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9화 〉 외전먼 세계의 이방인(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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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올리비아가 나 때렸어!”
나는 내 뺨을 후려치고 다시 싸우러 나간 올리비아를 가리키며 히로인들에게 외쳤다.
“저건 할 말이 없지.”
아니? 얘들이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나?
내 회로인들이 나 말고 올리비아 편을 들어?
해도 해도 너무하거든요!
“맨날 보지보지 보지보지보지 하는데. 나 같아도 뺨 후려칠 거야.”
“게다가 귀족이잖아. 이 정도는 인정해야지.”
한수지마저 고개를 저었다.
음. 이렇게 나온다면야 어쩔 수 없지.
나도 다 생각이 있다 이 말씀이야!
“내 말에서의 섹스는 일종의 드립이야. 야스라고 할 수 있지.”
“아니. 시발 그딴 게 뭐 드립이야?”
올리비아도 드립이라는 단어를 아는구나.
“그만큼 사과하라는 내 열망을 몰라주겠어? 너희들 결국 하나였잖아!”
올리비아와 싸우다 머리가 산발된 흑올리비아가 한쪽 눈을 찡그렸다.
뭐야 저 반응은. 나는 당연한 소리를 하는 거라니까?
“지금 그게 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해?”
“양념 반, 후라이드 반. 결국에는 하나의 닭에서 나오는 거라고! 하나의 올리비아에서 반반 나온 거 아냐!”
한뿌리에서 나온 가족이 그렇게 싸우는게 아니지!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언제는 함께 싸워준다더니 또 하나로 합치라 하지 않나 이건 뭔.”
올리비아가 이마를 짚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
나도 압도적이라면 그렇게 생각했겠지.
그런데 이게 문제가 많다. 저 흑올리비아가 상당히 강력하다.
그러니. 우리 공격은 전부 피한다.
작가의 권능을 쓰고 싶지만. 생각해보니 올리비아에게까지 어떤 영향이 갈까 두렵다.
“그러니 싸우지 말고 섹스해!”
나는 가까이 가 둘에게 그렇게 외쳤다.
그러니까 방법은 이것이다.
아까보니 흑올리비아도 감정에 예민한 것 같았거든.
이걸 잘만 이용한다면.
이렇게 화해를 중용하는 것. 어차피 저 둘이 화해가 불가능할 거라는 건 나도 잘 안다. 그러니까 내 마음으로 호소했다.
겉으로는 말이다.
슬쩍 올리비아를 바라본다.
강렬하게.
아마 내 눈의 의미를 그녀는 알고 있을 것이다.
내 눈빛에 올리비아는 고개를 끄덕이나 싶더니 새로운 마법을 발현했다.
“보이드!”
검은 공 같은 것이 흑올리비아의 몸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검은공은 올리비아의 몸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이건 또 어디서? 뭐야. 이걸 언제 준비한 거야. 공허마법을!”
콰드드드득
혹올리비아의 몸에 생긴 구멍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지금이 기회였다.
지금까지 자신들을 피하고 쥐새끼처럼 오로지 올리비아 하나만 바라보고 공격하면서 튄 흑올리비아지만. 아 잠깐의 틈을 우리가 허용해줄 리 없지.
“용용펀치!”
빠각!
이미 올리비아와의 싸움에서 어느 정도 지친 흑비리아는 세계관 최강자의 펀치를 안면에 제대로 처맞고 그대로 붕 떠버렸다.
“크하아아악!”
이야. 흑올리비아의 입에서 저런 처참한 말이 나오다니!
여자애가 저런 말을 쓰면 안 되거든요!
그래도 우리 올리비아가 마침내 나와 연계 작업을 하기 시작했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게 바로 용용이와 올리비아의 합동전략이다 이 말이야!”
“합동전략인지 뭔지 모르겠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부분이다.”
“어?”
흑올리비아는 올리비아가 만들어내는 주먹을 봐야 했다.
그 주먹은 무척 영롱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
저 주먹으로 내 보지를 쑤시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 존나 행복한 기분이겠지?
아니다. 유은하. 너는 그렇게까지 변태는 아니라고. 또 올리비아에게 경멸의 표정을 맛볼 수는 없는 일이다.
