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22권 : 3 [트레세크의 승리를 알리는 뿔피리] (103/520)

3 [트레세크의 승리를 알리는 뿔피리]

광장과 여신상, 빛의 탑 부근에서 함께 벌어지는 축제.

초보자들이 뛰어다니고, 정령술사들은 흙꾼이나 화돌이를 포함해서 계약한 바람의

정령, 물의 정령 등을 끌고 다녔다.

"물의 정령들이 공연합니다. 시원한 물방울을 잔뜩 맞고 싶으신 분들은 놀러 오세요,"

"모라타에서만 볼 수 있는 악사들의 연주! 10분후에 시작됩니다."

거리에서는 악사들이 연주를 하고, 댄서들이 춤을 춘다.

상인들의 장사도 활기를 띠었고, 사냥을 떠났던 유저들까지 돌아와서 좌판을 벌였다.

화령과 벨로트는 단맛이 나는 풀을 씹으면서 축제 구경을하고 있었다.

그들도 댄서와 바드로서 공연을 하면 큰 인기를 누릴 수 있겠지만, 하지 않았다.

일을 하기보다는 그저 오랜만에 푹 쉬며 놀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거 예쁘다."

"언니, 정말 잘 어울려요."

그녀들은 쇼핑에 열을 올렸다.

화령과 벨로트만이 아니라 다른 유저들도, 광장과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물건 구매에 열을 올렸다.

"털이 귀여운 신발이네."

"위드 님이 만든 신발도 예쁜거 많잖아요. 그때는 왜 안샀어요?"

"막 쇼핑 중독에 걸린 된장녀처럼 보일 수도 있잖니."

"....."

화령의 집은 120평이었다. 안방의 넓이가 어마어마했는데, 그 안에는 구두들을 고이 모셔 놓고 있었다.

"언니, 언니는 위드 님이 구두를 사지 말라고 하면 안 살 수 있어요?"

화령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평생 샌들이나 운동화만 신고 다녀야 한다면 과연 행복할수 있을까.

"난...위드 님을 택할 거야."

"정말요?"

"응.대신 가방을 사면 되니까!"

"......"

"야경이 참 예쁘지?"

"이것좀 먹어 봐요. 제가 사 왔어요."

"너부터 먹어. 내가 먹여 줄게."

페일과 메일너은 빛의 탑 주변의 바위에 앉아 있었다.

모라타의 야경을 보면서 닭살 행각 중!

주변에는 딱 붙어 앉은 다른 커플들도 몰려 있었다.

모라타에서도 분위기와 전망이 좋아서 커플들이 가장 많이 출몰하는 지역이었다.

솔로들은 절대 범접할 수도 없는 구역.

달빛 아래 바위마다 앉아 있는 수백 쌍의 커플들.

여자 친구가 없는게 분명한 어떤 조각사가 주변에 기념으로 커다란 닭을 조각해 놓을 정도였다.

"바람이 차고 추워요."

추우면 도시로 들어가면 될 것을 괜히 꼭 달라붙어서 버티는 커플들이었다.

그러면 괜히 남자가 말했다.

"우리...망토라도 같이 쓸까?"

말토로 함께 등을 가리며 커플들은 오붓한 분위기를 나누었다.

사냥이나 모험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아서 커플들은 더욱 돈독한 정을 나눌수 있었다.

"영감, 이러니까 꼭 우리도 젊어진 것 같지 않수?"

"어험! 뭐, 괜찮구려."

오순도순 오우거들을 때려잡는 노인 커플들의 모습도 특이한 광경이 아니었다.

로열 로드를 통해 다시금 육체의 활력을 느끼며 젊었을 때 처럼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뭐든 팝니다. 교역 전문 상인. 바다에서 나오는 특산품들을 구경하러 오실 분.

퀘스트 물품 중에 찾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니 들러 보세요. 구경은 공짜! 워낙 귀한 게

많아서 오랫동안 구경을 하면 돈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마판 상회가 지금 문을 열고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마판도 인어들과 거래하면서 얻은 바다의 특산품, 산호와 해초, 반짝이는 생선 비늘 등을 축제에서 판매했다.

모라타에서 일찍 자리를 잡은 마판은 단골손님들도 많았다.

"저기요, 가격을 조금만 깎아 주시면 안돼요?"

예쁘게 반짝거리는 산호를 갖고 싶었던 여성 유저들이 감히 흥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마판ㅇ느 어림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안 됩니다. 물량이 부족해서요."

그러면서도 슬그머니 눈짓을 보내면서 말했다.

"2골드는 낮춰 드리겠습니다."

"꺄아. 고마워요!"

물건을 산 여성 유저들이 물었다,

"다음에 언제 또 장사하세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무기류에서부터 방어구까지 전부 취급하니 언제든 오세요."

"친구 등록을 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마판은 이것이야말로 상인이 누리는 최대의 기쁨이라고 생각했다.

유저들과 가장 자주 접하면서 인맥을 쌓는다.

초보자들로부터 고레벨 유저들까지 폭넓게 안면을 익히면서 사귀어 놓을 수

있지 않았던가. 상인만큼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도 드물었다.

마판은 벌어 놓은 돈을 교역과 상점등에 계속 투자하면서 거부가 되고 있었다.

"저기, 일행 있으세요?"

제피는 여자들로부터 끊임없이 질문을 받았다.

광장의 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는 그의 쓸쓸한 분위기에 여자들이 모여든 것이다.

제피는 슬프게 말했다.

"일행이...있습니다."

"나중에라도 시간이 되시면요. 제 이름은 엘레인인데....."

"죄송합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피에게 모라타의 축제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웃고 떠들며 지나가는 사람들,

활기가 넘치는 축제의 시간! 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유린은 이곳에 없었다.

야속하게도 그림 이동술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모험을 하고 있었다.

제피는 자존심을 굽히고 먼저 연락을 해보기까지 했다.

-언제 돌아올 거야?

-구경할 게 많아서요.

-내일은 시간이 되니?

-친구둘이랑 놀아야 돼요.

-그다음날은?

-그림 그려야 돼요.

-이번 주에는 볼 수 있겠지?

-바빠서 약속은 못 하는데...시간 나면 말할게요.

그러고 나서 아무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유린은 그림 이동술로 북부의 마을들은 물론이고, 로자임 왕국이나 브렌트 왕국

그리고 중앙 대륙의 대도시에도 갔다 광장에서 그림을 그려 주며 친구들을 사귀고,

간단한 의뢰들을 했다. 지금 제피의 레벨에서 본다면 코웃음도 나오지 않을

시시한 의뢰였다.

코볼트의 장난감을 모아 달라거나, 독사의 송곳니를 구해 달라는 정도의 퀘스트.

하지만 유린은 레벨이 20도 되지않는 다른 동료들과 위기를 넘겨 가면서 의뢰를했다.

