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 <다시 쓰는 사천혈사(7)>
‘산왕쟁투’ 이후론 모든 일이 순탄했다.
먼저 화엄채에서 부상자들을 실을 수레들을 차출했다.
그간 통행세를 받는 대신 상인들을 습격한 적이 많았는지, 산채 안에는 튼튼한 마차와 수레가 잔뜩 있었다.
“감히, 무고한 상인들을 습격해?”
이에 열이 받은 방두칠이 채주들을 두들겨 팬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놈들의 입에서 ‘앞으로는 통행세만 받겠습니다.’라는 말이 튀어나온 이후에야 폭행은 멈췄다.
화엄채에서 성도로 가는 길엔 산채의 고수들을 차출해 호위와 밤 근무를 맡겼다.
무림학관생과 무림맹, 산적들의 기묘한 동행이 며칠간 이어졌고 결국 성도에 닿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성도까지 동행해 준 방두칠 일행이 작별을 고했다.
어찌 되었든, 내 부름에 조건 없이 달려와 준 그에게 고마웠다.
“이제 어디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일단은 사천을 한 바퀴 돌아볼 생각이네.”
“이 시기라면 사천보단 귀주성을 한번 돌아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군요.”
“어째서지?”
이제 사천에서 큰 전쟁이 일어날 테니까.
그러나 이실직고할 순 없는 노릇.
“사천이 한동안 시끄러워질 겁니다. 편안하게 여행하긴 힘드실 듯해서요.”
“흠…… 그런가?”
표정을 보아하니 어쩐지 시끄러운 사천에 더 있고 싶어 하는 낌새다.
그도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대충은 눈치를 챈 모양새.
역시나 백소령이 먼저 나서서 상황을 정리해 준다.
“가가, 진 공자의 말대로 해요. 진 공자의 말을 들어 언제 손해 본 적이 있었나요?”
“그럴까? 어차피 돌아가는 길에 다른 산채도 들러볼 생각이었으니, 조금 빨리 움직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무척이나 가볍게 이야기하지만 그가 녹림칠십이채의 한 곳 한 곳을 방문하며 ‘산왕쟁투’를 벌이리란 건 쉽사리 예상이 갔다.
‘투왕지로가 벌써 시작되는가?’
전생에선 그의 강남 정벌이 훨씬 늦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극적인 변화다.
“강남이 금방 형님의 발아래 위치하겠군요.”
방두칠이 입술을 씰룩이며 말했다.
“그런가?”
하지만 강북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 녹림칠십이채의 강자들은 강북에 주로 모여 있으니.
그래도 전생보단 몇 년 더 빠르게 통일할 수 있을 터.
그렇게까지 생각을 이어가자니 새삼 놀랍다는 기분이 든다.
전생에도 어느 정도 친분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이 전서 하나로 움직여 줄 정도는 아니었다.
방두칠이 단전에 상처 입는 상황을 막아내긴 했지만, 실제 그것이 그를 위한 일이었는지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잘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방두칠은 내게 무한한 신의를 보여주고 있었고, 그 순수하고 깊은 믿음이 내 마음을 조금 짓누르는 느낌이었다.
“부디 형수님 말만 잘 들으면서 움직이십시오. 그럼 형님의 길에 고난은 그리 없을 겁니다.”
“크흠, 크흠!”
난 진심을 담아 조언했다.
그 거칠거칠한 방두칠이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헛기침을 내뱉고, 백소령이 입술을 가리며 호호 웃었다.
참으로 그리운 광경이었고, 다시금 보게 되어 기꺼웠다.
“아우님도 보중하시게. 풍문으로 듣자 하니 그간의 일도, 앞으로의 일도 그다지 순탄해 보이지 않으니.”
“…….”
방두칠의 얼굴이 사뭇 진지하게 변했다.
“자네와 나 같은 이들은 어디서든 튀어나와 보이는 법이네. 그 때문에 배척받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지. 하지만 그것을 숨기고 감춘다 하여도 쉽게 융화될 수 없을 거네. 오리 사이에서 매는 너무도 독특한 모양새니까.”
방두칠이 평소답지 않게 현기가 가득 든 말들을 이어 갔다.
그러다 이내 눈빛을 빛내며 씨익 웃는다.
“그렇다면 굳이 오리가 될 필요는 없지 않겠나? 매가 되어 지배하거나, 포식자가 되거나 그럼 그만이지.”
