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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왕이 헌터로 회귀했다-227화 (227/473)

227화. 구원교는 이미

“안돼!!”

“멈춰라!”

뒤에서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들려왔다.

“안되긴.”

스으….

“뭐가 안돼.”

쾅!

“끼아아아악!”

“으아아아!”

“천벌 받을 놈!”

구조물을 시원하게 때려 부수자.

그러지 말라던 신도들이 절규하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나라라도 잃었나 싶을 정도였다.

양심 없는 새끼들이네.

나라를 날리려는 놈들이 저리 서럽게 절규하고 있다니.

싸이비 종교가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 악마 새끼!”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누가 보면 내가 나쁜 놈인 줄 알겠네.

역시 나쁜 놈은 상대적인 거야 생각하며 전화를 걸었다.

구조물은 부쉈으니 싸이비들을 잡아가라고 해야 했다.

툭툭.

손을 털며 박살 나 있는 구조물을 바라봤다.

다섯 개.

기지에서 나와 내가 부순 구조물 개수였다.

대체 어디까지 뻗어있는 거야.

처음에 배정받았던 도시를 중심으로 수색 범위를 넓혀 가는 중이었는데.

들르는 곳마다 구조물이 있었다.

이전처럼 도시 전체가 신도화 되어 있진 않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준비한 모양이야.

괜히 훗카이도의 1/3이 날아간 게 아니었다.

준비한 시간에 비례하여 구조물도 쌓여 있을 터.

지금 적중률대로라면 앞으로 몇 개의 구조물이 더 있을지 가늠이 안 됐다.

“그아아악! 날 죽이고 가라 이 새끼야아아악!”

으.

귀가 찢어져라 비명을 지르고 있는 아줌마를 바라봤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저 아줌마도 10분 전까지는 멀쩡했었다.

- 네…? 구원교요?

생전 처음 들어본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게 뭐냐며 순박한 얼굴로 되물었던 아줌마.

전부 동일한 강사한테 배운 건가 싶을 정도로 하나같이 똑같은 반응이었다.

- 이 거역자 새끼가!!

- 악귀 새끼야! 천벌을 받을 거다!

아줌마의 순박한 얼굴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내가 구조물을 발견하기 무섭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군에서 잡아갈 게 아니라 엑소시스트가 필요한 거 아닌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몸을 돌렸다.

나름 꽁꽁 숨겨 놔 자신이 있었던 모양이지만.

근처로 가면 여지없이 페샨의 눈이 발동되어 구조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 각 지역으로 파견된 군에서도 구조물을 발견하여 파괴 중입니다.

기지의 작전은 예상보다 훨씬 순조롭게 진행되는 중이었다.

의외야.

어디에 구원교가 숨어있을지 몰랐다.

첩자에 의해 정보가 조작되거나, 일부러 구조물을 발견하지 못하게 잘못 인도하거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방해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과한 우려였나 싶을 정도로 수월했다.

스윽.

고개를 들어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봤다.

어느새 하루가 지나버렸다.

최대한 빠르게 돌고 있다곤 하나 지역마다 절대적인 거리가 있으니.

어느 정도의 고정 시간은 계속 소모될 수밖에 없었다.

하루 남은 건가.

물론 24시간이 온전하게 남은 건 아니었다.

훗카이도를 날린 에너지는 내일 중에 떨어질 터였다.

그게 0시를 넘은 직후가 될지, 아침이 밝은 뒤일지, 해가 질 때일지는 알 수 없었다.

파워가 훨씬 약해졌길 바라야지.

내일 전까지 모든 구조물을 부수는 건 불가능했다.

그저 최대한 많은 구조물을 부수어 떨어지는 에너지를 막지 못하더라도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이 나쁜 샠….”

쩌억!

겁을 상실한 건지 옆으로 호다닥 달려드는 신도를 쳐내며.

다음 도시로 걸음을 옮겼다.

* * *

고오오오오.

묘한 흥분과 함께 정적이 흐르는 공당.

왕좌에 앉은 헤키리스가 앞에 모인 데몬들을 훑었다.

