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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8화 〉 4. 아델리나 왕국 (5) (148/318)

〈 148화 〉 4. 아델리나 왕국 (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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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찬란한 빛을 쥔 체 그녀를 바라봤다.

용찰검의 기운을 온몸에 두른 그녀는 웬만한 신들과 악마보다도 더욱더 강력했다.

그렇기에 두 번이나 공격을 무로 돌린 것은 그녀의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입힐 거라 생각했다.

내가 본 그녀의 성격상, 한 번은 참아도 두 번은 절대 못 참을 테니깐.

물론 두 번이 안 됐으면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똑같이 찾아갔을거다.

‘3번… 은 너무 강하고, 5번은 무리야. 적당한 수치는... ’

[ A ­1 코드 실행. ]

[설정된 6번 정보 창을 4번 정보 창으로 변경합니다.]

[이미 사용된 수치입니다. 페널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 「4」 이름 : 김윤 / LV.349

특성 : 랭킹 1등의 금고(레전드리******)

직업 : 최강자(히든 / 레전드리******)

스텟 : 강함 1400, 만능 300 / 체력 100, 근력 100, 민첩 100

무기 연마 : 82.7% 재련 중... ]

이전보다 ‘조금’더 강해진 나의 검에서 백색의 검기가 3갈래로 뿜어져 나갔다.

촤악!

백색의 검기는 리나의 용찰검에 의해 무효로 돌아갔다. 파득─ 리나를 중심으로 짙은 청운(雲)의 안개가 휘몰아친다.

청색이라기에는 어두운 구름 사이로 전격이 일어, 대전장을 태워버릴 듯이 쏘아졌다.

파드드득!!

나는 왼손을 휘저어 고위 마법을 시전한다. 내 몸을 중심으로 주황빛의 보호막이 둘러싸이고 다가오는 전격을 모두 흡수했다.

촤앙!!

[ 보호 마법, 인비저블 쉴드가 파괴되었습니다. ]

[ 마나가 5400 감소됩니다. ]

“...오호.”

“착검.”

빛처럼 다가온 리나는 나의 검기를 몸을 회전시켜 피한 뒤 쉴드를 박살 냈다.

리나의 검은 쉴드를 박살 낸 것에 그치지 않고 내 목을 노렸다.

스륵─ 나는 그대로 몸을 숨겼다. 용찰검에 깃든 용신(??)의 ‘권능’에 의해 공간 마법을 사용할 순 없지만 은신 같은 암행 기술은 사용 가능 하다.

애초에 은신은 고위신인 레빗과 공유되는 능력이기에 영향을 줄 수 없었다.

“...”

리나는 사라진 나를 보고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베테랑.

매해 수없이 많고 다양한 능력을 가진 자들을 상대해온 노련한 검사였다.

용찰검이 횡으로 한 바퀴를 돌듯이 베인다. 검의 궤적은 검기에서 강기로 변해 대전장의 허공을 강하게 터트리듯 베어낸다.

쿠콰가가가가강!!!

파열음과 함께 바닥의 먼지로 시야가 가려진다. 여전히 은신은 리나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용찰검은 나의 위치를 찾아냈다.

“끝입니다.”

청색의 강기는 빛처럼 쏘아지듯 내 심장을 노렸다. 뒤쪽으로는 아직도 돌고 있는 청운의 번개가 나의 후위를 노렸고, 드래곤의 위압이 내 몸을 강하게 억눌렀다.

어느 누가 봐도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상대가 내가 아니라면 말이지.’

“창대하여라.”

콰아아앙!!!

“...빛?!”

용찰검의 보호막을 뚫고 저 높은 하늘에서 백색의 빛기둥이 쏟아져내렸다.

당황한 리나가 급히 용찰검을 위로 올려 피해를 흡수한다. 허나 이미 늦었다.

‘빛’은 이미 대상을 노렸다.

쏘아진 빛을 막아내던 리나는 결단을 내렸다.

­

리나는 펼쳐진 상황을 두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했다.

‘어쩌다 이렇게…’

하지만 이해가 쉽지 않았다.

전투에 들어서자 남자는 이전보다 ‘조금’더 강해졌다.

물론 조금이라 함은 김윤이 느끼기에 조금이라는 뜻.

