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32권 : 1. 넓어지는 아르펜 왕국 (202/520)

달빛조각사 32권 

◎ 넓어지는 아르펜 왕국

위드는 조각술 최후의 비기를 얻기 위한 의뢰를 진행하고 있었다. 무엇이든 가르는 빛의 검. 광휘의 검술은 폭풍이 치는 바다에서 고급 2단계까지 스킬 레벨을 올려놓았다. 연계 퀘스트에 필요한, 긴 시간을 통해 완성하는 자연 조각품을 만들어야 할 때였다. 예술 계열의 퀘스트를 하며 조각사로서는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

"차라리 직업이 상인이었으면 교역으로 떼돈을 벌면서 퀘스트를 할 수도 있을 텐데 아깝군. 자연 조각술은 방대해서 어려운데...어디에 만들지부터 고민이야."

자연에 있는 대상들을 그대로 조각할 수 있는 기술! 구름과 물, 불, 바람, 흙, 나무까지도 소재로 할 수 있는 기적과도 같은 조각술이었다. 붉게 물들어 가는 저녁노을, 단풍, 해안가, 눈에 뒤덮인 산. 그 어떤 것이라도 자연 조각술로 표현할 수 있다. 위드가 밟고 있는 땅을 시작으로 하여 주변을 완전히 자연의 조각품들로 가득 채울 수도 있는 것이다.

"땅장사를 위해서는 북부에 조각품을 만들어야 되겠어. 북부라면 어디에 만들든 장소를 정하기는 편할 테니까."

조각품을 만들면서도 땅 투기부터 생각했다. 아르펜 왕국의 땅은 북부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넓어지고 있었다. 왕국의 명성과 인근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높다 보니 유저들도 혜택을 입었다. 아르펜 왕국 출신의 유저들이 다른 마을에 방문하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달려 나왔다.

"아르펜 왕국의 사람들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모험가 여러분에게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아르펜 왕국의 훌륭한 예술품들을 우리 마을로 가져다주실 수 있겠습니까?"

띠링!

┌────────────────────────────────────┐

│ 아르펜 예술품                                                          │

│ 아르펜 왕국의 수도 모라타에는 조각사와 화가, 도예가 등이 작품을 만들어 │ 

│ 내고 있다. 북부에서 예술품을 구경하지 못한 주민들은 소문을 들으며 신기 │

│ 해하고 부러워하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예술품들을 가져다 주자.          │

│ 주민들은 호의를 베푼 낯선 불청객들에게 친절을 베풀 것이다.             │

│ 난이도 : E                                                             │

│ 퀘스트 제한 : 마을의 방문자.                                           │

│               방문자가 아르펜 왕국의 소속이어야 함.                    │

└────────────────────────────────────┘ 

어려운 것도 아니라서 유저들은 기꺼이 퀘스트를 받아들였다. 그런 경우가 쌓이다 보니 모라타에서 나올 때부터 일찌감치 조각품이나 그림을 몇 개씩 챙겨 오기까지 했다. 그러면 의뢰를 받자마자 퀘스트를 완료할 수가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모험가, 미지의 위험한 땅에서 사냥을 하고 싶어 하는 전사, 교역을 하고 싶어 하는 상인들이 주로 예술품의 운반자들이었다. 유저들이 퀘스트를 완료하며 치안을 회복시키고 상거래를 자주 하다 보면 주민들이 아르펜 왕국에 마음을 열었다.

┌────────────────────────────────────┐

│ 카르멜 강가의 주민들은 아르펜 왕국을 우러러보고 있습니다.              │

│ 이들은 낚시를 통해 식량을 구하며 살아가는 작은 공동체이다. 몬스터의 위 │

│ 협을 피하기 위해여 그들은 강 위에 집을 짓습니다. 강의 복잡한 지류와 그 │

│ 곳에서 살아가는 어종들에 대한 지식을 간직하고 있는 어부들은 아르펜 왕국│

│ 에 대해 알고 나서 문화에도 눈을 떴습니다. 비록 작은 공동체에 불과하지만│

│ 그들은 아르펜 왕국에 속해서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작고 쓸쓸한 마을에 이│ │ 주민의 정착도 환영할 것입니다.                                         │

