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뜸 착각당했다 괴물 천재배우로-153화 (153/201)

< 포격 (8) >

24일, 밤.

‘우리네 식탁’의 1일 식당을 진행했던 강원도 쪽 한식집. 시간은 밤 11시가 넘었다. 몰렸던 손님은 모두 빠졌고, 전체 촬영은 약 30분 전에 끝난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우리네 식탁’의 많은 스탭들은 뒷정리가 한창이었다.

“테이블 세팅 원래 있던 대로 바꿔야 합니다!!”

“여기 원본 사진 있어요!”

“주방!! 주방에 우리 쪽 소품 뭐뭐인지 확인 좀 해주세요!”

“소형 카메라 전부 회수했어요??!”

“별관 쪽만 남았어요!”

퍽 길었던 촬영이었기에 스탭들의 얼굴에 피곤이 묻었지만, 나름 만족스런 하루였는지 다들 힘이 넘쳤다. 그런 여러 가옥 중 메인이 되는 홀에 안경 쓴 윤병선 PD가 보였다.

그리고 그의 앞 테이블에는.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으- 죽갔네.”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진짜진짜 고생하셨습니다!”

‘우리네 식탁’ 출연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물론, 무던한 얼굴의 강우진도 포함이었다. 전부 ‘우리네 식탁’ 로고가 박힌 앞치마를 멘 상태였고, 하루를 시원하게 마무리할 요량인지 캔맥주 한 캔씩을 들고 있다.

그새 다들 꽤 친해진 모양인지 대화가 자주 오간다.

와중 강우진은.

‘미친, 나 오늘 메뉴 몇 개나 쳐냈지? 기억도 안 난다. 이젠 라면 냄새만 맡아도 토쏠릴 듯.’

표정은 굳건했으나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강도가 매우 셌으니까. 20살쯤 하던 술집 아르바이트가 떠오를 정도. 습관성 컨셉질이 아니었으면 진작에 테이블 위에 엎어졌을 게 분명했다.

‘이게 왜 예능이냐! 그냥 체험 삶의 현장이지!’

이쯤, 안종학과 이래저래 얘기하던 윤병선 PD가 모두에게 말했다.

“뭐, 실수도 잦았고 호흡도 좀 어긋나긴 했는데 그건 처음이니까 당연하고. 전체적으로 나이스했습니다. 이거보다 폼을 좀만 더 올리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듯한데요?”

희망 고문에 가까운 말에 안종학이 맥주 한 모금을 넘기며 답했고.

“들어간 메뉴들이 별문제 없이 쭉쭉 나와서 그렇지, 솔직히 홀이나 기타 등등으론 잡음 많았지 않았나? 음식 제때 안 나왔으면 죄다 엎어졌어 이거.”

초췌해진 하강수나 나머지 인원들도 순순히 인정했다.

“맞아······주문된 메뉴에서부터 꼬였으면 오늘 제대로 못 했지.”

“주문 실수도 많았어요! 죄송합니다!”

고개를 푹 숙인, 어려서인지 힘이 넘치는 산뜻 꽃미남 연백광이 강우진에게 엄지를 추켜세웠다.

“근데 오늘 손님들 음식 엄청 맛있다고 난리였어요! 역시 우진이 형!”

안종학도 인정한다는 듯 다리 꼬며 우진에게 물었다.

“나도 많이 들었어. 어떻게 된 거야? 요리 적당히 하는 수준이라더니 뭐 거의 셰프더만. 이양우 셰프도 극찬했다며? 근데 혜연이 너는 보면 마늘만 썰고 있더라?”

“아! 마늘이 많이 필요한 걸 어떡해요? 그리고 딴 거도 많이 썰었거든요? 김치전도 뒤집고.”

둘이 티격대는 사이 윤병선 PD가 여러 장의 종이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오늘 손님들 한 줄 평인데 음식이 맛있다는 게 공통적입니다.”

실제로 그랬다. 종이들을 빼곡히 채운 평가엔 무조건 음식이 맛있다는 얘기가 붙어 있었다. 강우진의 새로운 면모를 봤다는 글도 자주 보인다. 곧, 종이들을 우진에게 넘기던 화린이 작게 읊조렸다.

“근데 진짜 맛있긴 했어요.”

속으로는 쌍엄지는 기본에 깨방정을 떨고 싶은 그녀였으나.

‘그냥 맛있는 정도가 아니라 대대대대존맛이었어!’

보는 눈이 많아 꾹 참았다. 덕질의 대상 강우진의 요리를 먹어봤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 어쨌든 윤병선 PD가 슬슬 마무리 멘트를 쳤다.

