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화 〉 #46 이단의 탕아들 (4)
"Frig extrem care îngheață totul―!"
하연의 영창. 마법이 구현된다. 모든 것을 얼리는 싸늘한 추위. 칼처럼 매서운 한설이 지나갔을 때,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그것은 괴인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략대가 벌어준 시간은 그녀로 하여금 4절의 영창을 완성케 했다.
공기 중의 수분이 얼어붙어 1cm는 될법한 두꺼운 얼음이 괴인의 전신을 덮었으나―
"…얕아요."
―막을 수 없는 힘은 고작 그런 것에 멈추지 않는다. 얼음이 산산이 조각나 깨졌을 때, 구진하는 소리쳤다.
"장전!"
마법사들이 화염의 마법을 영창했고, 화살촉은 불꽃을 담았다. 이것이 최후의 한 발. 몇몇 화살이 남은 이들은 있겠지만, 일제히 사격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 되리라.
―발사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은 채, 구진하는 잠깐 궁수들을 대기시켰다.
'이걸로는 부족해.'
좀 더 확실한 기회가 필요하다. A클래스 헌터들이 정면에서 틀어막고 있음에도 괴인을 막을 순 없다. 그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숲의 던전에서 보았던 끔찍한 살덩이.
'그것과 비슷한…'
다만, 그것은 단단하고 재생이 빠를 뿐이었다. 감히 살덩이 괴인에 비할 수는 없다. 그것까지 포함해 놈을 한 번에 처리할 화력이 필요하다.
"하연."
"알고 있어요. 준비할 테니까…"
그 시간을 벌어야만 한다. 여명 소속의 헌터이자, 물과 얼음을 다루는 인디고(Indigo) 스퀘어 출신의 마법사. 그녀가 5절 주문을 준비하고 있을 때, 이은하가 소리쳤다.
"…Add! 1시 2!"
신경 써야 하는 건 괴인만이 아니다. 괴인이 학살했던 몬스터는 다른 곳에서 몰려와 슬그머니 공략대를 노리고 있다. 이은하의 감지에 따라 구진하는 크게 외쳤다.
"달려드는 몬스터는 무시합니다! 이기준 헌터!"
"아, 예. 갑니다!"
홍유리가 가르쳤던 재능있는 헌터. 그라면 몬스터들을 막아줄 수 있을 터. 이기준이 전선에서 빠진 공백을 메꾸기 위해 구진하는 세검을 들고 달렸다.
"엄호 부탁합니다!"
헌터 둘이 구진하의 뒤에 따라 붙자, 그는 속도를 높였다. 간격이 좁혀진 순간, 여태까지 달린 것을 도움닫기로 삼아 높게 뛰어오르며 마력과 함께 찔렀고 괴인의 복부를 깊게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
허나, 괴인이라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돌진하는 힘을 그대로 싣고 쳐내는 팔에 나가떨어진 구진하는 그를 엄호하고 있던 두 헌터들에게 받쳐졌고 덕분에 내려찍는 주먹을 피할 수 있었다.
고작 그것뿐인데 강한 충격에 어지러워졌다. 입가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소매로 닦으며 구진하가 중얼거렸다.
"Explozie."
간단한 영창과 함께 깊게 박힌 세검이 폭발했고, 수십 파편으로 나뉘어 칼날 조각을 남겼다. 하지만 그것조차 아물고 말리라.
'……미치겠군.'
여전히 멈추지 않는 발걸음에 구진하는 눈살을 찌푸리며 괴인을 보았다. 그 순간, 울려 퍼지는 목소리.
"―――Când coboară florile de zăpadă"
하연의 마법이 3절까지 영창되고 있었다. 하지만 5절을 완창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야만 한다…….
"Add! 6시 방향 4, 아니 5!"
소란에 몰려드는 몬스터 무리. 이은하의 외침에 따라 헌터들이 바쁘게 움직였고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여분의 검을 꺼내려던 구진하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까, 복부에 검을 찔러넣을 때 받은 반동이 상상 이상으로 컸는지 손목 어림이 얼얼하다.
