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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난 누구 닮았어? (31/183)

31. 난 누구 닮았어?2021.08.14.

지헌은 급하게 집무실의 문을 닫았다.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얼결에 문손잡이를 움켜쥔 정오의 손을 잡게 되었다. 문이 닫힌 후, 정오가 지헌에게 잡힌 손을 곧장 빼냈다. 그녀가 자신을 쏘아보니 지헌은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여자는 처음이었다. 아니, 거의 모든 것의 처음이긴 하지만. 쿠키를 주려고 불렀을 뿐인데, 어느새 그는 막다른 곳에 몰려 있었다. 그녀는 당차게 자신을 쏘아보며 눈빛과 표정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어서 지헌을 긴장케 했다. 정말로 그녀가 다 던져버리고 회사를 떠날 것만 같았다. 정오는 정말로 미련이 없었다.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건 최후통첩이었다. 정지헌이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번 정확하게 확인한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예나를 위해서, 그를 이만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리라 판단했다. 그래서 지헌이 자신을 다급하게 붙잡았을 때 조금 놀랐다. 그리하여, 그녀가 그에게 주는 진짜 마지막 기회. 다시 일말의 기대를 가졌다. 내 존재가 기억을 잃은 당신에게 그리 큰 의미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일단 당신 본부의 구성원이니까. 그가 그녀를 빤히 노려보았다. 화가 난 듯했다. ‘뭐 이런 애가 다 있어’ 하며 기막혀하는 것 같기도 했다. 독하게 얘기했지만 정오도 그의 눈빛에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물러나지 않았다. 불편한 정적. 그리고.

16551143134737.jpg“미안합니다.”

마침내 그의 입술이 떨어졌다. 여전히 표정은 구리고, 태도도 형편없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정오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16551143134742.jpg“……뭐가 미안하십니까?”

그냥 사과를 받아도 괜찮지만 왠지 욕심이 났다. 당돌한 질문이었지만 그가 버럭할까 싶어 목소리까지 당돌하진 못했다. 잠시 후 그가 다시 대답했다.

16551143134737.jpg“이정오 대리를 놀려서 미안합니다.”

16551143134742.jpg“그리고요?”

16551143134737.jpg“……지나치게 야근시킨 것도 미안합니다.”

떨떠름한 표정에, 정확한 발음이었다. 입술 끝이 제멋대로 솟아오르려고 했다. 눈두덩은 더 뜨거워지고 있었다. 울고 싶지도 웃고 싶지도 않은데 울면서 웃는 묘한 표정을 보이게 생겼다. 정오는 필사적으로 입술에 힘을 주었다.

16551143134742.jpg“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16551143134737.jpg“그쪽이 바라는 대로.”

16551143134742.jpg“바라는 대로요? 제가 뭘 바랄 줄 아시고.”

지헌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슬쩍 옆으로 돌렸다. 시선을 마주하기 싫은 것처럼. 지금 이 상황이 탐탁지 않은 건 확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순순하게 굴었다. 퇴사 통보의 힘은 이렇게나 대단한 거구나! 그의 약점을 알게 된 것 같아 정오는 신이 났다. 좀 전까지만 해도 절망스러웠는데 어느새 기운이 살아났다. 생각지도 않게 전세가 역전되었으니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16551143134742.jpg“지난주 목요일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주세요. 정말로 제가 잘못한 게 아닙니다. 제가 회의실에 노트북을 두고 잠시 통화를 하러 나갔을 때 거기 출입한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걸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6551143134737.jpg“알았어요.”

16551143134742.jpg“그리고 회사 클라우드에도 분명히 파일을 업로드했습니다. 그 파일을 지운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것도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헌이 조용히 끄덕였다. 그가 말을 잘 들어주니 없던 식욕도 돌아왔다.

16551143134742.jpg“쿠키 가져갈게요. 팀원들이랑 같이 맛있게 먹겠습니다.”

16551143134737.jpg“같이 먹겠다고?”

16551143134742.jpg“네. 안 되나요?”

같이 먹겠다는 말에 표정이 변하는 그가 이상하여 되물었다.

16551143134742.jpg“혹시 쿠키에 이상한 거 넣으신 건 아니죠?”

