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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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호는 정육점 사장님에게 해체 교습을 약속받았다. 앞으로 월수금 저녁마다 마장동에 들러, 발골 스킬의 숙련도를 올릴 계획이다.
‘하, 내일은 어디서 장사하지······.’
침대에 누웠지만, 쉽사리 잠이 오질 않는다.
당장 장사를 해야 할 던전은 사라지고 없다. 정확히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던전으로 바뀐 상태다.
더 높은 던전에 가볼까?
높은 레벨의 던전일수록 사람들의 수는 줄어드는 대신, 소득은 높아진다. 박리다매薄利多賣 대신 후리소매厚利小賣를 노려야 한다는 뜻이다. 즉, 고급화 전략이 잘 먹힌다는 건데, 왕호의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 레스토랑에서 수없이 고급 요리를 만들어 왔으니까.
대신, 이렇게 되면 푸드트럭의 장점이 사라진다. 높은 회전율을 기대할 수 없다. 차라리 고소득층의 유동이 많은 판교 같은 곳에서 장사하는 게 이득일 수도 있다. 잘하면 후리소매가 아닌 후리다매厚利多賣를 얻어낼 수도 있다.
만일, 몬스터 요리로 버프를 준다는 것을 이용한다면 거의 레이드 전 필수코스로 자리 잡을 텐데··· 지금 상황에선 그것도 여의치 않다. 언제 식약청의 답변이 나올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피곤하네······. 내일 하루만 쉴까?’
왕호가 엄지와 중지를 벌려, 자신의 두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웬만하면 이런 생각을 잘 하지 않는 왕호지만, 그만큼 어제의 충격이 크게 다가왔다.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찾아오지 않은 것만 해도 용한 일이다.
오늘도 장사를 못 했는데, 내일까지 쉬기는 조금 찝찝한 면이 없지 않다. 지금은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의 처지가 아니다. 일한 만큼 돈이 나온다. 그래서 하루 쉬는 것이 왕호에겐 크나큰 손해로 다가온다.
사실··· 오늘은 몬스터 요리에 대해 문의를 하면서 휴식을 취하려 했는데, 의도치 않은 뺑뺑이를 돌면서 완전히 지쳐버렸다. 거기에 저녁 늦게까지 발골 교습까지 받았다.
올라간 지구력 스탯 탓에 육체는 그리 피곤하지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고됐다.
‘후우, 그래도 쉬는 건 좀 아닌 거 같다.’
왕호는 상념을 떨쳐내기 위해 오리진에 접속했다.
실버폭스에서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한 건 당연지사.
역시나, 지금의 최대 화두는 실버폭스 던전에서 발생한 던전 커넥트였다.
수십 개의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왕호는 추천 수로 그것들을 정렬했다. 그리고 댓글이 가장 많은 기사를 불러왔다.
<속보! 초보자 던전 실버폭스에서 던전 커넥트 발생!(종합)>
[현지 시각으로 16시 44분. 최하급 던전인 ‘실버폭스 던전’에서 던전 커넥트가 발생했다. 연결된 던전은 50레벨급 B형 던전인 ‘셀타 오우거 던전’. 갑작스럽게 발생한 이 커넥트로, 실버폭스에서 레이드를 뛰던 초심자 한 명이 중상을 입어 가까운 강남선모병원으로 후송됐다···
···다행히 테스크 포스에서 골든타임인 5분을 넘기지 않고 도착. 더 이상의 인명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기자의 취재결과 ‘달빛여제’가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각성자 협회는 이 사건의 원인을 교육의 부재로 파악하고 대책 강구에 나섰다. 협회는 앞으로 던전에 대한 기초 교육을 길드의 자체적인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레이드 등록 과정을 보다 엄격하게 바꾸기로 발표했다. 신고만 하면 되는 지금의 신고제를 뜯어고쳐, 운전면허 시험처럼 기초적인 지식과 능력을 시험화할 방침이다···]
[댓글]
[-실버폭스가 보스형 던전이였다고? 이거 완전 개꿀잼몰카 아니냐?]
[-협회 새끼들 또 어떻게든 삥 뜯으려고 작정했네ㅋㅋㅋ.]
[-그나저나 여기서도 달빛여제가 나오네. 역시 갓빛여제시다.]
