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 208화
56장 골드 드래곤 레가로스
불완전한 차원 게이트란 사실 포장 되지 않은 도로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런 험악한 길을 주행하기 쉽게 만들어진 단단한 차량이라면 모를까, 지금 그곳을 통과하려 하고 있는 하성이나 크린네와 필리어스
등의 몸 상태를 비유하자면 세발자 전거에 불과하다.
공간의 방향성과 시간의 흐름이 계 속해서 뒤틀리고 다른 차원으로의 통로가 연결되었다가 막히는 것이 반복된다.
천영은 힘겹게 차원 보호막을 끌어 내 그들을 보호하면서도 인상을 찌 푸렸다.
‘게이트가 심상치 않아. 지구와 그 리픈 말고도,다른 차원들과도 연결 된 상태야.’
그것도,지구와 그리픈과 직통으로 연결될 정도로 아주 가깝게 연결되
어 있었다.
심상치 않았다. 이 정도로 기운이 강하게 느껴질 정도면 아예 게이트 가 열렸다고 봐도 무방했다.
천영은 그곳들을 한 번씩 들러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지구와 그리픈이 아닌 또 다른 세 계.
하지만 하성을 비롯한 하이 엘프들 이 버틸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 이유로.
‘하성,잘 들어. 난 지금부터 잠깐 어디에 갔다 올 거야.’
영혼조차 없고 시간의 흐름조차 제 대로 되지 않은 이 불완전한 차원의 통로 속에서 하성은 제정신을 차리 지 못한 상태였다.
시간이 폭풍처럼 몰아치는 그 속에 서 천영은 하성의 정신에 자신의 메 시지를 단단히 각인시켰다.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올 테니까, 기다리지 말고 금색 별 마탑에서 네 가 할 일을 하고 있어.’
그렇게 메시지를 전한 뒤,그들을 그리픈으로 통하는 입구 너머로 던 져버렸다. 직후 천영이 입을 쩍 벌
려 차원 게이트를 물어뜯자 불완전 했던 게이트는 그대로 닫혀버렸다.
‘그럼……:
슬쩍. 주변을 둘러본다.
다른 생명체에겐 ‘시야’라는 것이 완전히 차단되었을 그런 공간. 하지 만 천영은 눈으로 공간을 꿰뚫어볼 수 있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물의 향기가 새어 들어온다.
천영은 그것이 느껴진 즉시 날개를 펼쳐 그곳을 향해 돌진했다.
화아아악!
뺨을 타고 바람과 물이 흐르기 시 작한다.
스츠,쿠구궁!!
“커혁!”
천영의 등에 무언가 강력한 충격이 타격되었다. 그는 살짝 몸을 비틀거 리면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었다.
‘여긴…….,
그저 공기를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이곳이 지구나 그리픈이 아닌 다른 세계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나,너무나도 비슷했다.
지구 혹은 그리픈.
그곳과도 똑같이 초록색의 풀이 자 라고 있었으며 들판에는 동물들이 비를 피해 잎사귀가 커다란 식물 아 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저 멀리 소나기 덕분에 넘치기 직전인 호수 역시 눈에 띄었다.
이 세계는 생각보다도,훨씬 더 평 화로워 보였다.
‘상상했던 그런 이미지가 아닌 데……
파트라슈가 힘겹게 고개를 내밀었 다. 그녀 역시 차원풍을 버티는 것 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숨어있는 것
이 고작이었다. 그녀는 반쯤 감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랜드 디멘션…….
“여기가?”
-응…… 일정 숫자 이상의 종의 살고 있으며 문명과 문화가 발달해 있고 ‘역사’라는 것이 기록되기 시 작한 곳이라면, 그 어떤 차원이라도 ‘위대한’이라는 타이틀을 부여받게 되지. 그것은 여타의 야생적인 차원 과 달리 지성체들에 의해 보존되고 있는 곳이야.
“지구나 그리픈과 비슷한 세계란 말이지?”
-그래,다만 발달해있는 기술은 다 를 거야. 하지만 뼈대는 비슷해. 마 도학,과학 혹은 생물학이야.
여태까지의 ‘다른 차원’이라고 하 면 이미지가 보통 ‘위험한 곳’이라 고 자리 잡혔다. 어둠이 잔뜩 홀러 나오는 차원이나 모든 것을 얼어붙 게 만드는 세상,죽은 벌레가 가득 하거나 혹은 괴수들이 땅을 지배하 는 그런 곳.
하지만 그런 차원은 그랜드 디멘션 의 주변에 속해있는 아류 차원일 뿐 이라고 한다.
우르르릉,콰광!
천둥벼락이 내려친다.
천영은 슬쩍 하늘을 훌어보았다.