16551143134737.jpg“내가 그런 놈으로 보입니까?”

그의 반문엔 날이 서 있었다. 그렇다면 쿠키에 수상한 짓을 한 건 아닌 듯하고.

16551143134742.jpg“쿠키 상자에는 쿠키만 담아주세요.”

마음은 담지 마. 어떤 감정이든 쿠키에는 담지 마시라. 먹을 것으로 나를 흔들지 마시라. 7년 전의 한때가 떠오르니까. 가볍게 조언해주고 쿠키 상자를 끌어안았다.

16551143134742.jpg“감사합니다. 가보겠습니다.”

정오는 무거운 쿠키 상자를 안고도 가뿐한 마음으로 집무실을 나설 수 있었다. 달칵. 다시 문이 닫히고. 집무실에 남은 지헌은 인상을 쓰며 자리에 털썩 앉았다. 이정오. 사람을 쥐고 흔드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 와중에 그녀가 했던 말이 귀에 계속 맴도는 느낌이었다.

16551143134742.jpg“이사님이 가진 전부를 다 줘도 내 전부와 바꾸지는 않을 거예요.”

  그녀의 전부. 나의 전부. 그녀는 너와 나는 완전히 다르다는 듯 선을 딱 그었다. 그가 한 번도 꼽아본 적 없었던 그의 전부를 언급하여 하찮게 만들어버렸다. 그것이 괘씸한데도 지헌은 아무 말 하지 못했다. 왠지 진짜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다 주어도 그녀가 자신의 세계로 들어오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내뱉어버린 사과. 진심 어린 사과는 아니었다. 그저 그녀를 붙잡아두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사과를 내뱉은 순간 정말 일말의 미안한 마음이 생겨나긴 했다. 이 모든 현상이, 자신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이정오란 존재가, 밉고 짜증났다. 하지만 쿠키를 가져가며 미약하게 미소 지은 그녀의 표정이 또한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 어쨌든 결과가 좋았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자신 또한 당황스러워 지헌은 실없이 웃음이 나왔다. 정오는 복도에서 기훈과 은주를 만났다. 두 사람은 자리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정오가 집무실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16551143134742.jpg“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16551143166599.jpg“대리님!”

기훈이 전쟁에서 잃어버린 전우를 다시 찾은 듯이 외쳤다. 은주는 정오가 들고 나온 커다란 상자를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16551143166603.jpg“이게 뭐예요?”

16551143134742.jpg“쿠키랑 이것저것이요. 이사님이 지난주 목요일에 야근시켜서 미안하다고 줬어요.”

16551143166603.jpg“야근시켜서 미안하다고 쿠키를 선물했다고요?”

16551143134742.jpg“아, 버리려던 거래요.”

16551143166603.jpg“버리려던 걸 선물로 줬다고요?”

16551143134742.jpg“그렇다고 하니 그런 거겠죠?”

16551143166603.jpg“아, 정 이사는 역시 아주 밉상이야. 아아주우.”

역시 고고한 고은주 대리는 지헌의 선물을 곱게 보지 않았다. 정오는 어깨를 으쓱했다. 정지헌 씨. 평판 관리 좀 하셔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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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헌이 선물한 쿠키와 초콜릿은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팀원들과 골고루 나누었는데도 꽤 많은 양이 남아 집에 가지고 오게 되었다. 정오가 가방에서 쿠키와 초콜릿을 꺼내자 예나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16551143166634.jpg“엄마, 이거 예나 주는 선물이야?”

16551143134742.jpg“그럼.”

아빠가 주는 선물이야.

16551143134742.jpg“예나야. 하루에 한 개만 먹어야 해. 알지?”

16551143166634.jpg“두 개 먹으면 안 돼?”

16551143134742.jpg“그래. 두 개.”

엄마와 타협을 본 예나가 쿠키 포장을 뜯었다. 쿠키가 커서 예나의 손과 얼굴이 작아 보였다. 예나가 작은 입을 크게 벌려 쿠키를 한입 베어 물었다. 입가에 온통 부스러기가 묻고 바닥에도 뚝뚝뚝 떨어졌다. 예나는 입가를 쓱쓱 문지르고는 배시시 웃었다.