'…무식한 괴력.'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막지 않으면 대열은 엉망이 될 테고, 순식간에 괴멸할 테니까. 급박한 상황에서 구진하는 검을 꺼내 달려드는 몬스터 무리를 쳐내며 후방을 보았다.
"Totul este înghețat și înghețat."
드디어 4절. 하연의 마법이 완성에 가까워져 간다. 침묵하는 입은 암운을 드리웠었고, 홍유리는 진홍의 마법진을 구현해냈었다. 그리고 하연의 마법. 어느샌가 하나둘, 눈송이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서서히, 싸라기눈은 거세게 몰아쳐 눈보라가 되었고, 이윽고 눈꽃을 만들어냈다.
괴인이 파죽지세로 공략대를 휩쓰는 와중, 구진하는 크게 소리쳤다.
"산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지십시오!"
그녀가 영창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대마법. 조금이라도 휩쓸리면 A클래스 헌터라 해도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 하연과 시선이 마주친 구진하는 작게 끄덕였다.
'조준할 수 있도록.'
산개하는 공략대. 구진하는 쓰러진 대원의 창을 주워 투척했고, 매섭게 날아가 괴인의 복부에 틀어박혔다.
'마력이 많지는 않지만…'
"Explozie―!"
한 번 더, 구진하는 폭발의 주문을 외웠다. 창의 촉이 터졌으나, 그 정도로 괴인의 걸음을 멈출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다.
"발사!
화르륵-
화살촉이 타오르며 마지막까지 대기 시켜 놓았던 궁수들의 사격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쏘아졌다. 몇 번이나 소용없었던 공격이나, 이번에는 다르다. 창이 폭발하며 드러난 상처 속으로 불화살이 파고들자 괴인은 고통스레 울부짖었다.
그렇게 드러난 틈. 구진하의 판단은 적절했다.
아름다운 순백의 눈꽃이 반짝이는 순간, 하연은 최후의 주문을 영창했다.
"Îngheață într-un viscol, ―Zero Absolut!"
"――――――!"
눈꽃이 머리 위로 내려앉은 순간, 마치 고장 난 기계처럼 괴인의 움직임이 멎었다.
"성공…했나?"
살얼음이 덮인 정도가 아니라 괴인은 얼음 동상이 되었다. 아까와는 달리 꿈틀거리는 움직임조차 없다. 제아무리 막을 수 없는 힘이라 하나 분자 수준에서 모든 걸 얼리는 대마법에는 대항할 수 없다.
"……!"
―원래라면 그랬다는 뜻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폭음이 들리더니, 절벽 아래로 떨어지던 무언가의 피와 살점이 비산해 밀림을 붉게 물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 가지 않아 모든 것을 동결시킨 절대영도의 공간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분자의 움직임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그 속에서 검은 마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슨?'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구진하는 눈살을 찌푸린 순간, 괴인이 꿈틀거렸다.
'……!'
검은 마력이 얼어붙은 괴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니, 지배하고 있었다. 머잖아 내부에서 피어오른 마력에 휩싸인 괴인이 부르르 떨리는 듯하더니.
"…전원! 공략대 전원 후퇴합니다! 지금 당장!"
상황이 급박해지기 시작했다. 고작 10초도 걸리지 않는 사이에 괴인의 발울림이 밀림에 울려퍼 지자 얼어붙은 초목이 산산이 깨져나갔다.
그러던 중,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울분을 담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버러지들이… 감히…!]
가득해진 검은 마력에 다시 깨어나기 시작하는 살덩이 괴인. 구진하가 돌아봤을 땐, 대마법을 사용한 당사자인 하연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어, 어떻게…"
장담컨대, 구진하는 그녀가 이처럼 당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여태까지 힘을 숨기고 있던 살덩이 괴인이 전력을 드러냈다기보다는 무언가 다른 존재가 깨어났다고 보는 게 합당하리라.
"……!"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이은하였다.
"여, 영창! 영창하고 있어요!"
이 먼 곳에서 마력의 파동을 감지하고 이은하가 소리쳤다. 이 검은 마력의 주인은 분명 저 절벽 위에 있었던 마법사이리라. 그걸 모두가 알아챘다.
'알파가 진 건가…?'
