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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451화 (1,451/1,559)

제 1451화

생각은 신중하게, 행동은 신속하게.

아리스에게 약속해준 대로 그녀에게 살아남게 해주겠다 약속했다.

갑작스런 지각변동에 이어 여신님의 호출로 인해 잠시 원정대에서 떨어져 나왔지만, 약속을 어길 생각 따윈 없었다.

그렇게 트로이로 다시 진입하려던 순간.

나는 본래 차원 트로이로 진입한 게 아닌 다른 공간으로 이동되었음을 깨달았다.

여신이 나를 이곳으로 보낸 것 같지는 않다.

“하긴, 무슨 상관이야.”

눈앞에 보이는 현상을 한번 스윽 훑었다.

마치 작은 행성 같은 것을 휘감는듯한 나무뿌리의 형태.

그 안에서 느껴지는 건 트로이 차원 고유의 에너지들이었다.

세 번째 달 타나토스를 타고 이곳에도 생명력이 움직이지만 내가 보기에 그 생명력 중 상당량이 저 나무뿌리로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츠츠츠츳…….

이윽고 내가 차원의 핵에 손을 대자 옅은 스파크와 함께 내 손끝이 마치 빨려 들어가듯 차원 너머로 스며드는 게 보였다.

이후 내 육신은 영체처럼 변했다.

마치 무언가가 간섭을 거부하는듯한 느낌이었다.

그 범인은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이 차원을 감싸고 있는듯한 지독한 변이에너지. 데몬을 만들어낸 파괴가 집약된 에너지였다.

그냥 두면 내부의 생명체들이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다고 말했지만 내 시선에서 보면 그 과정에서 엄청난 수의 생명체가 멸절하리라.

마치 나를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감히 끼어들지 말고 물러가라고 말하듯 위협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주변 시야가 일변하며 내가 사라졌던 장소로 풍경이 변했다.

아직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간섭이 불가능하다만, 나는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원정대의 기척은 멀지 않은 곳에서 느껴졌다.

가볍게 몸을 튕겨 원정대의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진입하자 참혹한 광경이 펼쳐진 게 보였다.

내가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이 상황이다.

사망자도 다수 보이고, 대륙에서 가장 강하다는 초월급 존재들인 대성녀와 검성의 상태도 멀쩡하진 않았다.

대지는 갈라지고 그 사이에서 기기한 촉수들이 뻗어져 나와 끔찍한 오오라를 풍긴다.

베르울 저주에 감염된 것일까.

지칠 대로 지친 검성이 치명상을 입은 채 피부가 검게 변하는 것을 억누르고 있다.

그들을 대적하는 존재는 변이된 몬스터들과 우두머리 데몬.

다만 우두머리 데몬이라는 것들은 움직이지 않는 게 대부분이었다.

움직이는 우두머리 데몬은 고작해야 셋.

다만, 우두머리 데몬과는 다른 존재 하나가 내 시선을 잡아끈다.

인간보다 훨씬 거대한 우두머리 데몬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큰 신장을 지닌 데몬 한 마리가 아리스와 대치하고 있는 게 보였다.

아니, 대치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건 일방적인 유린이었다.

녀석의 전신에서는 시시각각 사방을 침식시키는 변질된 에너지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아리스를 제외한 이들은 대지에 짓눌려 고통스러워했고, 시시각각 그들의 육신을 침식했다.

아마 저게 데몬들의 왕이나 다름없는 데몬 로드이리라.

베르울 저주가 용사까지 침식하지는 못했지만, 용사의 힘을 빌리고 있는 페어리 마리나 오크 기르올까지도 영향을 주는 점에서 볼 때 내가 간섭하지 않으면 원정대의 미래는 사실상 정해진 셈이다.

원정대의 전멸이라는 결과로 말이다.

그만큼 거대한 데몬의 힘은 강했다. 일개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힘이 아니다.

그즈음 나는 아리스의 몸 안에 있던 힘이 서서히 속도를 올리며 순환하는걸 볼 수 있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생명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티는 그녀가 전의를 쉬이 상실할까.

적어도 내가 볼 땐 아니었다.

거대한 데몬의 그림자에 가려져 그녀의 빛이 약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녀의 내면은 전에 없던 밝기로 타올랐다.

아리스는 대성녀에게 최후의 빛을 쓰겠다 말했다.

아리스는 자신의 희생으로 다음 대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듯 보였다.