리나에게 있어서는 그 상승세가 제법 무겁게 다가왔다.

촤아악!!

그의 백색의 검을 통해 3갈래의 검기가 쏘아진다.

위세와 달리 그다지 강한 공격이 아니었기에 용찰검의 특수 능력인 ‘항마(??)’를 통해 무로 돌렸다.

항마는 마기에 적대적인 것도 있지만 용의 마력을 지니지 않은 자, 모두를 적대한다.

유일한 예외는 용이 인정한 여신의 ‘신성’뿐.

눈앞의 남자는 용사였지만 여신의 신성 외에도 마법사의 마력이라든지, 정령의 정신이라든지 다양한 마력을 보유했다.

심지어 마기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대체 뭘 하고 다닌 거야?’

너무나도 ‘다양한’ 마력을 보유한 남자는 지금껏 상대 온 이들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청운(雲).’

쿠르릉─ 짙은 청색의 안개가 몰아친다.

기왕이면 검대 검으로 끝내고 싶었지만 나에게도 인생이 걸린 일.

봐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남자는 보호막을 통해 청운의 번개를 막았고 리나는 그 보호막을 부쉈다.

와장창 깨지는 와중에도 남자는 전혀 긴장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오호.”

남자의 웃음 섞인 감탄사가 들려왔다.

‘봐… 주고 있는 건가.’

으득─ 리나의 이가 갈린다. 이런걸 원한 게 아니다. 치열한 전투. 생과 생을 건 싸움.

리나는 그런 싸움을 원했다.

용검신술(????)

용격­횡(?­?)

사라진 김윤을 찾기 위해 그녀는 한 바퀴를 뺑 돌리듯 궤적을 그렸다.

궤적을 중심으로 강기가 몰아쳤지만 여전히 남자는 맞지 않았다.

하지만 그 덕에 위치는 찾아냈다.

유일하게 허공이 피해를 받지 않은 곳.

저기다.

자신의 검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남자를 맞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몰아넣었다.

리나는 확신했다.

이건 통했다고.

이것이 남자에게 얼마만큼의 피해를 입힐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건 반드시 맞았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창대하여라.”

콰아아아아!!!!

“...으읏!”

눈을 뜰 수도 없는 창백한 빛은 리나의 몸을 강타했다. 용찰검을 들어 최대한 공격을 무로 돌릴려 했으나 이 빛을 쏘아낸 존재는 용신의 항마를 가볍게 무시했다.

마침내 창백한 빛이 용찰검을 뚫어내고 리나를 패배시키려던 찰나.

“...하. 쓰지 말라고 하셨는데”

「▼검술 」

촤악─

빛은 두 갈래로 쪼개졌다.

사라진 빛기둥을 바라보는 남자의 표정이 굳었다.

왜, 이건 예상 못 한 건가?

뭐가 됐든. 이걸 꺼낸 이상 상대를 반드시 이겨야 했다.

“각오하세요. 이번에는 다를 테니깐.”

그녀의 용찰검이 더욱더 강한 울음을 뿜어냈다.

­

‘하페루아.’

─어, 어?

‘어떻게 된 거야.’

나는 급격히 강해진 리나의 ‘검술’을 받아내며 하페루아를 닥달했다.

그녀의 검술 하나하나가 이전보다 훨씬 날카롭게, 그리고 강하게 다가왔다.

콰드드득─

─그, 그러게. 분명 초월자가…

“왜.”

카앙!

“...강하시네요.”

하아. 나는 짧게 숨을 내쉰 후 몸을 뒤로 뺐다.

‘왜 리나한테 초월자의 힘이 있는 거지?’

특이점의 파편을 가진 사람들은 세계의 법칙의 ‘일부’를 뒤틀 수 있는 자들이고, 우리가 하는 것은 그 파편의 회수였다.

그들은 특이점의 여파로 강해졌지만 초월의 영역에 들어선 초월자와 비교할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초월자는 자신만의 ‘고유한’ 능력을 지닌다.

하페루아의 ‘맹약’이나, 전에 봤던 레드 드래곤의 ‘공유’ 같은 것들.

그것은 같은 초월자의 이름을 가진 자가 아니라면 전 우주에 오직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예외가 있다면…

콰가가가가가!!!

─누군가 나처럼 내어준 거야. 자신의 초월 능력을.

