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2화 〉 리우잉이 돌아왔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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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을 조금 섞어서 말하자면 리우잉누나의 피는 영양가가 없었다.
평소에 기본적으로 S급의 피를 마셔 버릇해서 그런걸까?
리우잉누나가 강한 사람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등급이 높은 건 아니었기 때문에 피의 마나가 늘어나는 속도가 시원치 않았다.
늘어난 마나로 내상을 치료할 수 있긴 했지만 그 효율이 썩 대단하진 않았다.
"어때 다 나았어?"
그렇다고 나를 보고 밝게 웃고 있는 누나를 상대로 누나 피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 억지로 웃으면서 그렇다고 답해줬다.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넌 누나한테 덤비려면 아직 멀었어!"
리우잉누나가 팔짱을 끼고 턱을 든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니 그 모습이 상당히 귀여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빴다.
"방심하지마 금방 따라잡아 줄테니까."
"따라잡을 수 있으면 따라 잡아봐! 나는 성장 안 하는 줄 알아? 나도 이제 각성자야!"
"나도 각성자거든?"
'유치하게도 논다.'
'넌 들어가 임마!'
의식 잃고 쉬고 있는 다더니 갑자기 튀어나오는 이수현을 집어 넣고 리우잉 누나를 바라봤다.
"그래 각성자라 좋겠다!"
"누나도 각성자라서 좋겠다!"
"나는 네가 더 좋다!"
"나도 누나가 더 좋다!"
서로 목소리를 높였던 싸움은 결국 서로를 꼭 안아줌으로서 마무리 되었다.
"결국 결론은 넌 아직 누나 따라오려면 멀었다는 거야."
"나도 알어."
하지만 키는 내가 더 크지.
그 상태 그대로 누나를 안아들었다.
"뭐해?"
"오랜만에 만나서 안고 있지. 누나는 싫어?"
"아니, 좋아."
누나가 내 품에 꼬옥 하고 안겼다.
"나 누나한테 궁금했던 거 많은데 물어봐도 돼?"
"뭐든지 물어만 봐! 다 대답해줄게!"
"중국은 지금 어떤 상황이야? 한국은 한 동안 이런 저런 일이 많았다가 또 한 동안은 평화로운 상탠데."
"우리도 비슷해, 한참 몬스터들이 난동을 피우고 지금은 또 쉬어가는 듯이 아무것도 나타나고 있지 않지. 다른 사람들 말로는 조금 있으면 또 새로운 유형의 적들이 나타날거라고 하는데 솔직히 난 잘 모르겠어. 적들이 우리를 다시 한 번 더 공격하려고 할까?"
"나도 잘 모르겠지만 다시 공격해 올 거라고 생각해. 놈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 아니야."
"그러려나? 이왕 공격해 올거면 한번에 후다닥 공격해 와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이수현의 시점에서 봤던 용사라는 인간은 정말 강했다.
그런 인간이 공격해 온다면 어차피 우리 세계는 망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용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세력들의 인물도 만만치 않은 힘을 가지고 있을 테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흡혈귀는 대답이 없고, 다시 부르지도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예 없는 걸까?
'한 가지 방법이 생각난 게 있는데.'
'일단 입 다물고 있어. 오늘 하루는 리우잉누나랑 즐겁게 보낼 테니까.'
"즐거운 이야기좀 할까? 오랜만에 다시 만난 건데 너무 우울한 얘기만 하지 말고."
"좋아! 현수 너는 애를 몇명 낳고 싶어?"
"갑자기?"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나를 껴안고 올려보고 있는 누나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피했다.
***
"게이트를 말이냐?"
"어, 용사는 너보다 강하지만 다른 애들까지 너 보다 강한 건 아니잖아? 저번에 만났던 안숭인가 뭔가 하는 애만 해도 너보다 약했잖아."
화련이가 복잡한 표정을 짓고 나를 바라봤다.
"게이트를 만드는 건 단순히 더 강하다고 만들 수 있는 개념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존재들보다 상당히 약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추정되는 빛의 정령도 게이트를 잘만 만들었지 않나."
"그래도 방법을 알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상대쪽에서 우리쪽으로는 게이트라는 개념을 통해서 넘어올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쪽에서 상대쪽으로 넘어가는 건 불가능한 일인가?
어제 현수와 리우잉이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계속 고민하고 있던 내용이다.
"일단 등반형 게이트 하나를 포기할 각오는 해야겠군."
지금까지는 일부러 등반형 게이트를 유지시켜놨다.