아니, 그것도 나름대로 포상이 아닐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 일단 지금은 둘의 싸움을 보면 그뿐이다.
어차피 흑 올리비아가 무슨 짓을 하든 간에 그 공격은 쓸모가 없다.
이제는 방법을 바꿔서 흑이 올리비아에게 공격할 때마다 지우고 있으니까.
그야말로 완벽한 전투랄까.
“비열하기는 이런 식으로 의지를 해?”
의지하는 게 뭐 어떻나.
올리비아는 당연히 내 히로인이니 내게 얼마든지 의지해도 좋다 이 말씀이다.
큭큭큭. 정말 흑올리비아는 바보 같구나.
그런 점이 귀엽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이 싸움은 온전히 올리비아의 몫이니까. 대꾸하는 것도 올리비아가 해야 한다.
나는 그냥 지켜볼 뿐이다.
“원래 사람은 다 협력하면서 살아가는 생물이야. 마왕이 되겠다고 설치는 너랑은 달라!”
오오. 멋지다. 그래. 바로 그거지.
사람은 원래 의지를 해야 하는 생물이다.
올리비아의 주먹이 흑올리비아의 아랫배에 꽂혔다.
어? 이거 완전 배빵 플레이?
흑 올리비아의 얼굴이 기이하게 비틀렸다.
“웃기지도 않아!”
그래. 나도 웃기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올리비아도 웃기지 않는다.
올리비아는 새로운 기술을 쓰려는 모양인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거대한 빛이 주먹에 머금어지더니 붉게 물들었다.
그 이름하여.
“면상 메테오.”
아니, 그건 좀 유치.
“잠시만 그건 메테오가 아니잖.”
흑 올리비아도 따졌지만.
“메테오 만큼 강한 펀치라는 뜻이다. 멍청한 년아!”
흑 올리비아의 면상에 화려하게 박힌다.
빠각!
올리비아의 귀여운 주먹이 흑올리비아의 얼굴에 그대로 박혔다.
어우야 끔찍하다.
여기에 이어 하나 더 있었다.
“보이드 연발 폭탄!”
퍼버버버버버벙!
보이드 연발 폭탄.
뭔 기술인지는 모르겠는데 흑 올리비아의 몸에 검은 구멍이 여러 개 뚫리기 시작했다.
흑 올리비아는 반격하려 했으나 당연히 서지연의 눈이 있으니 무리.
당연히 흑올리비아는 개처럼 얻어맞았다.
“이런 미친년! 대체 어디서 이런 힘이.”
흑 올리비아는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
이 세상에 내가 없었으면 모르겠는데. 흑 올리비아가 탄생한 이 세상은 그거다.
이미 용용이의 엔딩 이후의 세계라는 거지.
나 혼자 있어도 어려울 텐데. 무려 만렙 캐릭터만 수두룩한 세계에서 마왕으로 부활.
제정신 아니지. 이건.
올리비아가 이상한 푸른색 미사일을 계속해서 올리비아에게 날리는데. 흑올리비아가 이상한 검을 휘둘러 전부 무력화시켰다.
결국 서로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면 답은 육탄전.
보지와 보지끼리 비벼서 싸우는!
순간 올리비아의 마법이 날아와 옆으로 슬쩍 피했다.
어떻게 알았을까.
“나한테서 분리된 년이 본체인 나보다 강할 거 같아?”
빠각!
주먹이 다시 작렬했다.
올리비아. 마법보다는 근접에 더 가까운 거 같은데?
엄청 열심히 자기 분신인 흑 올리비아를 두들겨 패고 있다.
“네 몸이 나한테서 나온 걸 잊으면 곤란하지!”
“큭!”
공중에서 얻어터진 흑 올리비아는 그대로 땅에 곤두박질치고.
“꼬우면 너도 동료 만들던가?”
올리비아의 계속된 폭행과 놀림. 흑올리비아는 점점 몸이 무너져 내렸다.
그렇겠지 나라도 저렇게 인신공격을 하면 살고 싶지 않을 거다.
대체 저 존재는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말도 안 돼. 여기서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어! 크아아악!”
“이야. 슬슬 이상한 소리 내고 있구나. 진짜 너는 내가 아니겠지. 네가 나라면 그런 처절한 비명은 안질러!”