구멍이 송송 뚫려있는 기괴한 모 습.
“설마,하늘에 구멍이 나있는 게 원래 모습은 아니겠지.”
-그럴 리가. 저것들은 모두 방금 전 차원의 비틀림에 의해 각각 어딘 가와 연결된 거야.
하늘 높이,원의 형태로 생긴 게이 트 너머로 ‘문화’의 흔적이 엿보였 다. 비록 방향도 제각각이고 시대의 흐름 또한 달랐지만 그것들은 모두 어딘가의 그랜드 디멘션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는 그리픈의 화려한 문화 도시도 엿보였고,지구의 회색빛 도 시 또한 보였다.
그러나.
“없어.”
-……뭐가?
“내가 느꼈던 그 세계가 없어.”
- 뭘 느꼈다는 거야?
천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 높 이 날아올랐다. 대륙 저 너머에 있 는 게이트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 만 천영은 이제 그저 눈을 감고 느
끼는 것만으로도 이 세계에 연결된 차원을 파악할 수가 있었다.
아직 어린 용이건만,차원풍을 자 꾸만 맞은 탓에 그의 능력이 점점 더 성장하고 있었다.
“아주…… 익숙한 느낌이었어. 마 치,천 년 전에 잠들어버린 그 이무 기를 만났던 공간처럼. 이질적이고, 그리운 냄새를 풍기는……
입으로는 표현하기가 힘든,뭐라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기운임에도 불 구하고 천영은 아주 진한 익숙함을
느껴버렸다. 그 알 수 없는 느낌에 혼란이 올 정도로.
“전부 뒤져서라도 찾아볼 거야.”
-불가능해. 차원계 전체를 뒤지겠 다는 말이야?
“아니,전체를 뒤질 필요는 없어. 이 근처에 있어. 틀림없이.”
-여긴 그랜드 디멘션이야. 시간의 축 또한 다르다고. 주인이 다시 그 리픈으로 돌아갔을 땐 이미 모든 것 이 없을 수도 있어. 단지 하루 정도 다른 세계에 머물렀을 뿐인데 본래 의 세계에선 만 년이나 흘렀을 수도 있다고!
“……그래도 어쩔 수 없어.”
그리픈? 중요하다. 그의 소중한 모 든 것들이 있는 세계니까.
하지만 드래곤의 본능이,그 심장 이 말하고 있었다.
당장 그것을 찾아내야만 한다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천영은 그때부터 짧은 여행을 시작 했다.
시작부터 순조롭다는 묘사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의 여행에 애초부터 순조로운 적 은 없었으니까.
“가까운 도시? 도시라고 할 만한 것들이 사라진 것은 백 년이나 되었 다 꼬마야. 성채라는 단어는 아직까 지 남아있지.”
근처에서 만난 사냥꾼 무리에게 접 근한 천영은 휴먼 폼을 사용한 다음 낡은 로브로 몸을 두르고 모자를 써 서 얼굴을 최대한 가린 채 여러 가 지의 정보를 물었다.
“도시가 왜 없는 거죠?”
“나 참. 년 어디 산속에서 구르다 온 거냐?”
“네,할아버지와 함께 근처에 있는 오두막에서 지내시거든요.”
천영은 그저 거짓말을 치기 위해 아무 말이나 둘러댄 것이지만,그 말에 사냥꾼 무리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깜짝 놀랐다.
“맙소사. ‘성벽’에 보호받지 않고 바깥에서 지내고 있는 노인이 있단 말이야?”
“분명해. ‘마스터’급 고수가 틀림없 다. 그렇지 않고서야 야생에서 이렇 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
지.”
그들의 말에 도리어 당황한 천영이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죠? 지금이 대체 어떤 상황인가요?”
“맙소사. 자신의 손자에게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지조차 숨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고수라니……. 얘야, 지금 이 세상은 너 같은 꼬마가 혼 자 돌아다닐 만한 곳이 못 돼.”
그리 말하며,사냥꾼들은 무기를 만지작거리며 뭔가를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심지어,우리들조차 몰래 돌
아다니는 것이 고작이란다.”
“어째서죠?”
“밤이 되면.”
사냥꾼은 지평선 너머를 슬쩍 쳐다 보았다.
“……신종이 몰려온다.”
“신종?”
“그래,백 년 전,난데없이 어디에 선가 나타난 신종들은 인간들이 이 룩한 문화를 너무 손쉽게도 짓밟았 어. 지금 인간들은 궁지에 몰린 상 태야.”
신종 (神種)
어느 날 갑작스레 하늘에서 떨어진 그것들은 덩치가 바위만큼 작은 것 부터 시작해서 큰 종류는 거대한 산 을 뒤덮을 정도라고 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의 사자들.
