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화. 보내 버립시다 (13/110)

#13화. 보내 버립시다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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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 시더우드, 이 엉큼한 인간. 본인은 정작 프러너스의 의뢰를 거절하고서 나한테는 천연덕스럽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단 말이지. 내가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얼굴이자 플록스가 좀 더 상세한 사정을 들려주었다.

16548660562703.jpg“아까 집무실에서 말보르크 백작이 왜 짓궂게 굴었겠습니까.”

16548660562708.jpg“일부러 짓궂게 군 거였나요?”

16548660562703.jpg“그 일로 두 분 사이에 가벼운 말다툼이 있었거든요. 공작의 의뢰라면 사례금도 어마어마할 텐데다 공작에게 줄을 댄다는 건 그보다 더 큰 이익을 보장하니까요.”

16548660562708.jpg“진이 그 좋은 기회를 차 버렸다고요?”

16548660562703.jpg“그러게나 말입니다. 제가 탈라리아 메신저로 공작의 의뢰에 대해 보고했더니 대뜸 거절하라는 답이 왔어요. 그걸 보고 어찌나 황당하던지. 뒷목 잡고 쓰러질 뻔했다니까요.”

그때 열차에서, 진의 탈라리아 메신저가 쉴 새 없이 울려 댄 것이 그 때문이었구나.

16548660562708.jpg“진이 열차에 있을 때 일인가요?”

16548660562703.jpg“네, 그랬지요.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니까요. 답신을 본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아십니까. 보스가 결국 열차에서 독을 먹었구나! 그런데 그때 열차에 계셨던 건 어떻게 아시죠?”

진 시더우드, 이 오만하고 비뚤어진 인간. 이제는 더더욱 당신을 죽게 내버려 둘 수 없게 됐잖아. 너무 바보 같아서 도저히 모른 척할 수가 없겠어.

16548660562703.jpg“여하튼 한바탕 난리가 났는데, 레이디와 함께 계신 모습을 보고 백작님과 저는 그 모든 것을 단번에 납득했습니다. 그간 수습하느라 고생했던 것도 싹 잊었고요.”

16548660562708.jpg“나 때문에 괜히. 폐를 끼쳐서 미안해요.”

16548660562703.jpg“아, 아닙니다. 레이디 탓은 전혀 아니지요. 그런데…… 정말 두 분 그런 사이가 아니시라고요?”

나는 조심스레 묻는 플록스의 손을 덥석 잡았다.

16548660562708.jpg“당신은 진을 좋아하죠? 나를 좀 도와줘요.”

16548660562703.jpg“어우, 아닙니다. 저는 취향이 평범합니다.”

플록스가 손사래를 치는 동시에 몸서리를 치면서 강조했다. ‘저는’ 평범하다니. 누군 안 평범한가.

16548660562708.jpg“갑자기 이런 얘길 하면 수상하게 여기겠지만, 진을 오늘 당장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없을까요? 그리치 밖으로 멀리.”

역시나 플록스가 미심쩍은 눈초리로 물었다.

16548660562703.jpg“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16548660562708.jpg“음, 이유요…… 불길한 예감? 진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막 스멀스멀 올라오는 거 있죠?”

너무 급조했다. 이런 억지는 안 통하겠지?

16548660562703.jpg“흠, 그렇다면 여기, 페가수스에 계신 것이 가장 안전하지 않을까요? 장제소까지 합쳐 내근 중인 저희 직원만 이백 명이 넘습니다.”

16548660562708.jpg“아, 그뿐 아니라…… 땅의 기운이 좋지 않아요. 바다의 기운도 좋지 않고요. 그러니까 진을 그리치가 아닌 다른 곳으로 제발 좀 보내요!”

16548660562703.jpg“저 외람된 질문입니다만, 혹시 어떤 종교에 깊이 빠지신 건 아닌지…….”

플록스가 더욱 경계의 빛을 띠며 물었다.

16548660562708.jpg“나도 내 말이 이상하단 건 알아요. 하지만 이상한 진심도 있잖아요.”

16548660562703.jpg“아,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요즘 상류층을 중심으로 신비주의가 극성을 부리는지라. 이러실 게 아니라 카페에서 차분히 말씀 나누시는 건 어떨까요?”

