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비가 그치고 (1)
“조의신 군에게 또 신세를 졌군요. 은광구 정화에 협력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말투도 분위기도 내가 알던 김신록과 전혀 달랐다.
내 방에 성시완과 찾아와서 덕담을 건네던 친근한 선생님 같아 보이지 않았다.
김신록은 읽기 어려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쩐지 사람 같지 않아.’
적호.
김신록.
입학시험 마수 난입 사건.
호족과 웅족.
지금 이 자리.
하나하나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믿기 어렵지만 나온 결론은 하나였다.
“당신은 인간이 아니군요.”
진족과 진족이 혹은 진족과 인간이 아이를 갖게 될 확률은 극히 낮았고, 아이를 갖더라도 그 아이는 진족이 되지 않았다.
백호와 황호, 적호의 경우 신성한 범들이 개천신화에 기록될 신화적 존재가 되며 진족이 된 거다.
용제건도 상위 존재인 용왕신의 여의주에서 태어난 거고.
‘하, 믿을 수가 없네.’
적호의 영역에 당연한 듯이 있다는 건 호족이거나 호족의 후예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가 단순한 호족이거나 호족의 후예였다면 입학시험 때 웅족에게 쉽게 당하진 않았을 거다.
후예가 진족의 하위 호환이라 한들, 입학시험을 앞두고 다른 교사들의 눈을 속이면서 단시간에 후예에게 중상을 입힐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웅족의 후예이기도 했다면 얘기가 달랐다.
후예는 피가 이어진 진족에게는 저항할 수 없으니까.
“당신은 호족과 웅족의 후예군요.”
김신록은 호족과 웅족의 피를 동시에 이은 후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적호와 비탄의 웅녀 사이에 태어난 후예인 거다.
“역시 무명의 초신성. 총명하군요.”
그렇게 대답하며 미소 짓는 김신록은 조금도 인간다워 보이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저는 호족과 웅족. 두 진족 사이에서 태어난 후예입니다.”
미친 망겜.
튜토리얼에서 별 대사도 없이 죽어 버린 캐릭터가 이런 설정이었다고?
“잘 알고 계시겠지만 후예는 피에 묶여 있는 존재입니다. 저는 호족과 웅족을 공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번 습격 때 저항도 못하고 웅족에게 당해 버렸죠.”
김신록은 싱긋 웃고 어두운 복도 끝을 가리켰다.
“가죠. 적호 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게임 속의 적호는 죽는 날까지 계속 검은 옷만 입었다.
어쩌면 그건 호족의 후예이자 자신의 아들 김신록을 추모하기 위한 상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김신록을 따라 복도 끝에 다다르니 적호가 보였다.
“백호, 조의신. 웅족은 구속한 상태지만 정신을 잃었습니다.”
적호가 안내한 실험실 안.
그곳에선 두 팔을 잃은 조련계 웅족과 버둥거리는 최편득이 보였다.
최편득은 김신록을 보자 눈을 번뜩 뜨며 발광했다.
“기, 김 선생. 마침 잘 왔어! 내가, 내가 말이야. 뭔가 이 선생님들과 오해가 있는 것 같어! 나 좀, 나 좀.”
“백호 님과 적호 님 앞에서 입을 놀리지 마라.”
김신록이 최편득의 턱주가리를 향해 압정을 던졌다.
“끄아아악!”
압정은 정확히 최편득의 턱에 박혔다.
압정이 박힌 곳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최편득은 끅끅거렸다.
‘최편득이 처맞는 건 당연한 일이긴 한데. 대체 왜.’
왜?
왜 압정이지?
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김신록을 바라봤다.
“아날로그한 종이 알림판을 선호하는 학생과 교직원도 있어서요. 항상 구비하고 다닙니다.”
촤륵―.
김신록이 압정이 가득한 작은 플라스틱 통을 흔들어 보였다.
그는 압정 두 개를 꺼내 동시에 손끝에서 툭툭 튕겼다 받기를 반복하며 최편득을 바라봤다.
“묻고 싶은 게 있습니까?”
심문은 당연히 적호가 한다고 생각했는데.
김신록은 여전히 사람답지 않은 인위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이런 건 좀 잘합니다. 적호 님보다요.”
“그에게 맡기시죠, 조의신.”
적호의 말에 끅끅거리던 최편득이 헉, 하고 숨을 들이켜며 나를 바라봤다.