인간들은 멸망 직전,그것들에게 신종이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우리들은 천 리가 넘는 기다랗고 높은 벽을 만들어 그 속에 숨어들었 다. 그곳만이 인간들의 유일한 세상 이 되었고…… 솔직히 말해서 구석 에 몰린 쥐새끼나 다름없지.”
사냥꾼이 설명하길, 이 세계는 이
미 반쯤 멸망한 것이나 별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인간들이 구축했던 문명은 하루아 침에 신종들의 기습으로 모조리 박 살나버린 채 그저 지금은 하루하루 전 세계 곳곳에 남아있는 성벽에 의 존하여 살아갈 뿐이라고.
‘아무래도 여긴 벌써 반쯤 맛탱이 가 간 세계인 모양인데……
인간들을 하루하루를 구원을 바라 며 살아가고 있었지만,솔직히 신종 을 이길 수 있는 기술력이 모조리 소실된 지금 그저 절망스러운 아침 을 맞이하며 당장 오늘 죽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밖에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백 년 전…… 그때의 상황에 대해 기록된 것은 있나요?”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지. 그래도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것은 남아 있어. 그걸 어떻게 잊어버리겠어,인 간들이.”
사냥꾼은 주머니에서 알루미늄 병 을 꺼냈다. 술이 들어있는 모양이다.
그것을 한 모음 들이키더니 말을 이어간다.
“저 하늘에,구멍 보이지? 백 년 전에 생긴 거야. 저걸 시작으로 해 서 어디에선가 형태를 알 수 없는
기이한 괴수들이 출현하기 시작했 지. 솔직히 그 때까지만 해도 위험 성을 잘 몰랐다고 하더라고. 충분히 인간들의 무력으로 제압이 가능했으 니까.”
그러나 어느 날부턴가 등장하기 시 작한 신종은 인간의 힘으로는 대적 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했다.
“뭐 그런 이야기다. 그날 이후로 하늘에 열린 저 구멍은 아직도 메워 지지 않았고…… 저 너머에 있는 도 시 보이지? 솔직히 저게 뭔지 모르 겠어. 연구하겠다며 안경 쓰고 나서 는 학자들도 전부 백 년 전에 뒈져 버렸고.”
“그렇군요……
백 년 전이라.
‘지구에서는 방금 전 발생한 게이 트가 여기선 벌써 백 년이나 흘렀다 고?’
지구와 그리픈을 오가며 차원 간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 다. 하지만 이토록이나 시간의 차이 가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나저나 정말 신기하구먼. 신종 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꼬마 라니.”
“아,혹시 이 꼬마의 할아버지라는 사람 그 ‘영웅’이 아닐까요?”
“오호,그럴 수도 있겠는 걸? 정말 만나고 싶어졌어.”
“영옹이라뇨?”
천영이 묻자 사냥꾼들이 살짝 흥분 한 둣 말했다.
“그래,백 년 전에 신종들이 나타 났을 때,괴수들 말고도 다른 세계 에서 찾아온 인간들이 더 있었거든. 그 자들은 무지막지하게 강해서 신 종들을 단신으로 한 개체씩 쓰러뜨 릴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해. 그래서 영웅이라 불렸지.”
그러면서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짓는 다.
“뭐……. 지금은 대부분이 죽고 아 주 극히 일부만이 살아있는 모양이 지만. 네 할아버지처럼 숨어서 살고 있을 수도 있고.”
존재하지도 않는 할아버지라는 키 워드 하나로 천영은 꽤나 많은 정보 를 얻을 수 있었다. 쓸 만 한 거짓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강의 정보를 얻은 천영은 자리에 서 일어섰다.
“어라,어디 가려는 거니?”
“아직 소나기도 많이 오는데 조금 쉬었다 가렴. 그,할아버지라는 분도 만나보고 싶은데……
“아뇨.”
쏴아아! 콰광!
천영은 우산의 되어주고 있는 식물 의 이파리 아래를 빠져나가며 사냥 꾼들에게 슬쩍 말했다.
“할아버지 같은 건 사실 없어요.”
“뭐? 그게 무슨 소리…… 자,잠깐 기다려!”
서둘러 천영이 떠나가려 하자 사냥 꾼 중 한 명이 그의 낡은 로브자락 을 붙잡았다. 그러다 손을 헛디뎌 모자가 떨어지자,천영의 풍성한 흑 색 머리카락이 소나기에 젖기 시작 했다.
하늘에서 빛이 번쩍하며 천둥이 울 렸고,동시에 그는 금색의 눈동자를 깜빡이더니 사냥꾼들과 눈을 마주하 며 웃었다.
