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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화 〉 고블린 킹­1 (210/265)

〈 210화 〉 고블린 킹­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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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근처의 마나를 끌어서 오른 손으로 이동시키니 내 손 근처에 붉은 기류가 넘실넘실 거리기 시작했다.

화련이보다도 훨씬 강한 걸로 추정되고 있는 흡혈귀이 마나다 보니 그 양이 많은 편이 아니어도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보였는데 당장은 이렇게 몸의 다른 분위로 이동시킬 수 있는 걸 제외하면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흡혈귀가 나한테 심어준 파피루스를 형상화하는 방법도 아직 알아내지 못했으니 그녀 피의 마나를 다룰줄만 아는 상황이 된 것 이다.

'그래도 멋있긴 해.'

현수의 말 처럼 붉은 기류가 몸을 휘감고 있는 것은 딱히 추가적인 이점이 없더라도 멋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적어도 상대로 하여금 공포 정도는 더 끌어올릴 수 있을 테니까.

언제쯤 흡혈귀의 마법을 자유자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 보다는 계속 다루고 있는 것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하루 종일 몸 이곳저곳에 피의 마나를 흘려가면서 수련을 진행했다.

침공형 게이트가 발생하면서 나 혼자서 돌아다니는 건 금지가 되었는데 괜히 등반형 게이트 인줄 알고 들어간 곳이 침공형게이트일 수도 있고 가는 길에 위험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지금은 분명 위험한 상황이 맞았기 때문에 등반형 게이트에서 수련하는 것도 멈추고 월하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보멸 볼 수록 기이하단 말이지, 내 전생에서도 그토록 사특한 마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늘..."

"그래도 내 몸에 위해를 가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그건 아해가 마나의 주인이기 때문에 그런것이지 본질적으로는 상당한 기세를 가지고 있는 마나가 맞다."

화련이 조차 어떻게 사용하는 지 분석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흡혈귀가 화련이 보다 강하다는 가정은 사실상 맞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띠리리리

연하가 나에게 챙겨줬던 전화기가 울렸다.

바로 핸드폰을 틀어서 이름을 확인하니 백연하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막내 동생이라고 저장되어 있던 이름을 내가 바꿔서 만든 연락처였다.

"누구냐?"

"연하."

바로 전화를 받으니 평소와는 다른 사뭇 진지한 목소리가 전화기 넘어로 들려왔다.

­천마언니 주변에 있죠? 잠깐 바꿔 주실 수 있어요?

"너 찾는 것 같은데?"

화련이한테 전화기를 넘겼다.

"무슨 일이냐? 어, 지하도에 몬스터가 발생했다고? 그걸 왜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지? 저번에 게이트 사건 때 처럼 공간이 휘어져 있다거나 한 것도 아닌 데 말이야... 뭐? 게이트 반응이 없어?"

연하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건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큰 일 난거야?"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나조차 지하도 쪽에 관심을 가지기 전까지는 몬스터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다른 이들이 알아 차리지 못했을 만도 하지..."

"강한 몬스터래?"

"고블린이 나타났다고 한다."

고블린?

어디를 가든 최약체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몬스터였기 때문에 당연히 쉽게 처리 할 수 있을 거라 여긴 내 생각을 화련이가 가볍게 깨 부쉈다.

"그 규모만 만 가까이 되고 S급 몬스터인 고블린 킹도 나타났다고 하는 군... 하연과 월하가 있으니 고블린 킹 한 마리를 잡는 건 그리 어렵지 않겠지만 그 과정에서 도시 전역에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서인지 나한테 도움을 요청했다..."

무릎에 손을 집고 일어나며 나를 바라봤다.

"따라오거라. 아무래도 현장에 가서 상황을 살펴봐야 할 것 같으니."

"알았어."

화련이가 내민 손을 잡자 마자 시야가 확 바뀌어 있었다.

지하도에서 고블린이 나타났다고 들었는데 정작 이동한 곳은 지상이었다.

"아, 오셨어요?"

"그래, 대체 무슨일이 일어난 거지?"

"아까 말했듯이 고블린이 갑자기 나타났어요. 지금은 도시 외곽에 있는 작은 구멍에서 튀어 나오고 있는데 지하도 내부에 만마리가 넘는 고블린이 숨겨져 있다는 게 확실시된 만큼 언제 지하도를 뚫고 나올지 알 수가 없어요."

왠지 익숙한 느낌에 주변을 둘러 보니 내가 저번에 지하도로 들어갔던 그 구멍이었다.

내부에서 봤던 지하도는 상당히 튼튼했기 때문에 일반 고블린들이 굳이 다른 구멍을 뚫지 않고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서 나오는 듯 보였다.