“이런 상황인데도 인류가 이겨낼 수 있다고? 내가 보기에 인류연합에 희망이 안 보이는데?”

아리스가 자신의 혼을 불살라 희생하고 기회를 만든다면 인류연합이 얻을 수 있는 건 잠깐의 시간뿐이다.

밸런스가 망가진 게임도 정도가 있지.

나는 최후의 빛을 준비하는 용사 아리스의 뒤쪽에서 공간에 간섭을 시작했다.

파직…… 파지지지직!!!

지금 막 각성을 마친 데몬 로드는 한창 자신의 힘에 취해있다.

신적인 전능함에 취해 녀석은 아리스를 가지고 놀고 있으면서도 외부에서 진입하는 나의 존재를 눈치채고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마치 들어올 테면 어디 한번 들어와 보라는 듯한 광오한 힘의 흐름.

콰지지직!!

공간에 간섭하려 들기가 무섭게 역으로 내 손끝을 타고 강력한 전류와 간섭력이 흐른다.

역시 지금 봐도 저 데몬 로드는 힘을 숨기고 있다.

물론, 내 알 바는 아니다.

터업!!

데몬 로드는 자신의 힘을 장막처럼 퍼뜨려 내 진입을 막았다.

나는 방대한 신력을 끌어내며 그대로 간섭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막대한 반발이 일어났지만 나는 한치도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더 파고들며 차원의 틈새에 손가락을 넣어 문을 잡아 벌리듯 열어젖혔다.

끼기긱!! 끼익!!

힘겹게 버티던 저항은 이내 임계점을 넘어서자마자 순식간에 부서져 내렸고 나는 망설임 없이 내부로 파고들며 말했다.

“약속했잖아.”

지켜준다고.

모습을 드러내기가 무섭게 내 앞에는 어두운 그림자에 가려진 아리스와 그런 그녀를 압박하듯 서 있는 거대한 괴물이 보인다.

이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파괴의 화신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게 전부는 아닌 듯 보였다.

“데…… 이비?”

갑자기 내가 차원을 찢고 나타나자 그녀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동시에 나는 제일 먼저 그녀를 끌어안듯 붙잡고는 그대로 신력을 그녀의 육체에 밀어 넣었다.

“으…… 으읏?! 무슨?!”

갑자기 내가 끌어안아 버리자 당황한 듯 그녀가 허둥지둥거렸다.

그래도 제 나잇대의 소녀 감성을 완전히 잃지는 않은 것인지.

보통 이 나잇대의 아이도 전장의 잔혹함을 겪으면 정신병에 시달리기 마련일 텐데.

아리스는 내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해하면서도 곧 내 힘이 그녀의 육체 안으로 스며들자 크게 몸을 움찔거렸다.

“흐읏?!”

기묘한 감각에 당황한 그녀가 어떻게든 내게서 벗어나려 애쓴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이리 도망칠 것을 알기에 오히려 그녀를 끌어안은 채 놓지 않았다.

“야.”

내 부름에 아리스가 당황한 게 보인다.

“무, 무슨 짓이야. 미쳤어?!”

당황한 그녀의 발악은 계속됐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그녀의 내면에 폭발적으로 증폭하던 빛을 짓눌러 꺼뜨렸다.

“어?”

“함부로 죽지 마라. 앞으로 네가 나와 해줘야 할 일이 많다.”

그녀의 몸 안에서 증폭하는 에너지를 모조리 꺼뜨린 뒤 내가 천천히 떨어진다.

빨개진 얼굴로 그녀는 휘청거리더니 이내 눈을 크게 떴다.

“최후의 빛이…….”

“그보다 저게 데몬 로드인가?”

데몬 로드는 마치 사냥감을 구경하듯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앗! 데몬 로드!!”

그제야 자신이 데몬 로드와 지척에서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가 황급히 소리친다.

동시에 데몬 로드의 날카로운 뿔이 달린 꼬리가 나와 아리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아리스!!!”

몸의 반절이 검게 변한 채 황급히 소리치는 페어리 마리의 외침에 아리스가 황급히 검을 휘둘러 방어하려 했다.

이 와중에도 나를 지키려 든다.

하지만 녀석의 꼬리는 결국 자신의 목적을 수행하지 못했다.

터어어엉!!!

내게서 터져 나온 황금빛 장막이 녀석의 꼬리를 튕겨냈기 때문이었다.

