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9화
새벽 1시가 넘어가면서 음악회는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향했다.
모스크바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모음곡 제1곡인 작은 서곡을 연주하면서 그 끝을 장식했다.
- 브라보!
열광하는 청중들에게 지휘자와 악장이 인사를 보내고, 사회자의 마무리 멘트로 송년 제야 음악회가 마무리되었다.
장장 4시간에 걸친, 길지만 즐거운 음악회였다.
2주일밖에 준비 기간이 없었던 것치고는 음악회 구성이나 완성도도 훌륭했고 시청률도 너무 잘 나와서 모두가 만족스러워했다.
“모두 고생 많았어!”
“좋은 음악회였어요.”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시길!”
너 나 할 것 없이 음악가들이 서로 축하 인사를 나누며 어울렸다. 나와 에르네스트 역시 그 사이에 끼어서 인사를 하고 사진을 남겼다.
짧은 시간이지만 같은 음악회를 꾸려 나가면서 싹튼 친애가 우리 사이에 맴돌고 있었다.
그때였다. 대기실 문이 열리며 콘서트 디렉터 알렉세이가 들어왔다.
그는 저번에 자동차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하게 회의에 참가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이번엔 기쁨을 참을 수 없었던 것 같았다.
여전히 무뚝뚝하긴 하지만 감격한 듯한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오늘…… 짧은 준비 기간에 모든 것이 미진했는데도 여러분 정말 너무 잘해 주셨습니다. 음악회가 제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었던 건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요! 다 알렉세이가 유능한 덕분이죠.”
“맞아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렇게 못 했을걸.”
모두 알렉세이와도 기념사진을 남기길 원했고, 그렇게 전원이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수십 장이나 사진을 찍었다.
난 율리아, 아르템, 밀리차 등 친해진 분들과 전화번호를 교환하기도 했다.
율리아가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다음에 연락할게! 우리 콰르텟 모스크바에서 공연 잡으면 그땐 같이 했으면 좋겠어. 타티아나.”
“고마워요 율리아. 연락 기다릴게요.”
“응.”
일정이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덥석 잡았다.
율리아처럼 대단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이끄는 콰르텟과 함께하는 협연 기회 같은 건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번에 알게 된 분들도 많고 친해진 분들도 많았다. 클래식 세계에서 한 번에 이만한 분들과 인맥을 쌓는 건 이런 거대 음악회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
“또 봐! 타티아나. 연락할게!”
“저도요. 예카테리나.”
비슷한 또래의 인맥도 얻게 되었고 말이다.
다시 한 번 왁자지껄하게 담소를 나누고, 음악가들은 이제 하나둘씩 돌아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악기를 챙기는 소리 등이 분주하다.
“오늘은 여기까지겠네요. 아쉬워요.”
“이미 너무 늦었으니까.”
성공적인 음악회를 축하하는 파티라도 하면 좋겠지만, 시간도 새벽이었고 무엇보다 4시간이나 다들 집중하느라 체력도 너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같은 이유로 오늘은 사인회나 포토타임 등도 없었다. 많은 음악가들이 한 합동 음악회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알렉세이가 나서서 휴일이 끝난 뒤에 다시 한 번 모여서 음악회 결과와 성적 등을 브리핑하겠다고 알렸다. 우리는 일단 오늘은 이대로 모두 헤어지기로 했다.
“후아.”
대기실 밖으로 나오니 청중들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각자 자기 차량이나, 음악회 진행위원회 측에서 준비한 버스들을 타게 될 예정이다.
난 흩어져 가는 사람들을 보다가, 옆에 남은 한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저희도 가죠. 에르네스트.”
“그래.”
미리 약속했던 로비에 가니 우리가 초대했던 분들이 모여 계셨다.
아버지가 차를 불러서 각자 자택까지 모셔다 드리기로 했었기 때문에 지금은 잠깐 기다리는 중이었다.
“정말 훌륭한 음악회였단다.”
“멋졌어 타티아나. 내 생각 이상으로 완벽했어. 진짜로.”
“감사해요, 모두들.”