“뭐? 조의신? 서, 설마 무, 무명의 초신성이 적······!”
“질문한 것만 대답해라.”
“끄아아악!”
김신록은 튕기고 있던 압정 두 개를 최편득의 이마에 박아 넣었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김신록은 정말로, 이런 걸 잘해 줄 것 같았다.
“제가 묻고 싶은 건 하나입니다.”
내가 물을 건 하나였다.
그 외에 최편득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전부 내가 알고 있거나 혹은 간단한 조사로 알 수 있는 것들뿐이었다.
게임 속에서도 불명확했던 정보를 밝혀내야 했다.
“은광고의 결계를 깬 12지 동맹의 일각은 누구인가.”
내 질문에 백호군도 적호도 김신록도 눈이 날카로워졌다.
최편득은 내 질문에 기함했다.
“그, 그걸 말할 수 있을 리가!”
촤르르륵―.
김신록은 최편득의 앞에 학용품을 한가득 쏟아 냈다.
볼펜심, 지그재그 가위, 커터 칼, 압핀, 연필깎이 칼······.
분명 흔한 학용품들인데 김신록이 늘어놓으니 음산하게 느껴졌다.
내 시선을 느낀 김신록이 다시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제가 교사를 좀 오래 해서요.”
김신록은 0 .38mm짜리 붉은 잉크의 볼펜 심을 하나 들어 최편득의 안구를 향해 가져가며 말했다.
“아날로그한 학용품을 많이, 아주, 잘 다룹니다.”
곧 최편득의 자지러지는 비명이 들렸다.
평범하고 사람 좋아 보였던 교사를 가장했던 진족의 후예 김신록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절대 개기면 안 될 교사가 하나 더 늘었다.
약 30분 후.
김신록이 학용품을 열 종류도 시험하기 전에 최편득이 질질 짜며 항복 선언을 했다.
“끄, 끄윽, 나, 나도 몰라! 결계를 깨는 그때, 그림자에 긴 꼬리, 긴 꼬리가 있었어!”
김신록이 최편득의 안구의 움직임, 심박 수, 피부의 떨림 등을 체크한 후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진실인 듯하다.
결계를 깰 때에는 12지 동맹의 언약에 맞춰 짐승의 화신으로 변할 필요가 있었을 테니까.
‘긴 꼬리라. 12지 중 긴 꼬리가 있는 건 쥐, 소, 호랑이, 용, 뱀, 말, 원숭이, 개. 이 중 확실하게 결백한 호랑이와 용을 제외하면 여섯이군.’
쥐, 소, 뱀, 말, 원숭이, 개.
서족(鼠族), 우족(牛族), 사족(蛇族), 마족(馬族), 원족(猿族), 견족(犬族).
이 여섯 중에 호족을 배신한 진족이 있었다.
하나라곤 단정할 수 없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문제없다.
‘아직 게임은 초반이야. 둘 수 있는 수는 무한히 남아 있어.’
내 질문이 끝나자 이번엔 김신록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왜 1학년 1반 담임의 자리, 지익회의 고문 자리를 노렸지? 너는 그동안 담임, 고문 자리는 사양했잖아. 은광고에서 무엇을 하려 했나.”
“모, 몰라······ 그분들이 하라고, 하셨······!”
김신록의 손가락 사이에 알록달록한 압핀 세 개가 들렸다.
최편득이 기겁하며 바로 답했다.
“크윽! 우수한 학생, 제물이 필요하다고 했어!”
우수한 학생과 제물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게 있었다.
게임 속에선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지익회는 전멸한다.
1학년 1반은 주수혁과 안다인이 지켜 내서 대부분 살아남았지만.
‘후예인 김신록을 죽여서 은광고의 전력을 깎고 최편득을 앉혀서 제물 조달을 원활하게 한다. 꽤 초반부터 공을 들였군.’
예상하고 있던 내용이지만 현역 은광고 정교사 입에서 직접 저 소리를 들을 줄이야.
그 이후로도 심문과 자백이 이어졌다.
‘······끝이 없네.’
호족의 신역을 모욕하기 위해 퇴폐 업소를 세우고.
재능 있는 학생을 파이트 클럽으로 빼돌리고.
희귀한 이능을 가진 학생은 경매에 팔아넘기고.
우수한 교원이 정교사가 되지 못하게 방해 공작을 하고······.
적호의 주변에선 쉬지 않고 붉은 스파크가 일어났고, 백호군의 눈빛은 점점 싸늘해졌다.