고개를 끄덕인 나는 플록스의 안내를 받으며 아래층 카페로 향했다. 내려갔더니 카페가 북적북적했다. 아까 집무실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모두 여기에 모여 있는 듯했다. 플록스는 한숨을 쉬더니 나름 칸막이와 주렴이 있어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자리로 나를 안내했다.

16548660562703.jpg“그러니까 저희 보스께 어떤 위험이 닥칠 것 같다는 말씀이시죠?”

플록스가 방금 나누던 대화를 정리했다.

16548660562703.jpg“하긴 살다 보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투성이지요.”

보기보다 이해력 좋은 사람이네.

16548660562703.jpg“특히 깊은 관계일수록 상대방에게 닥칠 위험이나 불길한 징조 같은 걸 더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다더군요. 아주 깊은 사이에 말이지요.”

플록스가 눈을 이상스럽게 반짝였다. 이해력 좋다는 말 취소.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 말을 곧장 부정할 수 없어서 나는 애매하게 웃었다. 뭐, 앙숙 관계도 매우 깊은 관계이긴 하니까.

16548660562708.jpg“그러니 내 감을 믿고 어서 진을 멀리로 피신시키세요. 이백 명이 넘는 직원이 달려들면 그 하나쯤은 억지로라도 어디든 보낼 수 있죠?”

16548660562703.jpg“레이디께선 계속 그리치에 계실 건가요?”

16548660562708.jpg“아니요. 나도 곧 토버마리로 떠날 거예요.”

16548660562703.jpg“왜 같이 가지 않으시죠? 두 분이 함께 여행이라도 떠나시면 딱일 텐데.”

그러게나 말입니다. 내 말이 그 말이라고!

16548660562708.jpg“벌써 얼마나 졸랐게요. 토버마리로 함께 가자고, 제발 함께 가 달라고! 그런데 죽어도 안 간다잖아요, 죽어도! 어지간한 청개구리에 황소고집이어야 말이죠.”

그간 부대낀 게 떠올라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나 보다. 카페에 죽치고 있던 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1654866060558.jpg“사람의 탈을 쓰고 그러는 거 아닌데, 참.”

1654866060558.jpg“듣자 하니 저 순진한 레이디는 두목에게 모든 걸 바쳤답니다, 쯧쯧.”

1654866060558.jpg“저렇게 살면 벌 받지, 벌 받아. 여자의 원한이 얼마나 무서운지 당해 봐야 정신을 차리지.”

1654866060558.jpg“자고로 아랫도리를 함부로 놀리면 패가망신한다 했는데.”

1654866060558.jpg“그 잘나가던 도코모 상단이 왜 하루아침에 훅 갔는지 알아? 난봉꾼 상단주 때문이잖아.”

처음부터 자리를 비켜 줄 생각이었지만, 그렇다고 한참 재미날 때 끊고 나갈 생각은 아니었던 이들이 진을 성토했다. 진은 헌신적인 연인을 버린 파렴치한이 되어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칸막이와 주렴은 시야만 좀 가릴 뿐, 소리는 전혀 막아 주지 못했다. 내 귀에 안 들리게나 떠들든지. 그들의 수군거림 속 당사자인 나는 민망함에 얼굴을 붉혔고, 플록스도 헛기침을 해댔다.

1654866060558.jpg“아까 들으니까 글쎄 레이디가 손까지 포박당했다고 하더라고.”

목소리가 귀에 익다 했더니 문제의 그 바텐더였다.

1654866060558.jpg“뭐어? 에이 씨, 나 말리지 마. 잘릴 때 잘리더라도 두목한테 한마디 해야겠어.”

1654866060558.jpg“아무도 안 말리니까 가서 따끔하게 한마디 질러.”

1654866060558.jpg“동네 양아치도 안 그러겠다. 선 넘네, 정말.”

진이 그동안 한 짓이 얄미워서 그냥 내버려 둘까 했는데, 분위기가 너무 과열되는 것 같았다. 나는 주렴을 걷어 올리고 말했다.

16548660562708.jpg“사실이 아니에요.”

내 말에 찬물을 끼얹은 듯 주위가 일순 고요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은 이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1654866060558.jpg“레이디, 나쁜 남자를 두둔할 거 없습니다.”

1654866060558.jpg“예, 감쌀 필요 없어요. 두목은 매운맛을 봐야 합니다.”

1654866060558.jpg“레이디 상심하지 마십시오. 더 좋은 남자가 나타날 겁니다.”

