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6화 〉 237화 : 뜻밖의 미로 (2)
* * *
위슨이 없어졌다고?
무언가 수상하게 여길 만한 징조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처음에 들어가서 안 오는 거면 몰라도, 한 번 왔다가 다시 간 거잖아.
근데 없어지다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아, 아냐, 일단 침착하자.
더럽게 뜬금없고 황당한 상황이지만 동굴이잖아.
두더쥐나 동굴벌레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녀석을 물고 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는 것보다는 아주아주 약간 더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어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긴 하잖아?
그렇게 애써 마음을 추스른 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블루벨에게 다시 물었다.
“정말이야? 확실해? 갈림길 뭐 이런 게 있는 건 아니고?”
“저 안은 외길이야! 무슨 구멍이 뚫린 흔적도 없는데, 맨 안쪽까지 갔는데도 그 꼬맹이가 없어! 길이 좁으니까 못 보고 지나쳤을 리도 없고, 그 녀석이 아무리 까매도 구분 못할 정도로 밤눈이 어둡진 않아!”
그리고 당연하지만 위슨 녀석은 이 동굴을 나가지 않았다.
적어도 우리가 앉아 있는 출입구 쪽으로는 오지 않은 것이다.
……미치겠네, 갑자기 사람이 사라질 수가 있는 거야?
물약 잘못 먹고 개미만 하게 작아졌나?
아니면 또 무슨 환각을 보게 만드는 도구 실험 중인가?
그것도 아니면 그 양피지 두루마리……
드워프들의 연구를 참고해서 마법을 담았다는 그 종이 시험하다가 문제가 생긴 걸까?
이런 젠장할, 떠오르는 것마다 죄다 있을 법해!
일부러 괴상하게 꼬아서 생각해봐도 진짜 일어났을 것 같아서 더 헷갈려 죽겠어!
아니 왜 하필 마법사가 사라져 가지고……!
이걸 대체 어떡해야 되지?
적어도 무사한지라도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연락할 방법이……
“……!”
……있어.
그것도 바로 근처에 있다!
말 세 마리 사이에 껴서 혼자 되새김질하고 있는 저 엘크……!
어째서인지 사투리를 쓰는 저 엘크도 위슨이 부리는 정령이잖아!
나는 황급히 녀석에게 다가가 물었다.
“벤투스, 위슨 어디 있는지 몰라? 아니, 지금 그 녀석 어디 있는지 물어봐줘!”
“모다는디. 안 되야.”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냐?! 아쿠아가 하는 걸 내가 봤는데!”
그 도시에서 귀족 아가씨에게 옷 빌려 입을 때, 내 이 두 눈과 귀로 똑똑히 보고 들었구만!
엘크 녀석은 자신의 뿔을 잡은 나를 심드렁한 눈으로 보면서 고개를 살짝 까닥였다.
“연결 끊겨서 안 되는 걸 나보고 우짜라고. 하, 꼬맹이 자슥, 으딜 싸돌아댕기는지 참말로 돌아불것구만.”
“너 표준어 쓰면 안 되냐……? 그러니까, 너랑 위슨이랑 연결이 끊겨서 연락이 안 된다? 근데 왜 말 안 했어?”
“방금 끊겼응께. 저 귀쟁이가 여 와서 꺅꺅거릴 때 뚝 끊겨부럿당께요.”
“그럼…… 너 사라져야 되는 거 아냐? 왜 멀쩡하냐?”
잘은 모르지만, 이 녀석과 다른 정령들은 위슨의 소환수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 녀석과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모습을 유지할 수 없는 거 아닌가?
근데 이 놈은 왜 멀쩡하지?
눈을 끔뻑이며 그에게 묻자, 엘크 역시 나를 마주보면서 눈을 끔뻑거리더니, 좌우로 살짝 고개를 까닥이며 말했다.
“지금 형씨랑 연결되어 있는디? 갸가 슬쩍 고쳐놨나벼.”
“엥? 왜?”
“내가 우째 알갓소?”
툭 내뱉은 후, 그는 고개를 젖혀서 자신의 뿔로 등을 살살 긁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흠…… 갸가 뒤지진 않은 건 분명한디…….”
“그건 알 수 있구나. 확실해?”