그럴 때의 성취감이 얼마나 큰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에휴, 유린이 없는 축제는 쓸쓸하기만 하구나."

제피는 하염없이 축제의 인파를 보기만 했다.

유린에게 쏠린 마음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 궁상 까지 떨고 있는 모습이었다.

"흑흑, 그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건가?"

유린에게 당한 희생자는 또 1명있었다.

그림에 전부를 걸었던 페트!

개울에 비친 엘프.

대지를 살피고 있는 정령들.

별의 야경.

광기 어린 오크들.

페트는 그가 가진 색감으로 신비로운 풍경을 웅장하거나 따뜻하게 표현했다.

명작이나 대작의 작품들!

그가 구사하는 다채로운 색감은 화가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었고, 장면의 구성이나

그림이 전해 오는 이야기들도 뚜렷했다.

페트는 그가 그려 온 그림들을 유린에게 보여 줬다.

"개울에 비친 엘프는 어떻게 그리신 거예요?"

"엘프 마을에 초대를 받아서 갔을 때, 그곳의 엘프 처녀가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유린은 엘프들이 자유롭게 나무들 사이로 뛰어다니는 그림을 보며 감탄했다.

페트는 이종족이나 엘프, 정령 등과 매우 친숙했다. 그들의 마을을 여행하면서 그림을 그려서

선물로 주었고, 일부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었다.

"별의 야경도 참 예쁜 것 같아요. 이런 식의 그림이라니,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어릴 때 별을 보면서 꾸었던 꿈을 화폭에 옮겨 봤습니다. 떠올리기가 어려울 뿐이지,

그릴 때는 정말 재미있게 작업을 했죠."

별의 야경은 총 10개로 되어 있는 연작이었는데, 밤을 이색적으로 표현한 작품이었다.

높이 떠 있는 별들에 표정이 있었다. 각 별자리를 묶어서 괴물이나 사물을

표현하기도 했다.

소년이 보는 별과, 청년, 여자, 신부, 마법사, 기사 등이 보는 별의 모습이 모두 달랐다.

벼를 보는 장소도 달랐는데, 소년은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의 나무에 올라가 있었고

청년은 마구간을 고치다가 잠깐 하늘을 쳐다보는 중이었다. 여자는 새벽에 가족들을 위해

밥을 짓다가 창문을 통해 별들을 보고, 기사는 성에서 검술 훈련을 하다가 지쳐 누워서

보았다.

도둑을 표현했을 때에는, 남의 집 담을 넘으면서 본 별들!

페트의 작품들은 작은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았고, 전체적인 구도와 완성도도 뛰어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린에게서 전해지는 분위기는 밝고 명랑했다.

"제가 그린 작품들이 많으니 천천히 구경하세요."

"더 있어요?"

"그럼요. 아직 삼분의 일도 못 보여 드렸습니다."

유린이 감탄할 때마다 페트는 흐뭇함에 벌어지는 입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녀의 칭찬의 말을 들을 때마다 구름을 타고 날아가는 기분이랄까!

지금껏 공개한 적이 없던 작품들도 닥치는 대로 보여 주고 있었지만, 조금도 아까운 줄을

몰랐다.

-대작 미술품의 감상으로 예술 스탯이 21 증가했습니다.

-미술품 감상 스킬의 숙련도가 증가했습니다.

-지식과 지혜 스탯이 2 증가했습니다.

유린은 감상을 할 때마다 예술 스탯뿐만 아니라 여러 스탯과 숙련도가 늘어났다.

페트에게는 그가 직접 그린 것뿐 아니라 의뢰를 통해 얻거나 구매해서 소장한 미술품도 많았기에,

그림 그리기 스킬의 레벨이 두 단계나 오를 정도.

"느낌이 좋은 그림이네요. 물감은 구입하신 거예요, 아니면 만드신 거예요?"

"만든 것도 있고, 미술품 도구점에서 구입한 것도 있습니다. 직접 만든 물감은 하나뿐인 색을 낼 수 있고

향과 신선함이 오래 유지되죠. 하지만 실패를 워낙 많이 해야 해서 추천하고 싶지는 않아요."

유린은 그림을 보면서 미처 가 본 적이 없는 땅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미술품에 이렇게 뛰어난 효과가 있다니, 대단해요."

"제가 그린 그림이니까요. 엘프나 정령이 아닌 진짜 사람들에세는 처음 보여주는 그림들이 많습니다."

"정령들의 세계에는 어떻게 가셨어요?"

"정령들을 그린 그림이 있었죠. 그림 이동술로 그들의 세꼐로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인간이라고 무시했지만 지금은 정령들이 저만 보면 그림을 그려 달라고 아우성이죠."

그림 이동술은 새롱누 공간이나 차원으로 넘어가서 퀘스트를 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했다.

매우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있던 노하우였지만, 페트는 유린에게 아낌없이 말해 줬다.

"저는 조각품이 아닌 그림에도 이렇게 특별한 대작이나 신비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았어요."

"예술을 논할 때 화가와조각사는 자주 비교되는 대상이죠. 조각품은 주변과 어우러지는 사물이나

특별한 무언가를 대상으로 조각해 낼 뿐이지만, 그림은 화폭 안에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조각으로는 절대 표햔할 수 없는 일출의 장엄함, 오묘한 색채의 미학, 자연의 장대한

아름다움들까지도 그림은 그려 냅니다. 불가능이 없는 예술이죠."

유린은 호기심에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그리셨는데 페트 님의 이름이 화가 길드에서도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위드의 경우에는 조각사 길드뿐만이 아니라 로열로드를 하는 유저라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페트라는 이름은 전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퀘스트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림 실력이 이토록 뛰어나고 작품을

다수 만들었다면 유명해지는 것이 정상이다.

"제가 퀘스트를 할 때에는 소란스러운 것이 싫어서 이름을 알려 주지 않았죠.

익명으로 퀘스트를 하고 완성된 그림에도 가명들을 돌려썼기 때문에 명성이 낮은 편일 뿐, 정상적으로 했다면

이 페트의 이름이 베르사 대륙 전역에 퍼져있었을 겁니다."

페트는 정령계에 숨어서 활동하는 가장 뛰어난 화가였다.

그 출중한 실력은 주로 정령들만이 알고 있을 뿐이지만, 작품들은 하나같이 훌륭했다.

"그림들이 너무 아까운데, 계속 다른이름으로만 그림을 그리실 거에요?"

페트는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

"소박하게나마 생각해 놓은건 있습니다."

"어떤 건데요?"

"그냥...그림의 세계에서 최고가 되자. 그 전에는 유명해 지는 것이 부담스럽거든요.

언젠가는 저도 세상으로 나가게 되겠죠. 그때는 그림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베르사 대륙에

제대로 보여 주는게 목표 입니다."