“이거로 멤버 다 모인 국내 촬영은 끝났고 다음은 해외에서 다들 볼 겁니다! 가기 전에 팀별로 짧은 촬영이 있을 수 있고, 일정 조율해서 때마다 전달해드릴게요.”

짧은 뒤풀이 후 출연자들이 하나둘 한식집을 떠났고, 강우진 역시 스탭들에게 마무리 인사를 하며 승합차로 움직였다.

그때였다.

“우진씨!”

뒤쪽에서 윤병선 PD가 강우진을 불렀다. 금세 다가온 그가 뱉은 말은 약간 특이했다.

“혹시 미국 촬영 전에 개발 요리 하나 생각해볼 수 있어요?”

“개발 요리 말입니까?”

“네. 아니, 부담되면 그냥 가볍게 넘겨도 돼요. 근데 우진씨 요리 실력 보면 가능할 것 같아서. 아무거나 한식이면 상관없으니까, 괜찮으시면 한 번 생각해보세요. 먹어 보고 회의 거친 뒤에 좋으면 미국에서 그거 팔아보게.”

강우진만의 한식 레시피를 얘기하는 것이었다. 뭐, 강제되는 건 아닌 듯하니 우진은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오케이! 오늘 고생 많았어요!”

멀어지는 윤병선 PD. 이어 강우진은 대수롭지 않게 승합차에 올랐다. 뒤로 한예정 등의 스타일리스트들이 모두 탄 뒤에야 승합차는 출발했다.

동시에.

-스윽.

조수석에 앉은 꽁지머리 최성건이 몸을 돌려 우진에게 말을 걸었다.

“우진아, 너 안가복 감독 알지?”

안가복 감독? 누구지 그게. 뭔가 어디서 들어보긴 했지만 낯선 이름이었다. 그런데 감독이 붙었으니 우진은 일단 아는 척을 시전했고.

“예, 대표님.”

자연스레 핸드폰으로 아닌 척 검색을 이었다. 결과로 나온 얼굴을 보고 나서야 우진은 안가복 감독이 누군지 기억났다. 그래도 명확하진 않았다.

‘아- 이 감독님 뭐냐, 영화계 살아있는 전설 어쩌고였나? 너튜브에서 본 것 같은데.’

한국 배우라면 누구나 안가복 감독을 떠받들겠지만, 강우진에겐 그저 직업이 감독인 할아버지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렇기에.

“안가복 감독이 너를 보고 싶어 하더라고. 전화가 왔었다.”

적당히 놀라긴 했어도 최성건의 말에 우진은 큰 감흥이 없었다.

‘그 할아버지. 아니, 감독님이 나를? 왜지. 아- 혹시 작품 제의를 하려는 건감?’

미묘하달까? 그냥 다른 감독들과 비슷했다. 덕분에 우진의 대답에도 큰 힘이 실리지 않았다.

“저를 말입니까?”

“그래. 근데 역시나······반응이 밋밋하네. 예상이야 했다만 안 놀랍냐? 나는 그 양반 전화 받고 눈알 튀어나올 뻔했는데?”

“놀랐습니다.”

“개뿔. 여튼 안가복 감독 정보 캐고 있으니까 일단 알고는 있으라고.”

“예, 대표님.”

“너랑 안가복 감독까지 엮이면 또 한 번 영화계 뒤집힐 거야.”

그래? 그렇군. 다만, 강우진은 현재 딴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하- 내일부터 베트남 복귀네. 벌써 숨이 막힌다!’

무더위가 포함된 지옥이었다.

이후.

‘우리네 식탁’의 1차 촬영이 마무리된 24일이 저물고 다음 날인 25일이 밝았다. 허나 강우진은 이미 비행기 안에 있었다. 약 일주일의 한국 스케줄을 마치고 ‘실종의 섬’ 해외로케에 복귀하는 것.

목적지는 베트남의 다낭.

거기다 혼자도 아니었다.

『[스타포토]공항에서 홍혜연, 강우진 포착! 나란히 ‘실종의 섬’ 해외로케 출발/ 사진』

우정출연이 예정된 홍혜연도 함께였다.

이 시각, 며칠 전에 발표된 강우진의 OST는 여전히 음원 플랫폼 1위를 지키고 있었다.

-[1(-)]남자사람친구/강우진(‘남사친’OST Part. 1)

현재는 ‘메론’만이 아닌 여러 플랫폼에서도 1위였다. ‘남사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남사친’ OST도 잘나가네···강우진의 ‘남자사람친구’ 음원차트 휩쓴다, 메론 1위 등극』

‘남사친’은 단막으로서 전무후무한 성적을 내고 있었다. 흔히들 하는 말처럼 ‘무쌍’에 가깝다.