│ 특산물 : 민물고기 17종.                                                │ 

│ 인구 : 63                                                              │

│ 매달 세금 수입 : 3골드.                                                │

└────────────────────────────────────┘ 

┌────────────────────────────────────┐

│ 니아산 마을의 주민들은 아르펜 왕국을 우러러보고 있습니다.              │ │ 나무꾼들로 구성된 주민들은 모르그 숲의 벌목과 버섯 재배로 수입을 얻고  │

│ 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교역로가 없어서 물건의 값을 제대로 받기가 어려 │

│ 웠으나 상인들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빠르게 부를 축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은 매우 많고, 이들은 모두 아르펜 왕국과의 교역│

│ 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나이산 마을은 아르펜 │ 

│ 왕국의 국왕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고 부족한 마을을 다스려 주기를 바랍 │

│ 니다.                                                                  │

│ 특산물 : 나무, 버섯류                                                  ││ 인구 : 319                                                             │

│ 매달 세금 수입 : 536골드                                               │

└────────────────────────────────────┘

아르펜 왕국의 영역이 거침없이 확대되고 있었다.

니플하임 제국의 멸망 이후에 어느 왕국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던 작은 마을들이라서, 아르펜 왕국이 건국되고 영향력이 넓어지기 시작하면서 적극적으로 흡수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유저들도 신바람이 났다.

"예전에는 불청객이라면서 마을도 못 들어오게 했는데 이젠 극진히 대접하네."

"말을 걸어도 바로 대답해 줘."

"야, 어제는 그 동네 꼬마 애가 나한테 꽃도 꺾어 선물로 주더라."

아르펜 왕국의 영향력이 닿는 지역에서는 유저들에게 호의적이었다. 대륙의 북부에 개발과 교역 확대로 인한 붐이 불고 있었다.

"북부를 위하여 많은 일을 한 아르펜의 국왕에게 충성을 바쳐야겠다."

"헌신과 명예를 아는 국왕을 모실 것이다."

영주와 귀족 NPC들도 그들이 판단하여 아르펜 왕국 소속으로 넘어왔다. 영토가 넓어지고 주민이 많아지더라도 당장 얻는 경제적인 수익은 적다.

위드가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세금 부분에서, 기존에 영주가 있는 경우에는 국가에 바치는 돈이 더 줄어들었다. 마을들이 협소하고 사람들이 조금씩밖에 살지 않다 보니 30골드, 70골드, 많아도 1,000골드씩밖에는 세금이 늘어나지를 않았다. 하지만 농부, 광부, 상인들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열리는 것이었다.

"어느 마을로 가기로 했어?"

"난 동쪽으로."

"거긴 황무지잖아."

"개간을 해 봐야지. 내 땅은 내가 만들 거야."

"음, 북서쪽의 큰 산맥에 철광을 찾으러 갑시다."

"그쪽은 지반이 약해서 위험하다던데요."

"광부 100명이 모이면 뭐가 두렵겠습니까. 곡괭이가 부러지도록 일해 봅시다."

모라타에서 초보 시절을 보냈던 유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다. 북부 대륙 전체의 출생률이 증가하고, 생산량이 확대되고 있었다. 전사들이 상냥을 해서 치안을 확보하면 이주민도 찾아와서, 좋은 위치의 마을들은 도시로의 발전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모라타와 바르고 성채가 전부였던 아르펜 왕궁이 현재는 수십 개의 중간 크기의 마을을 거느린 번듯한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모라타도 왕국의 수도로서 고급 상점과 주택, 생산 기반 시설들이 속속 들어섰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생겨나면서 도시의 미관이 더욱 낭만적이고 화려하게 변했다.

북부 전체가 아르펜 왕국으로 들썩이고 있을 지경이었다. 현재 위드의 영향력이란 웬만한 마을에 가더라도 주민들의 복종을 받아 낼 수 있을 단계에 올랐다. 아르펜 왕국의 국왕인 위드는 그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땅 투기가 이렇게 쉬워졌다니..꼭 모라타나 바르고 성채가 아니더라도 자연 조각품을 만들 위치를 정하기 편해서 다행이군."

와삼이를 타고 하늘을 날면서 적당한 위치를 탐색했다.

"땅은 다른 거 없어. 입지가 전부야."

너무 웅장한 산악으로 지형의 고저 차가 심한 곳은 넘어가고, 강물이 지나칠 정도로 넓고 도도하게 흘러가는 장소도 지나 쳤다. 

