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6화 〉26화 두개의 보석 (26/318)



〈 26화 〉26화 두개의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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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달빛이 노랗게 비추는 동굴 속.

누군가  아이를 부른다.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따라 걸어간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목소리의 주인을 발견한다.


그러고는 그것은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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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다스 가문.

마법사들의 가문이자 당시 최대 마법사의 성지이기도  가문. 두 아이는 그곳에서 태어났다.

마법사의 가문답게 뛰어난 마력을 타고난 두 형제는, 어느 날부터 이상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


'너희는 위대한 존재가 될 것이다. 하나는 선, 다른 하나는 선과 가장 비슷한 악.'

목소리는 웃는다. 아니, 즐거워한다.
슬퍼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세계의 주축이 될  아이야. 너희는 어느 것을 고를 거니?'


이 목소리를 들은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이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항상 바쁘고 우리를 다른 하인들에게 맡긴다. 하인들은 정성스럽게 우릴 돌봐주지만, 왠지 이건 비밀로 하고 싶다. 그건 나의 동생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나와 동생은 서로 목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목소리는 다양한 음색과 기분을 나타냈다. 어느 날은 화난 듯, 어느 날은 기쁜 듯, 아이, 어른, 노인, 성별에도 구애받지 않는 목소리.


"오늘은 아저씨 목소리네."
"그러게. 난 저번에 또래 목소리가 좋았는데."
'그렇구나.'

목소리는 우리의 반응에 호응했다. 그러나 많은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그저 우리에게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는, 그대로 사라진다.


도대체 정체가 뭘까. 우리에게  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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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다스 가문은 마법사의 가문이지만 학문도 수준급으로 익혀야 한다. 마법을 연구하고 사용할려면 지식이 필수적이니깐.

나와 동생은 도서관에 틀어박혀 마법 지식과 각종 기본 지식을 공부한다. 가르치는 분은 자리를 비웠다. 우리는 자습 중이다.


"형, 슬슬 그만하고 쉬자."
"안돼. 저번에도 농땡이 피웠다가 아버지한테 혼났잖아."
"치..."

동생의 투정을 뒤로한 채 내 손에 들린 붉은 마법사를 들었다. 여기에 쓰인 마법진을 머릿속으로 상상한 후 그곳에 마력을 넣고, 마법의 명(名)을 영창하면 된다고 하는데....


"... 파이어볼."

화....

순간 작은 불덩이가 생성되다가 이내 사라졌다. 동생은 기겁하듯 나를 쳐다봤다.


"혀, 형! 미쳤어?"
"안 미쳤어."
"도서관에서 마법을 쓰면 안 되잖아!"

나는 주위를 슬쩍 봤다.
이 도서관에는 현재 우리 둘밖에 없고, 도서관 곳곳에는 마법 차단기가 깔려있다. 혹여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이다.


"...어처피 마법을 자체적으로 꺼뜨리는 것도 있는데 뭔 상관이야."
"그, 그래도 아버지가 보면 난리 쳤을거야."
"흥...어처피 우리를 신경도  쓸걸."


사실이다.
아버지는 항상 바쁘시다. 최대 마법사 가문인 에르다스는 다른 외부의 마법사들과도 협력 관계에 놓여있어, 자주 밖으로 나가신다.

"어처피 한 달에 2번 만날까 말까 한데. 이런 거라도 자주 연습해야지 나중에 뭐라 한소리 안 듣지."
"... 그런가?"
"....."

아버지는 엄하시다.
가문의 하인들의 이야기나, 다른 가문의 아이들을 만나도 대부분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유독 우리 아버지가 더 엄한 것 같다. 그게 정상 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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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이 목소리구나.

'있지. 오늘은 선택에 시간이야.'

뭘 선택한다는 걸까? 우리는 목소리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목소리는 싱긋 웃는 듯이 말했다.

'그건 비밀. 나를 따라오면 알려줄게.'


목소리는 이윽고 우리의 머릿속을 울려 퍼지더니 눈앞에 작은 푸른빛의 기운이 보였다.

