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0화 〉 외전먼 세계의 이방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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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올리비아는 마침내 올리비아에게 흡수되어간다.
진작 이렇게 될 일이었다.
“싫어! 이렇게 죽기는 싫어!”
“얌전히 나한테 흡수당하면 그만이야!”
오. 저거 좀 야한데?
나에게 흡수라. 보지로 흡수라. 그건 좀 꼴릴 거 같다. 예전에 어떤 성인물에서 보지로 사람을 흡수하는 그런 소재가 있었는데.
“뭔가 야릇하지 않아?”
“대체 어디가 야한데요?”
레이나가 태클을 걸었다.
어허. 이 몸이 야릇하다면 야릇하다는 거지.
마침내 끝이 다가온 것 같다.
흑 올리비아는 나름의 저항을 했으나, 결국 올리바아의 주먹질은 이기지 못했다.
애초에 덜 완성된 상태였던 거지. 심지어 그 와중에 우리까지 부딪쳤으니. 오히려 흑 올리비아가 불쌍한 지경이다.
“하아. 하아아. 여기만 아니었어도!”
“여기만 아니었으면 너는 태어나지도 못했겠지. 지구니까 마기가 짙은 곳에서 너 같은 우중충한 년이 태어난 거야.”
빠악!
팩트를 때려 박으면서 마지막 한방을 때리니 흑올리비아는 눈이 녹듯이 사르르 녹아 올리비아의 몸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올리비아가 당황했다.
“전부는 안 되는 거 같은데?”
“그러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
스파아아앗.
무너지는 흑비리아가 마지막 반격을 가한 것이다.
그렇게 아주 잠깐이나마 자기 몸을 물처럼 만들어 올리비아에게 덮쳐들었으나.
“사람 귀찮게 하네. 어차피 흡수될 주제에.”
결국 올리비아가 승리했다.
너무나도 빠르게 끝났다.
그런데 흡수를 저렇게 해도 될까?
상당한 양의 마기를 올리비아가 흡수했는데.
저건 무시할 만한 양이 아니다.
그냥 어마어마한 양이다.
“솔직히 싱거운데.”
“원래 이런 말이 있잖아. 보지를 잘 알아야 보지를 잡는다. 올리비아가 잡은 건 자기 자신이니 잘 잡은 거야.”
부록으로는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보지를 알고 보지를 알아야 보지를 잡는다!
이것이 바로 크싸레 유은하의 명언이라 할 수 있겠다.
“그게 아니라 하필 이 동네에서 태어난 탓에 쪽도 못 쓰고 그대로 패배해버렸으니 쯧.”
“당해주는 것은 반대로 재미없잖아?”
혹시 몰라 작가의 권능을 사용하지도 않았으니 많이 봐준 거다.
“휴우. 드디어 갔구나.”
“여. 올리비아 괜찮아?”
“응. 괜찮은데.”
의외로 홀가분한 얼굴이다.
정말 몸에 아무 문제 없을까? 마기를 그렇게 흡수했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는데 계속 따지는 것도 실례겠지.
일단 지금은 서로 좋고 좋은 법이니까
“그런데. 왜 그리 찝찝한 얼굴이야?”
왜인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올리비아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마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뭐. 그건 인정하는 각입니다.
“뭔가 일전을 한 느낌이 안 드니까.”
“괜찮아. 인생이 원래 다 그런 거지.”
내가 봐도 웃기기는 하지만. 아무튼 물리쳤으면 된 일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갓 태어난 호랑이를 다굴해서 두들겨 패 죽인 용이라는 입장이니까.
그런데 올리비아는 뭐가 그리 황당한지 나를 빤히 바라본다.
저 입에 존나 진하게 키스를 박고 싶다. 후욱. 후욱. 그래도 참는다. 올리비아는 보통 여자가 아니니까. 심지어 TS였다? 이건 어떻게든 암타를 시켜야만 내가 취할 수 있다는 소리다.
