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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마교있다-327화 (327/416)

내 안에 마교있다 327

유속이 느린 탓에 잠영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우리는 잠영 중에 잠깐씩 수면 위로 입만 살짝 내밀고 숨을 보충했다.

무인이 일반인보다 호흡을 훨씬 오래 참을 수 있긴 하나, 우리는 뭍으로 나가면 곧장 전투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호흡을 미리 조절해둘 필요가 있다.

우리의 목적지는 건너편 강변의 낮은 언덕인데, 헤엄치면서 틈틈이 확인해 보니 언덕의 이곳저곳에 불이 붙고 있었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의 후방으로부터 화시가 날아가고 있다.

제갈수광과 송유하가 날리고 있는 화시다.

작전 계획대로, 우리가 안전하게 상륙할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점점 건너편 강변에 가까워졌다.

뭍에 다다른 후 빠르게 감각을 펼쳤다.

주변에는 적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갈수광과 송유하가 이쪽에 제대로 불을 붙여 둔 덕분이다.

뭍으로 나오자마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덤불 뒤쪽에 몸을 숨겼다. 아직은 불이 붙지 않은 위치다.

다들 신속하게 옷의 물기를 짜내며 전투 준비를 마쳤다.

이윽고 남궁묵이 수신호로 방향을 가리키자 조원들이 금세 이동 대형을 갖췄다.

곧 남궁묵이 경공을 펼치며 달려 나갔고 조원들이 뒤따랐다.

이동 대형은 세로 두 줄 대형으로, 선두의 꼭짓점이 남궁묵, 이 열이 단목강과 묘청상, 삼 열이 추소륵과 배낙균, 사 열이 풍세학과 선의림, 오 열이 남궁설과 육화현, 육 열이 금분옥과 임려현 그리고 마지막 열이 나다.

마지막 열에 배치되니 이렇게나 홀가분할 수가 없다.

남궁묵은 강변을 타고 상류로 이동했다.

전투를 치르다 보면 우리가 정예라는 사실이 알려질 테고, 그러면 우리를 저지하기 위해 적도들이 몰려들 것이다.

적도들이 우리에게 더 많이 몰려들수록 하류의 주 전력은 도하하기가 더 편해진다.

남궁묵은 그 점까지 고려해서 타격조의 전진 방향을 상류 쪽으로 잡은 것이다.

이동하면서 보니 적도들은 원래 경계선을 형성하고 있던 강변 근처에서 물러난 듯했다.

강변 근처에서 전체적으로 불길이 타오르고 있는 탓이다.

어딘가로 이동 중인 다섯 명의 적도들과 마주쳤다.

경계조마다 인원이 대여섯 명씩이었으니, 저들도 경계조 한 조의 인원들일 것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인 데다가 어둡기 때문인지, 그들은 순간적으로 우리의 정체를 못 알아보고 주춤거렸다.

보아하니 최초 발견 당시에는 우리를 본인들의 아군으로 인식했던 모양이다. 벌써 강을 건너온 적들이 있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우리를 상대로 저렇듯 상황 파악이 느리면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남궁묵이 고개를 돌리며 묘청상에게 턱짓하자, 묘청상이 뒤돌며 손가락으로 네 사람을 가리켰다. 그가 지목한 이들은 전열 쪽에 있는 배낙균, 추소륵, 풍세학, 선의림이다.

이어서 묘청상이 신형을 튕기듯 적도들을 향해 달려 나가자, 지목된 네 사람이 즉시 그 뒤를 따랐다.

적도들 다섯 놈은 그제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채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적이다!”

“인원은 열 명 남짓!”

삐이익! 삐이익! 삐이익!

그 와중에도 그냥 도주하지 않고 고함을 지르며 호각을 불어대고 있다.

우리의 존재를 알리려는 것이다.

그러나 놈들의 고함과 호각 소리는 금세 멈췄다.

추격하던 타격조의 동료들에 의해 순식간에 정리되었기 때문이다. 다섯 놈 모두 경지가 일이류 수준에 불과한 탓에 정리되는 것도 금방이었다.

이어서 열 명 남짓의 적도들과 마주쳤다.

일류고수와 이류무사들의 조합이었기에 그들을 정리하는 것도 매우 손쉬웠다.

머릿수가 비슷한데도 우리 전열 쪽의 조원들이 적도들을 그야말로 순식간에 정리해버렸다.

나처럼 후열 쪽에 있는 인원들은 암기를 발출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 후에는 스무 명 남짓의 적도들과 마주쳤다.

수적으로 우세하기 때문인지, 놈들은 꽤 기세 좋게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보아하니 절정고수 세 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절정고수들을 믿고 자신 있게 달려든 모양새다.

