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6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
- 10권 20화
상위 뱀파이어는 하나도 없고 하위 뱀파이어들만이 살고 있던 유적은 단 한 명의 악마로 인해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뱀파이어는 기본적으로 인간과 다르게 대부분이 전투에 참여할 만큼 호전적인 종족이다.
아무리 상대가 두려워도 자신의 프라이드를 꺾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고집은 곧 시산혈해를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쩌억!!
거대한 석문이 일 검에 잘려나갔다.
뱀파이어들의 은신처인 이 지하유적은 분명 그들의 터전은 아니었다.
"크흐흐! 네놈이 우리의 터전에 겁도 없이 들어...... 커헉!!"
순식간에 내 뒤를 점하며 소리치던 뱀파이어가 그대로 우뚝 굳었다.
철퍽!!
동시에 물 튀기는 소리가 들리며 고깃덩어리가 땅에 떨어졌다.
"응? 흡?! 파......팔이! 내팔!! 끄아......끄륵......"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뒹구는 뱀파이어는 곧이어 날아든 푸른 검강에 목이 잘려나가며 쓰러졌다.
저항하지 못하는 자를 베는 건 껄끄럽지만. 이미 적의를 드러낸 이를 거두는 건 사실상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처음엔 약하고 저항하지 못하는 존재를 해하는 것에 굉장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면 사람이 변하게 되더라.
끽해야 중하급의 낮은 계급을 지닌 뱀파이어이지만. 개도 자기 집에선 한 수 먹고 들어간다고 했던가.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따지면 나는 한없이 위험한 곳에 대놓고 들어와 있는 꼴이기도 했다.
-이상하군, 상위 뱀파이어가 단 하나도 없다는 건 정말 이상한데?
지하유적은 척 보기에도 귀물의 냄새가 풀풀 풍겼다.
거대한 지하 자연 동굴 안에 지어진 오래된 유적.
뱀파이어 특유의 양식이 아닌 고유의 양식이 남아있다.
그리고, 나는 이와 같진 않지만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있었다.
1만 년도 더 된 고대유적의 흔적들.
아마 오래전부터 모습을 감춘 뱀파이어들은 빛을 피해 지하로 숨어들었고, 우연히 이곳을 발견한 듯 보였다.
물론, 이곳에 있는 건물을 멋대로 개조한다고 해도 결국 원형은 남게 되었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세 번째 유적을 의도하지 않게 찾았다.
첫 번째 유적은 영지 전체를 감싸는 거대한 제어시스템을.
두 번째 유적에선 륀느를 찾았다.
세 번재 유적에 내가 원하는 것이 남아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뭐가 되었건 내 경험상 안전하게 최심부에 도달할 시, 뭔가 제대로 한탕 건질 수 있다.
의도하지 않게 트래져 헌터일을 병행한 꼴이지만.
꿩 먹는 김에 알도 먹는 거지 무슨 상관이랴.
물론, 마냥 득템의 기회라고 즐거워할 순 없었다.
-어째서?
"흔적만 보면 뱀파이어들이 이곳에서 서식한 지 벌써 100년은 더 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뭐가 제대로 남아있겠냐?"
지금이야 살아남은 뱀파이어들이 도망쳐버렸고, 내가 오기 전부터 다수가 이곳을 떠난 것처럼 보이긴 한다만. 엄연히 이곳은 대규모의 뱀파이어들이 서식하고 있던 유적이다.
아쉽지만. 제대로 된 건 아마 남아있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런 내 의견에 말없이 벽면을 바라보던 페르세르크가 눈에 이채를 띠었다.
-꼭 그렇지만도 않을 게야.
"뭐?"
-데이비. 이걸 보아. 이거......어디서 본 문양 같지 않아?
그녀의 질문에 나는 의문을 대놓고 표했다.
"문양? 난잡한 낙서뿐이잖아."
-아니야. 잘 보아, 이거. 분명 판도라 영역에서 본 문양과 완전히 일치해. 그러니까......이들이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공간이 있을 확률도 높다는 거지.
"요점만 말해......"
판도라 영역에선 시오하울이 쓸데없이 지하로 추락하는 덕분에 찾아낸 것이지 솔직히 내 감지로도 찾기는 힘들었다.
-륀느를 데려와, 륀느라면 분명 이곳의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을 테니. 그 아이의 능력을 잊은 건 아니겠지?
간섭과 재구성.