“잉, 확실혀요. 이 몸뚱이는 갸 마력으로 짠 거거든. 흠…… 잠만 있어보소잉.”
무언가 떠오른 건지, 엘크는 두 눈을 감고서 앞발 하나로 바닥을 딱, 딱 두드렸다.
그의 발굽이 바닥을 세 대째 때렸을 무렵, 그는 눈을 뜨곤 한숨을 쉬었다.
“역시 안 되는구먼. 어디 있는 건 확실한디, 추적이 안 되야. 꼭 뭐가 막힌 것 같어.”
“막혔다……?”
비 때문에 안 된다는 건 아닐 거고, 아마 마법적인 내용이겠지.
그래도 위슨의 목숨에 지장이 없다는 걸 안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나는 걱정 어린 목소리로 혼자 투덜거리는 엘크에게 고맙다고 한 후, 어찌할 것인지 눈으로 묻고 있는 세 아가씨에게 말했다.
“일단은 안쪽으로 들어가봐야겠어. 녀석이 거기 갔다가 없어졌으니까, 분명히 눈에 안 보이는 흔적이 있을 거야. 로나, 갈 수 있지?”
“물론이죠!”
방긋 웃으며 힘차게 대답하는 로나의 모습에, 어느 정도 불안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
로나는 사제이니, 마법과 관련된 거라면 무언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정말로 마법적인 장치 때문에 엘크가 ‘막혔다’고 느끼는 거라면, 로나가 그 장치를 부숴버릴 수 있겠지.
게다가 몸집이 작으니까 같이 움직이기도 편할 거고.
음음, 딱 맞는 인선이야.
나는 홀로 고개를 끄덕인 후, 배낭에서 야광석등을 꺼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로나랑 같이 갔다 올 테니까, 나머지 둘은 여기서 기다려줘.”
“……”
“……야, 메린, 그렇게 눈 부릅뜨지 마. 눈도 빨간 녀석이 진짜……. 걱정하는 건 아는데, 너도 알잖아. 블루벨 혼자 여기 둘 순 없다는 거.”
이미 한 명이 혼자 돌아다니다가 없어진 거다.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
물론 여긴 입구라서 저 안쪽과 달리 그럭저럭 앞이 보이지만, 비가 퍼붓고 있는데다 해가 지고 있는 탓에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처럼 비를 피해서 몬스터가 올지도 모르고 말야.
물론 엘크도 싸울 수 있지만, 동굴이 좁으니까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접어야겠지.
“마침 넌 밤눈도 좋잖아. 그러니 누가 쳐들어오든 괜찮겠지. 여길 부탁할게.”
“………”
내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도, 메린은 여전히 불안해하는 표정으로 내 옷자락을 잡고 있었다.
나 참,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는데.
미세하게 떨리는 그 손을 잡고, 나는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나 지금 로나랑 같이 가는 거잖아. 혼자 가는 게 아니라고.”
“어? 아…… 그렇지. 혼자 가는 게 아니었지.”
혼자 중얼거린 후, 메린은 길게 숨을 내쉬고서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여기 지키고 있을 테니까, 꼭 돌아와.”
“걱정 마세요, 메린 님! 무슨 일이 있어도 카엘 님은 제가 꼭 돌려보내드릴게요!”
“뭘 돌려보내, 임마, 불길한 소리하지 마! 음, 아무튼 다녀올 테니까 둘 다 조심해.”
“너희도 조심해!”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네는 블루벨의 말을 뒤로 하고, 나는 로나와 함께 캄캄한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똑. 또독.
통로 멀리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앞쪽과 뒤쪽, 어느 곳에서 울리는지는 알 수 없다.
어쩐지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그 소리를 들으며, 안쪽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외부에서 빛이 들어오지 않을수록 더 밝게 빛나는 야광석등 덕분에, 앞을 보는 데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아직까지는 어떤 이상한 소리도 들리지 않고, 갑자기 땅이 울리는 등의 낌새도 없다.
옆에서 나와 발을 맞추고 있는 로나도 특별히 느껴지는 건 없는지, 무슨 산책이라도 하는 것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그래도 두 손엔 철퇴를 들고 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나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을 터.
“……”
……그런데도 왜 이렇게 몸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걸까?