[-근데 달빛여제 왜 복면 쓰고 다니는 지 아시는 분?]
[-당연히 여신급 페이스라 그렇지. 외모로 실력 폄하 당할까 봐 그런 거잖아. 눈매만 봐도 딱 각 나옴.]
[-노노. 내가 아는 사람이 달빛여제 전 길드 매니저인데, 달빛여제 와꾸 극혐이라 일부러 가리고 다닌다고 들었음.]
[-헐 역시 눈만 봐서는 모르는 일이네. 몸매는 일단 대한민국 상위 1% ㅇㅈ?]
[-인정.]
‘뭐야, 왜 다 달빛여제 이야기밖에 없어!’
급박한 상황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의 입장에선 엄청난 사건임에 틀림없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충격적인지 않은 듯했다. 누군가가 달빛여제 떡밥을 던져, 온통 관심이 그쪽으로 쏠릴 정도니 말 다했다.
심심한 위로라도 받을 수 있을지 알았건만··· 그것도 글러 먹었다.
왕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오리진의 접속을 해제했다. 그냥 눈이나 계속 감고 있는 게 나을 듯싶다.
까똑-!
눈을 감은 지 채 10초도 안 되어, 핸드폰이 울린다. 누군가가 메시지를 보냈다.
왕호는 다시 눈을 떠서 매신저 어플을 클릭했다.
한여름이다.
[한여름 : 왕호님! 뭐 하세요?]
[안왕호 : 아, 지금 자려고 누웠어요. 어쩐 일이세요?]
[한여름 : 아··· 혹시, 내일 시간 되세요?]
[안왕호 : 내일요? 내일 장사나가려고 하긴 했는데··· 뭐, 급한 일 있으세요?]
[한여름 : 그건 아닌데··· 제가 왕호님한테 목숨 빚졌잖아요!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어서요. 혹시 내일 시간 되시면 어떻나 싶어서요.]
음······.
갑작스런 제안이다.
평소라면 단칼에 거절했을 제안이다. 밥을 얻어먹을 수야 있다지만, 시간을 많이 뺏긴다. 직원들끼리 먹는 것처럼 밥만 후딱 먹고 나오는 게 아니다. 분명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한없이 길어질 게 뻔하다.
시간은 곧 돈이다. 그 시간에 장사하는 게 이득이다. 게다가 자신은 남에게 빚지는 걸 원체 꺼려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거절하기가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아무래도 녹초가 되어버린 정신 때문일 거다.
왕호가 고민하느라 대답이 없자, 그새를 못 참고 한여름이 메시지를 보냈다.
[한여름 : 꼭! 내일 시간 되셨으면 좋겠어요. 부담 갖지 않으셔도 돼요. 오히려 그냥 넘어가버리면 제가 마음이 편치 않아요. 무려 목숨을 빚졌는데······.]
직접 마주하지 않았지만, 호흡을 몇 번 맞추어본 터라 한여름의 음성과 표정이 눈앞에 넘실거렸다.
‘그래, 그냥 얻어먹는 것도 아니니까··· 맛있는 밥이나 먹으면서 편하게···’
[안왕호 : 좋아요. 언제 몇 시에 나가면 될까요?]
[한여름 : 헤헤. 제가 진짜 맛있는 곳 데려갈게요! 점심쯤에 삼성동 코엑스 어떠세요?]
[안왕호 : 네. 그럼 그때 뵙죠. 그럼, 여름님 좋은 꿈 꾸세요!]
[한여름 : 네! 왕호님두 굿밤~.]
‘오랜만에 늦잠 좀 자보자.’
쉬려고 마음먹으니까, 잠이 급격히 쏟아진다.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진다.
턱-
왕호는 머리맡에 있는 알람시계의 알람을 껐다.
꺼놓긴 했지만, 아마 평소 일어나던 시간 엇비슷하게 일어날 거다. 습관이란 게 그리 쉽게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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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더 자서 그런지 몹시 개운하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샤워까지 마쳤다. 시계를 보니 시침은 아직 11시도 향하지 않았다.
“뭘 입고 나가냐······.”
왕호의 표정이 알루미늄 캔 찌그러지듯이 꾸겨진다. 마땅히 입을 만한 옷이 없다.