자정 인터미션 이후에 무대에 올랐던 건 나뿐이었기 때문에 난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강렬한 독주곡인 이슬라메이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난 아나스타샤에게 안긴 채로 한 팔은 사샤에게 내어 주고 그 이야기들에 답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타티아나.”
미하일 선생님이 오시자 아나스타샤가 얼른 날 놓아주었다. 선생님은 가볍게 웃더니 말씀하셨다.
“마지막 레슨 때보다 더 나아졌구나.”
선생님이 봐 주셨던 마지막 때보다 나아졌단 말은 최고의 칭찬이었다.
“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아, 저희 차로 가실 거죠?”
“그래. 차를 몰고 와 놓고도 샴페인을 마셔서 신세 지겠구나. 미안하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선생님.”
미하일 선생님을 편히 자택까지 모셔다 드릴 수 있다면 그보다 기쁜 일도 없었다.
그때 구세프 선생님이 툭 끼어들며 말씀하셨다.
“그렇다고 안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었잖나.”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 샴페인 이야기였다. 인터미션 때 꽤 드셨던 걸까.
물끄러미 바라보니 구세프 선생님이 심술궂게 물었다.
“넌 못 마셨겠지? 타티아나.”
“……당연하죠. 무슨 말씀이세요.”
다른 걸 다 떠나서 연주자가 어떻게 연주회 때 샴페인을 마셔요?
내가 황당하다는 듯한 눈초리를 하니 구세프 선생님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말실수라고 생각하셨는지 헛기침을 조금 하며 말했다.
“좋아, 착한 학생이로군. 뭐…… 어쨌든 그럼 다음엔 레슨실에서 보도록 하자.”
그건 내가 정말 기다리던 말이었다. 난 반색했다.
“오늘 연주했던 곡들 평가 봐주실 건가요?”
“미치겠군. 이 와중에도 그 소리냐?”
선생님은 팔짱을 끼고 중얼거리셨다. 그리고 무언가 아직 확신이 없으신 것 같은 어투로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내게 말씀하셨다.
“그냥 다음에 보면 네게 줄 게 있다.”
“……?”
“뭘 그렇게 보나.”
“선생님. 샴페인 몇 잔 드신…….”
“이제 막나가는군 아주?”
으르렁거리는 말에 난 목을 뒤로 쭉 뺐다. 장난은 이 정도로 해야 할 것 같다.
믿기 힘든 이야기였지만, 한 번 하신 말씀은 꼭 지키시는 분이시니 뭔가 있는 것 같긴 하다. 대충 뭔지만 한 번 여쭈어볼까.
“그런데 선생님…….”
“아, 여기 계셨군요.”
막 찾아다녔다는 듯 한 분이 우리 옆으로 다가오셨다.
풍채 좋은 중년의 교수님. 아르카디 교수님이었다.
“좋은 밤이군요 구세프, 미하일. 그리고 타티아나.”
“오랜만입니다. 아르카디.”
“아르카디.”
두 선생님들과는 이미 아는 관계이기 때문에 짤막한 인사가 오갔다. 난 너무 짧게 인사할 순 없어서 약간 예의를 갖췄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올해도 건강하시길.”
“하하, 고마워요. 타티아나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교수님은 사람 좋게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웃더니, 슬쩍 목소리를 낮추며 나에게만 말하는 것처럼 말을 걸어왔다.
“이것 참……. 아시다시피 음악회 준비 기간이 좀 짧아서 말이죠. 제가 위원회에 있으면서도 그간 바빠서 따로 한 번 만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음악회가 끝나고서야 만나게 되었네요.”
“괜찮아요.”
“괜찮다니 다행이네요. 물론 타티아나는 연주에서 다 보여 주었지만요.”
내 연주를 모두 본 아르카디 교수님은 간단하게 감상평을 들려주셨다.
“좋았습니다. 마법사의 제자와 이슬라메이.”
“아…… 감사합니다.”
“여기 마법사분들이 실력이 탁월하셔서 그런가…… 하하하. 멋지게 잘 연주해 주었어요. 아주 훌륭해요. 정말 감명 깊게 봤어요.”
“감사합니다.”
아르카디 교수님이 선생님들을 마법사라고 지칭하는 건 내가 마법사의 제자를 연주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제자이니까 당연히 선생님들은 마법사라는 걸까?