"그러면 조각사 위드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각사 위드는 벌써 조각술을 이용해서 모험을 하고 있잖아요."

유린이 그의 여동생이라는 건 전혀 짐작도 못한 채 페트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위드 따윌르 경쟁 상대로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림은 조각술보다 훨씬 위니까요.

지금은 제법 인정을 받고 있는 모양이지만, 제가 세상에 나가게 되면 작품으로 만인이

보는 앞에서 씻을 수 없는 굴욕을 안겨 줄겁니다."

그리고 그낭 이후 페트는 유린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

조르디보오스 성의 한쪽 벽면에는 유린이 적어 놓은 낙서들만 남았다.

페트 바보. 똥개.

위드는 축제가 벌어지는 모라타에서도 놀지 않았다.

"축제에는 역시 음식 장사야."

축제나 특별한 날에 만드는 음식들은 잘 팔릴 뿐만 아니라 숙련도를 부쩍부쩍

올려 준다.

공식적으로 바가지를 씌워도 거부감이 없는 날!

요리 스킬은 중급 8레벨! 9레벨까지는 4.3%의 숙련도만이 남아 있었다.

"고급 요리 스킬을 빨리 만들어야지."

사냥을 할 때에도 세끼의 식사를 꼬박꼬박 만들어 먹는다.

요리야말로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유용한 분야였고, 스킬이 발전할수록 음식의 맛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스탯도 많이 올려준다.

재봉, 대장일, 요리, 조각술, 검술, 낚시, 약초학, 붕대감기.

잡캐답게 모든 분야를 아우르며 활용해야 되는 것.

고급 요리 스킬을 얻게 되면 병사들이나 주민들의 친밀도를 얻기가 굉장히 쉬워진다고 한다.

더욱 대단한 것은, 멸치 2마리와 꼬막 3개만으로도 해물탕의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위드는 지골라스에서 돌아오면서 오징어와 멸치 등을 잡아서 젓갈을 만들었고,

영주성에 묻어 놓은 각종 장들도 완성되었다.

조만간 요리 스킬을 고급까지 확실하게 올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신선한 해산물집입니다. 바다의 맛을 보고 싶은 분들은 이곳으로 오세요."

위드는 금방 상하기 쉬운 어류들과 신선한 해산물들을 요리했다.

모라타에는 제법 멀리 떨어진 바닷가로 가서 낚시를 하는 유저들이 거의 없기에,

해산물을 판매하는 것이야말로 품목을 제대로 고른 셈이었다.

"고래나 참치 회, 상어 회는 금방 떨어질 테니 줄을 서셔야 됩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회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 아쉬워 하지 마세요. 다름 메뉴로 대형 오징어

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위드의 칼이 도마 위에서 현란하게 움직이면서 엄청나게 큰 상어의 살점을 저몄다.

다녀간 쌓인 요리 실력과, 검술에 의한 집중력을 바탕으로 회를 뜬다.

"최대한 얇게 떠야지. 그래서 양은 많게 보이고...그러면 돈을 더 벌 수 있으니까!"

냄비에 매운탕을 끓여도 위드는 다른 요리사들과는 경쟁력에서 차이가 있었다.

다른 요리사들이 똑같은 냄비에서 8인분을 꺼낸다면, 위드는 10인분을 만들어 낸다!

뼈와 머리, 꼬리까지 정확하게 분배하고, 또 저렴한 채소 들을 푸짐하게 사용.

시원한 국물 등을 아끼지 않고 담아 주면서 인심을 얻는다.

리트바르 마굴에서 사냥을 할 때부터 병사들에게 밥을 해주며 쌓은 비장의 무기

상어 회를 뜰 때에도 다른 요리사에 비해 10인분, 20인분씩이 더 나왔다. 

"완전신기하다. 상어 회를 떠서 요리를 해주네?"

"이건 무슨 맛일까? 스텟을 많이 올려주려나?" 

위드가 음식을 판다는 소문만으로도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텔레비전에 나온 맛집을 능가하는 위드의 인기! 

"둘이 먹으면 하나가 죽을 정도로 맛있대" 

"쉿 대형 오징어의 촉수를 지금 자르고 있어."

위드의 요리에 대해서도 인터넷상에 동영상과 함께 사진들이 올라와있다유저들에 의해 

절묘하게 편집된 사진들은 식욕을 자극했고, 반드시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위드는 더욱 마음 편하게 바가지를 듬뿍 씌울 수 있었다

"요리를 이렇게 맛있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어린 초보 요리사들의 질문에, 위드는 남은 재료들을 모아 매운탕을 만들며 대답했다 

"신선한 재료와 깨끗한 물 그리고 정직과 양심을 조미료로 써서 만들면 됩니다"

회를 먹는 사람들 중에는 맛있어서 일찍 먹어 버리고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서비스 품목으로 누릉지와 탕국물이 기본으로 제공! 

국물만 마시다 보면 입이 허전한 법이다 그러면 결국 과일주나, 추가로 회를 시킬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노회한 위드가 사용할 수 있는 2차, 3차 바가지!

"대게를 드시면 게살 죽, 바지락 탕도 서비스! 참고로 복어 독이 아직 덜 빠졌습니다. 둘이 먹다 

둘이 모두 죽을 수 있으니, 독 저항력이 높고 생명력이 많은 사람에게만 팝니다 먹고 죽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위드의 요리스킬은 중급 8레벨. 지느러미를 이용한 고급 요리들도 비싸게 팔 수 있었다 

해산물 종합요리점이라고 해도 될 만큼 방대한 메뉴! 

손님을 위한다양한 메뉴 개발이 아니라, 지골라스에서 돌아오면서 잡은 어류를 몽땅 요리했다.

띠링.

-요리 스킬의 레벨이 중급 9레벨이 되셨습니다. 감칠맛과 함께, 탕에서 깊은 맛이 우러납니다.

"드디어 9레벨이군."

위드의 요리 천막에는 앉을 틈이 없었다. 축제의 공연장

못지않게 사람들로 붐볐다.

탕을 끓여내는 잠깐의 여유 시간을 이용해서 조각품도 만들었다.

식사를 하면서도 볼거리가 있으면 음식의 맛이 훨씬 좋았던 것처럼 느껴지는 이치!

요리를 하고 나온 게 껍질들을 모아서, 커다란 게가 집게발로 서 있는 조각품을 만들었다.

"대게 3마리 주세요!"

"여기 밥도 비벼 주나요?"

조각품을 만드니 관련 메뉴의 인기가 폭발!

대게 수프와 대게 탕, 껍질에 비벼 먹는 볶음밥은 일품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향기가 주변에 퍼지면서 손님들이 계속 줄을 서서 기다렸다.