16551143166634.jpg“맛있다!”

16551143134742.jpg“많이 먹어.”

16551143166634.jpg“엄마가 두 개만 먹으라며.”

16551143134742.jpg“두 개면 많지. 이 큼지막한 걸 얼마나 더 먹으려고.”

에헤헤. 예나는 기분 좋게 웃으며 또 앙증맞게 한입 베어 물었다. 아빠가 준 걸 딸이 먹네. 예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정오는 기분이 이상했다. 누군가의 손이 제 심장을 지그시 누르는 것 같기도 했다.

16551143166634.jpg“엄마, 이거 누가 줬어?”

16551143134742.jpg“엄마 회사 이사님이 주셨어.”

16551143166634.jpg“엄마만?”

16551143134742.jpg“응. 엄마만.”

16551143166634.jpg“이사님이 엄마를 좋아하나?”

16551143134742.jpg“아니야. 엄마가 야근을 많이 해서 받은 거야.”

정오는 예나의 입가를 닦아주며 대답했다.

16551143166634.jpg“좋아했으면 좋겠다.”

16551143134742.jpg“왜?”

16551143166634.jpg“그럼 쿠키를 더 많이 줄 거 같아.”

16551143134742.jpg“쿠키는 엄마도 사줄 수 있어. 엄마가 사주는 게 더 맛있지.”

쿠키를 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쿠키를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헌에게 호감을 갖게 된 딸을 보니 애는 애다 싶었다. 정오는 쿠키 하나에 행복해진 예나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르겠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을 마주 응시한 예나가 물었다.

16551143166634.jpg“엄마, 난 누구 닮았어?”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잠시 정지헌을 떠올렸던 정오는 살짝 당황하여 첫머리를 버벅거렸다.

16551143134742.jpg“딱, 딱 보면 몰라? 엄마 닮았잖아.”

16551143166634.jpg“근데 엄마는 그림 잘 그리잖아.”

16551143134742.jpg“엄마도 예나 만할 때는 그림 못 그렸어. 그리고 얼마나 잘 그리려고. 일곱 살에 이 정도면 잘 그리는 거지. 예나는 엄마 닮았어.”

정오는 예나가 어린이집에서 만들어온 동물원 액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에도 예나는 반박했다.

16551143166634.jpg“엄마는 연어반 없잖아.”

16551143134742.jpg“그건 예나가 애기라서 그런 거야. 예나도 어른 되면 없어져. 엄마는 어른이라 없는 거야.”

16551143166634.jpg“엄마는 바둑 못 하잖아.”

16551143134742.jpg“엄마도 공부하면 다 해!”

뼈를 때리는 딸의 지적에 기어이 정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껏 격려해줬더니 엄마를 놀리고 있어. 입술을 삐죽거리던 예나가 국순에게 일러바쳤다.

16551143166634.jpg“할머니, 엄마가 예나한테 소리쳤어.”

16551143210639.jpg“엄마가 찔려서 그래. 엄마는 우리 예나처럼 바둑 못 하니까.”

할머니의 대답 어느 포인트에 개그 요소가 있는지, 예나는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엄마는 바둑 못 한대요, 아하하, 아하하. 아이의 웃음소리가 집 안에 가득 찼다. 딸아이의 웃음소리에 정오도 결국 같이 웃고 말았다. 때때로 집 밖의 고민들을 집 안으로 들인다. 그중 일거리를 들고 오는 것은 꽤 흔한 일이다. 광고주의 마음에 꼭 들어맞는 카피 한 줄이 떠오르지 않아 골머리를 썩으며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화를 내고 싶은 순간, 거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정오는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뭐가 그렇게 웃긴 지 깔깔거리고 웃는 아이의 말간 웃음소리가 일을 잠시 접어두고 쫓아가게 만든다. 가서 보면 별것 아닌 TV 프로를 보며 웃고 있다. 아이와 어른의 눈높이만큼이나 차이 나는 웃음 코드가 막막해 곧장 함께 웃지는 못한다. 하지만 아이의 지치지 않는 웃음에 결국 정오도 따라 웃고 만다. 그 웃음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이 그녀를 모든 시름에서 잊게 했다. 그녀의 전부였다. 내 인생의 전부. 내 아이의 웃음소리. 내 아이의 행복. * 다음 날, 지헌이 집무실로 정오를 불렀다. 지헌은 정오가 내준 과제를 착실히 수행했다. 지헌은 보안관리실에서 얻은 보안카메라 위치 자료를 정오에게 보여주었다.