그렇다고 평상복을 입고 나가기도 애매하다. 불알친구와의 약속이면, 장사할 때 입는 아무 옷이나 대충 걸치고 나가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여성과의 식사약속이다. 거적때기를 걸치고 나갔다가는 되려 파트너가 욕먹는다.
왕호는 옷장 서랍을 모두 펼쳐놓은 채 고심에 빠졌다.
일단, 바지는 자신이 가진 옷 중에서 핏이 가장 잘 서는 것으로 입었다. 희영이가 골라준 검은색 면바지다.
그리고 상의는···
“음··· 큰일 났네······.”
왕호는 난감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남아 있는 윗도리가 난감을 넘어, 심각한 수준이다. 일단, 지저분한 프린팅이 되어 있는 싸구려 티셔츠는 다 재꼈다.
셔츠가 그래도 무난할 거 같은데···
죄다 체크남방뿐이다.
마트에서 덤핑 세일 할 때 잔뜩 사온 셔츠들이다. 누가 봐도 엄마가 사다 준 옷들 같다. 장사할 때 입는 것으로는 손색이 없다. 하지만 딱 집 앞 슈퍼까지다. 그 이상 나가면 곤란한 수준.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고향 집에 있는 경조사용 수트라도 챙겨 오는 건데··· 꼭 오늘 만나자고 하니···’
어쩔 수 없다.
어차피 오늘은 편한 마음으로 쉬려고 했다. 더 이상 고민하느라 스트레스는 받지 않기로 했다.
그나마 가장 트렌디한 남방을 걸쳤다. 체크 남방을 걸치니 검은색 바지도 안 어울리는 거 같아, 베이지색 면바지로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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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호는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나갔다. 트럭을 몰고 가면 기름값이 많이 나온다.
봉은사역 7번 출구로 나오자,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는 한여름이 보였다.
“왕호니임~.”
언제나 그렇듯 한여름의 모습은 화사했다. 연청색 데님 핫팬츠에, 얇은 머스타드색 반팔 티를 바지 안쪽으로 살짝 넣어 입었다. 햇빛쨍쨍 화창한 날씨에 그보다 더 어울리는 옷차림은 없어 보였다.
팔목에는 오색 실로 엮은 팔찌를 걸치고 있었고, 신발도 트렌디한 여름 샌들을 착용했다. 목에는 일명 개목걸이라고도 불리는 검은색 초커를 두른 모습이었다.
왠지 오늘은 평소보다 힘을 더 빡! 주고 나온 모습이다.
지하철 입구로 들락날락하는 남정네들이 한여름의 모습을 힐끗 쳐다본다. 충분히 매력적이니 그럴 만도 하다.
영화배우처럼 고혹적인 얼굴은 아니지만, 관리를 잘 받은 깨끗한 피부와 잘 꾸민 러블리한 모습이, 뭇 남성들의 마음을 도둑질하기에는 차고 넘쳤다.
그에 비해 왕호는···
“벌써 나와계셨네요? 아직 15분이나 남았는데.”
왕호도 웃으며 반갑게 인사했다.
왕호는 충분히 고심해서 차려입고 나왔지만, 실상 레이드 뛸 때랑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거기서 거기, 도긴개긴이다.
하지만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한여름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익숙함이 더 편했다.
“왕호님! 우리 뭐부터 할까요? 요새 여름 블록버스터 개봉 시즌인데, ‘던전 베테랑’ 보러 갈까요? 아님 인형뽑기 하러 갈래요? 완전 유행이에요!”
한여름이 기대에 잔뜩 부풀어 말을 두다다다- 쏟아낸다.
왕호는 그런 한여름의 발언에 이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저희··· 밥 먹으러 온 거 아니었어요?”
“아, 레스토랑은 디너로 예약했어요! 거기 셰프님이 디너밖에 안 하시거든요. 진짜 맛있어요! 왕호님도 요리사니까 한번 맛보여주고 싶었어요.”
“디, 디너요? 그럼 저녁으로 약속을 잡으시···”
덥석-
왕호는 말을 채 끝마칠 수 없었다. 한여름이 자신의 팔목을 잡고 길을 앞장섰다.
“그럼 아직 점심 안 드셨죠? 간단하게 뭐 먹어요! 여기 터키요리 맛있게 하는 집 있거든요. 일단 점심 먹으면서 뭐할지 고민해봐요! 오늘은 제가 다 쏠게요!”