"모험가들은 꽤 되는군."

유저들 중에서 로열 로드의 게시판에 많이 알려진 모험가도 다수 만났다.

북부 대륙을 남들보다 빨리 탐험하기 위해 온 모험가들이 많았다. 돈을 펑펑 써 대면서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유저들!

"북부 대륙에는 알려지지 않은 던전들이 많습니다. 우리 파티는 그런 던전들에 대한 정보를 상당히

많이 갖고 있죠."

"......"

모험가들은 위드에게 제의도 했다.

"같이 파르벡 계곡 부근을 탐사해 보시겠습니까? 사냥을 같이하고 얻은 전리품에 대해서는 우선권을

드리겠습니다."

"발데스 백작의 무덤에 대해서 알려 드릴까요? 지금은 몬스터의 소굴이 되어 있고 꽤 만만치

않은 던전 같던데요. 나오는 몬스터들의 평균 레벨이 400은 넘더군요. 저희와 위드님이 힘을 합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습니다."

위드와 함께 탐험을 하게 되면 인터넷상으로 동영상 중계가 되면적어도 수백만 명이 시청을 한다.

방송을 타게 됨녀 유명해진느 것은 기본이고 두둑한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솜씨 좋은 모험가들이 과하다 싶은 제안을 서슴없이 해 오는 것이다.

위드가 보기에도 정말 나쁘지 않은 합류 제의들이 많았다. 북부 대륙까지 모험을

하러 올 정도라면 스스로의 실력에 자신도 있고, 경험도 갖춘 이들이다. 사전

조사도 충분하게 하고 또 파티 구성도 좋아서, 효율적인 사냥과 탐험이 가능 한 것.

위들르 유혹하기 위해서 전리품을 많이 넘겨주곘다는 제의도 해 온다.

"모험은 위험하니까 아무나 믿을 수는 없어."

평판이 좋은 모험 파티들도 있었다. 사냥 속도가 빠르다고 유명한 파티에는

위드도 한번 속해 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위드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불사의 군단과 관련된 퀘스트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혹의 손길을 뻗치던 전사들과 모험가들이 음식을 먹고 흩어졌다.

그때 위드가 돌아왔다는 소문을 듣고 달려오는 두 사람이 있었다.

만돌과 그의 아내였다.

1쿠퍼짜리 의뢰를 받고, 위드가 철저한 사전 조사 후에 여자 아이의 일생을 다룬

인형들을 만들어 준 당사자들이 온 것이다.

"위드 님, 오셨군요."

만돌은 덥석 위드의 손을 붙잡았다.

덥수룩한 털북숭이 장한에게 손을 잡힌 위드였지만 얼굴은 환하게 웃었다.

지금까지 준비해 두었던 접대용 미소.

당연히 저만치서 달려올 때부터 만돌이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미스릴 부츠를 

신고 있다는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잃어버리지 않았구나."

미스릴 부츠는 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민첩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수준으로 만들려면

대장장이 스킬이 정말 높아야한다. 차라리 검을 만드는게 쉽지, 금속 계열 부츠는 대장

일에서도 까다로운 분야였다.

그만큼 비싸고 귀한 물건.

위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 작품이 어떠셨는지요."

만돌이 의뢰한 조각품을 만들기 위해 위드는 최선을 다했다. 다른것들은

실패하면 다시 만들면 되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어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만돌은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최고였습니다. 기대했던 차원의 작품이 아닙니다. 고작1쿠퍼짜리 의뢰였는데.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 주셧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제 아내도...많이 좋아했습니다."

그의 아내인 텔피나도 살짝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했다.

"와아아!"

"조각품을 의뢰한 사람들이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손님들은 예술 회관이 문을 열 때 있었던 이야기들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한 부부를 위하여 모라타의 영주가 만들어 준 조각품!

사실인지 거짓인지 논란이 있었는데, 당사자들이 직접 나타났다.

"다른 지역의 영주들이라면 돈에 환장을 했을 텐데 겨우1쿠퍼를 받고

대작 조각품을 만들었어?"

"그래도 소유권을 넘겨주는 건 아니잖아."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나 같으면 못했을 건데."

"가만 보면 우리 영주가 은근히 착한 거 같아 초보자들을 배려할 줄도 알고 말이야"

"판잣집이나 여러 가지들을 보면 확실히 좋은 영주인 것 같긴 하지." 

위드는 스스로의 공을 내세우려고 하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력이 미숙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희는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곳까지 굳이 오시게 한 것은 죄송합니다"

솔직히, 위드는다 생각이 있어 한 짓이었다.

조각품은 달랑 보내주고 나면 그걸로 끝! 

베르사 대륙이 넓다 보니 언제 다시 만날 수 았을지 모르는 것이 아니던가. 

추가로 조각품 주변을 완벽하게 꾸며야 했지만, 의뢰비를 받기 위해서라도 

만들어와야 할 필요가 있었다. 

델피나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원래 그녀는 착하고 상냥한 여인이었다. 

"모라타에 와서 저희한테는 좋은 일도 생겼어요 이것 보세요."

델피나는 작은 메추리알 같은 것을 내밀었다.

위드는 그것을 받아서 살펴보았다.

"감정."

요정의 알:내구도10/10

깨지기 쉬운 알.

어느 요정이 방탕한 생활을 한 후에 버리고 간 것 같다.

따뜻하게 품어 주며 일정 시간을 보내면 껍질을 깨고 아기 요정이 탄생한다.

요정의 성별은 여자로 고정되어 있다.

요정은 엘프보다도 자연적인 친화력이 뛰어나지만, 정신적으로는 미숙한 편이다.

가장 처음 본 대상을 부모로 여기며, 이름을 지어 줄 수 있다. 요정은

부모의 말을 6개월간 따를 것이며, 꼬마 요정의 성장은 빠르다.

거주하는 마을의 환경이나 주변 지역에 따라서 성장의 기초에 차이가 있다.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서 외모와 성격, 능력 등 모든 미래가 달라지게

도리 것이다.

제한:알이 깨지면 안됨.

     꼬마 요정에게 과한 스트레스를 주면 요정들의 나라로 되돌아 가 버릴 수 있다.

     악한 요정을 탄생시켰을 때에는 악명이 매우 크게 쌓이게 된다.

영주성에 요정의 신비한 샘을 설치해 놓은 이후로, 밤마다 요정들이 날아다녔다.

만돌과 델피나는 그들에게 선물이나 음식을 주면서 친해져서 요정의 알을 받았던

것이다.

위드가 요정의 알을 조심해서 돌려주었다.

"정말 얻기 힘든 건데, 축하드립니다."

요정의 알은 구한 유저가 아직 20여명도 되지 않는 귀한 것.