“그니깐!”

티잉!

“하아…”

“괴물…”

리나의 육신이 점점 가빠진다. 몸은 덜덜 떨리고 용찰검을 쥔 손은 이미 쥐었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힘이 없었다.

‘말이 안 되잖아. 분할된 세계의 사람에게 초월의 힘을 준다는 게.’

─...특이점의 일부를 가져서 가능했을지도…

‘...하, 그놈의 초월자, 초월자.’

정말이지 마음에 안 드는 놈들이다.

왜 자꾸 이곳저곳에 지들의 힘을 뿌리는지.

곱게 게임이다 하다 갈 것이지.

“당신 진짜… 뭐예요? 사람 맞아요…?”

“후우… 너도 아닌 거 같은데.”

“...”

리나는 경악했다.

이 힘을 얻은 뒤로 그 누구도 자신을 몰아붙인 사람은 없었다.

아니, 있을 수가 없었다.

‘우연히’ 자신을 용이라 칭하는 이를 만나 그의 검술을 배웠고 그의 능력을 받았으며, 그의 힘이 담긴 무기까지 손에 넣었다.

자신에게 대가 없는 힘과 무기를 쥐여준 그는 웃으며 말했다.

‘다른 힘 들은 모두 사용해도 ‘그것’만큼은 사용하지 말아라.’

‘왜요?’

‘...그것을 필요로 할 정도의 강함을 지닌 ‘적’은 이 행성에 없으니.’

그는 ‘적어도 너의 앞길을 막아 설자는 없을 거다.’ 라는 말을 덧붙인 체 그녀의 곁을 떠났다.

그래, 분명 그랬다.

리나가 미쳤다고 마왕이나 저 자연의 높은 고위신들에게 대적하지 않는 이상 그 힘을 필요로 할 상황이 생길 일은 없었다.

설령 이 힘을 쓸 상황이 생기면 그 상대를 반드시 이길 거라고.

그랬는데…

“당신은 대체…”

“료진 비카니야?”

“...!”

어떻게 스승님의 이름을…?

김윤은 뚜벅 뚜벅 걸어왔다.

패배를 인정하기는 정말 싫다. 그렇지만 이미 ‘그릇’에 안 맞는 힘을 사용한 탓에 손 하나 까딱하기 힘들었다.

빠득.

마지막 한 번이라도…!

용찰검에 스승님의 검술을 담는다. 일격! 이 마지막에 모든 힘을 쏟아붓는다.

“...”

마침내 검을 휘두르려는 그 순간.

“어라?”

침대 위였다.

­

1일뒤 리나의 방.

그곳의 나는 쓰러진 리나를 바라본 체 의자에 앉아 하페루아의 보고를 받았다.

─일단 힘은 회수했긴 했는데…

“했는데?”

너머의 하페루아는 상당히 뜸을 들였다.

“뭔데.”

─...말했다시피 분할된 세계의 인간이 초월자 힘을 가질 수 없어. 특이점이 흘러들어간 건 나와 어드벤처 행성이 깊은 연관성이 있었기 때문이야.”

“음.”

─특이점을 회수했기 때문에 당연히 가지고 있던 초월자의 힘도 회수했어. 우리가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특이점이 없는 육체는 ‘검술’을 버티지 못해…

“그래서 결론이 뭔데.”

그동안 초월자든 특이점을 가진 사람이든 아무렇지 않게 회수해온 하페루아 답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니깐! 쟤 엄청 약해졌다고.

“그야 당연하지. 특이점이랑 초월 능력도 다 가져갔는데.”

지금 내가 느끼기에도 리나의 힘은 상당히 저하되어 있다. 이정도 힘이라면 카린 정도의 실력자가 제법 힘을 쓰면 이길 수 있을 거다.

물론 그것도 엄청 강하긴 하지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 왕국을 지킬 힘이 사라졌다는 거야. 당장의 대전식도 진행할 수없…

“? 뭐가 문제야. 내가 이겼는데.”

멈칫.

리나의 대전식.

대전식의 목표는 리나를 이겨 리나와 결혼하는 것.

그리고 나는 리나를 이겼다.

─야, 김윤 너 설마…

“걱정 마 결혼은 안 할 거니깐.”

내 손이 그녀의 이마로 옮겨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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