에너지가 떨어지기 직전 전야제를 벌일 데몬들이었다.

“크륵… 크르르.”

정적 사이로 참지 못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헤키리스의 허락이 없어 공당을 못 나간 지 한참이 되었기에.

모두가 살육과 피에 잔뜩 목말라 있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헤키리스에게 선택되어 전야제에 나갈 수 있게 됐으니.

곧 펼쳐질 피의 향연에 흥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준비는 다 되었는가, 나의 종들이여.”

나지막한 헤키리스의 음성에.

“크아아아악!”

“키아아악!”

곳곳에서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중엔 말을 할 수 있는, 붉은 갑주의 사로카와 비슷한 등급인 데몬도 섞여 있었다.

“포이카, 포탈의 준비는?”

왕좌 옆에 서 있던 포이카가 고개를 숙였다.

“완료되었습니다.”

힘이 닿는 범위에선 어느 곳에라도 포탈을 열 수 있는 능력.

특별한 전투 능력이 없는 포이카가 헤키리스 곁에 존재할 수 있는 이유였다.

포탈의 크기가 거리에 반비례해 줄어들긴 하지만, 데몬을 뿌리고 헤키르스의 손을 내보내는 데는 충분했다.

“료헤이도 준비를 거의 끝마쳤다고 합니다. 곧 헤키리스 님께 몇 년간 모아둔 힘을 보내올 겁니다.”

헤키리스가 흡족한 표정으로 끄덕였다.

몹시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조금만 있으면 지금까지 도달하지 못했던 경지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수많은 인간을 소멸시키면서 말이다.

“인간들의 방해가 있다고 들었는데.”

“구조물의 존재를 파악하고 병력이 배치되었지만, 별문제는 없습니다.”

포이카가 한쪽 손을 펼쳐 보였다.

“지금까지 파괴된 구조물은 다섯 개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열 개가 더 부서져도 대세엔 전혀 지장 없을 숫자였다.

“곧 사라질 놈들이니 따로 손 쓸 필요는 없겠지.”

헤키리스가 대답하며 대기 중인 데몬들을 바라봤다.

데몬들은 당장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 하는 중이었다.

“세상에 나를 알리는 첫 무대가 될 것이다.”

스윽.

왕좌에서 일어난 헤키리스가 두 팔을 들어 올렸다.

“먼저 가서 피를 흩뿌려라! 열등한 종족과 우리의 차이를 알려라! 저들이 공포에 질려 벌벌 떨고 있을 때쯤.”

씨익.

헤키리스의 입가로 소름 돋는 미소가 그려졌다.

“내가 심판을 내릴 것이다.”

* * *

오 이미 와있었네.

조금 전 떠난 도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루모이 시.

도착하니 이미 적지 않은 병력이 각 구역 별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백운 님이시군요.”

기지에서 오며 가며 몇 번 마주친 남자였다.

먼저 아는 척하며 다가온 남자가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삿포로 본부 소속 중령, 마츠다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여기에도 구조물이 있었나요?”

마츠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들었다.

“몇 시간 전에 도착해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일곱 개 정도의 구조물을 파괴했습니다.”

한 곳에만 일곱 개라니.

정말 더럽게 많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백운 님도 구조물을 파괴하고 오시는 길이군요.”

“네, 큰 규모의 도시나 마을이 아닌데도 하나씩은 꼭 있더라고요.”

마츠다가 침통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대체 구원교 놈들의 손길이 어디까지 뻗어있는 건지 가늠이 안 되는군요.”

“그러게요. 생각보다 오래 준비한 모양이에요.”

저벅.

대화를 나누며 시 안쪽으로 발을 내디뎠다.

“여기는 더 이상 조사하실 게 없을 겁니다. 주변 도시들도 병력이 전부 배치가 완료되어 있습니다.”

“그렇군요. 생각보다 엄청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네요.”

“예, 구원교도 구조물이란 존재를 들킬 거라곤 생각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구조물들이 생각보다 허술하게 숨겨져 있었습니다.”