위드도 차마 이것을 의뢰비로 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만돌이나 델피타 부부에게 요정이 진짜 자식 같은 느낌은 물론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요정들을 돌보면서 상처가 조금이라도 아물 수 있다면 좋으리라.

그리고 전적으로 그들끼리 결정할 문제가 되겠지만, 꼭 낳은 정이 전부는 아니므로

아이를 키우려면 현실에서 입양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돌이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주었다.

"여기 의뢰비 1쿠퍼 있습니다."

순간 위드의 창백해진 얼굴은 토리도를 능가할 정도였다.

"고맙습니다. 확실히 의뢰비를 받았습니다."

위드는 떨리는 손으로 1쿠퍼를 챙겼다.

주는 돈은 받고 보는게 원칙. 약속된 금액 이상으로 더 달라고 따지기에는

주변에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만돌의 보상은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위드 님이 쓸 만한 물건을 제가 구해 봤습니다. 이것은 정말 저의 작은

성의이니, 꼭 받아 주십시오."

트레세크의 승리를 알리는 뿔피리

전설의 뿔피리.

기사 트레세크의 물건.

대군을 통솔할 때 사용하던 뿔피리이다.

전장으로 널리 퍼지는 이 뿔피리 소리를 들으면 병사들의 사기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기사 중의 기사였던 트레세크는 이 뿔피리를 불며 휘하 병사들과 함께 베르사 대륙의

여러 곳을 다녔다. 그리고 모든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제한:통솔력 850

     기사 전용.

     레벨 400이상.

     전투 중에 300인 이상의 부하들을 지휘한 경력.

옵션:전투에서 병사들의 숨겨진 힘을 이끌어 냄.

     다수의 병사들에게 치료의 손길 단 3회 가능.

     명성 +600.

     돌격 시에 보너스.

     병사들이 투지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강한 적과 싸우게 만듦.

     전투 승리 시에 얻는 병사들의 경험치 증가.

     적들의 사기 저하.

     기사, 귀족이 사용할 때는 효과가 20% 증가함.

위드는 굼침이 삼켜졌다.

기사나 귀족 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는 아이템이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는 없어서 못 팔아서, 사기 쳐서라도 팔려고 한다는

그 유명한 아이템!

병사들을 양성하기에는 최고의 물건이라서 부르는게 값이며, 좀 많이

불러도 도둑놈이라는 소리를 안듣는다는 바로 그 물건이었다.

"저를 어떻게 보시고...이런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만돌이 간곡한 어조로, 작은 성의지만 꼭 받아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예의를 차릴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만돌이 다시 권할 것이 확실해 보였기 때문에 슬쩍 거절의 의사를 보여 본것이었다.

"이것을 드릴 사람은 위드 님밖에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꼭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허, 이것 참. 자꾸 권하시니 거절할 수도 없고......"

위드는 곤란 하다는 듯이 어색하게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양손을 슬며시 내밀었다.

만돌도 그 뜻을 이해한다는 듯이, 손바닥 위에 뿔피리를 올려 주었다.

띠링!

-트레세크의 승리를 알리는 뿔피리를 획득하셨습니다.

위드는 입가를 실룩이면서 말했다.

"요정이 태어나면... 제가 옷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귀한 보물인 뿔피리도 받았는데 옷감이 얼마 들지도 않을 유아복 한 벌쯤이야

기꺼이 제공해 주고 싶었다.

만돌처럼 양심적인 유저와는 더욱 친해질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딱 산 도둑놈처럼 생겨 가지고 인심이 후하군. 외모만 보고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더니 역시.....! 얼굴이 험할뿐, 근본까지 악랄한 사람은 아니었어."

상대에게 감동을 주고 그 대가를 받았으니 무엇보다 뿌듯할 수밖에 없었다.

검술 스킬을 열심히 익혀서 전에는 잡지 못하던 몬스터를 잡는 것만큼이나 기쁜 일이었다.

식당에서 요리를 먹던 페일이나 메이런, 화령, 다른 일행도 위드릐 선행을 보면서

새로운 모습을 봤다면서 우러러보았다.

그런 시선들조차도 위드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경련을 일으키게 만드는 이유였다.

헤르메스 길드의 총본산.

"아골타 지역에 대한 접수가 끝났습니다."

"아나보레스 마을 점령을 마치고 건물들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벤 왕국의 성과 요새 들을 무력으로 점거하는 헤르메스 길드.

그들이 강하리라는 것은 모두가 짐작하는 바였지만, 헤르메스 길드의 강함은

단순히 상상을 넘어 무시무시할 정도 였다

베르사 대륙에서 레벨로 따지면 최상위권에 속하는 랭커들이 헤르메스 길드 소속임을 선언하였다. 

레벨400이 넘는 신흥 강자들도 속속 등장했다 

훈련된 병사들과 기사들, 마법병단을 이끌고 다니면서 다른 영주와 귀족들의 

군대를 격파하고 영토에 깃발을 꽂았다. 

헤르메스 길드의 세력권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었으며, 그들을 상징하는 노란색 깃발이 왕국 전역을 잠식해 들어갔다.

"헤르메스 길드에 가입하고 싶은데, 어떤 자격조건을 갖춰야 되나요?" 

"저희 길드가 통째로 옮겨갈 수 있을까요??"

강한 힘에는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 

레벨이 최소한 200이 넘는 유저들이 매일 수천 명씩 헤르메스 길드 지부의 문을 두들겼다.

하벤 왕국의 각 성과 도시의 지부들마다, 가입을 신청하는 유저들이 새벽부터 줄을 섰다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철혈기사단과 고독한용병, 적마법사와 다른 중소 길드들로 이루어진 반헤르메스 길드 연합밖에 없었다. 

하벤 왕국에서는 실질적으로 헤르메스 길도 그리고 반헤르메스 길드 연합, 이 양대 세력이 경쟁적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강해졌던 것이다.

난립하던 수많은 길드들이 정리되고, 힘은 양쪽으로 모였다 

하지만 반헤르메스 길드 연합에서는 군대를 내보낼 때마다 연전연패! 

더 많은 병력과 고레벨유저들을 전장에 파병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듭된 패배로 인하여 

헤르메스 길드의 명예만 드높여주는 실정이었다. 

지금은 마지막까지 몰려서 분열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벤 왕국의 병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라페이는 길드의 수뇌부와 끊임없이 회의를 했다.

전쟁 상황을 매 시간마다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한다. 바드레이가 헤르메스 길드의 

진짜 지배자였지만 그는 아직 나서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최소한 왕국간의 전쟁 정도는 되어야 

나오겠다면서 사냥에만 열중했다. 

"프리그 지역은요? 거기는 우리에 대해서 꽤나 반감을 표시했던 거쉬냅이라는 유저가 성주로 있지 않았습니까?" 

"항복을 거부했습니다. 헤르메스 길드의 지배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근처에 있는 병력은?"