최편득의 악행은 저것만이 아니지만.
‘학생에게 손찌검하고 촌지도 챙기고······ 호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으니 이 자리에서 추궁당하진 않겠지.’
필요한 내용은 전부 들었다고 판단한 김신록이 적호와 나의 동의하에 최편득의 목에 커터 칼날을 박아 넣어 비명도 지르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사이 적호는 새빨간 나무 판에 피로 물든 밧줄이 줄줄 묶여 있는 형틀을 가져왔다.
‘저게 뭐야······!’
적호가 붉은 형틀을 가져왔다.
형틀에서 형용할 수 없는 사념과 지독한 저주가 묻어나고 있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혔다.
마치 작은 지옥을 가져다 놓은 것 같았다.
“우······ 으······!”
최편득도 무언가 느꼈는지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김신록은 친절하게 앞으로 최편득이 겪을 지옥에 대해 간결하게 설명하였다.
“적호 님께서는 대죄를 범하신 후 자신을 벌하기 위해 이계 충돌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 4900년을 여기에 묶여 계셨다. 인간의 수명은 짧으니 너 같은 쓰레기는 길어야 100년 남짓 있겠군.”
그 적호가 자신을 벌하기 위해 사용한 형틀이라고?
지옥의 축소판이 맞겠다.
‘최편득이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지옥에 있을 거다.’
이게 최편득과 영원한 작별이 되리라 짐작했다.
나는 인사말을 남겼다.
“그동안 네 수업 같지도 않은 개소리 듣느라 개같았다. 여기서 장수해라, 최편득.”
원래 생일빵은 장수를 기원하며 때리는 거다.
나는 비명도 못 지르고 몸을 뒤트는 최편득을 내버려 두고 등을 돌렸다.
뒷정리를 위해 남은 김신록을 빼고 백호군과 적호는 나를 따라 은영관 로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백호군의 등장으로 오늘은 힘이 남아도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으니까 잘됐다.
백호군과 적호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직 부숴야 할 건물이 남아 있는데, 같이 가실 분?”
최편득이 은광고 앞에서 운영하는 퇴폐 업소 건물은 총 다섯 개였다.
무너뜨린 건 아직 하나다.
이 비바람이 멎기 전에 전부 철거도 하고 덤으로 털어먹을 생각이다.
호족이야 황명 그룹을 업고 있으니 돈은 필요 없을 테니 거기서 나온 모든 부산물은 내가 독식할 예정이다.
“간다.”
“함께하겠습니다. 조의신.”
고개를 끄덕이는 두 명의 호족이 참으로 믿음직스러웠다.
최고급 공짜 노동력이 여기 있었다.
은영관 밖으로 나서자 다시 비가 쏟아지는 게 보였다.
연구동 구역답게 밤샘 실험 중인 연구실과 대형 온실의 조명이 여기저기 밝혀져 있었지만, 여전히 어두웠다.
솨아아아―.
‘비바람이 멎을 생각을 안 하네.’
그래도 이 폭풍을 뚫고 외출할 가치는 충분했다.
‘게임 시절부터 개같은 사건이 일어나는 맵은 부숴 버리고 싶었어.’
게임 속에선 특별한 기믹이 있지 않은 한, 아무리 강한 캐릭터라 한들 맵이나 건물을 부수는 건 불가능했다.
‘지금은 달라.’
힘만 있으면 얼마든지 부술 수 있었다.
우리 셋은 폭풍을 뚫고 불법 건축물 철거 작업에 착수했다.
사전에 건축물 대장 도면, 설계도를 확인하고 부술 포인트를 정해 뒀기 때문에 작업은 수월했다.
곳곳에 숨겨진 금고를 터는 것도 금방 끝났다.
아이템창에 쌓인 현금들과 아이템 카드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날로 먹기가 이렇게 쉽고 보람찰 수가!’
자정이 넘었기 때문에 지금은 토요일 새벽이지만 관용적인 의미로는 불금에 해당하기도 했다.
나와 백호군과 적호는 신나게 건물을 부수고 다니며 금요일을 불태웠다.
* * *
불금이 끝나고 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저장된 주소록이 하나 더 늘었다.
그 늘어난 연락처의 주인공은 무려 백호군이었다.
나와 백호군은 기숙사로 돌아가기 직전 코드를 교환하였다.
‘이상하게 백호군한테는 쉽게 말이 나온다.’