『500만 ‘강우진 부캐’ 채널에서 보컬 실력 입증, 강우진 각종 음원 플랫폼 싹쓸이』

『[차트]강우진 ‘남자사람친구’가 차트 1위...주아 2위·DKM 3위···음원 강자들 모두 밀어내』

『강우진이 부른 OST 음원차트 1위...강우진 신드롬 또 이어져』

그래서일까?

강우진이 부른 ‘남사친’의 첫 번째 OST. 즉, ‘남자사람친구’는 어디서나 퍽 자주 들렸다. 차 안 라디오에서.

“자! 2부로 넘어가기 전에 곡 하나 듣고 가겠습니다. 어- 요즘 뭐 돌풍이죠? 강우진씨가 부른 ‘남사친’의 ‘남자사람친구’ 들어보겠구요, 저는 잠시 후에 다시 오겠습니다.”

-♬♪

사람들이 끼고 다니는 이어폰에서, 핸드폰에서 등등. 이러한 OST 인기가 ‘남사친’의 화력에 힘을 보탠다. 뒤로 25일 오후쯤 강우진을 이어 화린이 부른 OST가 전체 공개됐다.

-[(new!)]여자사람친구/화린(‘남사친’OST Part. 2)

현재 ‘남사친’의 인기만 보면 화린의 OST 역시 금세 순위권에 오를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아직 듀엣곡도 남은 상태. 물론, ‘남사친’은 여전히 한국과 일본 넷플렉스의 부동의 1등이었다.

『‘남사친’ 거의 일주일 째 1위 지키는 중, 강우진·화린 브랜드가치 및 인기도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

특히, 일본 쪽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한국에선 우진의 여러 이슈 때문에 관심이 분산된다면 일본에선 ‘남사친’에게 집중됐기 때문.

『트위터는 지금 「남사친」얘기로 들썩』

한류와 강우진 그리고 화린의 파워가 제대로 먹혔다. 일본 대중들이 ‘남사친’에 열광한다.

-강우진!!!화린!!! 사랑해!!!

-이렇게....감정이입되는 드라마는 처음이야...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화...괴롭다...

-일본은 왜 이런 드라마를 못 만드는 거야?? 드라마가 너무 재밌어서, 고작 4화에 밀리는 일본 드라마 때문에 화나!

-한국에는 강우진 같은 친구가 널린 거야? 나 너무 한국에 가고 싶어.

-색감이 무척이나 예쁜 드라마야. 그리고 나의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해. 아름답고 즐거운 드라마.

-주의: 남사친 속 강우진 같은 남사친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아

-두 배우가 사랑스럽고 연기를 잘해

-나도...저렇게 예쁜 연애를 하고 싶다....너무너무 재밌었어....

-늪에 빠져버렸어! 두 번째 정주행했지만 나는 지금 또 남사친을 재생시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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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주말이 지난 26일이 돼도 지속됐다. 다만, 한국에서는 ‘남사친’의 소식만이 번지는 건 아니었다. 뭔가 많은 소스들이 펑펑 터져대고 있었다.

『‘얼어죽는 연애’ 첫방날 확정, 11월 27일 금요일에 만날 수 있다』

『오는 11월 27일 첫방 확정된 ‘얼어죽는 연애’, 제작진 측 “강우진 수어 연기 보일 것”』

『살인자에서 사랑꾼 그리고 수어 연기까지···‘연기 괴물’ 강우진의 끝 없는 이미지 변신』

‘얼어죽는 연애’의 떡밥이나.

-수어?? 수어를 한다고??아니 강우진 이월선 드라마자 특출이라고 안 했나???

-지리긴하네...엄청 짧게 나올 텐데 수어 연기...장애 연기는 배우들이 막 기피하던데...솔직 감탄함

‘우리네 식탁’.

『[이슈체크]윤병선 PD 표 대형 예능 ‘우리네 식탁’···국내서 첫 촬영 마쳐, 탑들 즐비한 출연자 중 요리는 누가 할까?』

그리고 개봉이 임박한 ‘마약상’까지.

『[무비톡]최근 시사회 일정까지 마친 ‘마약상’···전국 영화관 예매 열렸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시사회 온 팬들에게 열띤 홍보하는 진재준/사진』

포격. 그래, 현 상황은 포격이란 단어가 어울렸다. 몸집이 비대해진 각종 눈덩이들이 타이밍에 맞춰서 펑펑 터진다.

『‘청소년 관람불가’ 확정 ‘마약상’···까메오로 출연한 강우진 어떤 캐릭터로 나올까?』

화려하게 퍼진 포격의 파편들은 다시금 섞이거나 융합되어 더 큰 눈덩이로 재탄생됐고, 대중들의 뇌리에 확연히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그 과정은 재빠르고 신속했다.

심지어 시간이 녹는 만큼 새로운 포격이 대중들을 조준하고 있었다.