륀느가 뽑아대는 광자포나, 빠루, 그 외에 빠따 같은 물건들은 모두가 녀석이 분석하고 재해석하여 구현해낸 것들이다.
그렇다면 륀느라면 이 유적에서 숨겨진 장소를 찾아낼 지도 모를 일이다.
"'현' 국의 일을 끝내면 다시 한 번 들리자고."
아직 타냐의 시험도 끝나지 않았으니까.
"죽어라. 인간!!"
절체절명의 기습에 나는 슬쩍 고개를 숙였다가 몸을 비틀었다.
그리고는 내 뒤를 습격하는 뱀파이어의 머리를 낚아채 벽에 처박아버렸다.
"암살에 도가 튼 살수를 상대로 기습이라니, 웃기지도 않지."
"끄......끄르륵......"
"잘 새겨들어라. 난 너희들을 암살하러 온 거다."
"대놓고......쳐들어와 놓고 무슨 암살......"
"뭘 모르네. 지금 내가 너희를 죽이는 걸 외부인들이 봤나?"
본 놈이 없으면 암살이지. 외부인들은 너희를 죽인 게 나인지 다른 놈인지 알게 뭐야.
상위 뱀파이어들이라면 그래도 좀 버텼을지도 모르지만, 이곳의 뱀파이어들은 하나같이 하급 뱀파이어. 그것도 불사의 권능조차 받지 못한 놈들이 대부분이었다.
숫자가 많다는 장점과 이곳이 놈들의 베이스라는 이점이 존재하지만.......
문제는 놈들의 개개인 피지컬이 최악이라는 점. 그리고 그 점을 떠나 협동성이 지독하다는 점이었다.
콰앙!!!
나는 느긋하게 유적 내부에서 놈들이 사용하던 부분을 모조리 털어 먹어버렸다.
"흐흐흐흐......역시 있을 것 같더라니, 쓸어 담자!"
촤르르륵!
샛노란 빛을 내뿜는 오래된 금화부터, 금관, 보석이 박힌 장신구나 여러 가지 귀물들.
뱀파이어는 용족 마냥 보석에 환장하는 놈들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들의 기품을 다듬어줄 보석을 좋아한다는 말은 들은 바 있었다.
게다가 이놈들은 의외로 어울리지 않게 단체 생활을 하는 습성을 지닌 탓에 자연스레 이런 보물들이 모여있는 곳은 한곳으로 줄어들게 된다.
내 힘이 응축된 결정 또한 이곳에 보관되어 있었다.
마치 위험한 폭탄을 보관하듯, 이중 삼중으로 마법 결계를 둘러 보관해둔 결정은 사실 내게는 크게 필요가 없었기에 굳이 건드리진 않았다.
굳게 닫힌 보물창고의 문을 거침없이 베어버린 뒤 놈들의 수집품을 모조리 아공간에 쓸어담은 나는 빠르게 머릿속 계산기를 두들겼다.
"계산량으로 치면 거의 수만 골드에서 수십만 골드는 어렵지 않게 나올 거 같은데?"
-복권 터졌구나.
이걸로 새로운 사업 자금도 확보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페르세르크의 예상과는 다르게 딱히 비밀공간 같은 곳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멍청한 놈들이라도 오랜 시간 머문 곳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건 역시 문제가 있어."
-아쉽게 되었군.......
처음으로 유적에 와서 건진 게 없다는 사실에 씁쓸함이 들었지만, 정확히는 미발견 유적을 털어먹은 게 아니라 남들이 다 털어먹고 자리 잡은 유적을 강탈한 것이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그래.
그러니까 이 아쉬움을 누군가에게 풀어야 할 듯싶었다.
예를 들어......
아직 처리하지 않은 유일한 상위 뱀파이어.
태평재상으로 위장하고 있던 그놈을 말이다.
* * *
"정말......제대로 되고 있는 게 맞나요?!"
다급한 얼굴로 소리친 태후는 무표정한 얼굴을 고수하고 있는 사내에게 따지듯 물었다.
미리 뱀파이어들이 준비해둔 제단 위에 누운 천자는 거대한 힘의 소용돌이 속에 들어가 아직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벌써 예정 시간보다 한참 더 흘렀건만.
어째서인지 전혀 변화가 없다. 아니 그보다 머릿속에서 이건 아니라는 경종이 쉴 새 없이 울려대고 있었다.
사기꾼에게 당하기 직전, 본능적으로 깨닫는 것처럼 말이다.
"슬슬 시간이 다 되었군."