"신기하다 형."
"... 저런 마법은 처음 봐."

저건 무슨 마법일까? 냉기? 전기? 마나? 그 무엇도 들어맞지 않는 신비로운 마법이었다.

우리는 홀린 듯이  기운을 따라갔다. 마치 갈 곳을 찾아가듯이.


'왔구나!'


도착한 곳은 동굴 안.
그곳에는 검은색으로 잔뜩 칠해져 있는 여자가 우리를 바라봤다. 흡사 누군가 검은색 색연필로 칠한 낙서 같았다.

'자! 여기까지 왔으니깐. 알려줄게! 너희는 머지않아. 죽게 될 거야!'


"어? 뭐라고요?"


우리가 죽는다니 그런 건 상상하지도 못했는데... 아직 놀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속이 복잡했다. 단순히 우리를 놀려먹는 것 일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보여준 그 마법.

그것은 절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목소리는 우리의 반응을 보고 깔깔 거리기 시작했다.

'아하하하~ 너무 놀라진 마. 나! 아니, 우리가 있는 한. 너희는 계속 살아갈 테니깐. 자, 너희가 살아가기 위해선 이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해.'

여자의 손에는 검붉은 보석과 새하얀 빛의 보석이 있었다. 부자인 우리 집에서 본 어떠한 보석보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


나는 본능적으로 하얀 보석에 손을 데려다, 옆에 있던 동생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형. 이게 뭔  알고.. 엄마가 이상한 사람이 주는 건 받지 말랬는데.."
"어? 하지만 안 받으면 우리가 죽는다는데? 그리고 나는 이 보석이 마음에 들었어. 난 이거 가질래."
"아, 형! 너무 막 잡지 말고..."


그 순간 우당탕 거리는 소리와 함께 동굴 바깥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눈앞에 여자는 떠날 준비를 하자 급해진 나는 보석을 잡았다. 동생 역시 반사적으로 내가 보석을 잡으려는 걸 막다가 나와 다른 보석을 집었다.

그  엄청난 빛과 함께 우리는 기절했다.

눈을 떠보니 집에 도착해 누워있었다. 울려 퍼지는 소음들. 그리고 눈앞에 아른거리는 보석 형태와, 이상한 힘이 내 몸에 도는 느낌.

'....머리가 어지럽다.'


....그런데 내가 무슨 보석을 집었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려 500년  일이니깐.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나 대신 붉은 보석을 집은 녀석은 '악'이 됐다는 것.

그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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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틴베리의 성은 신성한 마석을 중심으로 건설된 건물이다.  전체가 마석에 보호를 받고 있어 아무리 강한 마법이나 운석이 떨어지더라도 멀쩡한 장소로 유명하다.

우리는 눈에 흘러가는 영상을 보았다. 디틴베리 메인 퀘스트의 기본적인 스토리.


 후 왕의 알현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메인 퀘스트를 받으려면 왕궁에 들어가야 하고 왕을 마주해야 하니깐. 영상을 다 본 베린이 의자에 앉은 채로 발을 구르며 궁금한 듯 물었다.


"근데 그래서 하얀 보석을 집은 사람이 여기 주인이 된 거야?"
"글쎄...."
"?"

나도 정확한 건 잘 모른다. 원래 스토리에서도 누가 어떤 보석을 집었는지 정확히 나오지 않으니깐.

히든 루트를  유저의 말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유추는 가능하지만 정확히는 알  없다. 들은 바로는 '바뀌었다.' 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쪽이 용사들이군."


알현실에 누군가 들어왔다. 새하얀 머리카락을 지닌 남자. 왕답지 않게 마법사 복장을 하고  손에는 새햐얀 나무로 제작된 지팡이가 들려있었다.

 사람이 영상  2명의 형제  하나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

다윤과 베린이 각각 왕에게 인사했다. 나는 인사 하는 대신 그를 유심히 살펴봤다.

'역시 머리카락이 다르네.'


놀랄것도 없다. 가진 보석에 따라 머리카락의 색이 바뀌었으니깐.

단순히 속임수 일수도 있지만.