1654866060558.jpg“그럼요, 솔직히 레이디가 아깝지요.”

우우우, 워워워. 대체 왜 이런 흐름인지 모르겠지만, 이게 뭐라고 또 은근히 위안이 되고 힘이 솟는 건지. 그래, 그래야지. 더 좋은 남자, 아니 더 나은 삶을 살 거야.

16548660562708.jpg“고마워요. 지지 않을게요.”

나는 결의를 다졌다. 내가 다시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자 플록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16548660562703.jpg“진 보스를 토버마리로 함께 보낼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16548660562708.jpg“절대 안 가려고 할걸요? 차라리 다른 데로 유인하세요.”

16548660562703.jpg“제가 보스를 오랫동안 모셔서 보스의 심리를 조금 아는데 말이죠…….”

16548660562708.jpg“뭐 좋은 수가 있어요?”

16548660562703.jpg“그게, 약간의 모험은 감수해야 하지만…….”

플록스가 상체를 내밀어 나와의 간격을 좁힌 뒤 목소리를 한껏 낮춰서 속삭였다.

16548660562708.jpg“흐음…….”

플록스의 아이디어를 들은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16548660562708.jpg“확신이 안 서는데요? 잘될까요?”

16548660562703.jpg“이번엔 제 감을 한번 믿어 보십시오.”

16548660562708.jpg“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서 말이죠. 잘할 수 있을까요?”

16548660562703.jpg“한 번도 해 보신 적이 없다니, 정말 훌륭하십니다.”

좀 뜬금없고 과격한 방법이긴 했지만 밑져야 본전이었다. 이건 다 어떻게든 진을 살리려는 노력이고 처방이니 그도 이해해 줄 거라 믿는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지 않은가.

16548660562708.jpg“좋아요, 한번 해 볼게요.”

16548660562703.jpg“예, 그럼 제가 보스를 이쪽으로 유인해 오겠습니다. 지금 업무 중이시면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16548660562708.jpg“아, 그럼 바로 옆 장제소를 좀 구경하고 있어도 될까요?”

16548660562703.jpg“레이디께서 볼만한 게 있을까요?”

16548660562708.jpg“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궁금해서요. 말 구경이라도 하면 되지 않을까요?”

16548660562703.jpg“예, 그럼 그렇게 하십시오. 가 보고 불편하시면 여기 카페로 돌아와 기다려 주십시오.”

말발굽을 다듬고 말편자를 가는 등 말의 미용실인 장제소는 인생 17회차 만에 처음 가 보는 곳이었다. 귀족 부인이 장제소 같은 델 갈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하지만 처음 이 건물에 왔을 때 문 너머로 말들의 늘씬늘씬한 자태를 엿보곤 한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의 뒤통수만 쳐다보고 있기에는 진기하고 재미난 것들이 이토록 많은 세상이었다. 그걸 모르고 여러 번의 생을 낭비한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도 이번 생에 집을 나오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전엔 아까운 줄도 몰랐지. 토버마리에 가면 컨트리 하우스 뒷마당에다 이것저것 차려놓고 마음 내키는 대로 시도해 볼까 생각 중이다. 내 집 뒷마당에 몰래 숨어서 하면, 뭘 하든 존재감 없이 사는 데는 지장이 없겠지. 조용히,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게 적당히 비비다가 영원히 죽는 것만이 이번 삶의 목표였는데. 갑자기 소소하고 하찮은 의욕들이 치솟는 걸 기뻐해야 할지 난감해해야 할지. 장제소에 들어서니 엉덩이와 허벅지가 다부진 말들 사이로 새빨갛게 달아오른 화로가 눈길을 끌었다. 거기서 달구어진 U 자 모양 편자를 장제사가 이리저리 두들기고 구부리고 있었다. 아마도 조금씩 다른 말의 발굽에 맞춰 세심하게 모양을 다듬는 것이겠지. 그야말로 말의 수제화를 만드는 현장이었다. 한쪽 벽에는 금빛, 은빛, 흑색 편자들이 죽 걸려 있었다. 재질도 모양도 조금씩 달랐다. 보고 있으니 구두 가게에서 쇼핑하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그 옆에 낯설고 귀여운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모두 말 엉덩이와 꼬리를 그린 것이었는데, 꼬리의 색깔과 모양이 다양했다. 직모인 것, 곱슬거리는 것, 세 가지 색으로 염색한 것, 리본이나 액세서리로 꾸민 것……. 헤어 살롱에서 스타일 견본을 보는 느낌이었다.