“어, 어어···”
왕호는 어리벙벙한 표정을 지으며, 도살장에 끌려가는 황소마냥 질질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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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은 간단하게 먹자고 왕호를 코엑스 안으로 데려왔지만, 간단한 정도는 결코 아니었다.
임대료가 하늘을 치솟는다는 강남. 게다가 유동 인구가 엄청나다는 관광특구 코엑스다. 그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유명 터키 요리 레스토랑이니 절대 가볍다고 말할 수 없다.
“여기 터키식 치킨 커리, 아다나 케밥 그리고 트윈 피데 코스로 할게요. 디저트는 돈두르마 아이스크림으로 가져다주세요!”
한여름은 이곳에 많이 와봤는지, 익숙하게 음식을 주문했다.
왕호가 걱정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렇게 많이 시키면 다 먹을 수 있겠어요? 게다가··· 꽤 비싸 보이는데······.”
“코스요리라서 그렇게 양이 많지는 않아요. 그리고 여기 음식은 다 맛있어서 최대한 많은 종류를 먹어봐야 돼요! 그렇다고 억지로 다 먹지는 마세요. 에이, 그리고 오늘은 제가 다 쏘니까 맘껏 드세요. 여기 자주 오는 곳이라, 멤버십 할인받으면 그렇게 안 비싸요.”
졸지에 두 끼나 얻어먹게 생겼다. 얻어먹으니 뭐, 머리로는 기분이 좋기야 하지만, 점점 부담이 쌓여가는 건 성격상 어쩔 수 없었다.
종업원이 식전 스프와 식전 빵을 세팅했다.
왕호는 우선, 갓 나온 따끈따끈한 스프를 살짝 떠먹어봤다.
후룹-
나쁘지 않다.
‘괜찮네. 내가 일했던 레스토랑이랑 크게 차이가 없는 정도야.’
최대한 MSG를 팍팍 뿌려, 감칠맛을 강하게 올린 맛이다. 전형적인 입맛을 돋우는 비즈니스적 요리.
이윽고, 메인 디시인 치킨 커리와 케밥이 제공됐다.
왕호는 이번에도 요리사답게, 요리를 살짝 퍼 올려 맛을 음미했다.
후압- 우물우물-
입안으로 이국적인 향신료의 향이 먼저 퍼져나간다.
‘헙!’
왕호의 동공이 커진다.
[맛있는 요리를 섭취했습니다.]
[미식이 상승합니다.]
“맛있죠?”
왕호의 반응을 보고는 한여름이 살며시 웃으며 묻는다.
“맛있네요. 여름님 덕분에 이런 곳에도 와봅니다.”
“헤헤. 근데, 저녁에 예약한 곳은 훨씬훨씬 더 맛있어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한여름의 표정에는 자신이 넘쳐흘렀다.
왕호는 좀전의 요리를 먹고, 조금이지만 충격을 받았다.
방금 먹은 요리의 수준은 절대 무시 못 할 정도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자신의 실력으로 이보다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를 정도.
이곳의 셰프는 분명 일반인일 텐데, 힐링 요리사라는 클래스를 가진 자신과 실력이 엇비슷하다?
예전 같았으면, 명함도 못 내밀 게 뻔했다.
그렇다면 한여름이 저렇게 자신만만해 하는 레스토랑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기대와 함께 먹먹함이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요리로 최고가 되고자 마음먹었다. 각성이라는 기회를 얻었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진다.
이런 곳에서부터, 충격을 받았으니··· 앞으로 더 뛰어넘어야 할 수많은 셰프들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게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난 성장하고 있다! 아직 중급 요리의 숙련도도 낮은 편이야. 고급 요리로 성장하게 된다면, 미슐랭 3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할지도 몰라!’
왕호가 의지를 다잡았다. 포크를 집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자신에겐 “힐링 요리사”라는 무기가 있지 않나. 오랫동안 길러온 ‘근성’이란 또 다른 무기와 결합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아니, 반드시 해낼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기분이 꽤나 나아졌다. 이제 요리사의 입장에서 이 요리를 바라보고 싶지 않았다. 그저, 맛있게 식도락을 즐겨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옆에서 들려오는 수군거림이, 왕호의 기분에 찬물을 확!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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