신께서 가로되. 내 앞마당에서 난장판을 벌이지 말라 하셨다.

[9위계 최후 성마법]

[신의 성역(Saint Sanctuary)]

오랜만에 내 몸에서 방출된 9위계의 광역 성역 마법이 펼쳐진다.

마치 천사의 깃털이 흩날리는 것처럼 거대한 장막이 퍼져나가며 나와 아리스를 중심으로 일대 수백 미터를 순식간에 잠식하고 변화를 일으켰다.

“어?”

그 막대한 에너지는 아리스를 포함한 원정대를 짓누르던 압력을 순식간에 파훼시켜버렸고 그들을 잠식하던 변이된 마나 또한 강제로 다시 순수한 에너지체로 바꾸어버렸다.

“어?”

“몸이 가벼워지고 있다…….”

용사파티원인 마리나 기르올은 물론, 죽어가던 소수의 상위기사나 큰 부상을 입은 검성과 대성녀 또한 그 막대한 변화에 경악한 듯 나를 본다.

페어리 마리는 자신의 몸을 잠식하던 저주가 순식간에 사라져가는 것을 보며 경악한 듯 눈을 부릅 뜬 채 나를 바라보았다.

“데이비…… 네가 한 거야?”

쓰러져 있던 그녀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내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굳이 하지 않았다.

페르세르크에게 들킨 이상 일정이상 힘을 아껴야 하는 입장도 아니다.

어차피 차원에 간섭하기로 한 이상 차원이 어떻게 판단하건 앞으로의 문제는 비화와 프리아 여신님이 해결할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더는 내가 신경 쓸 게 없다는 뜻이었다.

“홍단이.”

내 부름과 동시에 허공이 마치 유리창 깨지는 것처럼 깨지며 붉은 검이 빠져나왔다.

“청단아.”

뒤이어 청단이를 부르자 반대편 허공이 갈라지며 푸른 검이 스스로 살아있는 것처럼 날아와 내 주변을 유영했다.

“데이비…… 너…… 대체 정체가 뭐야?”

당황한듯한 아리스의 물음에 나는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는 홍단이를 손에 쥔 채 데몬 로드를 바라본다.

데몬 로드는 자신에게 대적하는 내 존재가 마음에 안 드는지 곧바로 재차 공격을 가해왔다.

“안돼!!”

“위험해 데이비!!”

반사적으로 아리스가 달려들어 데몬 로드의 공격을 쳐내고는 수차례 구르며 튕겨 나갔다.

“콜록…… 콜록콜록…….”

“너 뭐하냐?”

“너야말로 뭐 하는 거야…… 죽으려고 작정했어?! 저건 데몬 로드야! 사제가 버틸 수 있는 힘이 아니라고…….”

그녀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래. 일반사제였다면 지금 내 행동은 극한의 트롤링이 분명하다. 메인 딜러인 아리스에게 큰 부상을 입혀버렸으니까.

하지만.

“나는 내가 사제의 힘만 가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어?”

내 말에 그녀가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서컹!!!

섬뜩한 금속음이 울려 퍼진다.

홍단이의 검신은 곧바로 데몬 로드의 팔 한쪽을 날려버렸다.

-크아아아아앙!!!

자신의 팔이 잘려나갈 거라곤 생각지 못한 것일까.

녀석은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며 내게서 물러났다.

단순히 파괴의 본능만 남아있었다면 오히려 접근했을 텐데.

이놈은 내가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망설임 없이 물러났다.

그야말로 신속에 가까운 후퇴였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보내줄 내가 아니었다.

쌔애애애앵 푸욱!!!

이기어검의 힘을 타고 날아오른 청단이가 순식간에 물러나는 녀석의 뒤를 점한 채 등을 정확하게 찔러 들어갔다. 순식간의 연계에 데몬 로드가 황급히 자신의 힘을 끌어올려 방어하려 하지만 녀석이 모르는 게 있었다.

청단이는 비 물리 법칙 계열의 에너지를 베어버리는데 특화된 검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용사의 일격도 우습게 막아낸 힘이 이렇다 할 오러도 두르지 않은 검에 가볍게 찢겼다는 사실에 녀석은 제대로 된 대처도 하지 못하고 내 쪽으로 당시 튕겨왔다.

그리고, 어느 정도 지근거리에 파고들었을 때, 홍단이의 붉은 검신이 다시 한번 휘둘러진다.