빠아악!
올리비아는 그간 지구에서 지내느라 쌓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는지. 있는대로 중2병 올리비아를 두들겨 팼다.
“이 권능도 애초에 내 거야. 이년아!”
심지어 흑올리비아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검을 빼앗으려고 아예 오른팔을 그대로 비틀었다.
당연히 반격하는 흑올리비아의 공격은 시연이에 의해 차단되고.
콰과광!
뭘 자꾸 갖다박는지 모르겠다.
흑올리비아는 매번 바닥에 처박히기만 했다.
그 모습이 너무 불쌍한데. 어쨌든 악역인 이상 여기서 빠지는 것이 흑올리비아의 역할이다.
“그런데 솔직히 재미없다.”
“음. 가슴이 웅장해지는 싸움을 기대했는데.”
가슴은 웅장하기는 한데. 뭐가 문제일까.
음. 더 입을 열지 말자. 최근 내 평가가 너무 무지성 크싸레취급을 받고 있으니.
슬슬 작가 유은하답게 진중한 모습으로 나가야지.
“지연씨가 도우니 일방적으로 흑이 처맞네요?”
그렇겠지. 올리비아는 강하니까.
당연히 흑의 공격이 차단되었다면 올리비아는 방어할 필요가 없어지고 상대를 흠씬 두들겨 팰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영향이 올지도 모르고. 우리 용용씨가 도와주는 걸 바랄 텐데 안 도와줄 수도 없잖아.”
“그렇지. 그리고 아마 지연이가 안 도와줬어도 올리비아라면 이겼을 거야.”
“그래?”
“느껴지는 힘의 크기가 달라.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배틀메이지 비슷한 것 같은데. 저런 격투전만 해도 나와 비슷한 수준일걸?”
다만 역시 마법사라 마나를 의식해야겠지만.
아마 올리비아는 이겼을 거로 생각한다.
“어딜 나도 아닌 게 깝죽대고 있어!”
“웃기지 마! 너도 결국 나야! 네가 나에게 뭐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흑 올리비아의 상태가 이상하다.
여유는 어디로 갔는지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보인다.
아니. 사실 저건 올리비아가 아닌 거 아닐까?
정작 올리비아 본인은 자신이라고 말한 거 같지만 저걸 보면 좀 이상해 보인다.
“나는 너? 나는 오로지 나 하나야!”
이번에는 정말로 운석이 떨어지고 있다.
뭐 저렇게 커다래? 저건 아무리 나라도 맞으면 좀 아프겠는데?
오죽하면 히로인들 조차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 광경을 봤다.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으면 꼼짝없이 휘말렸을 것 같다.
“근데 은하야.”
“왜 지연아. 보지 목말라?”
보지가 목마르다면 비벼야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니다.
그래도 여기서 비비는 건 좀 그렇지!
“아니, 그건 밤에 하고 운석 낙하랑 메테오랑 무슨 차이야? 쟤 전에 말한 거로는 운석낙하가 메테오던데. 지금은 메테오펀치라고 또 말하잖아.”
음. 그건 간단하지.
“올리비아 마음 아닐까?”
그러게. 정말 무슨 차이일까.
이윽고 전투의 종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흑 올리비아는 검은 마기로 변해 허공에서 몸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싫어! 이렇게 죽기는 싫어!”
“얌전히 나한테 흡수당하면 그만이야!”
오. 저거 좀 야한데?
나에게 흡수라. 보지로 흡수라. 그건 좀 꼴릴 거 같다. 예전에 어떤 성인물에서 보지로 사람을 흡수하는 그런 소재가 있었는데.
“뭔가 야릇하지 않아?”
“대체 어디가 야한데요?”
지연이가 태클을 걸었다.
어허. 이몸이 야릇하다면 야릇한는 거지.
어쨌든 이것으로 마침내 끝이 다가온 것 같다.
흑 올리비아는 나름의 저항을 했으나, 결국 올리바아의 주먹질은 이기지 못했다.
애초에 덜 완성된 상태였던 거지. 심지어 그 와중에 우리까지 부딪쳤으니. 오히려 흑 올리비아가 불쌍한 지경이다.
그러니까. 마왕으로 부심부릴 곳을 잘 골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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