그도 오리의 무리에 섞이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을까?
어쩐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겠다 생각하는 동안, 방두칠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 자신의 발톱과 날카로운 부리를 저주하지 말게. 우리에겐다 각자의 위치가 있는 법일 테니.”
“…….”
그가 이런 말을 갑자기 하는 이유는 지난 며칠간 학관생들 속의 나의 모습을 본 탓이겠지.
그가 보기에도 나는 어지간히 무림학관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인가 보다.
“감사합니다. 형님.”
나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의 조언이 새삼 가슴 깊이 자국을 남기는 느낌이었다.
얼떨결에 의형제의 연을 맺긴 했지만, 그에게 이런 형으로서의 든든함과 사려 깊은 기분을 느낄 거라곤 예상치 못했으니까.
그가 그 커다란 손으로 내 양어깨를 툭 잡으며 말했다.
“그러니 언제든 흑룡채로 돌아오게. 이제는 화엄채까지, 이끌어야 할 산채가 두 개 아닌가.”
“아…….”
오리 어쩌고 한 말이 그 말이었어?
망할……. 든든함과 사려 깊음을 느꼈던 감정이 파스스 사라진다.
“잘 듣게, 강남을 모두 정벌한 후에 강북으로 갈 거야! 그땐 쌍룡으로 함께하는 걸세, 어떤…….”
“가가! 어서 가요!”
내 표정이 심상치 않았음을 느꼈는지, 백소령이 방두칠을 이끌기 시작했다.
방두칠은 백소령에게 끌려가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된다면 자네가 강북을, 내가 강남을 지배하는 거야! 우리 둘이 천하를 발아래! 읍읍!”
결국 백소령이 그의 입까지 막아버린다.
저 빌어먹을 흑룡채란 이름을 어떻게 바꾸지?
나는 지끈한 관자놀이를 꾸욱꾸욱 눌렀다.
#
무림맹 성도 지부에 도착하자마자 수허 장로와 상원 장로가 가장 먼저 무리에서 이탈했다.
그들은 지부장과 독대를 끝내자마자 지부의 마차를 대절해 다른 장로들을 태우고 곧장 출발해 버렸다.
자신들에게 인사도 없이 가버리는 장로들의 모습에 제자들도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부상자들은 지부의 의원당에 모두 맡기고 학관생들은 지부의 방을 배정받아 서넛이 포개어 들어갔다.
지금 당장은 긴 여로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 객잔이고 여관이고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
나 또한 그간의 피로를 풀기 위해 바로 씻으려 했으나 나를 부르는 이가 있었다.
“지부장께서요?”
“네. 지금 바로 뵙자 하십니다.”
“…….”
사실상 이 행사의 책임자는 장로원이었고, 그다음 책임자라 하면 승호당주였다.
굳이 무림맹 지부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학관 대표를 만날 일이 뭐가 있을까?
“흑룡채는 오해인데…….”
대략 예측을 하자면 방두칠의 헛된 바람과 백소령의 장난이 만들어 낸 커다란 눈덩이인 흑룡채로 인한 호출일 가능성이 높았다.
내가 산왕쟁투에 참여했단 사실을 학관생들 모두에게 들킨 마당이니, 누가 찔러도 찔렀을 것이 분명하지 않겠는가.
‘빌어먹을 놈들. 제 놈들을 구하겠다고 굳이 나선 것인데.’
거기서 산왕쟁투에 참가하지 않았으면 우리도 제법 피해가 크지 않았겠는가?
나로선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어서 가시지요.”
사용인의 채근에 나는 그를 지그시 바라봤다.
“꼭 가야 합니까?”
“네?”
무슨 당연한 걸 묻느냐는 표정.
그렇지, 그런 거지.
여기까지 와서 안 가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
하지만 싫은 건 싫은 거다.
전생에서도 각 무림맹 지부장들과 엮여서 좋았던 기억이라곤 하나도 없다.
하나같이 고압적이고,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인간들.
그나마 학관생의 신분이니까 오라 가라 이야기라도 전해 듣는 것이지, 소정대 시절에는 아예 사람 취급도 못 받았다.
전생에 비해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출세했지만, 과거의 패배의식은 아직 여전하다.
“어서 가시지요. 아까부터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는 결국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지부장실에 도착하니, 먼저 온 사람이 있었다.