반사적으로 힘을 끌어올려 방어하려 하지만 청단이의 힘이 그의 힘을 방해한다.

남은 것은 단단한 육신이지만 그런 물리적인 단단함은 홍단이의 예기 앞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거대한 체격을 지닌 놈이었지만 그런 거대한 육체는 현재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저게 뭐야 대체…….”

누군가의 중얼거림이 들려온다.

“경지를 넘어선 검의 궤적…… 소드마스터? 아니다. 저건 소드마스터 수준의 검술이 아니야…….”

유일하게 내 일검에 서린 흔적을 눈치챈 검성의 목소리 또한 들려왔다.

* * *

막대한 힘을 타고 태어난 존재.

데몬 로드는 사실상 태어나면서부터 두려울 게 없는 강한 힘을 지닌다.

그 오만함은 독이 될 수 있지만, 녀석의 힘을 고려하면 지극히 당연한 오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강력한 존재가 손도 쓰지 못하고 양팔을 잘려버린 셈이었다.

“팔 두 개 날아갔네?”

바닥에 떨어지기가 무섭게 먼지처럼 흩어지는 녀석의 팔을 보며 비아냥거리듯 내가 말했다.

“아리스.”

“어…… 응?”

눈앞의 광경을 보고도 못 믿겠는지 아리스가 떨떠름하게 답한다.

“힘 비축해놔. 막타까진 빼앗아 가지 않을 테니.”

담담하게 말하며 내가 데몬 로드를 향해 걸어 나간다.

재생능력이 있는지 비틀거리며 내게서 물러난 데몬 로드의 잘려나간 양팔이 꾸무럭거리며 빠르게 재생된다.

녀석은 단 두 번의 공격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현재 자신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임을 깨달았는지 겁에 질린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덕에 남은 모든 우두머리 데몬들이 일제히 내 앞을 막아선다.

“젠장! 저것들이 방해를?!”

심지어 검성과 싸우던 우두머리 데몬조차 자신의 왕을 보호하기 위해 그에게 등을 보이며 움직였고 마치 벽을 쌓듯 나를 포위해왔다.

하지만 내 입가엔 서늘한 미소가 걸린다.

“원플러스원이야?”

솔직한 심정으로 마음껏 쥐어팰 수 있는 대상을 얼마나 갈구했는지 모른다.

따지고 보면 페르세르크에게 맞은 건 이놈들 탓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저들 입장에선 억울하겠지만 무슨 상관이랴.

곧 뒈질 텐데.

“아리스.”

나는 홍단이와 청단이를 허공에 띄운 채 양손을 강하게 부딪쳤다.

투웅!!

동시에 신의 성역 안에 한차례 더 결계가 만들어졌다.

“잘 봐둬라. 네가 언젠가 배워야 할 것들이니.”

막대한 포효를 터뜨리며 공격을 퍼붓는 우두머리 데몬들을 보며 나는 숨을 짧게 들이킨 뒤 주먹을 말아쥐었다.

이윽고 거대한 바람이 내 주먹 위를 회전하기 시작했다.

마치 모든 거대한 에너지가 어떻게든 좁은 공간에서 탈출하려는 것처럼 미친 듯이 공명하고 순환하며 눈에 보일 정도의 바람을 일으킨다.

[유르그식 군중 제어기]

[명치 x나 세게 치기]

[광풍(狂風)]

내 손에 모여든 태풍은 이내 내가 주먹을 내지르며 그 억압을 해제하기가 무섭게 폭주하는 회오리바람처럼 전방으로 뻗어져 나가며 원 형태의 거대한 상흔을 남겼고, 그 범위 내에 있던 모든 존재들을 그대로 조각내버렸다.

그 폭압적인 광경에 입을 여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때, 할만해 보이지?”

내 질문에 아리스만이 멍한 얼굴로 고개를 강하게 저을 뿐이다.

이에 나는 서운함을 담아 손가락을 튕겼다.

막대한 사령 에너지가 조각나버린 우두머리 데몬들을 휘감기 시작한다.

[데스 로드의 이름으로 명한다.]

[일어나. 내 명을 받들라.]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붉은 눈을 번뜩이며 내가 명령했다.

“지금부터 하극상에 들어간다.”

데몬 로드가 크게 주춤하는 게 느껴졌다.

역시 저놈 사람 말 알아들을 수 있는 짐승 새끼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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