남궁묵이 짧게 외쳤다.

“투!”

전투 진형으로 전환하라는 의미.

그 순간, 이 열 종대로 이동하던 타격조의 진형이 찰나간에 쫙 펼쳐지며 이 열 횡대의 형태가 되었다.

맨 뒤에서 보니 조원들이 진형을 변경하는 일련의 과정이 매우 신속하고 일사불란했다.

다들 진형을 미리 숙지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완벽한 움직임을 보일 줄은 몰랐다.

이 정도 움직임이면 신룡대나 흑풍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든든하다.

전투 진형의 전열은 일곱 명이다.

중앙의 남궁묵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선의림과 풍세학과 단목강이, 우측에는 추소륵과 배낙균과 묘청상이 배치되어 있다. 단목강과 묘청상의 위치가 각각 좌우의 끝부분이다.

후열에는 중앙의 육화현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남궁설과 내가, 우측에 금분옥과 임려현이 배치되어 있다. 나와 임려현의 위치가 각각 좌우의 끝부분이다.

전투 진형이 펼쳐지자마자 우리에게 달려든 스무 명 남짓의 적도들이 빠르게 쓰러져갔다.

전열의 전투력만 해도 엄청난데, 후열의 정확한 암기 지원까지 더해진 결과다.

순간, 적진의 후방에 있던 적도들 몇 명이 신형을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도주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채 열 걸음을 옮기기도 전에 모두 고꾸라졌다.

“엄청난 고수들……! 크악!”

“최정예들……! 으악!”

적도들은 쓰러져가는 중에도 그렇게 외치며 우리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모습이었다.

이후에도 빠르게 경공을 펼치며 계속해서 상류 쪽으로 향했다.

한동안은 이동 경로상에서 우리를 막아서는 적도들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수십 명이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우리의 경로 좌전방에서 우리의 전진을 막아서려는 듯한 형태로 다가오는 중이다.

인원은 얼추 육십 명 남짓인 듯하다.

소수의 인원으로 달려들어 봐야 각개격파 당할 뿐이니, 대응다운 대응을 하고자 시간을 들여 인원을 모아 온 모양이다.

앞서 마주쳤던 적도들이 죽어가는 중에도 우리에 대한 정보를 열심히 알린 결과일 것이다.

남궁묵도 적도들의 접근을 알아채고는 즉시 진형 변경 명령을 내렸다.

이번에도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진형 변경을 완료했다.

잠시 후 적도들이 우리 앞에 다다랐다.

천마신교, 혈교, 사파의 기운들이 뒤섞여 있다. 대체로 하수일수록 사파와 혈교의 기운이고, 고수일수록 천마신교 쪽 마공의 기운이다.

저들 중에서 절정고수의 기운을 풍기고 있는 건 열세 명 정도다. 대부분 절정의 초반과 초중반이다.

나머지는 모두 일류고수들인데, 다들 일류의 중반 이상은 되는 듯하다.

정예들인 것이다.

적도들이 빠르게 간격을 좁혀오고 있다.

놈들의 기세가 좋다.

다들 정예인 데다가 머릿수도 많고 절정고수도 많으니 저렇듯 기세가 좋을 법도 하다.

적도들의 전열에는 절정고수 다섯 명과 일류의 후반쯤으로 보이는 자들 여럿이 섞여 있다. 제법 탄탄한 전열이다.

뒤에 있는 적도들은 신속하게 이동하면서도 진형을 상당히 잘 유지하고 있다. 수십 명의 인원이 빠르게 이동하는 중에도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경지로만 정예가 아니라, 단체전 훈련도 어느 정도는 되어 있는 정예라는 뜻이다.

저들의 상대가 우리가 아니라 무림맹 측의 주 전력이었다면, 주 전력 쪽의 피해가 작지 않았을 것이다.

이윽고 적도들 다수가 암기 사거리에 들어왔다.

그 순간 나를 포함한 후열의 다섯 명이 일제히 제자리에서 낮게 도약하며 양손을 털어냈다.

소비도, 철비정, 비표 같은 것들이 적도들을 향해 쏘아졌다.

비표를 날린 이들은 금분옥과 육화현이다. 그녀들은 한 손으로는 철비정을, 다른 한 손으로는 비표를 털어냈다.

참고로 나와 임려현은 소비도와 철비정을 섞어서 날렸고, 남궁설은 철비정만 날렸다.

이렇듯 다양한 암기를 섞어서 날리면 대처하기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적도들의 전열이 우리의 암기를 쳐내기 시작했다.

티디디디딩! 채쟁! 탱! 티디디딩!

적도들은 내 예상보다 암기에 더 잘 대처했다.

