,고향이라구요……?”

“응,왜. 지구가 고향인 용이 너만 있는 줄 알았어? 애초에 너도 내가 임의로 ‘시련’을 부여해서 강제로 드래곤이 되게 만들었을 뿐이야. 내

가 원조다 이거지. 하핫,넌 내 후 손이라구!”

뭔가 단어와 정보가 엄청나게 쏟아 져 나왔다.

“시련이라고?”

“그래, 시련! 너 지금 나이가 몇이

지?”

“저 올해로 스물아홉……

“아니,그거 말고. 드래곤으로서의 나이.”

“삼백……

“아니! 레벨 말고.”

레가로스는 ‘레벨’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천영은 그 즉시 어떠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역시. 넥스트를 만든 용은 레가로 스가 틀림없었군……

“그렇게 따지면……. 올해로 두세 살쯤 됐으려나요.”

“와우. 엄청 젊어! 아니,어리잖아! 너무 귀여워!”

레가로스는 마치 춤추듯이 걸어 다 니며 천영의 풍성한 머리카락을 몇 가닥씩 잡아서 흔들었다. 천영이 굉 장히 마음에 든다는 눈치였다.

천영은 그의 기분 나쁜 손짓을 탁

쳐냈다.

“워워. 그렇게 경계할 필요는 없단 다,베이비. 어차피 난 네게 아무것 도 할 수가 없어. 이런 정신체 뿐인 상태로 뭘 하겠어?”

천영은 레가로스를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이제야 깨달았지만,그는 아 무것도 아닌 상태였다. 마치,지구의 홀로그램과도 비슷한 상태. 그저 존 재하기만 할 뿐,레가로스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당신이 저를 드래곤으로 만들었다 구요? 이유가 뭐죠?”

“엄,그건…… 글쎄. 검색 좀 해봐 야겠는 걸.”

“……검색을 한다구요?”

“그래! 검색. 저기 보이지?”

레가로스는 골드 드래곤의 시체를 가리켰다.

“저게 내 시체야. 두뇌를 온전히 보존하려고 애쓰느라 얼마나 힘들었 는지 원.”

손을 빙글빙글 꼬며 최대한 힘들었 다는 것을 표현하려 했지만,천영이 보기엔 그마저도 그저 장난처럼 보 였다.

“하여튼 몇 만 년 동안 쌓인 내 기 억은 저 두뇌에 쌓여있거든. 이름별 로 기록이 되어있으니 금방 나올 걸!”

그러면서 레가로스는 골드 드래곤 의 시체에 다가가더니 손바닥을 대 었다.

“그건 당신의 시체인가요?”

“정답!”

“당신은 죽은 건가요?”

천영의 질문에 레가로스가 즐겁다 는 듯이 웃었다.

“그거 알아? 죽음이란 물 컵에서

물을 쏟는 것만큼이나 사사로운 일 이야. 나는 육체라는 물 컵에서 영 혼이라는 물을 쏟았을 뿐이고,다가 오는 죽음에서 저항하고 있는 거지. 어때,놀랍지? 신기하지? 대단하지? 너도 가르쳐줄까?”

레가로스는 과장된 제스처를 취하 며 어린애마냥 자랑하듯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참 신기한 게 하나 있어. 육체의 모든 제어는 뇌가 관장하잖아. 기억 또한 마찬가지고. 그럼 육체에서 영 혼이 빠져나가면 어떻게 될까?”

“별로 안 궁금한데요. 그것보단 댁 이 어제 먹었던 저녁 메뉴가 더 궁

금해요.”

“에헤이,그러지 말고. 들어봐. 영 혼이 육체에서 빠져나가면 기억을 어떻게 하냐면……

양손을 수평으로 긋는다.

“싹 다 잃어! 내가 두 명이 된다는 그런 드라마틱하고 로맨틱한 전개가 되지는 않더라구!”

“두 명이 되는 게 왜 로맨틱하죠? 설마 나르시즘?”

“헉,어떻게 알았어!”

“좀…… 흠…… 냄새나요. 저리 가 세요.”

“무슨 냄새? 오늘 향수 뿌렸는데?”

정신체에게서 냄새가 날 리가 없 다. 그러나 레가로스는 자신의 옷자 락을 들어 올려 킁킁대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 냄새도 안 나는데……

뭐,좋은 게 좋은 거지!

그리 말하며 레가로스가 한바탕 웃 었다.