북부 대륙에는 니플하임 제국 시절의 도시들이 흔적만 남아 있거나 부서져서 사라진 곳들도 꽤 있었다. 거의 폐허 상태에서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면서 잊힌 도시들이 되어 버렸다. 인간들의 손길이 오랫동안 미치지 못하다 보니 폐허 위로 자연의 상태를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

"자연의 조각품을 만들면...

 그 후에 근처에 도시가 생길 수 있는 것도 감안 해야지."

교통과 개발, 주거, 사냥 환경까지도 고려한 입지 결정. 위드가 결정한 장소는 맑고 깨끗한 강줄기가 동쪽에서, 그리고 북쪽에서 내려와 교차하는 데다 넓고 비옥한 평야가 있는 장소로, 큰 도시가 발달할 수 있는 곳이었다. 원하는 자연의 조각품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별다른 장애물도 없었다.

"근처에 배회하는 몬스터들의 집단이 문제이긴 한데...언젠가는 토벌이 되겠지."

아르펜 왕국의 군사력도 사람들의 예상보다는 훨씬 빨리 늘어나고 있었다. 기사 직업의 유저들이 병사들을 지휘하면서 평원에서 전투를 많이 하기 때문이었다. 중앙 대륙에서 온 자유 기사 NPC들. 그들 중에는 칼라모르 왕국이 사라지고 나서 온 기사들도 있다. 자유 기사들의 경우에는 레벨이 다소 높은 편이다.

퀘스트나 파티 사냥을 나가는 유저들은 도움을 받기 위해 국가 공적치로 자유 기사들을 임대를 해 갔다. 아르펜 왕국의 기사단이 1,000여 명이나 되었지만 항상 쉴 틈이 없을 정도였다. 몬스터들을 토벌하고 이주민들을 데려오면 이곳에 아르펜 왕국의 도시를 건설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이곳에는 휴양지를 위한 자연환경을 만들어 놓아야 되겠군. 아르펜 왕국은 지금까지 먹고사는 데에만 급급했어."

신생 왕국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모든 게 열악하던 모라타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먹고살 만 해졌다. 유저들이 사냥과 교역으로 돈이 생기면 그것을 쓸 곳을 찾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그때를 미리 대비한 휴양과 관광의 도시 건설 작업이 벌써부터 이루어지려 하고 있었다.

*

아침이 되어 새들은 하루를 시작하며 활기차게 지저귄다. 황금새는 작은 날개를 펼치고 어딘가를 가기 위해 맑게 걘 푸른 하늘을 날았다.

구구구구구!

짹짹.

쪼로로롱.

황금새가 날고 있는 주변에는 유난히도 새들이 많아 보였다. 일반적인 새들과는 다르게 참새들도 거의 닭 수준으로 크고, 아침인데도 돌아다니는 부엉이, 올빼미도 있었다. 부리와 발톱으로 철판을 꿰뚫을 수 있는 조인족들이었다. 황금새는 천공의 섬 라비아스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기에 우리의 동족이 온다."

"저 번쩍이는 모습에 머리에 쓰고 있는 왕관은..."

"그분이다."

시력이 좋은 조인족들은 황금새가 접근하는 것을 멀리고부터 보고 날아올랐다. 라비아스로 향하는 근처에서부터 조인족들이 수십, 수백마리씩 마중을 나와 합류했다. 다른 새의 뒤를 따라서 나는 것은 자존심 강한 조인족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다.

황금새를 선두로 하여 크기와 종류, 색깔도 다른 십수만 마리가 일제히 날아가는 것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황금새는 천공의 섬을 크게 한 바퀴 돌고 땅으로 내려왔다. 라비아스의 조인족들도 그대로 새의 모습을 한 채 나뭇가지나 땅바닥에 내려앉았다.

"오랜만이다, 아이들아."

조인족들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들의 기억력은 아쉽게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부모 형제도 몰라볼 수준. 그렇지만 황금새에 대해서는 잊지 않았다. 게이하르 폰 아르펜 황제가 만든 최초의 조인족.