16551143134737.jpg“보다시피 이 대리가 있었던 회의실에는 카메라가 없습니다.”

16551143134742.jpg“회사에 카메라 설치된 곳이 얼마 없네요.”

16551143134737.jpg“도둑이 들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만 설치하는 게 좋죠. 감시하는 분위기는 좋지 않으니까.”

일리 있는 말이었다. 보안카메라는 복도에 몇 개 설치되어 있는 것이 전부였다. 회의실 복도에도 카메라는 있었지만 정오가 썼던 회의실 입구까지 보이진 않았다.

16551143134742.jpg“회의실 입구 정도는 확인할 수 있게 설치해야 할 것 같네요.”

정오가 의견을 주었지만 지헌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 남자는 자기가 밀린다 싶으면 대답을 안 하더라.

16551143134742.jpg‘약았어.’

왠지 그 점이 예나와 닮은 것도 같았다.

16551143134737.jpg“왜 웃습니까?”

16551143134742.jpg“어? 제가 웃었나요? 안 웃었는데. 으흠.”

예나 생각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피식거렸는데 들키고 말았다. 지헌이 지적하자 정오는 헛기침했다. 지헌은 조금 눈치를 주고는 CCTV 화면을 보여주었다.

16551143134737.jpg“회의실 입구 쪽엔 카메라가 없어서 범인이 누군지, 범인이 있긴 한 건지 파악하긴 어렵지만 유의미한 자료가 하나 있긴 하죠.”

지헌이 가리키는 CCTV 화면으로 정오의 시선이 이동했다. 제작 1팀 사람들이 모여 얘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이윽고 지헌은 다른 쪽 복도의 CCTV를 보여주었다.

16551143134737.jpg“3번 카메라에 잡힌 사람이 이쪽으로 갔다면, 4번 카메라에 잡혀야겠죠.”

16551143134742.jpg“아……모습이 안 보이네요.”

정오도 지헌이 가리킨 직원을 유심히 보았다. 지헌이 가리킨 직원이 4번 카메라에 잡힌 건 한참 지나서였다. 3번과 4번 카메라 사이에는 정오가 목요일에 머물렀던 회의실이 있었다. 정오와 은근히 마찰이 있었던 동료라 정오도 그럴 수 있겠단 짐작을 했다. 하지만 심증일 뿐, 정확한 증거가 없는 한은 몰아붙일 수 없다.

16551143134742.jpg“클라우드 기록은 확인할 수 있을까요?”

정오의 요청에 지헌은 노트북 자판을 두드렸다. 그리고 여러 기호와 숫자가 뜨는 화면을 하나 보여주었다.

16551143134737.jpg“이 대리가 클라우드에 ‘다원주류 1차 제안서’라는 제목의 파일을 업로드한 기록이 있네요. 그리고 이걸 지운 기록도 있긴 합니다. 다만 누가 지웠는지는 알 수가 없어요.”

16551143134742.jpg“아…… 자료를 지운 사람 정보가 없네요. 개인 컴퓨터가 아니라 공용 컴퓨터를 사용했네요.”

16551143134737.jpg“C출력실의 공용 컴퓨터를 사용했죠.”

C출력실의 장비는 오래된 편이라 직원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다. 공용 아이디로 접속한 누군가가 공용 컴퓨터를 이용하여 자료를 지웠기 때문에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 물론 C출력실에도 보안카메라가 없었고. 한참 가만히 있던 지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16551143134737.jpg“일단 의심 가는 사람한테 직접 물어보죠.”

16551143134742.jpg“그건 무모하죠! 증거 없이는 절대 시인 안 할 텐데.”

섣불리 추궁했다가 괜히 지헌의 악독함만 더 소문날 수도 있다. 정오는 지헌을 말리고서 빙긋 웃었다.

16551143134742.jpg“이제 제가 알아서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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