“뭔 인생이야. 대체 너희 얼마나 강한 거야?”
“글쎄? 아마 나는 신이 아닐까?”
“하여간 사람을 엄청나게 놀려먹는다니까.”
“아니. 진짠데.”
작가의 능력을 생각한다면야 나는 신이다.
물론 올리비아 세계는 내가 만든 세계가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한 세계지. 그러니 올리비아의 신은 되지 못하지만. 이제 슬슬 끝낼 타이밍일까.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돌아가야지. 여기 더 있다가는 또 분열할지도 몰라서.”
여기 더 있어도 되는데.
“어. 그래? 그래도 내가 잡아도 되니. 남아있는 게 좋지 않을까?”
내 말에 올리비아가 얼굴을 구겼다.
뭐하러 그러냐는 뜻이겠지. 뭐 일리는 있는데. 그렇게 하면 나는 이 올리비아를 놓치고 말거다.
절대 그렇게 둘 수는 없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저쪽 세상 사람이야.”
“그러지 말고. 응? 내 인생 일대의 부탁이야.”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부탁하니 올리비아는 한숨을 푹 쉬었다.
“며칠은 있다가 가지 뭐.”
좋아. 이것으로 다 되었다. 그 안에 한 번 일을 저지르면 된다. 결국 TS한 암컷이라는 존재는 여러모로 미묘하면서도 타락시키기 완벽하다.
남자의 자아가 여자의 쾌락을 이겨낼 수 있을까?
흔히들 그런 말이 있다. 남자는 찍 싸면 그 순간 끝이지만 여자의 절정은 그보다 열 배는 오래 간다고.
남자 시절의 올리비아도 결국 남자였던 이상 자위는 해봤겠지. 아니면 용사파티 일원이었다면 여자랑 관계도 좀 가져봤다거나.
즉. 남자의 쾌락에는 익숙하지만, 여자의 쾌락은 모른다는 사실.
자위까지는 했을지 모르지만 그건 남자였을 때 해본 자위와 비슷한 수준에서 머물 뿐. 처음부터 여자가 아니었으니 자위 실력도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한번 여자의 쾌락을 느끼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암컷타락을 한다는 말씀이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불변의 진리라는 소리지. 수컷으로 있었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거다.
당장 최시우를 봐라.
색욕과 융합할 정도로 암컷이 되어버린 거다. 물론 시우의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개발되어 그 효과가 더 큰 탓도 있지만. 늦든 빠르든 남자의 자아도 암컷으로 타락했겠지.
무엇보다도 최시우는 원작 주인공이다.
그런 인물이 여자가 되고 쾌락에 타락해버린다는 것은 그만큼 남자의 정신으로 느끼는 여자의 쾌락은 남자의 정신이 버티기 힘든 거라는 것.
올리비아라고 다를 건 없지.
직접 용용이와의 파워풀 교미를 하면 어떨까?
이미 올리비아의 반은 마왕이다.
굳이 흑 올리비아가 있을 이유가 없는 완벽한 쿠앤크 올리비아.
즉. 다시 말해서 충분히 내 마기 자지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아마 박기만 해도 자신이 알던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거다. 고리타분한 마법은 집어치우고 오로지 섹스만을 바라는 몸이 되겠지.
올리비아가 암캐가 되었을 때가 무척 기대된다.
‘좋아. 거사를 치르겠다!’
* * *
올리비아는 의미심장하게 웃는 마성의 여자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 망할 년이 또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군.’
보나 마나 암컷 타락이니 뭐니 하는 소리를 지껄이겠지.
솔직히 말해 마왕 올리비아의 일을 전적으로 유은하에게 책임이 있다고만 볼 수도 없었다.
유은하의 본색을 모르고 미리 설명해두지 않은 까닭도 있었다.
게다가 이번 사건으로 자신의 몸은 이전보다 견고해졌다. 마왕 올리비아가 온전히 흡수되면서 주체성을 완전히 확립했다.