『[기획]진재준에 괴물신인 강우진까지 합세한 청불 ‘마약상’, 청불로서 관객수 얼마나 동원할까?』

적응할 여유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이.

28일, 이른 아침.

시간은 8시쯤. 장소는 서울의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이었다.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여자가 눈에 띈다. 검은색 마스크에 모자를 푹 눌러 썼고 동그란 안경까지 착용했다.

의도적으로 얼굴을 가린 느낌.

그런 그녀가 영화관 로비에 시선을 돌렸다.

‘으- 사람 꽤 많네.’

평일 아침임에도 왜인지 사람이 퍽 많았다. 뭐, 미어터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멈칫할 정도는 됐다. 종류는 각양각색. 커플이나 남자, 여자끼리 온 친구들 등등. 그들은 모자와 마스크 쓴 여자를 힐끔대긴 했으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때.

-♬♪

위쪽에 걸린 광고판에서 두둥! 소음과 함께 영화의 예고편이 재생됐다. 타이틀부터 걸린다.

-‘마약상’

속도감 빠르게 보이던 예고편 사이, 아주 잠깐이지만 목 부근에 문신한 배우가 스쳤다. 이에 모자 쓴 여자가 움찔했다.

‘방금 맞지? 우진님. 대박, 이미지 완전 달라서 몰라볼 뻔.’

곧, 멍하게 ‘마약상’ 예고편을 올려보던 여자가 번뜩 정신을 차리곤 움직였다. ‘마약상’의 작은 포스터와 등신대 등을 핸드폰으로 사진 찍던 그녀가.

-스윽.

무인 발권기에서 예매한 표를 출력했다. 그녀가 뽑은 영화표의 제목은 ‘마약상’이었다. 시작 시각까지는 약 30분이 남았다.

‘카라멜 팝콘- 하, 먹으면 안 되는데.’

뭔가 고민하던 여자가 쭈뼛쭈뼛 매점에 가서 팝콘 작은 걸 샀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상영관으로 움직였다. 상영관 내부에도 관람객은 생각보다 많았다. 조조면 10명도 많은 거였는데 얼추 30명은 넘어 보인다. 뭐가 됐든 모자 쓴 여자는 적당히 사람들 눈치를 살피며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때마침.

-♬♪

정면 대형 스크린에서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상영관 전체 조명은 밝았기에 여자는 마스크를 쓴 채 핸드폰을 내려봤다. 그게 얼추 5분쯤.

이윽고.

‘됐다!’

여자가 고개를 올림과 동시에 상영관의 조명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졌다. 이에 그녀는 내내 쓰고 있던 마스크를 살짝 내렸다. 전부는 아니지만 얼굴이 조금 보였다.

눈 밑에 찍힌 점.

여자는 ‘남사친’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화린이었다. 생얼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연예인 아우라가 풀풀 풍겼고, 카라멜 팝콘 하나를 입에 넣은 화린이 정면 스크린 보며 속으로 외쳤다.

‘한다, 한다!’

그녀가 이 아침에 영화관에 온 이유? 매우 심플했다. 자신의 최최최최애 배우의 첫 상업영화를 보러 온 것. 의미도 있었다. 첫 상업영화를 첫 개봉하는 날에 처음 시간인 조조로 보는 것. 곧, 팝콘을 씹는 화린의 심장은 급속도로 두쿵댔다. 스크린 보는 큼지막한 눈이 반짝인다.

이내.

-‘마약상’

어두컴컴한 상영관 속 대형 스크린에 영화 ‘마약상’의 타이틀이 크게 박혔다. 그렇게 약 1시간 뒤, 어느새 팝콘을 다 먹은 화린의 눈에.

-쏴아!!!

폭우와 함께 등장한 ‘이상만’이 보였다. 입에 문 담배, 왼쪽 뺨의 칼자국 흉터, 거친 피부, 나지막한 폭력성이 서린 눈동자, 정장이 덮은 몸에 얼핏 보이는 문신.

대형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이상만이 거칠면서 낮은 목소리를 냈고.

[“가까이 오라고. 다 젖는다.”]

관객들의 귓속말이 늘어난다.

“와- 뭐야? 강우진 맞네.”

“개지려. 완전 그냥 건달 같지 않냐?”

동시에 입을 작게 벌린, 눈동자가 디립다 커진 화린이 스크린 속 최애를 보며 저도 모르게 속삭였다.

“와- 임팩트······돌았다. 개멋있어.”

이 시각, 인터넷에선 ‘마약상’ 기사가 한창 쏟아지고 있었다.

『[무비토크]오늘 개봉한 ‘마약상’, 청불임에도 ‘예매율 1위’』

< 포격 (8)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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