“승호당주님.”
내가 아는 척을 했지만, 그는 짧게 고개를 끄덕일 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설마 내가 흑룡채 채주라서 이제 거리를 두려는 것인가?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당연한 반응이지만 서운함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
‘내가 승호당원들에게 파사제령도 사주려고 했는데.’
이어 무림맹 성도 지부장을 향해 포권을 쥐려 하는 순간, 그가 자리에서 번쩍 일어났다.
“진 소협, 피곤할 텐데 와주어 고맙소.”
“…….”
그가 처음 내뱉은 말은 더없이 요상하다.
‘소협이라고?’
무림맹의 지부장이란 자리는 맹에서도 각주급으로 대우받는 자리.
그 지역을 지배함과 동시에 무림맹의 뜻을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지부장이란 자리는 각 지역에서 무림맹을 대신하는 높은 직위.
때문에 보통 출신 성분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지금 당장 성도 지부장의 출신만 봐도, 점창파의 정예 출신으로 학관 기수로 따지면 아득할 정도의 선배 기수.
악양 지부장이었던 당혁제가 특이한 것이지, 보통 지부장들 경우엔 학관생은 정식 무사로도 취급하지 않는 법인데…….
“차는 무엇을 좋아하시오? 용정차와 군산은침이 있소만…….”
차에 대한 선택권까지 준다고?
대체 왜 이러는 거지?
“군산은침이 입에 맞는 것 같습니다.”
“아, 아……! 그, 그렇소?”
뭐지?
순간적으로 조금 아까워한 표정이었는데?
그렇게 아까우면 있다고 하질 말던가.
“마침 딱 ‘한 번’ 먹을 양을 아껴둔 보람이 있구려.”
지부장은 마치 채권자를 대하는 양 마음을 끌기 위해 무진 애를 쓰는 모습이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지?’
여기 오기 전까지만 해도, 금옥으로 끌려가 방두칠과 어떤 관계인지, 혹여 흑룡채의 간자가 아닌지 추궁받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차향이 참으로 좋군요.”
“소협의 입에 맞는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런데 어찌 저를 보자 하셨습니까?”
상대가 먼저 굳이 자신을 깔고 가는데 나도 덩달아 그럴 필요가 있겠나.
나는 굽어 있던 어깨를 쭉 폈다.
몸 곳곳에서 뚝- 뚝- 소리가 울렸다.
성도 지부장은 둘도 없는 귀인이라도 만난 듯, 나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크게 번질 뻔했던 정도회의 피해를 방비해 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소.”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요.”
“타인을 위한 희생이 당연하다 생각하다니……. 강호의 미래가 무척이나 밝구려.”
지부장 정도 되면, 반은 정치인이라고 봐야 한다.
성도 지부장의 혀가 마치 기름이라도 발린 듯 입안에서 구르고 있었다.
전생에서도 현생에서도 이런 아부를 받아본 적이 없는 나로선 도리어 소름이 돋는 기분.
어쨌거나, 성도 지부장의 이런 태도가 무척이나 이상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명현 도장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간 건가?’
내게 원한을 품고 있던 명현 도장이라면 지부에서부터 제 사문의 후배에게 나를 이간질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째 그 후배라는 인간이 내 입안의 혀처럼 구는 것일까?
“이번 일은 사천 성도 지부의 입장에서도 매우 당황스러운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기에 소협의 도움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소.”
“…….”
이제는 숫제 내가 상전이나 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지부장.
내가 표정을 굳힌 채 말을 않자, 그제야 이상한 것을 느꼈는지 목소리를 가다듬고 본론을 꺼내려 하는 지부장.
“듣기로는 절강의 녹룡 방두칠 채주와 좋은 인연이 있다 들었소.”
흠…… 지부장이 보기엔 ‘좋은 인연’ 정도가 아닐 텐데?
지부장이 은근한 말투로 내게 물어온다.
“아마도 소협의 의협심이 그 일개 산적인 방두칠 채주의 마음마저도 움직인 것이겠지요?”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너무도 답답하여 내가 결국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지부장이 입술을 연신 달싹인다.
“혹여 소협이 방두칠 채주와 얼마나 친분을 두터운지 여쭈어도 되겠소?”
내 시선이 승호당주에게로 향했다.
전음으로 묻지 않았어도 내 시선이 어떤 의미를 말하는지 알고 있는 듯, 그는 고개를 작게 절레절레 저었다.