“언젠가는.”
“뭐……
“여기도 다시 평화로워질 때가 올 거예요.”
그렇게 어린 소년이 사라지고.
사냥꾼들은 한동안 멍한 상태로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있을 수밖에 없 었다.
그 뒤로.
천영은 게이트를 몇 번이나 통과하 면서 수많은 세계를 돌아다녔다.
두 개의 대륙이 하늘과 땅에 각각 떠있는 상태로 날개가 달린 종족들 이 영원히 전쟁을 하는 세계에도 가 봤으며,난쟁이들이 어마어마한 과 학 문명을 이룩한 세계에도 가보았 고 끝없이 추락하는 대륙에 도착하 기도 하였다.
“여긴 언제까지 추락하는 거죠?”
“그걸 알았으면 이 대륙에 이만 년 이 넘도록 생명이 살아가고 있진 않 겠지?”
“그래요?”
“당연하지. 당장 내일 완전히 추락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모두가 도 망칠 테니까.”
천영은 아직까지도 나락으로 추락 하고 있는 대륙을 만끽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어디로요?”
그 질문에,맞은편에 앉아있던 사 내가 어딘가로 손가락을 가리킨다.
구멍이 뚫린 공간. 지금도 계속해 서 닫히고,열리는 것을 반복하는 그곳.
“저곳으로.”
그리하여.
천영이 알아낸 한 가지의 사실.
‘모든 그랜드 디멘션에 구멍이 뚫 려있어. 지구에서처럼. 아마,그리픈 에도 비슷한 상황이겠지.’
또한,대부분의 그랜드 디멘션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위험에 처해있다 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난데없이 이만 년 전부터 대륙이
추락하기 시작한 이곳은 물론이요 난쟁이들이 사는 세계는 난데없이 불이 붙어 매년 0.001%씩 대륙이 불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총 일곱 개.
지구와 그리픈을 포함한 모든 차원 이 위기에 처해있었고,그들은 누군 가의 도움을 갈망하고 있었다.
위대한 문명을 건축했든,그러지 못하고 멸망 직전이었든.
관계없이.
절망이라는 단어는 시시각각으로 그들을 공평하게 잠식하고 있었다.
천영은 이 모든 일의 원인을 짐작
할 수 있었다.
‘길르텐 펄 리쉬……
모든 차원을 연결하겠다는 그녀의 미친 계획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봐야만 했다.
다만,알 수 있는 점 하나.
‘이 여자는 일곱 개의 차원을 지배 할 생각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어.’
그야 당연하다.
애초에 시간의 축부터가 다른 세계 들이다. 그곳을 무슨 수로 연결한단 말인가?
당장 평범한 생명체라면 저 게이트
를 통과하는 순간,시공의 엇갈림을 버티지 못하고 영혼과 육체가 산산 조각 찢겨져 나가 흔적도 남지 않을 것이다.
‘하성과 하이 엘프들이 무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보호했기 때문인가.’
용의 가호를 받으면,어느 정도 차 원의 폭풍을 견뎌낼 수 있다.
그러한 이유라면.
‘지구인들이 그리픈을 비롯하여 다 른 세계로 떨어졌을 때,죽지 않은 이유도 역시…… 용이 보호했기 때 문이겠지.’
드래곤이 아니라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아니,잠깐. 드래곤?’
문득 뭔가가 떠올랐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운.
천영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수많은 차원의 구멍들이 지속적으 로 생성되고 있었다. 저 하늘 너머 로 그리픈 또한 보인다.
천영이 여행을 시작한 이래로 조금 도 변하지 않은,마치 사진처럼 멈 춰있는 저 세계는 이곳 기준으로 이 만 년 동안이나 같은 모습을 유지한
채라고 한다.
“아프냐?”
-조금은.
파트라슈는 정령이다. 제 딴에는 용을 수호하는 정령이라고 말했지 만,사실 안내인 정도에 불과하다. 언젠가 자신들의 대륙을 찾아올 용 을 위한 안내인.
그런 파트라슈가 차원과 차원 사이 를 뛰어넘는 도약을 여러 번이나 버 려낸 것도 용했다.
“그래도 이번이 마지막이야. 좀만 참아라.”
-마지막이라고……?
“응,나 찾은 것 같아.”
낯선 이유는 여태까지 그러한 기운 을 느껴본 적이 단 한 번밖에 없었 기 때문이요,익숙한 이유는 천영 본인과 굉장히 흡사하기 때문이었 다.
그랬다.
천영이 차원풍 속에서 느낄 수 있 었던 그 냄새는…….
“이제야 확실히 알겠어. 이건…… 또 다른 드래곤의 향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