그저 묵묵히 침묵하던 사내가 처음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
투웅!!
그리고, 거대한 힘의 격류가 서서히 줄어들며 제단에 누워있던 천자의 몸에 스며들기 시작하자 섬뜩한 웃음을 지었다.
"되......된건가요?"
"그래, 되었지."
"그럼......천자는! 천자의 병은!"
"병은 나았다."
담담하게 말한 그가 섬뜩하게 웃어 보였다.
"그래, 병은 나았지."
미묘한 불안감이 감돈다.
눈을 감은 채 제단 위에 누워있던 천자는 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거대한 힘의 격류가 몸 안에 스며들었음에도 눈을 뜨지 않았다.
이에 태후는 거침없이 사내, 태평재상의 멱살을 틀어쥐며 따지듯 소리쳤다.
"헌데 왜!! 왜 천자께서 눈을 뜨지 못하는 겝니까!"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 국도, '명' 국도, 뱀파이어도 아닌 오로지 그녀의 유일한 아이인 천자뿐이었다.
그 아이를 살리기 위해 지금까지 갖은 수단을 써서 그들과 손을 잡고 지금 이 상황을 만들지 않았던가.
국제적인 비난은 데이비 왕자와 뱀파이어가 모두 뒤집어쓰게 뒷공작을 펼쳤고, 타이밍을 맞춰 이 사태를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이제.
천자만 살아나면 되는데.
왜 눈을 뜨지 않는 것일까.
그런 그녀의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으......으윽......"
눈을 감은 채 침묵하고 있던 천자가 천천히 미동하며 신음을 흘리기 시작한 것이다.
"처......천자!!"
이에 그녀는 체통도 잊은 채 헐레벌떡 뛰어가 그대로 석재 제단에 무릎을 꿇고 천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제단 위에 누운 그녀의 얼굴을 끌어안고 울먹거리며 소리쳤다.
"천자! 눈을 떠보세요! 어미입니다!"
"으......윽......"
하지만 대량의 힘을 흡수한 천자는 눈도 뜨지 못한 채 계속해서 신음소리만 흘려댔다.
"천자......천자?"
분명 수호신의 청명한 힘이 스며들었다. 대부분의 의원들도, 심지어 중앙 질병 관리단의 의원들조차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현' 국에서 오랜 시간 용한 점괘를 펼쳐왔던 신관과 몰래 접촉한 그녀는 한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바로 천자의 몸 안에 새겨진 병이 일반적인 병과는 다른 무언가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명' 국의 자식 국가라 불리는 '현' 국이라 해도 당시 '현' 국의 신관은 '명' 국에서도 인정할 만큼 신통한 점괘를 드문드문 내어놓았었다. 그렇기에, 태후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아이가 일반적인 방법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대로 방치할 시 천자의 남은 수명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이를 살릴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한 그녀는 국가의 풍습도 모두 잊은 채 천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갖은 수단을 동원했다.
소문으로만 나도는 불로불사초를 찾아 수많은 용병들을 고용하기도 했고, 암암리에 천자의 병을 낫게 해줄 이들을 찾아 수소문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미미했다.
그러던 그녀에게 다가온 것이 바로 현재의 태평재상이었다.
그는 천자를 살릴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냐는 질문을 던졌고, 당시 아이의 목숨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던 태후는 태평재상이 설사 악마라 할지라도 그와 거래하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결과 태평재상을 포함한 뱀파이어들이 펼친 모종의 힘에 의해 천자는 당분간 목숨을 연명했고, 지금의 사태에 이르렀다.
이로운 힘을 모아온 시험의 숲에 사는 수호신의 힘을 모두 흡수했다가 빼내면 몸에 숨어있던 정체불명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
뱀파이어들은 교묘하게 상황을 직시하게 해 그녀를 설득했고, 태후는 결국 앞으로 '명' 국에 어마어마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러니까.
이제는 눈을 떠야 했다.
하지만 천자는 신음만 흘릴 뿐 태후의 예상과 다르게 쉽게 깨어나 그녀를 보지 못했다.
"천......자......천자, 어미입니다. 어미를 보세요! 제발......"
급기야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신의 아이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그녀를 보던 태평재상. 아니, 뱀파이어 겔루스는 곧 시간이 되었음을 깨닫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좀 전 수호신이 있던 지역에 거대한 힘의 격돌이 있었다.
아마, 그 괴물 같은 왕자가 날뛴 것이리라.