모든 조인족들은 황금새로부터 비롯되어, 그를 기념하는 조각품과 그림이 라비아스의 둥지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위드가 과거 라비아스에 왔을 때에는 둥지에 올라가 보지못했다. 그 후에 몇몇 유저들은 둥지에도 올라가 보고 나서 황금새의 존재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그 전설적인 존재가 마침내 라비아스를 방문한 것이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우리가 움직일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황금새가 말을 하는 동안에도 조인족들이 날아들고 있었다. 새들이 하늘을 뒤덮고 일제히 날갯짓을 하며 빙글빙글 도는 모습은 일대 장관이었다. 조인족들의 인구를 정확히 추측하기란 어렵다. 섬의 중앙에 집을 짓거나 상점을 열어서 장사를 하기도 하였지만, 평소에는 거의 조인족으로 모습을 바꾸지 않고 둥지에서 새처럼 살아가는 무리도 꽤 많았다.

나무 한 그루에도 100마리 이상이 살면서 짹짹거리는 것이 그들의 취미! 사납고 맹렬한 전투 조인족들은 드넓은 라비아스의 던전과 사냥터에서 살아간다. 게다가 아직 부화하지 않은 알들고 매우 많다. 막 깨어난 조인족들은 영문도 모르는 채로 걸어왔다.

삐약?

빼액빽빽빽!

천공의 섬 라비아스에 있는 조인족들이 몽땅 뛰쳐나와서 파닥거리며 북새통이었다. 땅에는 벌써 새들로 가득하였는데, 날갯짓을 멈추며 그 위로 내려앉으면서 난리도 벌어졌다. 지상에 있는 바란 마을에서는 알 수 없는 까마득한 공중에서 벌어지는 일. 바란 마을이 엠비뉴 교단의 손에 넘어가고 난 이후에는 유저들도 방문하지 않아 아주 소수의 유저들만 머무르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새판이야?"

"쉿, 무슨 이벤트라도 벌어지는 모양이야."

"그러면 뭐해. 근처에 가지도 못하겠는걸."

라비아스의 조인족이 충출동을 하다 보니 거리와 나무, 담장 위에 새들이 가득 찼다. 유저들은 근처에도 오지 못하고 멀찌감치 떨어진 장소에서 구경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황금새는 소란이 진정되도록 잠시 깃털을 고르다가 말을이었다.

"대륙이 혼란에 빠졌다. 고통으로 신음하는 인간들이 많으니 고상한 우리 조인족들도 이대로 있을 수는 없게 되었다."

보통 이런 연설을 들으면 인간들은 박수를 치거나 큰 함성을 지른다.

짹짹.

삐약삐약.

꽤괘괘액!

작고 어린 새들도 날개를 파닥거리고 부리를 벌려 소리를 내며 호응을 했다."

"요즘 로자임 왕국의 인간들이 농사를 제대로 안 짓는다."

"영양가 높은 쌀을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져."

"벌레는 먹기가 싫은데..."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조인족들. 그들도 인간들이 전쟁을 하면 상당한 괴로움을 겪였던 것이다. 황금새는 종족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대장이었다.

"우리는 북쪽으로 간다."

"그곳에 뭐가 있습니까?"

작고 귀엽게 생긴 노란 새가 물었다.

"아무리 주워 먹더라도 괜찮을 곡창지대가 있다."

이것으로 조인족들은 이동을 결정! 조인족들이 짐을 싸서 북부로 날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그런 방식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그날 오후부터 천공의 섬 라비아스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하늘에서 섬 전체가 통째로 북쪽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다. 던전이나 사냥터, 상점, 도로, 장식물들까지 전부 섬에 포함된 채로 북부로 옮겨 가고 있었다.

"이런 일을 혼자 할 수는 없어. 누렁이를 데려와야 되겠군!"

고된 일을 해야 할 때만 생각나는 누렁이의 존재! 입지를 결정한 위드는 로디움으로 가서 먼저 무엇이든 가르는 빛의 검 퀘스트를 성공하였다고 보고했다.

"베르사 대륙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조각술의 발전이 이 어깨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몸이 힘든 줄 몰랐습니다."

착한 척과 애썼다고 하소연하며 본능적인 친밀도를 얻는 것은 필수.

┌────────────────────────────────────┐

│ 무엇이든 가르는 빛의 검 완료.                                          │

│ 이미 조각술로 대륙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거장 조각사 위드는 검에   │ │ 있어서도 천재라는 점을 입증하였다.                                     │

│ 광휘의 검술.                                                           │

│ 그가 가진 검술은 대륙을 여행하고 악인들을 처치하기에 충분한 수준이 되  │

│ 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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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명성이 850 올랐습니다.     │

└───────────────┘

┌─────────────┐

│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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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힘이 6 상승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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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첩이 5 상승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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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거친 폭풍을 극복하고 검술 수련에 성공하였습니다.   │ 

│   전 스탯이 3씩 늘어납니다.                          │

└───────────────────────────┘

로디움에 있는 노인의 눈빛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그저 일반 유저를 보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면, 지금은 대단한 천재 조각사를 만나는 듯한 경건한 태도를 보였다.