각성자들이 등반형 게이트 안에서 몬스터를 잡으면서 성장했어야 하니까.
보스 몬스터가 있는 3층에는 아예 출입조차 못하게 막아놨다.
위험한 것도 있고 몰래 잡을 수도 있으며 일정 이상의 정보를 얻어도 제한때문에 게이트가 사라질 우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연이 허락만 맡으면 되는거니까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 같은데?"
"차라리 중국으로 가는 건 어떤가? 우리 근처의 등반형 게이트들은 다른 각성자들도 전부 위치를 알고 있지 않은가. 제대로 성과가 나올 거라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유재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게이트를 없앤다는 것은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중국은 달라?"
"내가 없애고 싶어서 들어가도 그 누구가 나를 막겠나. 나는 천마인데."
화련이가 나를 보고 작게 웃었다.
'하긴, 중국에서 감히 누가 화련이한테 반항을 하겠어.'
중국의 지배자나 마찬가지인 여잔데.
"애들한테 말하고 바로 움직이도록 하지."
"나도 같이 갈래요!"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면서 리우잉이 튀어나왔다.
자기 딴에는 몰래 숨어있다가 튀어나온 것이겠지만 나랑 화련이 둘 다 크게 놀라진 않았다.
"그래, 같이 가자꾸나."
"가서 현수한테 중국구경 시켜줘야지~"
그게 본 목적이었구만.
"오늘 당장 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꽤 긴 시간동안 평화의 시기를 보내지 않았느냐. 언제 갑자기 이상현상이 발생할지 모르니 최대한 빠르게 갔다오는 게 좋겠지."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리우잉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려다가 멈춰섰다.
그리고는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현수를 밖으로 풀어달라는 시그널로 보였다.
오래 안 만났으니까 내가 양보해야지. 현수가 의식을 장악하고 있어도 다 해결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니까.
현수에게 의식을 넘기고 내면으로 들어갔다.
"그러면 애들에게 통보만 하고 바로 이동하도록 하지."
화련이가 리우잉과 현수의 뒷목을 잡고 하연이의 집무실로 순간이동했다.
"우리 중국 간다."
"현수 오라버니?"
하연이는 이제 나랑 현수는 기가막히게 구분한다.
고작 한 마디 한건데 바로 현수 아니냐는 말 튀어나오는 것 봐.
쌍둥이도 아니고 완전히 같은 외관에 성격만 조금 다른 것 뿐인데 어떻게 저렇게 잘 맞출 수 있는지 모르겠다.
"무슨 소리에요. 갑자기 중국을 가신다뇨?"
"금방 갔다 올거다. 등반형 게이트 하나 털어서 그곳의 보스 몬스터에게 게이트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물어보고 바로 돌아올거야."
"게이트를 만들겠다고요?"
"어, 여기서 저쪽 세상이랑 통하는 게이트."
하연이의 얼굴이 확하고 찌푸려졌다.
"그러다가 상대쪽에서 건너오면 어떡해요?"
"문제 없지 않을까? 우리가 게이트를 타고 상대쪽으로 건너 갈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게이트에 생성되는 보스 몬스터도 복제체에 불과하기도 하고."
"위험하지 않을까요? 저희는 아직 게이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많이 없잖아요."
"게이트를 열기 전에 아해가 말을 걸 수 있는 흡혈귀에게도 자문을 한 번 구할거다. 저번에 임의로 소환하는 건 실패했지만 게이트를 여는 것이 우리에게 위험한 행위라는 판단이 든다면 우리 앞에 나타나서 말리지 않겠나. 그리고 애초에 우리가 게이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어차피 지금은 방법만 알아두러 가시는 거니까 말리지는 않을게요. 대신에 직접 게이트를 열 때는 저랑 상의를 해주셔야 해요."
"당연하지."
화련이가 담담히 말하자 이제야 좀 안심이 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출발하실 거에요?"
"빠르면 오늘 저녁에 도착할 수도 있다. 적당한 등반형 게이트 하나 잡아서 보스 몬스터랑 이야기하고 돌아오면 끝인 아주 가벼운 일정이니까."
"아니에요! 현수랑 데이트 하고 올거에요!"
리우잉이 아주 당당한 목소리로 외치자 화련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못해도 내일 모레 까지는 돌아올 수 있도록 하지."
"잘 다녀오세요."
화련이가 리우잉과 현수의 목덜미를 잡고 순간이동을 시전했다.
화련이의 수련이 의미가 있긴 했던 걸까? 단 한 번에 우리 도시에서 천마산으로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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