“근데 기억을 검색한다니. 어째서 그렇게 해야만 하죠?”

“뭐…… 홈. 네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려면,두뇌에는 정보가 쌓여

있지만 그 정보를 검색하려면 반드 시 육체가 필요해. 인터넷과 브라우 저 같은 관계라고나 할까. 근데 보 다시피,브라우저가 엉망진창이거

드 ”

레가로스는 토막 난 자신의 시체를 손바닥으로 가리킨다.

“그래서 나는 귀찮게도 폴더에다가 정보를 집어넣은 채 일일이 뒤적거 려야 돼. 음음. 아,말하는 와중에 뭔가 발견!”

그러면서 뭔가를 꺼내는 시늉을 한 다. 하지만 천영에게는 아무것도 보 이지 않았다.

천영의 눈빛이 점점 더 싸늘하게 굳어갔다.

“아차차. 내가 이걸 왜 기억 못하 고 있었을까. 게임 넥스트는 분명 내가 만들긴 했거든. 근데 말이지.”

레가로스가 자신의 두뇌에 손가락 을 콕콕 찔렀다.

“하도 오래 살다보니까,인격이라 는 게 계속해서 바뀌거든. 나 같은 경우는 이름을 바꾸면 그 때마다 인 격이 바뀌어. 해리엇이었던 나와 피 터 파커이었던 나 그리고 네 정령님 이 좋아해주시는 나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는 의미지.”

“그게 뭔……

“게임 넥스트를 만든 건 지금의 내 가 아니야.”

본인은 본인이되,다른 생각을 가 지고 있던 때의 본인이다.

레가로스는 그리 주장했다.

“넥스트를 만든 건…… 그래! 마지 막 직전의 직전에 쓰던 이름이라 똑 똑히 기억난다. ‘크라서스’라는 이름 을 썼었지.”

“크라…… 서스……?”

생소한 이름에 천영이 고개를 갸웃 한다.

“그래. 크라서스. 뭐……. 검색해보 니까,좋은 의도로 만든 것 같네. 멋져. 역시 나야.”

“무슨 의도죠?”

“음음. 어디 검색해보자……

레가로스는 또다시 눈을 감고 시체 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흐음. 차원계가 완전히 진흙 아트 가 되어가고 있었구만?”

‘‘.?,,

“완전히 뒤죽박죽이다 이거지. 원 래 차원과 차원 사이의 경계는 견고 하고 단단해야만 하거든. 근데 그

경계가 아주 오래 전부터 허물어지 고 있었다고 기록되어있네.”

그 말에,천영은 여태까지의 경험 을 떠올렸다.

천 년 전부터 서서히 다른 차원의 문물과 합쳐지기 시작한 그리픈. 삼 대월식 때마다 차원의 경계가 허물 어지는 점이나,만추의 기둥의 존재. 여러 가지로,차원 간의 경계가 너 무나도 희미한 곳이었다.

“차원계가 마구잡이로 섞이면 얼마 안 가서 멸망하게 되어있어.”

“이유는,너도 봐서 알겠지?”

모를 수가 없다.

차원과 차원이 섞이면,평범한 생 명체로서는 대응할 수조차 없는 재 앙이 발생하게 된다.

“그걸 어떻게든 해보려고 크라서스 는 지구에서 넥스트를 만들어 다른 여섯 개의 그랜드 디멘션으로 인간 들을 보낸 모양이야. 와우,크라서 스! 완전 착해!”

그리 말하면서 레가로스는 안타깝 다는 둣이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크라서스는 죽어버렸으 니까.”

“……하지만 크라서스는 당신이잖

아요.”

“응? 아니,뭐. 비슷하려나. 아니 야. 솔직히 조금 달라. 내가 말했 지? 나는 영혼이 없는 상태라고.”

어깨를 으쓱하더니 불쌍한 누군가 를 그리는 듯한 어조로.

“내 영혼은 이제 나한테서 떨어져 나가,완전히 다른 개체가 되었어. 거기에 마지막 직전의 직전 인격이 었던 크라서스가 묻어서 나갔어.”

뭔가,굉장히 어려운 말이었다.

“하지만 불쌍하게도 영혼에는 기억 을 수납할 장소가 없어서,모든 기 억을 잃은 상태지.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야. 뭐,그래도 용의 영혼 이니까 의사소통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은…… 크라서스보다 더 다음 의 인격체라는 뜻인가요?”