"바글바글 하네..."

"네, 엄청 많죠? 끝도 없이 계속 몰려와요."

구멍의 앞에는 수많은 수의 각성자들이 몰려서 고블린들을 잡고 있었다.

고블린들의 모습은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특별히 등급이 높아 보이는 개체는 존재하지 않았고 모두 비슷한 모습을 한 채 무너져 내린 토사를 밟고 올라오는 중이었다.

"침공형 게이트에서 나온 애들일까?"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추측하고 있지만 확실시 된 건 아무것도 없어요. 말씀드렸다시피 게이트 반응이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저 안에는 고블린 킹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강력한 고블린이 있다는 것 정도에요. 그래서 고블린을 처리하는데 하연언니나 월하 언니를 투입할 수 없는 거기도 하죠. 괜히 S급 각성자를 움직여서 고블린 킹을 자극했다가 큰 전투라도 벌어진 다면 도시 전체가 위험해 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일반 각성자들로만 막기에도 한계가있지 않아? 계속 인력 투입하는 것도 손해가 클텐데."

"그래서 우리 천마 언니를 부른 거 아니겠어요? 언니, S급 몬스터 정도는 쉽게 잡으실 수 있으시죠?"

"마냥 쉽지는 않지만... 도시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잡을 수 있냐고 묻는 거라면 불가능하지는 않다."

"적합한 대가를 드린다면 고블린 킹을 잡아주실 수 있나요? 당연히 사례는 해드릴게요."

"무슨 사례지?"

연하가 화련이한테 다가가 귓속말하니 화련이가 눈을 크게 뜨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화련이 한테 저정도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인데 저렇게 까지 격하게 반응 하는 걸 보면 상당히 큰 것을 건 모야이었다.

"지금 바로 잡으러 가면 되나? 아니면 고블린킹과 게이트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서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가? 연하 너는 원래 몬스터 연구하는 거 좋아하지 않나."

"저는 몬스터를 연구하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해야 하는 행동이니까 하는 것 뿐이지 좋아해서 한다고 착각하시면 곤란해요."

"그래서, 할 거라는 건 가 말거라는 건가."

"당연히 해야죠. 이번에 침공형 게이트가 등장하면서 같이 발생한 현상인 만큼 고블린들의 출현도 침공형 게이트를 만든 이들과 연관이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고블린 킹이 어떻게 게이트도 없이 우리 세계에 왔는데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 지 등을 미리 연구하지 않으면 다음에도 또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단 말이에요."

화련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 바로 이동하도록 하지."

화련이가 연하의 손목을 잡고 나를 가볍게 끌어 안은 뒤 공간 이동을 사용했다.

­크르를르륵!!

우리가 이동한 장소는 지하도 위쪽에 설치된 환풍구로 추정되는 공간이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수많은 고블린 들이 출구로 추정되는 곳을 향해서 이동하고 있었다.

"엄청 많네요... 나름 중심부라 그런가, 상당히 고급 병종도 보이고요."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고블린 들이 움직이고 있는 건 아니었다.

고블린을 관리 감독하는 듯 보이는 상위종으로 추정되는 고블린들도 보였는데 그들은 F급에 머무는 다른 고블린들과는 달리 적어도 C급, 진짜 강한 고블린은 A급까지도 추정되는 몸을 가지고 있었다.

고블린 킹 근처로 갈 수록 강력한 수하가 배치되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었음으로 이 근처에 고블린 킹이 있을 거라는 사실은 자연스럽게 유추할 수 있었다.

"고블린 킹은 어디에 있을까요?"

"알고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놈 주변에는 달리 숨을 곳이 없다. 내가 네 이능을 보조해 줄터이니 고블린 킹한테 들킬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사용하도록."

"그렇게 말하신다면 부담 안 가지고 쓸 게요."

연하가 자신의 이능을 전개했다.

그녀의 몸에서 나온 하얀 빛이 화련이에 의해 가려진 채 주변을 훑었고 곧 푸른색 기류에 감싸져 있는 듯한 영상이 연하의 눈앞에 튀어나왔다.

"저게 고블린 킹이야?"

"네."

고블린 킹의 모습은 다른 고블린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짝달만한 키와 빠짝마른 몸에 배만 툭 튀어 나와 있는 몸,

A급 몬스터인 홉 고블린 전투 대장이 저것보다 10배는 멋있는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블린킹의 모습은 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 쟤가 게이트 인가 본데요?"

고블린 킹은 손 짓 한 번에 고블린들을 우수수 소환하고 있었다.

일반 고블린 킹한테는 존재하지 않는 능력이었기 때문에 고블린 킹 자체가 게이트라는 가설이 맞는 듯 보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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