"하루 거리에 테페론 기자단과 2군단이 있습니다." 

"모조리 쓸어버려요. 무서움을 보여 줄 필요도 있으니, 전투가 벌어진 이후에는 항복을 받지 않도록 합니다."

헤르메스 길드는 성과 요새를 고스란히 넘기고 투항하지 않는 성주와 통치자 들은

철저히 짓밟았다. 그 땅에 있는 모든 것을 부숴 버리고, 되살아난 유저는 하벤 왕국에

다시 발붙일 수 없더록 척살령을 내려서 내몰았다.

본보기를 보여 공포라는 무기를 적절하게 휘두르면서 항복하는 이들을 받아들이고,

유저들을 헤르메스 길드의 힘 아래에 가두어 놓았다.

"이제 수도만 치면 되겠군요."

왕과 왕족들이 있는 수도에는 몇만에 달하는 정예병이 있었다.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그들까지 격파해야 하벤 왕국을 완전히 손아귀에 넣게 된다.

하지만 전투에 대한 걱정은 별로 들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던 일이고, 힘의 균형은 이미 헤르메스 길드에 기울어 있다.

그저 헤르메스 길드의 전력을 있는 그대로 과시하면 될 하벤 왕국에서의 최후의

전투가 될 것이다.

이번 전쟁은 패권 동맹으로 인해 일어난 게 아니라 훨씬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다.

하벤 왕국의 가장 큰 세력으로 헤르메스 길드가 떠올랐을때, 라페이는 크게 부담감을느꼈다.

왕국 내부에는 헤르메스 길드를 인정하지 않는 세력들이 굉장히 많았다.

중앙 대륙에 있는 헤르메스 실드에 비해 그리 규모가 작지 않은 다른 명문 길드들에서도

심하게 경계했다.

전쟁 자금도 바닥이 나고, 길드 소속의 유저들도 많이 지쳤다. 제대로 뭉치지 못한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내실을 다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암중에 그들의 조종을 받는 길드들을 주축으로, 반헤르메스 길드 연합을 창설했다.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2개의 세력을 바탕으로 하벤 왕국의 유저들을 경쟁적으로

가입시켰다.

반헤르메스 길드 연합이 창설되면서 약간의 영토를 잃어버려야 했지만, 그것은 큰

피해라고 볼 수는 없다.

암중에 유저들과 길드들을 포섭하고, 적대감을 가진 이들을 반헤르메스 길드 연합

내부로 모아서 적들의 움직임을 간파했다.

지금 하벤 왕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투들은 헤르메스 길드에 의하여 기획되어 있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하벤 왕국을 완전 장악하게 되면 건국식을 해야 될 텐데, 그준비는 어떻습니까?"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도 점령을 마치는 날부터 사흘간 이루어질 겁니다."

라페이는 하벤 왕국을 이미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반헤르메스 길드 연합에 대한 결정도 이미 났다.

그들의 조종을 받는 길드들은 항복을 받아 흡수하고, 비밀리에 합의한 곳들도 받아들인다.

수도를 점령하기 전에 길드연합과 크게 한번 싸워서 격파할 것이다.

확실한 힘의 차이를 보여 주면 반헤르메스 길드 연합은 완전히 해체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라 헤르메스 길드는 전쟁을 통해 엄청난 무력과 세력을 키우는 것이다.

다른 명문 길드들조차도 따라오지 못할 광대한 영토를 확보하고, 전투부대를 만들어

내게 된다.

"그런데 위드에 대해서는... 그대로 놓아두어도 되는 겁니까?"

수뇌부 중의 1명이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헤르메스 길드의 힘과 영향력은 역대 최고였다. 로열로드와 관련된 모든 곳에서

헤르메스 길드를 무서워하고, 또한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따라 나오는 이야기가 있었다.

-위드한테 깨진 곳?

-제법이네. 그래 봐야 위드한테는 안 되겠지만.

헤르메스 길드가 감춰 놓은 이빨을 드러내지 않을 때에도

위드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비교가 안 됐다. 지금은 말할것도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헤르메스 길드의 명예가 꺾여서, 당사자들은 여간 불쾌하지 않았다.

"위드를 그냥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더 클 수 있을지도 모르는 싹은 일찍부터

밟아 놔야 합니다."

"헤르메스에 있어서, 위드 따위는 손쉽게 죽일 수 있는 존재일 뿐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보여 줄 필요도 있습니다."

수뇌부가 다들 한마디씩 했다.

드린펠트와 그의 함대야 원래 바다 출신이다.

바다를 터전으로 삼은 유저들은 적었고, 그들 중에서 뛰어나다고 해도 육지에서는

많은 불리함을 안고 싸우다가 피해를 입어야 했다.

지상군이 강력한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위드를 잡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하여 병력을 보냈다.

하지만 그때는 하필이면 해상전이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제대로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패배해서 헤르메스 길드의 자존심을 흔들어 놓은 것.

"위드는 잡아야 됩니다."

"베르사 대륙에는 전쟁의 신이 없다는 것을, 영웅이란 없다는 걸 보여 줘야죠."

수뇌부의 공통된 의견을 라페이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바드레이가 위드에게 느끼는 각별한 감정은 혼자만 알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바드레이도 드린펠트와 그리피스를 보내서 위드를 척살하도록 했으니, 그도 위드를 싫어한다는 사실은 명백한 바! 

라페이는 회의실을 돌아보았다

"그러면 누구를 보내면 좋겠습니까?" 

하벤 왕국을 점령하고 나면 다른 왕국이나 명문 길드들과의 전쟁이 계속 이어지겠지만, 

지금은 정해진 전투들만이 남았으니 여유가 있다.

지골라스까지 가야 했던 때와는 다르게 위드를 잡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칠 병력을 보낼 수 있다.

"폴론이 어떨까요?" 

드린펠트와는 비표가 안 될 정도로 강한 기사였다. 그리고 개인 기사단도 거느리고 있었다. 

크레마 기사단.

폴론은 기사단장으로서, 이번 전쟁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우며 전투력을 증명했다.

"폴론과 그의 기사단이면 괜찮겠군요." 

"좋은 의견입니다. 지금 그들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은 우리 세력권의 안쪽이라서 더 이상의 전투는 없을 테니까요." 

"수도를 칠 때는 공성전이 벌어질 테고, 그들이 빠지더라도 기사의 전력은 압도적이니까 보내더라도 차질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수뇌부에서는 더많은 지원 병력을 붙여 주길 원했다.

"이번에도 실수를 하거나 하면 곤란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위드인 만큼 어떤 변수를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마법병단이면 폴론을 잘 보좌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웬만한 성을부숴버릴정도의전력이니위드를잡기에충분할겁니다."