“그래! 크라서스는 마지막 직전의 직전이고. 나는 마지막 직전이고. 이 건 꽤 차이가 있어. 나는 그래도 육 체를 가져서,정보를 활용할 수는 있으니까!”

레가로스는 시체의 주변을 빙글빙 글 돌았다.

“크라서스. 아아,크라서스. 우리

착한 크라서스. 사랑하는 여인을 구 하기 위해 어떻게든 몇 만 년이나 이 썩어 문드러지고 뒤죽박죽 수프 마냥 뒤섞이고 멸망해가고 있는 세 계에 남아서 몇 천 년의 세월을 들 여, 게임 넥스트까지 만들었으

나……

그러다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다.

“안타깝게도. 수명이 다 해서 꽤꼬 닥. 배드 엔딩이었습니다!”

짝■짝■짝•!

레가로스는 박수를 쳤다. 하지만 천영이 반응해주지 않자 뻘쯤하게 말했다.

“왜 이래? 셰익스피어는 희극이든 비극이든 어떤 이야기를 써내고 찬 사를 받았다고 했잖아?”

“……그럼 당신은 뭐야?”

마지막 직전의 직전.

크라서스라는 인격체는 떨어져 나 갔다.

비극전인 결말을 맞이하여.

하나,크라서스의 다음 인격체라 주장하는 누군가는 여전히 이 자리 에 똑똑히 살아있었다. 비록 육체도 없고 영혼도 없지만,정신체가 똑똑 히 남은 상태로.

“아,아아……

레가로스는,천영의 질문에 굉장히 흥분된다는 둣.

뺨에 홍조까지 물들이며 온몸을 배 배 꼬더니 천영에게 훌쩍 접근했다. 그는 천영의 턱을 잡고 들어올렸다.

“이 새빨간 입술 좀 봐. 너무 탐스 러워. 보석처럼 예쁜 금색 눈동자는 또 어떻고!”

탁!

마치 상품을 품평하듯이 말하는 레 가로스의 어조에 천영은 그를 쳐내 고 뒤로 물러섰다. 천영의 두뇌가 재빠르게 굴러간다.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했더

니…….,

그는 마치 여자 친구에게 차린 비 운의 남자 주인공마냥 과장되게 우 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다 잽싸게 표정을 싸악 바꾼 다.

“크라서스는 크라서스고. 나는 나 야.”

“크라서스가 누굴 사랑했든 • 고개를 가웃.

“내가 알 바가 아니네?”

그러면서 자신의 시체를 톡톡 친 다.

“그래서 난 크라서스가 만들었던 것을 이용하기로 했지. 우선,내 영 혼을 되찾을 필요가 있었어. 아주 좋은 방법이 하나 있더군. 크라서스 가 사랑하던 여인.”

“……설마.”

“길르텐 펄 리쉬. 그녀를 이용했지. 레가로스를 다시 보고 싶나? 그럼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볼 수 있게 해줄 테니까!”

그리하여 길르텐 펄 리쉬는 현재 천영이 모르는 어떠한 계획을 진행

중이었고. 그 결과 차원계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 하였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여자를 이용하 다니……

“내가 사랑하지는 않았다니까? 그 건 어디까지나 크라서스야. 크라서 스. 자꾸 우리 둘을 혼동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미쳤군.”

“백만 년이 넘도록 살아왔는데,미 치지 않고 배기겠어? 뭐,네 육체는 조금 다를지도 몰라.”

마치 세기에 다시없을 예술 작품을

감평하듯,레가로스는 천영의 몸을 가리키며 말했다.

“크라서스가 게임 넥스트를 만들었 다. 하지만…… 드래곤 탈태까지 만 들진 않았지.”

천영은 직후 레가로스가 할 말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건 내가 만들었다. 백만 년이 넘도록 살아오면서,쌓인 경험을 통 해. 가장 감정적이고,가장 아름답 고, 가장 똑똑하고,가장 눈물이 많 고, 가장 미소가 많고,가장,가 장…… 가장.”

양팔을,넓게 펼친다.

“나에게 어울리는 몸으로.”

-잠깐,레가로스…….

레가로스는 천영에게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졌다.

“우리 귀여운 아가. 이름이 뭐라고 했지?”

“……서천영.”

“그래,서천영. 아주 좋은 이름이 야.”

그리고.

“내 것이 될 이름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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