여기가 동굴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누군가가 감쪽같이 사라진 곳을, 내 발로 직접 향하고 있어서……?
“그러고보니, 카엘 님,”
“으……! 아, 응, 왜?”
제길, 아무리 긴장해도 그렇지, 다 큰 놈이 갑자기 말 걸었다고 깜짝 놀라고 그러냐!
뒤늦게 밀려오는 쪽팔림에, 나는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로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내가 놀랐던 건 신경도 쓰지 않는지, 여전히 앞을 주시한 채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메린 님이 아까 살짝 겁을 먹으신 것 같던데요.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어? 아, 그거? 음, 내가 말했던가? 이 년 전에, 엄마 돌아가셨다고…….”
“네, 숲에서 행방불명이 되셨다고 들었어요.”
“어. 그때, 엄마 혼자 숲에 가셨다가 그렇게 되셨거든.”
그 이후, 메린은 내가 마을 바깥, 특히 숲으로 가려고 하면 반드시 따라왔다.
설령 다른 일을 맡고 있었다고 해도, 그 일을 내팽개치고 욕을 먹을지언정, 나를 혼자 내버려두려 하지 않았다.
그 탓에, 엄마의 시신이라도 찾으려고 했던 나와 함께 장장 일주일 동안 숲을 헤매고 돌아다닌 것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 숲에 혼자 죽으러 간 적이 있는 만큼, 더 걱정이 되었던 것이리라.
“흠…… 메린 님이 어머님을 잘 따르셨나봐요?”
“그랬나봐. 그 녀석이 혼자서도 살 수 있도록, 엄마가 이것저것 가르치셨거든.”
엄마는 메린에게 요리, 바느질, 베 짜는 법 등은 물론이고, 여자로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것들을 전부 가르치셨다.
그 녀석이 그런 성격에도 머리를 땋거나 라벤더 오일로 몸단장을 하는 건, 엄마에게 배운 덕분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메린 녀석, 우리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는 나를 따라서 ‘엄마’라고 불렀었지.
말이 어눌한 게 고쳐지면서 ‘아주머니’가 되긴 했지만, 어쩌면 우리 엄마를 자신의 어머니처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뭐, 그랬으면 좋겠다고 나 혼자 생각하는 것뿐이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 기억 때문에, 또 다른 소중한 사람을 잃을까 불안하다는 거네요…….
나 참, 카엘 님, 그걸 아시면서 그렇게 담백하게 인사하신 거에요? 좀더 안심하도록 하셨어야죠!”
“엉? 거기서 뭘 더하라고?”
떨리는 손을 잡아주고, 혼자 가는 게 아니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었으면 됐지.
실제로 메린의 불안감은 그걸로 조금 가라앉았지 않은가?
로나는 의아해하는 나를 힐끗 쳐다보면서 빙그레 웃었다.
아주아주 맑고 밝은 웃음.
이 자식이 날 놀릴 때 짓는 그 웃음이었다!
“카엘 님도 참~ 당연히 키, 스,”
“사악한 음란마귀는 썩 물러갈지어다!”
따악!
간만에 작렬한 놋지빌식 악령퇴치술, 딱밤이 만들어낸 고운 소리가 동굴 안에 은은히 울려퍼졌다.
“히잉…… 아파요…….”
로나는 한 손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코를 훌쩍였다.
내 딱밤보다 훨씬 강한 공격을 받아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녀석이 엄살은…….
그나저나 로나 녀석, 한 손으로 철퇴를 들고 가면서도 몸을 휘청거리기도 않고 똑바로 걷고 있네.
이야, 대체 힘이 얼마나 센 거야?
나이 더 먹으면 주먹으로 곰 대가리 깰 수 있게 되는 거 아닐까 몰라.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훌쩍이는 소리까지 같이 들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동굴 끝에 다다르게 되었다.
블루벨의 말대로, 여기까지 오면서 어떤 갈림길도, 심지어는 벌레가 낸 구멍조차도 하나 없는 깔끔한 외길이었다.
어디 숨겨진 통로가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위슨 녀석, 진짜 어디로 간 거지……?
또 다시 머리가 지끈거리려는 찰나, 로나가 문득 정면의 막힌 부분을 손으로 스윽 쓸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흠? 흠흠……”
“왜, 뭐 느껴져?”