폴론과그의기사단으로도확실하다고생각했지만도망칠수도있으니지원병력까지준비했다.

지골라스에서리치로변해서싸우던모습이깊은인상을남겼기때문이다.

"폴론과 기사단 그리고 제7 마법병단이라....."

기사단이200명,제7마법병단에 속한 마법사만130명이나 된다.

그들의 전투력이면 위드를 잡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게다가 폴론에게 명령을 내린다면기사단만 이끌고 출정하는게 아니라1천에 이르는

레인저부대들 까지 데려갈수있다.

"조금 과한 것 같기도 한데...하지만 완벽하게 처리하는편이 좋겠죠.헤르메스의

능력을보여 주어야 하는 자리니까."

라페이는 폴론과 마법병단을 불러 위드를 처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정보에 의하면 얼마 후면 위드는 불사의 군단과 관련된 퀘스트를 하러 간다고 합니다.

더 이상 떠들썩하게 퀘스트를 성공하거나 사냥을 하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됩니다."

라페이의 명령은 폴론이 자주 처리했던 분야의 일이었다.

"죽이면 됩니까?"

"목표를 확실히 없애 버리시면 됩니다. 동료가 있다면 그 동료들도 쓸어버리고, 할 수 있는 한

철저하게 방해를 해야 겠죠."

폴론에게 위드는 꼭 싸워 보고 싶었던 상대이기도 했다.

기사로서, 그리고 지금까지 강함을 추구해 오면서 이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확실하게 처리하겠습니다."

폴론은 기사단과 레인저 부대를 모두 준비시키고, 마법병단이 합류하자마자 출발했다.

지골라스에서는 늦게 도착해서 지형에 대한 불리함이 크게 작용했다.

지형적인 유불리가 육지와 해상을 넘나들면서 작용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하지만 이번 에는 미리 가서 잠복하며 정보들을 모으고 위드가 도착하는대로

사냥할 작정이었다.

모라타의 축제는 밤에도 끝나지 않았다.

불을 밝히고 야시장이 열리면서 물품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위드는 남은 음식 재료들을 이용해서 일행에게 특선 해물탕을 만들어 줬다.

"많이들 드세요. 그리고 이건 지골라스에서 담근 술입니다."

보통, 돈이나 다를 바가 없는 술은 정말 웬만해서는 내놓지 않았던 것이다.

볼라드와 테어벳의 갈비구이도 푸짐하게 나왔다.

이틀은 밥을 먹지 않아도 될 만큼 포만감을 올려 줄 뿐만 아니라,

스탯들도 임시지만 20개, 30개 이상을 올려 주는 기가 막힌 요리.

하지만 무엇보다도 음식 본연의 맛고 향이 군침을 절로 삼키게 만들었다.

수르카가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이것들은 파는 거 아니에요? 정말 제가 먹어도 돼요?"

"네. 일부러 차린 거니까 많이 드세요."

오빠처럼 다정하게 말하는 위드!

기대도 하지 않았던 뿔피리도 얻었으니, 지금 심정이라면 작년부터 오른 전기 요금 고지서를

다시 읽더라도 기쁠 것 같았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수르카를 시작으로 해서 페일, 마판, 제피, 화령, 이리엔, 로뮤나, 방송을 끝내고 온

메이런이 갈비를 뜯었다.

서윤도 테이블 구석을 차지하고 갈비를 품위 있게 칼로 잘라 먹는 모습.

검치 들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기품 있는 자태였다.

그들은 갈비를 각자 세 대 정도씩 뜯어 먹으면서도 다음에 올 무언가를 기다렸다.

위드가 그들에게 공짜 갈비를 주진 않을 거라고 확고한 믿음!

"말을 꺼내실 때가 되었는데......"

"갈비값을 내라는 걸까? 근데 이정도의 맛과 영양이라면 돈을 내고 사 먹을 손님들이

널려 있을텐데?"

번거롭게 일을 꾸밀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위드는 불판에서 갈비를 굽기만 했다.

"지금까지 나와 함께 있어 준 동료들."

지골라스의 근처 해역까지 와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만큼의 믿음과

배려에 대해 무언가 보답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기에, 모라타로 돌아와서 조미료 등을

구입한후에 양념갈비구이를 해 주는 것이다.

"어떤 어려운 부탁을 하시려고......"

"뭘까, 대체 이번엔 무슨 일일까?"

위드는 그런 속내를 알 리 없으니, 갈비를 뜯어면서도 괜히 더 불안해 하는 동료들이었다.

검치 들은 바다에서 수련을 쌓았다. 파도를 향해서 검을 휘두르고, 커다란 바위를 밀면서

해변을 달렸다.

"어쩜! 저 근육 좀봐."

지나가던 여성 유저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로열 로드에서 이름난 휴양지에서는 검삼치를 비롯한 사범들과 수련생들의 몸매가

제대로 먹혀들었던 것이다.

"우리의 인기도 괜찮은데요."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열심히 운동하고, 저녁에는 술집에서 열대 과일 주스라도 한잔하자."

"옙!"

수련생들은 체력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사냥을 할 때에도 워낙에 무식할 정도로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해상 전투, 바다 괴물들과 싸우는 것은 훨씬 어려웠다.

띠링!

극한의 무예인

고대의 무예인들은 적들에 맞서 스스로의 몸을 단련하였다.

한계를 뛰어넘는 수련은 육체를 성장시킬 것이다.

난이도:직업 수련 퀘스트

보상:200일간 수련의 정도에 따라 전투 스킬과 스탯의 성장

퀘스트 제한:무예인 한정

            평생 단 1회만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음.

검치 들은 몬스터만 보면 레벨에 상관하지 않고 무모하다할 정도로 싸웠고,

이기고 지고를 반복했다. 그 덕에 무예인의 성장과 관련된 숨겨진 수련이 뜬 것이다.

"육체 단련과 수련이라... 강해질 수 있는 기회다. 오늘부터는 특별 훈련이다."

검치 들은 그날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비슷하게 바다 괴물과 싸우면서 고전을 하다 보니 사범과 수련생 들에게 거의 동일하게

떠오른 퀘스트였다.

검삼치는 수련생들에게 명령했다.

"하루에 보리 빵은 2개씩만 먹어라. 죽지만 않으면 된다."

훈련에는 배부름조차도 사치였다.

"해가 뜰 무렵에 가볍게 통나무를 끌고 해변을 두 바퀴 돌고, 무게를 강화한 검을 400회씩 휘두르자."

"아침 훈련을 그 정도로 될까요? 검치 스승님께서 보시면 우리가 나태해졌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맨주먹으로 암석 500개씩 깨기도 좋을 것 같은데요."

"왼손과 오른발로만 절벽을 오르는 건 어떨까요? 절벽에서 떨어지면 땅바닥에 부딛치면

맷집도 길러질 것 같은데요."