"수고가 많았구려. 굉장한 일이오. 이 정도의 어려움은 찬란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조각사들에게는 불가능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러면 다른 한 가지의 조각품은...."

"아직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믿고 기다리고 있겠소. 이번 일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면 아주 크고 중요한 일을 맡길 수도 있을 것 같구려. 대륙의 조각술을 위하여 계속 노력해 주시오."

"물론입니다."

위드는 조각품을 잘 만들고, 또 지금까지처럼 수련도 잘할 자신이 있었다. 폭풍에서의 수련도 그리 힘든 줄을 몰랐다. 상상력의 원천, 힘이 들 때에도 피로를 잊게 해 주는 것은 돈!

위드는 누렁이를 데리고 북부로 돌아와서 다시 자연의 조각품을 이어서 만들었다.

"크고 거창하게만 생각할 것 없어. 하늘과 땅 그리고 꽃들까지 포함하여 몽땅 깎아 버린다고 생각하면 돼."

자연 조각술로 구름들을 만들고 강물에는 물의 조각품들을 표현하였다. 시간은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사실 처음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넓은 대지를 조각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닌 것.

"이것만으로는 여러모로 부족한데..그리고 진정한 자연 조각술은, 지나친 개입이 있으면 안 돼."

자연은 그대로 두었을 때도 아름답다. 퀘스트의 목표가 자연을 이룩해 놓고 세월이 지났을 때의 아름다움이었다. 위드가 만들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긴 시간이 지나고 난 이후에도 아름다울 수 있어야 하기에 더더욱 어렵다.

"자연의 아름다움이라면 역시 생동감이겠지."

무궁무진한 생명력의 원천. 그리고 살아 있는 멋진 풍경은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이나 걱정거리까지 저절로 날려 버리게 한다.

"이곳에 만들어야 되는 것은..."

위드는 자연 조각술의 주제를 확실하게 결정했다. 해가 저물어 가는 모습이나 오로라 같은 것도 물론 아름답다. 어떤 때의 황혼은 평생 동안 잊지 못할 기억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연 그 자체의 생명력을 느끼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있다.

"여기에는 내가 한 번쯤은 꼭 보고 싶었던 그런 자연을 만들어 보도록 해야지."

조각사로서 상상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아침에 일어나면 금새 잊어버리는 꿈처럼 놔두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직업! 조각사 스킬들의 상당수는 그러한 목적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자연이라..."

위드는 자기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얼마 전에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체험했던 벌새나,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캥거루, 배회하는 늑대라고 여겨 보기로 했다. 

조각 변신술은 단지 그 종족으로 몸을 바꿀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종족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해 준다. 인간은 자신들의 편함에 맞춰서 모든 것을 바꾸려고 하지만, 동물들은 자연에 적응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내가 여기에 살아가려고 한다면..."

도롱뇽에 관점에서는 늪지가 있으면 좋다. 이곳에는 강들이 교차하고 있지만 물살이 빠르고 강가의 지대가 높았다. 비가 많이 오더라도 홍수로 범람이 되지 않을 테니 인간의 관점에서는 개간을 통해 농사를 짓기에 적합한 장소다. 지금은 이 넓은 땅에 잡초들만 무성하게 자랄 뿐 동물들도 잘 오지 않았다.

"여길 늪지를 만들려면 땅 사이로 얕은 강들이 흐르고 습해야 해."

위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대재앙의 자연 조각술!"

재앙도 자연의 일부인 법.

쿠그그그그그그긍!

대도시로, 곡창지대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땅을 가라앉고 갈라지게 했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땅을 부숴 버리는 대재앙!

"크흐흑, 아까운 내 땅이여."

땅을 좋아하는 위드에게는 보고만 있어도 괴로운 작업이었다. 미래의 곡창지대가 될 수도 있었던 지역에 균열이 발생하며 연못이 생기고 얕은 강들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당장 이것만으로 큰 변화라고 할 수는 없고, 오히려 평화롭고 아름답던 이곳의 풍경을 망가뜨려 놓은 것만 같았다.