느껴지는 기척은… 없다. 하지만 마법사가 살아있다는 건 아까 절벽에서 추락해 비산하던 피와 살점은 알파였다는 뜻이다. 그에 구진하는 이를 악물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어떻게든 알파와 접촉하고 좀 더 빨리 대화를 시도했어야 했는데.
늦어도 너무 늦고 말았다…….
알파가 알고 있던 것, 막으려 했던 끝. 그리고 이단의 탕아들. 이젠 놈들을 쫓을 방법이 없어졌고, 무엇보다…
'당장 공략대가 괴멸당할지도 모른다.'
달리면서도 구진하는 머잖아 괴인이 대마법의 영향에서 벗어나면 절대 도망칠 수 없게 되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뗏목이 있는 곳까지는 아직 멀다.
[―――]
마법사의 영창. 그에 구진하는 질끈 눈을 감고 세검을 쥐었다. 어차피 잡힐 거라면 다른 이들이 도망칠 시간이라도 벌겠다는 생각에.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하죠."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
어느새 몸을 추스른 은자림이 구진하의 곁에 섰다. 그 심각한 부상이 벌써 나았을 리 없건만. 고개를 돌려보니 몇몇 헌터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남아 있었다.
"선자께서는 아직…"
"어차피 죽을 거라면 의미 있게 죽고 싶네요."
그 뜻은 자신과 같지만, 창선의 제자인 그녀만큼은 살려야 한다. 무엇보다 아직 상처가 낫지 않았다면…
그러다가 두 눈에 담긴 결의를 보고 구진하는 쓰게 웃었다. 물러나라고 해도 도무지 그럴 것 같지가 않아서.
결국 구진하는 감정이 담긴 한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쿵―! 쿵―! 쿵―!
땅이 울리는 이 소리는 마침내 괴인이 대마법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의미하고 있었으니까. 이젠 설득할 시간조차 남지 않았다.
[Fulger mare, îmi vei distruge dușmanii―!]
―쇄도하는 마법과 스멀거리는 검은 마력. 헌터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산개했고, 살덩이 괴인이 지목한 것은 구진하였다.
검의 폭발. 그리고 지휘. 괴인은 이 자리에서 가장 위협적인 적을 구진하라 판단했다. 괴인에게서 도망치는 건 불가능하다. 지척까지 다가온 괴인이 발을 차올리자 아찔한 풍압이 그를 지나쳤다.
'…이걸로 됐다.'
그 짧은 사이에 구진하는 살덩이 괴인의 발뒤꿈치에 세검을 박아넣었고, 자신을 끌어올렸다. 괴인이 몸부림치는 사이, 구진하는 괴인의 몸을 기어오르며 다시 외쳤다.
"Explozie!"
발뒤꿈치의 검이 폭발하며 괴인이 휘청였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헌터들은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검을 든 이기준이 뛰어오르고 하연이 다시 영창을 시작했을 때, 은자림은 힘껏 투창했다.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닌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으니까.
"Suliţă pentru a-l ucide pe diavol!"
마력을 담은 창을 휘젓듯 막은 괴인의 손등에 박혔다. 원래 구진하를 쳐내려던 그 손은.
"마를 멸하는 창!"
은자림의 외침에 따라 폭발했고, 구진하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전신에 박힌 대못과 철판을 집으며 계속해 뛰어오른 구진하는 괴인의 머리 위까지 순식간에 도착해 가지고 있던 마지막 한 자루를 꺼냈다.
"Explo…?!"
정수리에 검을 내리꽂기 직전, 구진하는 눈을 부릅떴다.
―검이 멀어져간다. 아니, 검을 쥔 손이 멀어지고 있었다.
[버러지가… 언제까지 활개 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느냐?]
진동하는 마력이 그를 조소했다. 검은 마력이 구진하의 어깨를 소멸시킨 것이다. 팔 한쪽이 사라졌고 이제 남은 무기가 없게 됐다…….
그런 암담한 상황에서조차 구진하의 판단은 빨랐다. 곧바로 뛰어내렸지만, 괴인의 목울대가 넘어가더니 상처가 회복되고 말았다.
'바포메트와 같은…!'