참신한 아이디어들의 속출!

아침 수련이 끝나는 건 아무리 빨라도 오후였고, 그 이후에도 수련은 계속 되었다.

"굶주림과도 싸워 보자. 이 지긋지긋한 굶주림을 정신력으로 극복해 보는거지."

사범들과 수련생들은 2개의 대검을 양손에 들고 큰 파도가 오면 있는 힘을 다해서 휘둘렀다.

파도가 산산이 부서지면서 차가운 물을 뒤집어 쓸 때의 상쾌함!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훈련들, 할 때는 힘들지만 분명히 시원한 성취감이 있었다.

밤에 체력이 다 소진되고 파도에 밀려 1명씩 쓰러지고 난다고 해서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육체란 검과 같다. 담금질을 할수록 강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나약했다."

검삼치가 수련생들을 모아 놓고 꾸중을 햇다. 그리고 무거운 갑옷을 입고 바위까지

등에 지고 모래사장을 달렸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200일간 이루어진,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

검사백일치는 심장이 터져서 죽을것만 같았다.

'뛴다. 나는 뛴다. 그리고 할 수 있다.'

달리는 행동이 온몸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한계!

육체가 아니라 스스로와의 싸움이었다.

극한의 무예인이라는 직ㅇ버 수련 퀘스트가 뜨고 나서부터 신체의 감각이

비상하게 예민해졌다. 근육 한 오라기까지 선명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이제는 포기해도 돼.

-훌륭하시네요. 정말 대단하세요. 이제 쉬면 됩니다.

달콤하게 휴식을 취하세요.

실제로 어떤 목소리가 수련을 할 때마다 귓가에서 속사가였다.

유혹이라는 것을 알지만, 모든 것이 괴롭고 고통스러운 지금은 오히려 그를 걱정해

주고 보살펴 주는 소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검사백일치는 그 말들을 무시하고 뛰었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사형들이 뛰고 있다. 그리고 사제들도 뛰고 있는데 내가

먼저 포기해서는 안돼."

사나이의 자존심은 포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계속 뛰어야 했다.

현실에서는 고려해야 될 부분들이 많다.

뼈와 근육, 인대 손상, 신경의 단절 등! 무모한 훈련이란것이 불가능 했다.

하룻밤을 자고 일어난다고 해서 부서진 뼈가 회복되지는 않는 것이다.

훈련의 양을 늘리더라도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영구적인 신체의 손실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로열로드 에서는 가능했다.

고통을 참고 한걸음을 내디디면 될 뿐이다.

시야가 새하얗게 타 버린 것 같은 세상에서 사형제들을 믿고 검사 백일치는 끊임없이

앞으로 달린다.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힘 스탯이 2 증가합니다.

가끔씩 나오는 메시지 창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체가 아니라 정신을 단련하고 있었다. 완전히 최악인 훈련을 마음껏 즐길수가 있다.

"훈련을 하다 죽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모두 구르자!"

검치 들은 육체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단련을 위해서라도 기꺼이 더한 훈련 과정을

만들어서 수행했다.

매일매일 훈련 강도는 점차 강해졌다.

심지어는 체력이 완전히 고갈되어서 과로로 죽는 이들까지 나왔지만, 훈련량은

줄어들지 않았다.

후양지 이피아 섬과 다른 섬들을 오가면서 극한 훈련을 한 검치들!

마침내 오늘, 그들의 훈련이 끝났다.

얼굴에 진흙을 묻힌 채로 검오치가 물었다.

"사형들, 오늘 이후로는 뭘 하실 겁니까?"

훈련 기간 동안 몸에 힘과 체력, 민첩성이 부쩍부쩍 늘었다.

검술 스킬은 현재 고급 3레벨에서, 높은 이들은 5레벨 까지되었다.

하지만 검술 스킬이야 언제고 마스터할 수 있기 떄문에 기초 훈련을 더욱 충실히 했다.

검삼치는 파도를 향해서 검을 휘두르면서 대답했다.

"바다만 봐도 이제 지긋지긋하다. 이곳에서 이룰 것은 대충 다 이룬것 같으니

어디 다른곳으로 가자."

"대륙으로 돌아갈까요?"

"그것도 좋겠지."

검치 들은 훈련을 마치고 사흘씩은 각자 휴가를 보냈다.

해변가에서 근육을 뽐내며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서 일광욕을 즐겼다. 술집에서

가볍게 과일 음료를 마시면서 편안하게 쉬기도 했다.

그런 그들에게 접근하는 여자들이 있었다.

"혹시 다른 일행 있으세요?"

검치 들은 잠시 멍한 얼굴을 했다.

설마 이것은 말로만 듣던 상황!

이럴 때에 대답하는 방법을 제피로부터 미리 배워 두었다.

다른 일행이 500명쯤 있다고 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아니요. 남자3명이 왔습니다."

"그러면 저희랑 짝이 맞는데 같이 해변가에서 노실래요?"

"저희라도 좋으시다면...영광입니다."

꿀맛 같은 휴식을 만끽하면서, 여자들과 대화할 기회도 가졌다.

휴양지에서의 만남은 짧았지만, 친구 등록을 하고 기회가 되면 반드시 다시 만나자는

약속도 했다.

바다에서는 최겅의 직업이라는 해녀들과 같이 해변가를 거닐기도 했다.

"이피아 섬에서의 명성은 익히 들었어요."

"하하하, 그렇습니까?"

"미역국이라도 같이 먹을래요?"

해녀들은 해산물 요리에 대해서는 매우 뛰어난 스킬을 기본으로 갖고 있었다.

하지만 휴식과 관광을 즐기는 휴양지의 분위기는, 타고난 투사들인 그들에게 잘

맞지 않았다.

"이제 대륙으로 돌아가자."

사범들만이 아니라 수련생들도, 몬스터가 많은 육지에서의 모험을 하고 싶었다.

이피아 섬과 그 주변을 돌던 생활을 마치고 대륙으로의 귀환을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크라켄이나 잡아 볼까요?"

몬스터를 사냥하기로 한 유저들은 보통 먼저 묻고 답하는 것들이 있었다.

레벨, 주요 공격 방법, 습성, 전리품, 서식지 등 여러가지들을 확실히 파악하고

도전을 하곤 했다.

하지만 검치 들에게 많은 말은 필요 없었다.

"맛있을까?"

"그냥 기념이죠, 뭐."

대형 바다 괴물.

함대를 통째로 잡아먹는단는 크라켄가 안 싸우고 가면 허전하다는 이유로

덤벼 보기로 결정.

마법사나 성직자의 지원도 없었지만 크라켄이 나왔다던 바다로 향했다.

"구워 먹으면 맛있겠지?"

"사형, 섬에서 통구이용 양념도 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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