‘승호당주야 그렇다 치고, 명현 도장이나, 점창파의 학관생들도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보건대 지부장은 내가 방두칠과 의형제임을 모르고 있는 듯했다.
자연히 내가 흑룡채의 채주라는 것도 모르는 눈치였고.
이 자식들, 꽤나 의리가 있는 놈들이었잖아?
나는 어쩐지 조금 감동해 버렸다.
“너무 개인적인 걸 물어 미안하오. 하지만 지금 사천 성도 지부의 존폐가 소협에게 달렸소.”
그러니까……. 사천 성도 지부장은 나를 통해 방두칠에게 뭔가를 부탁하고 싶은 모양인 것이다.
나는 한쪽 발을 다른 무릎 위에 척 하니 올렸다.
오랜 시간 긴장된 상태로 앉아있었더니 다리가 좀 아팠다.
그리고 동시에 기지개도 한 번 쭉 폈다.
성도 지부장의 눈썹이 어쩐지 파르르 떨리는 느낌이지만.
몸이 뻐근하면 말도 잘 안 나온단 말이지.
나는 목을 살짝 가다듬었다.
“흠흠,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백도의 후기지수로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거의 의형제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오! 그렇소?!”
지부장이 두 눈을 번쩍 떴다.
나를 힐끔거리던 구정룡도 놀란 듯 눈을 번쩍 떴다.
“내 듣기로는 방두칠 채주가 이번에 산왕쟁투를 통해 녹림채들을 발아래 두었다 들었소. 혹여 그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겠소?”
이제야 대충 이해가 간다.
정도회가 사천에 왔다가 혈교의 습격을 받아 피해를 입었다.
더구나 혈교의 정체가 밝혀지자마자 무림맹에선 무사들을 대거 파견할 것이고, 사천에선 혈교와의 전쟁이 일어나겠지.
그럼 지부장이 방두칠을 왜 찾느냐?
“강호의 안녕과 평화를 위한 일이네.”
……라고 그럴듯하게 포장을 하지만, 무림맹의 거대 인력이 사천을 활보하고 다니게 되면, 녹림채들이 이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으리란 사실이 두려운 것일 테지.
가뜩이나 혈교가 사천 근처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도 몰라 지부장 모가지가 간당간당한데, 녹림채나 흑도들까지 제어하지 못했다간 그냥 목이 날아간다고 봐야 할테니까.
더군다나 점창이 입은 피해마저 컸으니, 이대로 본산에 돌아가면 내부에서 어떤 핑계를 갖다 붙여서라도 그에게 징계를 내릴 것이 분명하다.
‘강호의 안녕은 개뿔……. 교활한 인간 같으니.’
녀석의 위선적인 이야기를 듣자니 뒷목이 뻐근해지는 느낌이다.
나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목을 풀었다.
지부장은 비굴한 표정으로 간청했다.
“……정말, 중요한 일이네.”
제 모가지가 잘리느냐 마느냐가 달려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보니, 한참 어린 후배님에게도 ‘소협’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이겠지.
사실, 그의 가증스런 모습은 차지하고서라도 녹림채는 안 그래도 자중시킬 생각이었다.
여기서 괜히 끼어들었다간 녹림채는 죽도 밥도 안 될 테니까.
장차 온전한 녹림맹을 위해서라도 수그리고 있으라고 할 참이었다.
‘그렇다고 공짜로 도와줄 순 없지.’
저놈부터 강호의 안녕이란 명분으로 제 안위를 챙기는 마당에 내가 순진하게 놀아날 필요가 뭐가 있겠나.
그래도 속내를 그대로 드러낼 순 없는 법.
‘강호의 안녕을 위한 것이라면 당연히 도와야겠지요.’
정도로 시작하면 되겠지.
나는 학관 대표이자 정파 후기지수로서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준비한 말을 내뱉었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습니까?”
지부장은 물론이고 구정룡도 멍하니 입을 벌린다.
“……?!”
“……?!”
뭐지, 이 정적은?
나는 이상한 분위기에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응? 뭔가? 아!’
그리고 속마음과 내뱉는 말이 바뀌었음을 깨달았다.
“하하, 이런. 제가 실언을…….”
흑룡채 채주 역할 한번 했다고 지능이 방두칠과 비슷해지기라도 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