이런 가벼운 농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는데, 느닷없이 교수님이 물었다.
“그래서 말인데요. 이제 타티아나의 감상은 어떤지 들어 보고 싶은데요.”
약간 당황해서 할 말을 찾는 사이 교수님이 이어 말씀하셨다.
“이런 무대 처음이죠? 기간은 조금 급했지만 그래도 마침 좋은 기회여서 추천했는데 타티아나는 정말 잘 해 주었고……. 그래서 음악회가 끝난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요.”
본론은 바로 이쪽이었다.
단순히 음악회의 감상을 묻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 이 음악회에 섭외되었을 때부터 의아하게 생각했던 모든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는 것 같다.
난 잠시 옆의 선생님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건 내가 직접 이야기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런 기회를 주신 건 정말 감사해요.”
“아, 인사를 받자고 한 말은 아니에요. 타티아나의 실력은 스스로 기회를 붙잡기에 충분하고도 넘치는 수준이니까요. 전 그걸 알아보고 기회를 약간, 정말 약간 빨리 주었을 뿐이죠.”
“……감사합니다.”
아르카디 교수님은 여유 있게 내 대답을 기다려 주셨다. 난 천천히 말했다.
“훌륭한 선배 음악가분들과 함께 음악회를 꾸리게 되어서 정말 좋았어요. 모두 잘 대해 주셨고…… 재미있는 경험도 많았고요. 무대 경험은 차치하고라도 일반적으로 이런 경험은 쉽게 할 수 없는 것이었겠죠. 다시 한 번 정말 감사드려요.”
“그래요? 그건 참 좋은 소식이네요.”
그것 말고 할 이야기는 없느냐는 듯 묘한 기대감이 깃든 뉘앙스.
난 이어서 짧게 정리했다.
“이번에 얻은 기억들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
아르카디 교수님은 아무 표정 변화 없이 날 바라보셨다. 내가 뭘 알아듣고 무슨 대답을 한 건지 눈치채신 모습이다.
살짝 침묵이 머무는 사이 여러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렇게 완곡하다 못해 두루뭉술한 표현은 교수님을 기만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떤 타이밍에 직설적으로 나서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다.
그런데 그 타이밍은 교수님 쪽에서 잡아 주셨다.
“타티아나는 굉장히 명석한 편이죠?”
“……예?”
“그럼 정확하게 말씀해 주세요. 다 이해하지 않았나요?”
***
신중한 목소리로 타티아나가 말했다.
“……저번에 조기 입학 제의해 주신 것 정말 감사하지만, 거절하겠습니다.”
왜냐고 묻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로 확고한 어투였다.
그 이유는 이전에 구세프에게 약간 들은 바가 있었다. 사제 간의 유대가 끈끈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건 정말 중요한 것들이지만, 아르카디가 판단하기에 타티아나만 한 실력이 되는 학생이라면 그것은 유대가 아니라 발목을 잡는 미련이었다.
한 곳에 고착된 음악가는 결코 좋은 음악가가 될 수 없다. 아르카디는 그런 철학적 교육관을 가지고 있었다.
“다시 한 번만 설득할게요. 타티아나.”
그는 타티아나와 싸우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교육자로서 차분히 설득할 뿐이다.
“미하일과 구세프의 지도는 정말 훌륭하죠. 저도 잘 알아요. 오늘 타티아나의 연주를 듣고 제가 얼마나 감동했는지 아세요?”
모스크바 음악원의 교수가 이렇게까지 설득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피아노 실력이 너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찬란하게 빛나는데. 그조차도 다 개화하지 않은 것임을 느끼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전 음악학교에선 어쩔 수 없이 시스템적인 한계가 타티아나의 잠재력을 눌러 놓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타티아나가 무언가 반박하고 싶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르카디가 얼른 덧붙였다.
“오전엔 뭘 하죠? 타티아나. 일반교과를 공부하죠? 시험도 치고.”
“……예.”
“음악원엔 그런 거 없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해가 지면 음악학교 연습실은 무조건 문을 닫게 되어 있죠? 하지만 음악원 연습실은 24시간 열려 있죠. 원한다면 이미 각 분야의 프로라 할 수 있는 학생들과 밤새도록 공부할 수도 있어요.”