도움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어쩌면 확실히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전투를 저 망할 유은하와 동료들 덕에 쉽게 이겼다.
세상에는 역시 강자들은 많은 법이었다.
저런 놈들이 자신의 세계에 있었다면 진작 마계는 평정되었을지도 모른다.
‘돌아가려면 또 좌표를 설정해야 하는데.’
유은하에게는 금방이라도 돌아갈 것 같이 말했으나 그것도 현시점에서는 힘든 처지다. 최소 며칠은 걸릴 것이다.
그안에 바보 같은 여자가 보상을 달라며 달려든다면. 곤란하지.
가만히 보니 유은하를 중심으로 백화교란 단체는 돌아가는 것 같으니. 이곳이 저들 세상인 이상 작정하고 자신을 먹으려 들면 올리비아는 힘들어진다.
‘어쩔 수 없군.’
돌아가기 전까지 자신의 정조를 지켜내야 하지만. 유은하가 보상을 바란다면 마냥 거부하기도 어려웠다.
심지어 저 레즈비언은 들어보니 남자의 성기도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러니 만일 저 망할 여자가 그것까지 써먹으려 든다면. 솔직히 곤란하다.
‘아무리 그래도 전 남자였던 입장에서 여자의 쾌락으로 그러는 건 좀.’
까놓고 말해서 여성의 성적 쾌락을 모르는 건 아니다.
이전의 올리비아도 한창때 여성으로 욕구불만이면 스스로 위로다. 당연히 그 기억도 그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지금의 올리비아는 그 쾌락이 남자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자위만이 아니라 저 괴상한 레즈비언에게 정말 삽입이라도 당한다면 어찌 될지 모른다.
그 주변 여자들도 이미 그걸로 당했다 하지 않았나.
그럼 조금 치욕적이더라도 저 여자를 만족시킬 방법을 쓰기로 했다.
이 몸만 안 내어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간단하다.
‘진짜 내 몸이 아니더라도 괜찮잖아?’
과거 올리비아는 몽마라는 존재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었다.
꿈속에 들어와 남자든 여자든 사람의 정기를 빼앗는 존재. 그런데 대체 꿈속에 어떻게 들어가는 걸까. 그것까지 연구했다.
그렇게 사람의 꿈에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꿈을 조작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몽마가 가진 고유능력까지는 통달하지 못해도 꿈을 조작하는 마법까지 배웠으니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 아닌가.
정작 쓸모는 없었지만. 심지어 한번도 써본 적이 없다.
어쩌면 이번에 쓸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결국 저쪽에서 판을 깔 테니 적당히 어울려줘야겠지.’
당장에 자신이 어떻게 할 건 아니다. 만약에 덮치려 든다면 그때 벌일 일이다.
꿈에서 조차 자신이 알몸이 되어 유은하에게 앙앙거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최소한 그것이 본인이 아닌 꿈속의 존재라는 것에 안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좌표도 알아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저 레즈비언 변태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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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올리비아를 물리친 날. 나는 히로인. 올리비아와 함께 크게 파티를 열었다.
올리비아와 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나와 히로인들의 관계와 백화교가 탄생한 과정 등. 알려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알려주면서 나는 올리비아와 친밀도를 올리기로 했다.
그녀 역시 나에게 많은 걸 알려주었다.
그 세계에서 자신을 귀찮게 하는 존재들. 그리고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많다는 등. 너는 그 중 하나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어느새 이 용용이는 올리비아의 히로인이었던 것인가!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올리비아는 아직 돌아가지 않았다.
돌아가려고 하면 히로인들이랑 작정하고 붙들어둘 생각이기는 했지만. 도저히 올리비아의 속을 모르겠다.
나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분명히 말해서 올리비아는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전에 한 번 거사를 치르기는 해야겠지.
“후. 어쩔 수 없지. 이 정도면 그래도 많이 참았잖아?”
그러니까. 살짝 맛은 봐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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