은자림이 경고했던 그 스킬. 검은 마력이 다가온다. 순식간에 팔의 상처를 되돌린 괴인 또한 구진하를 낚아채려 했다.
…이미 궤도는 바꿀 수 없다. 마력을 끌어올린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는다. 죽음을 직감한 순간, 알 수 없는 힘이 자신을 끌어당겼고, 아슬아슬 괴인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구진하는 자신을 구한 사람을 보곤 눈을 치떴다.
"…은하야? 이은하! 너 왜 도망가지 않았어!"
"저는, 저라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헐떡이는 숨. 한참을 달려온 거겠지. 그녀의 두 눈은 강한 의지를 품고 있었다. 묘한 확신을 가지고 이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라면 마법이 날아오는 궤도를 느낄 수 있어요. 저와 함께라면…!"
그게 사실이라면 두말할 것 없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구진하는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방금 자신을 구한 것만 보더라도 미래의 싹이 될 게 분명한 재능이다. 설령 이은하의 말이 사실이고 마법을 감지할 수 있다고 해도 승산은 낮다. 아니, 여전히 0에 가깝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녀는 여기서 죽어도 될 사람이 아니다. 이은하가 계속 헌터로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을까? 답답한 마음에 구진하는 한탄했지만, 이미 벌어진 일. 하는 수 없이 하나 남은 팔로 이은하를 옆구리에 끼웠다. 거꾸로 들려진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외쳤다.
"D, Distort!"
괴인의 팔이 날아오고 있었다. ―이은하가 구현한 왜곡은 괴인의 팔을 늦추는 데 성공했다. 0.0000… 셀수도 없이 미세한 만큼은. 결국, 아무 의미도 없다.
'괴물…!'
여태 이런 괴물과 싸우고 있었단 말인가? 이은하는 창백한 안색으로 소리쳤다.
"5시 마법! 팀장님, 팀장님!"
그 말이 끝나자마자 섬찟한 뇌전이 따라왔다. 일전, 알파는 직감과 간파로 음속을 넘는 침묵하는 입의 마법을 피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칠 대로 지친 구진하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남은 마력을 끌어올려 가까스로 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한계가 찾아오고 말았다.
"망할…"
원정으로 소모한 체력과 바닥을 드러낸 마력. 흐려진 시야. 괴인의 팔에 내쳐졌을 때 이미 골절과 함께 내부가 진탕됐었다. 거기에 팔 하나가 잘려 나간 상황에 억지로 움직였으니… 흩뿌려진 피, 대량의 출혈. 구진하는 지끈거리는 두통을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도망쳐. 빨리."
성큼성큼 다가오는 괴인… 구진하는 다시 한번 소리쳤다.
"명령, 이다! 이은하! 당장 도망, 도망치라고…!"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이은하가 자신을 당기고 있었다. 같이 있어봤자 결국 둘 다 죽고 마는데 왜 그 간단한 사실을 모르는 걸까…?
'아니, 알고 있겠지.'
결국 구진하는 쓴웃음을 지었다. 다 같은 생각인 거다. 은자림도, 자신도, 이은하도, 남은 사람들도.
어떻게든 살려보려 했는데… 공략대에 괴인을 멈출 방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여기서 끝이다.
"팀장님…!"
이젠 말도 못 하게 된 건지 죽은 피를 토하는 구진하를 본 이은하의 표정이 울상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발소리를 듣고 이은하의 표정이 두려움으로 물들어갔다. 밀림을 쳐부수고 다가온 거대한 피투성이 괴인의 주먹이 끝을 선고하듯 들어 올려졌다.
"……D, Distort…!"
여전히 그녀의 마력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조금의 방해도 되지 못한다는 듯, 괴인은 어깨높이까지 팔을 들었다. 저 주먹이 닿으면 이제는 정말 끝… 모든 게 끝나고 말리라.
결국 팀장님을 살리는 것도 불가능했고 나도 여기서 죽고 말겠구나…
이은하는 망연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머나먼 곳, 자신이 느꼈던 게 착각이라는 듯 완전히 사라진 마력과 기척. 그에 결국 이은하는 체념했고, 다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그래서 그녀는 보지 못했다.
어느새 검은 안개가 밀림 사이를 부유하기 시작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