반박하고 싶어 하던 표정은 어느샌가 모종의 흥분으로 변해 있었다.
24시간 하고 싶은 공부만 할 수 있다는 말은 그녀에게 가장 강력한 설득으로 먹혀든 듯했다.
아르카디가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타티아나는 그 천재성을 지니고도 피아노에 목이 말라 있고, 지금 음악학교의 커리큘럼은 그녀의 열의와 발전을 늦추는 족쇄 외의 그 무엇도 아니었다.
“…….”
미하일과 구세프는 입을 열지 않았다. 지금 아르카디가 하는 설득이 조금 과격하긴 해도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이다.
미하일이 베르체노프 가문에 쳐들어가서 타티아나를 데리고 나왔듯, 아르카디는 이제 그녀를 음악원에 데려가려고 한다.
타티아나 정도의 실력을 지닌 피아니스트라면 음악원에 가는 것이 옳다.
“음악 외 교과 등도 분명 중요하죠. 하지만 음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완벽하게 갖춰진 음악원에서 비로소 타티아나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
“제가 싫다면 상관없어요. 다른 피아노과 교수님들을 지도 교수로 삼으세요. 하지만 음악원은 특별히 다른 곳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우리 음악원이었으면 좋겠군요. 커리큘럼이나 교수진, 그리고 시설이나 학생들의 수준 등 세계 최고는 다름 아닌 우리 음악원이니까 말이죠.”
전부 진심이었다. 기왕이면 자신의 밑으로 왔으면 좋겠지만, 학생과 교수가 잘 맞을지에 대한 여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다만 모스크바 음악원엔 훌륭한 교수들이 많으니 잘 맞을 확률도 높을 뿐.
아르카디는 말을 이었다.
“최고 수준의 학생이라 하니, 이미 에르네스트라는 친구가 있었죠. 타티아나.”
이미 옆에 좋은 음악가 친구가 있어서 굳이 음악원의 인재풀에 섞일 생각이 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에르네스트가 아무리 천재여도 둘만의 음악관은 좁을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건 두 사람이 함께 음악원에 오는 것이었다.
“아실는지 모르겠지만 에르네스트도 오래전부터 음악원 진학을 준비 중이었답니다. 전 두 분이 같이 오시면 좋겠어요. 타티아나가 먼저 결정을 내려 준다면 에르네스트도 결정을 내릴 텐데요.”
아르카디가 이렇게 다시 한 번 타티아나를 설득하는 데엔 이게 에르네스트도 데리고 올 방법이 되리란 생각도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에르네스트가 구세프에게만 매여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보니 타티아나도 상당히 강력하게 에르네스트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다.
아르카디는 임의로 만든 듀엣 기획을 두 사람이 산산조각 내는 것을 보면서 분명하게 느꼈다. 에르네스트는 아마 타티아나의 행보에 따라 움직이리란 것을.
하지만 타티아나는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하지만 교수님. 에르네스트는 그렇지 않을 거예요.”
“왜죠?”
“…….”
타티아나가 침묵했다. 상당히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어서 캐묻기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대체 이 애들은 뭐 이렇게 비밀이 많은 걸까? 아르카디는 조금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당사자가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아르카디 교수님. 인사 늦어서 죄송합니다.”
에르네스트였다. 이곳저곳 인사를 다녔던 모양인데 아르카디가 보인 김에 온 것 같다.
아르카디는 반갑게 답했다.
“괜찮아요. 인사는 무슨. 오늘 연주 정말 잘 봤어요, 에르네스트. 불새도 마법사의 제자도. 음…… 그러고 보니 오늘 연주한 곡들은 다 관현악을 피아노 솔로로 편곡한 곡들이군요? 하하, 비르투오시티를 드러내기에 좋은 곡들이기도 했죠.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아, 편곡.”
에르네스트는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그렇게 말하더니, 구세프를 돌아보았다.
“이참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제자로서 신년 각오 발표는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뭐냐?”
구세프는 이상한 짓거리 하지 말라는 듯 눈을 부라렸고, 아르카디는 갑자기 불안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