“약~간요. 흐음, 뭘까요? 결계인 것 같기도 한데요……. 어디 보자…….”
그렇게 중얼거린 후, 그녀는 철퇴를 든 채 작은 목소리로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철퇴에 금색의 빛이 은은하게 감돈다 싶을 즈음, 그녀는 천천히 눈을 뜨더니,
“핫!”
쿠웅!
그대로 철퇴를 벽에 꽂아버렸다!
동굴 무너지게 뭐하는 거냐고 물으려는 순간, 철퇴가 꽂힌 부분에서 금색 빛이 나와 벽 전체로 퍼지더니, 곧바로 와장창 박살이 나버렸다.
즉, 동굴 벽을 무너뜨려버린 것이다!
나는 모락모락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걸 멍하니 바라보면서 로나에게 물었다.
“……로나야, 지금 뭐한 거니?”
“뭔가 마법이 걸려 있길래 부쉈는데요.”
“야, 미리 말 좀 하고 하면 안 되냐?”
“어차피 하라고 하실 거 같아서 그냥 했는데요.”
“그래도 먼저 말 좀 해줘, 임마…….”
그래야 마음의 준비라도 할 거 아냐!
이 놈이나 저 놈이나 진짜, 평범한 사람 배려할 줄을 몰라!
아무튼 로나가 무언가 부수긴 했는데, 우리 쪽으로 돌 부스러기가 튀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는 건, 저쪽에 돌멩이들을 품을 충분한 공간이 있다는 소리인데……?
이내 야광석등이 흙먼지가 가라앉은 어둠 속을 비추며, 벽 너머에 무엇이 숨겨져 있었는지 보여주었다.
“……!”
……갈림길이다.
우리가 지나온 동굴 길의 두 배는 되는 것 같은 길이, 두 개도 아니고 세 개나 나뉘어져 있다.
하나같이 그 끝이 어둠 속에 파묻혀져 있어, 섣불리 나아가는 건 위험할 것 같았다.
“오, 아까 있던 곳보다도 천장이 높네요.”
“음…… 그러네.”
로나를 따라 위를 올려다보니, 야광석등의 빛조차 닿지 않는 암흑이 가득 펼쳐져 있다.
얼마나 높은 건지, 등을 살짝 위로 던져보아도 여전히 캄캄하기만 했다.
“로나, 천장에 뭐 있진 않지?”
“돌밖에 없어요.”
“다행이네.”
머리 위가 시커먼 게 조금 많이 꺼림칙하긴 하지만, 밤하늘이라고 생각하지, 뭐.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나를 향해 깜빡이는 두 잿빛 눈동자를 보며 말했다.
“돌아가서 둘 데려오자.”
“아, 네.”
이 정도로 통로가 크면 말을 끌고서 다닐 수 있겠지.
저 갈림길이 어디로 이어지며, 얼마나 길게 뻗어 있는지 모르니, 입구에 말을 두고 오는 건 좋지 않을 듯했다.
잘못하면 위슨과 길이 엇갈릴 수도 있지만……
엘크가 길을 가면서 계속 위슨에게 연락을 시도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어느 정도 줄어들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동굴 입구로 돌아온 우리를, 메린과 블루벨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아, 마침 잘왔네.”
한 명은 평소처럼 덤덤하게.
“으으으, 드디어 왔어어…….”
다른 한 명은 덜덜 떨고 있을 뿐 아니라, 울먹이기까지 하면서.
감정 상태는 완전히 상반되어 있지만, 둘 다 질척이는 녹색 액체를 뒤집어쓰고 있고, 각각 무기를 든 채 입구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는 건 똑같았다.
그리고 나는 두 사람의 처참한 몰골 너머에 있는, 그 두 사람도 보고 있을 그것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저건…… 뭐야……?”
쏴아아아아—
쿠구궁……!
이따금 번개가 번쩍이고 있는 바깥, 여전히 조금도 기세가 꺾이지 않은 채 퍼붓고 있는 빗속.
아까는 아무것도 없었던 그곳에, 붉은빛 동그라미가 두 개 달린 그림자가 서 있었다.
“구우우우……….”
……이 통로의 천장과 폭에 딱 맞아 보이는 그림자가, 음산한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