하지만 이미 늦었다.
주변엔 접근 차단을 해주는 고위 결계를 펼쳐주었고 자신의 목적은 방금 이루어졌으니 말이다.
이제 와서 놈이 나타난들 변하는 건 없으리라.
당연했다.
겔루스를 포함한 뱀파이어들은 그동안의 정보를 취합하여 데이비 올 라운이라는 인간 왕자가 1급 위험 인물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단순히 자극하는 것으로 큰일 날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가장 잘 알았다.
그렇기에 놈이 손을 쓰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그의 힘을 담은 브로치와 자신을 포함한 십수 명의 뱀파이어의 힘을 이용해 함정을 팠고 오랜 시간 찾아 헤맸던 숲의 수호신을 찾아 제압했다.
데이비 왕자가 '현' 국에서 날뛰는 동안 시선이 느슨해진 틈을 타, 파고든 그들은 결국 일정 시간 수호신을 제압하는 데에 성공했고 그의 힘을 모조리 빼앗아 천자의 몸에 쑤셔 박았다.
마왕의 부활에 필요한 것은 두 가지.
순수한 육체와. 순수한 힘.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밀어줄 거대한 힘의 존재.
데이비 왕자를 제압하며 빼앗은 힘과 순수한 육체인 천자. 그리고 순수한 힘인 수호신의 힘을 모두 얻은 이상 이제 자신들의 동족이 노리던 염원을 이룰 때가 온 것이다.
태후에겐 미안하지만 애초에 겔루스는 약속을 온전히 지킬 생각 따윈 없었다.
거짓 없는 사실.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현혹시켰을 뿐.
실제 그의 목적은 수호신의 힘이 천자의 심장에 스며들면 그것을 그대로 적출해 내 가져가는 것뿐이었다.
순수한 육체는 천자의 몸뚱이 전체가 아니라, 힘이 담긴 그릇인 심장으로도 충분하니 말이다.
"이봐요!! 살릴 수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그런데 왜 천자께서 아직도 저렇게 고통스러워 하시냔 말입니다!!"
그때 그의 멱살을 틀어잡은 태후가 험악한 표정으로 마구 소리를 질렀다.
"약속은 지켰다. 우린 분명 천자의 몸 안에 있던 병을 치료했다."
"허면 왜......"
"아무것도 쌓아둔 적 없는 허약한 인간이 수호신의 힘을 홀로 받아들이고 멀쩡할 줄 알았나?"
"그......무슨?"
눈을 부릅뜬 태후가 떠듬거리며 중얼거리자 겔루스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어렸다.
"천자는 살 것이다. 물론, 우리가 곧 부활시킬 마왕 페르세르크님의 육신을 각성시킬 제물로 말이다."
그제야 그저 놀아났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일까.
태후의 표정에 경악과 분노, 허탈함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세 가지 감정 중 가장 빠르게 커진 것은 다름 아닌 분노였다.
"살려내!! 살려내라고!! 내 아이 살려......"
격분하며 멱살을 잡고 흔들던 그녀가 크게 꿈틀거렸다.
그리고는 힘을 주던 손을 스르륵 놓으며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더럽고 하등한 인간이여, 묻겠다. 내가 그대에게 거짓말을 하였나?"
진실을 말했다. 다만 자세한 진실을 숨겼을 뿐.
"끄륵......끅......배......배신자......"
복부에 꽂힌 겔루스의 팔을 빼내려 용을 쓰며 태후가 피를 울컥울컥 토해냈다.
치명상이었다.
그렇게 죽어가는 그녀의 복부에 팔을 꽂은 채 그대로 들어 올린 겔루스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섬뜩한 얼굴을 한 채 물었다.
"배신이라니. 애초에 나는......"
"도와줄 생각도 없었겠지."
"그래. 도와줄......"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아무렇지도 않게 동조하던 그가 멈칫했다.
푸욱!!
"아이고, 심장 미인이네."
"커헉?!"
태후의 복부를 뚫고 들어 올렸던 그의 심장을 뒤에서 관통한 손.
미묘한 구도 속에서 유일하게 웃는 이는 다름 아닌 겔루스의 심장을 뚫어버린 소년, 바로 데이비였다.
"어......어떻게 결계를 뚫고 네 놈이......"
"시뻘건 안개? 베고 왔지."
청단이가 설마 불사권능만 파괴할 줄 알았냐?
비꼬는 말투에 겔루스의 눈이 부릅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