"시간이 해결해 줘야 되겠지. 시간은 망가진 자연을 치유해 주는 역할도 하니까. 일을 진행하다 보면 변수가 많을 테니 내가 세세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장악해서 관리할 수는 없어."

감각에 의존하는 수밖에는 없다. 단지 위드의 자산이 있다면 그동안 많은 여행을 해 봤고, 동물들의 관점에서도 이곳을 본다는 점이다.

"늪지가 있으면 많은 동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을 거야. 갈대밭도 저절로 형성될 테고...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울창한 숲이 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위드는 그런 곳에는 누렁이를 시켜서 땅을 갈고 나무의 씨와 열매를 뿌려 놓았다. 다만 과거와는 다르게 누렁이가 먹고 싶어 하는 여물들은 특별히 구해서 잘 삶아 주었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었다. 평소에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다정한 행동이었는데,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말하지 않았다.

"음머어어어, 이 씨앗은 엘프의 숲에 있는 식인넝쿨이 아닌가, 주인?"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심어 놔."

"요건 높이가 70미터 이상 자라는 거대 엘프목인데...음머어어어."

"그냥 땅에 부어 버려!"

생존력 강한 나무들은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동물들이 살아가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분다면 나머지는 저절로 이루어지겠지."

위드가 점직어 놓은 지역은 그렇게 하고도 많은 땅이 남아돌았다. 제대로 곡창지대로 조성했더라면 모라타 이상으로 농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훌륭한 지역이었다. 현재는 농부들이 이곳까지 진출을 하지 못하였고, 근처에 배회하는 몬스터 떼가 장애일 뿐이다. 이런 노른자위 땅에 생태 습지와 숲이나 만들고 있자니 참지 못하고 탄식이 흘러나왔다.

"만약 여기서 내가 더 싫어할 만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

이번에는 땅주인의 관점!

"정말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

만년설, 원시림, 사막의 흐르는 모래, 빙하.

웬만한 곳에는 다 사람들이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존재한다면 사람이 거주하기는 무리이며, 땅값도 절대로 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일부러 조각하기에는 문제가 있어."

주변의 환경과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다. 생태 습지 옆에 사막이나 녹지 않는 눈이라면, 아름다울지는 모르나 너무도 뜬금없는 일. 자연은 어우러지며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는 아니더라도...집주인이 싫어하는 건 많으니까."

지반침하가 이루어지면서 강물이 이리저리 흘러가는 곳에 바위들을 놔두기로 했다.

"흙꾼아!"

"불렀는가."

땅에서 일어나는 흙꾼이들.

위드가 탄생시켰을 때만 하더라도 완전한 힘을 갖추지 못한 미성숙아들이었지만 정령술사들의 부름을 자주 받다 보니 정령으로서의 능력이 보강되었다. 대지와 관련된 마법을 원숙한 수준으로 사용할 줄 알며 느릿느릿하던 동작들이 다소 빨라졌다. 굽은 허리도 꼿꼿하게 펴지기는 했지만, 나이 든 외모는 바뀌지 않았다.

"여기에 돌을 놔두어야겠다."

"어느 정도의 크기에 몇 개나 원하는가."

"크면 클수록 좋겠지. 개수로는 한 3만 개 정도? 그리고 색상은 갈색이나 붉은색이었으면 좋겠어."

위드 본인이 노가다의 달인이다 보니 정령들에게도 아무렇지도 않게 막중한 업무를 지시했다.

"알겠다, 주인."

정령들의 장점은 고분고분하다는 것. 흙꾼이들이 작업을 위해 60여 명이나 소환되어서 땅을 뒤집어 놓았다. 땅속 깊숙한 곳에 파묻혀 있는 돌을 지상으로 끌고 나오고,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의 바위를 마법으로 옮겨왔다.

흙꾼이들이 사용하는 마나의 원천은 소환자와 자연에서 빌려 오게 된다. 위드의 마나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나마 위드와 흙꾼이들의 상성이 매우 잘 맞기 때문에 마나를 적게 잡아먹었다.

미래의 늪지와 숲의 중간마다 치솟는 바위들.

"이 정도 크기면 되겠는가?"

흙꾼이는 곳곳에 바위들을 가져다 놓고 있었지만 위드의 마음에는 차지 않았다. 이곳의 면적을 고려한다면 고작해야 조약돌 정도의 크기로밖에는 여겨지지 않는다.