결과적으로 전열에 있던 자들 중 쓰러진 자들은 일류고수 세 명에 불과했다.

물론 우리가 기선제압 목적으로 다소 먼 거리에서 암기를 날리기는 했다. 그렇다 해도 우리 후열 인원들의 경지와 암기술 실력을 고려하면 약소한 성과다.

역시나 만만치 않은 자들인 것이다.

그때쯤 적도들의 후열에서도 우리 전열을 향해 암기를 발출했다.

우리 전열의 인원들이 한차례 부지런히 암기를 튕겨냈다.

그 직후, 타격조의 전열과 적도들의 전열이 격돌했다.

적도들은 맹렬했고 타격조는 차분했다.

지켜보니 적도들은 전투 중에도 진형을 상당히 잘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전열에 결원이 생기면 그 즉시 후열로부터 인원이 충원되며 진형을 유지하곤 했다.

이 열에서는 부지런히 암기를 발출하며 우리 전열을 노렸고, 삼 열과 사 열에서는 살짝 도약해서 암기를 날리며 우리 전열과 후열을 모두 노렸다.

적도들의 암기술은 전체적으로 우수하거나 양호한 수준이었다.

그런 수준의 암기가 계속 날아들다 보니, 타격조로서도 적들을 상대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참고로 적측 절정고수들은 전열과 이 열에 대부분 배치되어 있는데, 이 열에 있는 절정고수들의 암기술이 특히 예리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전투가 시작되고 나서 약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우리가 추가로 처치한 적도들은 다섯 명뿐이었다. 절정고수는 한 명도 처치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턴가, 적도들이 우리 진형의 좌측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전열의 좌측에 있는 이들은 단목강, 풍세학, 선의림이며 후열의 좌측에 있는 건 나와 남궁설이다.

대강이나마 이유를 알 것 같다.

딱 봐도 우리 진형 좌측의 인원들이 앳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단목강, 풍세학, 선의림은 이십 대 중반이지만 일찍 절정에 오른 사람들이다.

일찍 절정에 올랐다는 건, 일찍부터 절정의 내공을 운용해왔다는 뜻이다. 그 덕분에 세 사람 다 동안이다. 용모만으로는 여전히 약관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와 남궁설의 경우는 더하다. 우리는 더 어린 나이부터 절정의 내공을 운용해온 탓이다.

그렇듯 진형 좌측에 있는 인원들의 용모가 하나같이 매우 앳되다 보니, 적도들은 우리의 경험이 아직은 부족하리라고 예상하여 공격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우리는 모두 죽립을 착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하관은 드러나 있는 상태다.

공격이 집중되니 우리 다섯 명은 매우 바빠졌는데, 그러다 보니 내 앞쪽에 있는 풍세학과 선의림의 움직임도 더 잘 관찰할 수 있었다.

추소륵의 실전 감각과 성향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기동타격조 시절에 여러 실전을 함께 치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세학, 선의림과 함께 실전을 치러보기는 처음이다.

장원에서 오랫동안 함께 수련해왔다고 하더라도 실전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지켜보니 둘 다 부지런히 검을 휘두르는 중에도 동료들과의 간격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적도들에게 결정타를 가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욕심부리거나 무리하지 않은 채 적절하게 치고 빠지는 모습이었고, 암기를 날리고 있는 후열의 인원들에게도 잘 맞춰주는 중이었다.

역시 무당과 화산을 대표하는 후기지수들답다.

저런 식이면 앞으로도 중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듯 중용되어 더 많은 경험을 쌓을수록 실력도 더 빠르게 상승하게 된다.

그즈음 적도들의 뒤쪽에서 움직임이 있는가 싶더니, 갑자기 다수의 인원이 적 진영의 좌측과 우측으로 벗어났다.

그리고 양옆으로 벗어난 인원들이 전선을 우회하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후열을 직접 노리겠다는 의도다.

지금까지 힘으로 밀어봤는데 우리가 밀리기는커녕 본인들의 피해만 늘어가자 작전을 바꾼 것이다.

후열에는 전열보다 약한 전력이 배치되는 게 일반적인데, 가뜩이나 우리 후열은 여인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다섯 명 중에서 네 명이 여자다.

즉, 적들은 우리의 후열이 약한 고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전선의 좌측으로 우회하고 있는 적도들은 열한 명이고, 우측으로 우회하고 있는 적도들은 열 명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남궁묵은 후열에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알아서 처리하라는 의미다.

후열의 좌측에는 내가, 우측에는 임려현이 있다 보니 알아서 처리하게끔 놔둔 것이다.

옆에 있는 남궁설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 양손으로 철비정을 날리고 있던 그녀는 어느새 오른손에 검을 쥔 모습이었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되었다는 의미다.