1654866060558.jpg“요즘 꼬리 미용이 사교계 유행이랍니다.”

직원 중 누군가가 알려주었다. 참 별 게 다 있다. 말 꼬리 미용이라니. 나는 이곳에 있는 말들의 꼬리를 구경하며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름답고 다채로운 말 꼬리의 세계가 펼쳐졌다. 이미 사교계의 과시 경쟁이 과열됐는지 말 꼬리 미용이라기엔 지나치게 과한 것도 있었다. 어느 가문 말인지 모르지만, 심지어 털 사이사이 보석이 반짝이는 꼬리도 있었다.

16548660562708.jpg‘와, 저건 설마 다이아몬드?’

눈이 휘둥그레진 채 나도 모르게 그 말 엉덩이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였다.

1654866069989.jpg“그만! 멈춰!”

쿠당탕탕. 쾅, 콰직, 히이이잉.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 박차고 뒹굴고 부딪히고 부서지는 소리, 성난 말 울음소리? 대략 이런 소리들이 뒤엉킨 채 순식간에 밀려와 귓속을 가득 채우고 뒤흔들었다.

16548660562708.jpg‘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정신을 차렸을 땐 장제소 바닥이 침대라도 되는 양 누워 있었다. 눈을 감은 채로 뺨 위로 번져 오는 온기를 느꼈다. 따스하면서도 탄탄하고 거칠게 오르내리는 이것은, 삼나무 향이 났다. 눈을 떠 보니 진이 내 등과 머리를 손으로 감싼 채 함께 누워 있었다. 뒤통수가 따뜻해서 다른 생각은 잠시 미루고 싶었다. 깨기 싫은 꿈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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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8660562708.jpg‘우리가 왜 여기 껴안고 누워 있는……?’

내가 의문을 미처 다 완성하기도 전에 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16548660699906.jpg“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어? 내가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걸 진이 어떻게 알았지? 설마 내 비밀을 알아챘나?

16548660699906.jpg“말 뒤로 다가가는 덜떨어진 인간이 어디 있냐고!”

16548660562708.jpg“으응……?”

16548660699906.jpg“뒷발질 한 번이면 당신 같은 말라깽이는 전신의 뼈가 다 분해됐을 거야!”

말라깽이라니! 나름 볼륨 있는 몸이라고. 날 이렇게 꽉 껴안고 있으니 지금쯤 당신도 알 거 아니야. 보기보다 육감적이란 걸. 우리 몸 구석구석이 적나라하게 닿아 있어서 난 당신 근육 움직이는 것도 다 느껴지는데. 매우 왜곡된 진의 말에 나도 모르게 발끈한 다음, 정신을 수습하고 주위를 살피니 대략 내가 처한 상황이 파악됐다. 내가 말 뒤로 다가가자 예민해진 말이 뒷발질을 한 것이었다. 물론 진이 구해 준 덕분에 나는 아슬아슬하게 발길질을 피했다. 진이 아니었다면 내가 어떤 일을 당했을지 근처에 있던 연장통이 생생히 보여 주고 있었다. 애꿎은 연장통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우그러진 채 나뒹굴고 있었으니. 그 모습을 보니 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이 먼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16548660562708.jpg“고마워요, 진. 당신은 어디 다친 데…….”

16548660699906.jpg“말해 봐. 대체 왜 그러는 건지.”

16548660562708.jpg“네?”

16548660699906.jpg“보통 생각을 한 다음 몸을 움직이지 않나?”

16548660562708.jpg“미안해요. 깜빡 다른 데 정신을 빼앗긴 바람에.”

16548660699906.jpg“정신을 깜빡 놨다, 말 한번 쉽네. 그렇게 한순간에 세상과는 영영 안녕이라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영영 안녕.

16548660699906.jpg“하,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진이 몸을 떨며 웃기 시작했다. 그 떨림이 밀착돼 있는 내 몸으로 고스란히 건너왔다. 물론 그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님을 알 만큼의 정신은 있었다. 웃음 뒤에 닥칠 후폭풍이 슬금슬금 두려워졌다. 먹구름 같은 낯빛을 한 진이 나를 바라보았다.

16548660699906.jpg“철없는 새끼 고양이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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