무릇 조경이라고 하면 감탄이 나와야 하는 법!

"아니야. 훨씬 더 크게. 아예 통째로 암석으로 된 산을 만들어 버려. 가능할까?"

"너무 큰 돌은 우리의 능력으로 가져올 수 없다."

"그렇겠지."

바위들을 설치하는 데 소모되는 마나의 양이 엄청날 정도였다.

"하지만 모래로 된 바위는 가능하다."

"당장 가져와."

사막지대에 주로 형성되는 붉은 사암!

흙꾼이들은 끊임없이 일하면서 이 지역에 붉은 사암층을 높게 형성시켰다. 그러는 사이에 위드는 조각품을 깎았다.

"이왕 한 거 제대로 끝맺음을 해야지. 자연 조각술!"

늪지 예정지에는 아직 얕은 물만 흐르고 있었다. 자연 조각술로 물을 빚어서 안개를 만들어 내고, 막혀 있는 물길도 터 주었다.

"다시는 여기에 농사를 짓지 못하겠군."

조각술의 효과에 따라 점차 번져 나가는 안개!

"음머어어어어어."

누렁이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좋다고 울었다.

"이걸로도 모자랄 것 같은데..."

위드는 조각품으로서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으니 나머지는 시간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부분은 손을 봤으니 페어리들을 슬슬 불러내야지. 잘되어야 할 텐데."

퀘스트에 필요한 페어리들을 꾀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그들이 좋아하는 꿀을 가지고 요리를 했다. 꿀갈비와 꿀삼겹살! 사람이 먹으려면 이상한 맛이지만 고기와 꿀을 좋아하는 페어리들에게는 제격이었다.

"아깝지만 이것도 한 병 따야 되겠어."

위드는 잘 숙성된 위스키에도 꿀을 탔다.

이른바 꿀소주!

페어리들은 기본적으로 악인들의 앞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어지간해서는 보기도 힘든 무리였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에 한번 들고 나면, 장난을 치기 위해서라도 시시때때로 찾아오곤 했다.

ㅡ 킁킁, 이게 무슨 냄새지?

위드의 어깨에 벌써 페어리가 1마리 앉아 있었다. 머리카락 사이에서 놀다가 잠들었던 페어리가 냄새를 맡고 빠져나온 것이다. 페어리는 파리보다 작은 크기였다. 대체로 페어리들의 몸집이 이렇게 작기는 하지만 조금 큰 것은 손가락만 한 녀석도 있다. 손톱처럼 작은데도 눈· 코· 입이 다 있으며 투명한 날개까지 파닥이는 걸 자세히 보면 신기하기 짝이 없다.

ㅡ 꼴깍, 나 줄 거야?

"친구들 불러오면.

ㅡ 혼자 먹을 건데.

"안 준다."

ㅡ 데려올게!

"가능한 많이 불러와."

페어리는 공간의 틈새를 열고 사라지더니 10초도 되지 않아서 다시 나타났다. 친구들을 몽땅 끌고 온 것이다.

ㅡ 어떻게 이런 황홀한 냄새가 날 수가 있지?

ㅡ 우리가 먹어도 된다고 했어.

페어리들은 위드가 마련해 놓은 음식들에 달라붙었다. 고급 요리 스킬로 만든 음식들을 마구 먹어 치우는 페어리들.

ㅡ 생선은 없어? 나 생선 좋아해.

이곳이 식당인 줄 알고 주문을 하는 페어리도 있었다. 위드는 꿀을 바른 멸치볶음을 만들어서 그릇에 담아 줬다.

ㅡ 와, 바다에 사는 생선이다.

ㅡ 달고 고소해.

페어리들은 멸치를 1마리씩 들고 와삭와삭 깨물어 먹었다. 배를 빵빵하게 채우고 나서 장난꾸러기 요정들은 주변에도 관심을 가졌다.

ㅡ 여긴 어디지?

ㅡ 저번에 왔을 때와 달라졌어.

ㅡ 이상하게 바뀌었네.

ㅡ 우리가 놀 곳은?

ㅡ 복잡해져서 더 신 나!

요정들은 물가에서 헤엄을 치고, 사암 위로 날아다니면서 술래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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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정들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 

│  요정들에 의하여 자연의 힘이 극대화됩니다.                             │

│  지형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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