[내가 가자고 하면 나가는 거야. 설 매가 앞장서.]

[네.]

우리의 반대편에서는 임려현과 금분옥이 우측의 적도들을 막기 위해 움직인 상태다.

그러나 나는 좌측의 적도들이 조금 더 접근하기를 기다렸다.

그러다가 잠시 후에 남궁설에게 전음을 보냈다.

[지금!]

전음을 보내자마자 남궁설이 좌측에 다다른 적도들을 향해 튀어 나갔고, 나도 그녀의 뒤를 바짝 쫓았다.

지금 나는 양손에 독침을 가득 쥐고 있다.

남궁설을 앞세운 이유도 양손의 독침 때문이다.

적도들이 우리 둘을 에워싸기 위해 모여들면, 나는 즉시 남궁설의 앞으로 나서며 독침을 뿌릴 계획이다.

그렇듯 적들이 조금 더 모여들기를 기다리던 순간, 갑자기 적들이 먼저 일제히 암기를 털어내기 시작했다.

암기는 철비정과 침이다.

참고로 저들이 침을 날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데 암기들의 방향이 의외였다.

남궁설과 내 쪽으로 날아오는 암기는 소수뿐이고, 나머지 다수의 암기는 우리의 전열 쪽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침들은 독침일 가능성이 큰 만큼, 즉시 소리 내어 외쳤다.

“침!”

이렇게만 외쳐도 다들 독침이라는 가정하에 대비할 것이다.

내 바로 앞에 있는 남궁설이 암기를 피하려고 신형을 급격하게 비틀고 있다.

이에 나도 천섬무를 상 단계로 끌어올리며 그녀를 따라 몸을 비틀었다. 그러면서 적도들 쪽으로 튀어 나갈 준비를 했다.

그때였다.

“침!”

“침……!”

내 뒤쪽에서 연달아 그런 외침이 들렸다.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우리 진형의 전방과 우측에 있는 적도들도 일제히 암기를 발출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무수히 많은 철비정들과 침들이 전열의 조원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애초에 적들은 딱히 우리의 후열을 노렸던 게 아니라, 이렇듯 세 방향에서 독침을 날리며 우리 진형을 흔들 계획이었던 것이다.

타격조원들이 최정예들이기는 하나, 세 방향에서 저렇듯 많은 암기가 동시에 날아들면 당연히 대처하기가 까다롭다.

가뜩이나 적도들의 암기술 실력이 좋아, 암기들이 날아드는 속도도 빠르고 각도도 예리한 상황이다.

이러면 경험이 부족한 인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천섬무를 아예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며 미끄러지듯 남궁설의 옆을 스쳐 앞으로 나섰다.

이어서 우리 앞에 있는 적도들에게 근접한 후, 맹렬하게 신형을 회전시키며 양손의 독침을 털어냈다.

손에서 독침이 떠나자마자 결과도 확인하지 않은 채 오른발을 강하게 박찼다.

우리의 전열 쪽으로 향하기 위함이다.

동시에 남궁설에게 전음을 보냈다.

[복귀해!]

조원들이 있는 곳으로 복귀하라는 의미다.

내가 털어낸 독침으로 이곳의 적도들이 몇 명이나 정리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이동하고 나면 이쪽에는 남궁설만 남게 된다.

혼자 남으면 위험할 수 있기에 복귀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후에는 우리 조의 전열 쪽에 집중했다.

천섬무를 최대로 펼친 상황이라, 무수한 암기가 전열 쪽으로 날아드는 모습과 전열의 동료들이 대처하는 움직임이 느린 광경으로 보인다.

단목강은 매우 빠른 속도로 검을 휘두르며 우리 쪽에서 날아간 암기들을 쳐내고 있다.

풍세학과 선의림은 방어 검술을 펼치며 전방에서 날아드는 암기들을 쳐내는 중이고, 중앙의 남궁묵이 선의림과 풍세학 쪽을 지원하는 중이다.

전열의 우측에서는 추소륵과 배낙균이 전방에서 날아오는 암기들을 쳐내고 있고, 후열의 중앙에 있던 육화현이 어느새 전방으로 나서서 두 사람을 지원하고 있다.

묘청상은 우측에서 날아오는 암기들을 쳐내는 중이다.

그 모든 광경을 눈으로 확인한 직후, 나는 급격하게 눈매를 좁혀야 했다.

조막만 한 구체 두 개가 다른 암기들의 꼬리를 물고 전열의 조원들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탄!”

즉시 외치긴 했지만, 전열의 조원들이 독탄인지 벽력탄인지 모를 저 물건에 제대로 대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들 철비정과 독침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정신없는 상황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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