왕은 알현실 한가운데 왕좌에 앉은  우리를 내려다봤다. 역시 월드 어드벤처 마법사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강한 위용이 뿜어져 나왔다.

[ 디틴베리의 왕 베리 LV.10(?)
HP : 1000(?)
설명 - 마법도시 디틴베리의 왕, 베리입니다.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니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관찰 인식 방해 마법을 사용 중입니다. ]

역시 이전과 같게 정보 관찰 정도로는 능력치를 파악  수 없다. 왕은 왕좌에 앉아 받침대를 탁탁 치며 말했다.


"용사들인 자네에게 부탁할게 있네. 알다시피 디베르 산에는 타락한 트롤들이 다수 있지."
"네."
"그래서 신의 선택을 받은 자네들이 그들을 처리 해줬으면 좋겠군. 물론 지원은 충분히 해줄 생각이네. 어차피 디베르산 중앙에 위치한 마석을 약화시킬 마법사가 필요할 테니.."

능력치는  수 없지만 이전에 봤던 공작과 달리, 왕의 위압감 때문인지 일행들이 입을 다물었다.


공작의 수준과 눈앞에 베리의 수준은 차원이 다르니깐. 나는 위압감을 애써 무시한 체 말을 내뱉었다.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뭐지."
"디베르 산에 위치한 트롤들의 왕과 당신이 관련이 있는 걸로 아는데, 사실입니까?"
"......!"
"왕국을 세우고 300년 동안 방치하다가 이제 와서 그들을 토벌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그런 건 어떻게 알았지."

왕은 이전보다 심기가 불편해진 모습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저희는 신에게 선택받은 용사들입니다.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 정도는 알고 있는 게 당연하죠."
"과거라.... 그래,  묻고 싶은 것이냐."
"당신은 오래전 당신의 동생과 서로 보석을 선택 했을 것입니다. 당신은 무엇을 선택했죠?"

하얀 보석을 선택한 사람은 마법사들의 왕으로.
검붉은 보석을 선택한 사람은 트롤들의 왕이 되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고작 그렇게 단순할까? 선과 가장 비슷한 악. 그리고 선. 무엇이 진짜일까.

왕은 고개를 살짝 뒤로 기댄 체, 눈을 감았다 뜨다를 반복하다 말을 꺼냈다.

"......나는 하얀 보석을 선택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추후에 정비를 한뒤 토벌에 나서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나와 일행은 왕궁에서 빠져나왔다. 왕궁에 나오면서 다윤이 물었다.

"근데 이게 끝이에요?"
"응."
"뭐야. 그러면 저 사람이 형이 맞는 거잖아?"
"그건 봐야 알겠지."


어처피  이야기는 '진짜' 트롤 마법사를 만나기 전까지 알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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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디틴베리에서 10일을 보냈다. 그동안 가끔식 오크도 사냥하고 마을도 돌아다니고, 먹을것도 먹으러 다니고.

나는 7일째 되는날 잠깐 로그 아웃을 했다. 이전 처럼 몸이 빠져나오자 약간 헛구역질이 나오긴 했으나 상태는 금방 안정됬다.

금일 활동 시간은 최대 5시간입니다! ]

[ 남은 시간 4시간 59분 57초... ]


"여긴.. 모텔이네."


역시 그대로다.
나는 그대로 방을 나가 카운터를 빠져나갔다. 여전히 자고 있는 주인. 그리고 밖을 나서면 여전히 자고 있는 사람들. 나는 핸드폰을 켰다.

그래도 데이터나 와이파이 같은 게 멀쩡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잊힌 월드 어드벤처 공식 사이트를 들어가 봤다.

원래는 회사가 망하면서 닫혀야 정상이지만, 이 게임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후원해서 사이트만 유지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글이 있네."

역시 깨어난 사람들이  가지 글을 쓴  같다.


내용들은 대충  상황들에 대한 내용이나, 상황 파악을 하는 사람들이 쓴 글들. 그리고 그중에는 공략글을 쓴 사람도 있었다. 한번 읽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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