마츠다의 말이 잠시 날 멈칫하게 만들었다.

허술…?

여기까지 오며 찾아낸 구조물들은 모두 꽁꽁 숨겨져 있었다.

쉽게 찾아낸 건 온전히 킹냥이의 눈 덕분이었다.

페샨의 눈이 아니었다면 찾지 못했을 정도로 잘 숨겨진 곳도 적지 않았던 것.

“일단 본부로 보고하겠습니다. 아직 조사하지 못한 도시가 있는지요. 백운 님은 기지로 복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츠다가 세상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며 말을 건넸다.

….

그런데 어째서일까.

분명 사람 좋은 얼굴임에도, 오며 만났던 싸이비 놈들이 떠오르는 것은.

사아아.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날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가 묘했다.

몇 명씩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는 군인들.

전혀 문제 될 것 없는 모습이지만, 어렴풋이 느껴지고 있었다.

신경 쓰지 않는 척하면서도 모든 이의 시선이 내게 쏠려있다는 것을 말이다.

저벅.

“…!”

알게 모르게 앞을 막아섰던 마츠다를 지나.

도시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루모이라, 눈 오고 나서 보면 엄청 예쁠 풍경이네요.”

“하하 그렇죠. 특히 눈이 왔을 때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마츠다는 당황하고 있었다.

….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내 시야에서 벗어 낫다고 생각한 걸까.

간간이 들려오던 대화 소리는 어느새 사라진 상태였다.

“마츠다 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말씀하시죠.”

저벅.

몇 걸음이나 더 걸었을까.

스르르.

페샨의 눈이 발동하며.

눈앞 건물에서 뿜어지는 기운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구조물에서 뿜어지는 기운이었다.

심지어.

스으으…!

한두 개가 아니었다.

깊이 들어온 게 아님에도.

눈으로 보이는 것만 네 개였다.

“백운 님?”

날 부르는 마츠다에 걸음을 멈췄다.

시선은 계속 정면을 바라본 채였다.

“부쉈다고 하신 구조물들이.”

스윽.

뒤를 돌아 날 바라보고 있는 마츠다의 눈을 응시했다.

“왜 다 남아있는 걸까요?”

“….”

나도 모르게 오싹함이 들 정도로.

마츠다의 얼굴에 그려져 있던 웃음이 빠르게 지워졌다.

하.

마츠다 뿐만이 아니었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날 신경 쓰지 않는 척하던 병사들 역시.

지금은 연기를 그만두고 날 노려보고 있었다.

생각보다 엄청나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첩자가 있을 거라는 건 료코의 말을 들으며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작은 도시라 해도 전체를 물들였던 놈들이고, 준비한 시간도 적지 않았다.

군이라고 해서 구원교의 손길이 닿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한 합리화였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비단 내 앞에 있는 자들뿐만이 아니었다.

여기도 이 꼬라지라면 다른 곳에 배치된 병력도 비슷한 상황일 터.

지금까지 구조물을 파괴했단 보고는 신뢰할 수 없게 됐다.

어쩌면 제대로 구조물을 부순 건 나뿐일 수도 있겠어.

살짝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최대한 에너지가 쏘아지는 시점에 막아내 볼 생각이긴 했지만.

그러지 못했을 때도 대비해야 했기에.

줄어드는 구조물 수를 들으며 약간이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었다.

“조용히 갔으면 참 좋았을 텐데.”

싸늘하게 식은 마츠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스로 무덤을 판 거다.”

말을 마친 마츠다가 손을 들어 올리자.

철컥. 철컥. 철컥.

바라보던 병사들이 각자 무기를 집어 날 조준했다.

“….”

그런 마츠다와 병사들을 잠시 쳐다보다 고개를 흔들었다.

구제가 불가능한 놈들이었다.

“그러게 말이야, 싸이비를 선택하지 않는 편이 너네한테도 훨씬 좋았을 텐데.”

“뭐?”

“되물을 필요 없어, 왜인지는.”

[사사키 코지로 - 스이카]

“이제부터 알려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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