황호, 적호에겐 자연스레 존대가 나왔는데 백호군에는 처음 보자마자 반말을 써 버렸다.
10년을 굴린 플레이어블 캐릭터라서 그런 걸까.
황호와 적호는 NPC였으니까 백호군과는 좀 다르다.
‘백호군은 신경도 안 쓰는 것 같은데 그냥 반말을 써야지.’
가끔 적호가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을 보내긴 했다.
‘날씨 좋네.’
창문 밖을 보니 비바람은 완전히 멎어 있었다.
지금은 토요일 낮이다.
평소대로 꿈도 안 꾸고 숙면을 취한 덕에 컨디션은 최고였다.
‘슬슬 함근형의 메시지가 올 땐데.’
예상대로 딩동, 하고 메시지 도착 알람음이 들렸다.
[함근형] 2시까지 교직원 사택 휴게실로 와라.
함근형은 맹효돈을 보호하자마자 바로 불러내고 싶었을 거다.
내가 밤에 무슨 짓을 했는지 짐작이 갔을 테니 조금 자고 오도록 배려해 준 거겠지.
그럼 가 볼까.
옷을 갈아입고 기숙사 방을 나섰다.
* * *
주말을 맞이해 텅텅 빈 교직원 사택의 휴게실.
“안녕하세요.”
“그래, 앉아라.”
함근형의 건너편에 앉았다.
그늘진 얼굴을 한 그가 담담히 말했다.
“맹효돈은 중앙 구역 제1 양호실에서 정밀 검사 중이다.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플레이어 전문의의 소견으로는 회복 아이템 과다 사용 흔적이 있다더구나.”
회복 아이템 과다 사용 흔적.
여기저기 꿰맨 흔적이 있는 맹효돈의 교복.
그의 뒤를 쫓던 에너미들.
울리지 않는 플레이어SAT-K의 에너미 경보.
저것만 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함근형도 대충 짐작하고 있을 거다.
“네가 나한테 말한 거라곤 맹효돈이 자정 넘어서 은광고 정문으로 도망쳐 올 테니 보호하고, 플레이어 협회에 신고해 달라는 것뿐이었지. 그 외에 나에게 말할 건 없나.”
나는 앞으로 알려질 법한 내용을 얘기했다.
최편득이 저지른 일과 맹효돈에게 있었던 일에 관한 설명만을 마쳤다.
설명이 끝나자 함근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그럼 맹효돈 만나러 갈 건데 같이 가자.”
뭐라고?
당연히 추궁당하고, 그에 뭐라 대답해야 할지 머릿속을 정리하던 나는 아연해졌다.
함근형은 더 물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 이상은 묻지 않으실 건가요?”
“네가 말하고 싶지 않다면 묻지 않을 거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번 건은 교사인 최편득이 학생인 나와 맹효돈이 깊게 연관되어 있는 일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어떻게 대처했는지 따지고 물어야 하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도 묻지 않는다고?
“뛰어난 이능과 독자적인 정보 수집 루트를 가진 정의로운 플레이어 학생들을 몇 번 봤다. 그런 타입의 녀석들은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는 것도 안다. 아직 만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나는 네가 그런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함근형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어설프게 말리고, 알려고 하면 그 애들이 다치는 결과가 되더구나. 난 학생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함근형 선생님······.”
이 대사,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주수혁에게 함근형이 했던 말이기도 했었다.
이런 말을 하는 교사가 어디 있냐고, 역시 게임은 게임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든 그 대사였다.
“말할 수 없으면 말하지 마라, 조의신. 그 대신 도움이 필요할 땐 반드시 말해라. 아무것도 묻지 않고 도와주마.”
그가 내 담임 선생님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 *
함근형과 나는 각자 에어보드를 타고 중앙 구역으로 이동했다.
에어보드에 올라타자 유난히 파란 하늘이 시야에 들어왔다.
‘하늘이 새파랗다······!’
비가 그쳐 조금 서늘했지만, 하늘은 파랬고 바람은 상쾌했다.
짧은 비행을 마치고 중앙 구역에 착륙하니 누군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남자는 생글생글 웃으며 나와 함근형을 향해 다가왔다.
“오랜만이다, 의신아.”
그 인물은 주름 하나 없는 드로우핏 트렌치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서 있었다.
플레이어 협회 한국 지부 언론 홍보실 언론 1팀의 팀장, 홍규빈이었다.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