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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소꿉친구 검성이 무섭다-256화 (256/475)

〈 256화 〉 247화 : 끝없고 한없는 서고 (2)

* * *

인간불신에 걸린 안타까운 엘프, 블루벨이 발견한 건 이 오두막이 분명했다.

톡 건들면 그대로 무너질 것 같이 허름해서, 사람보다는 유령이나 요정들이 살고 있을 것 같다.

뭐, 어디에도 창이 나 있지 않으니, 집보다는 창고에 가깝겠지.

……집이 없는데 달랑 창고가 있다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하지만.

혹시 다른 건물이 있나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역시나 보이는 건 풀과 나무뿐이었다.

허탕이네.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헛수고했네. 하…… 블루벨이 미리 보고 와줬다면 이런 개고생은 안 해도 되었을 것을…….”

“흥, 사람을 미끼로 던지는 미친놈을 위해 수고해줄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꿈 깨셔!”

“엄연한 전술이었다고. 댁도 전투원이니까 알 거 아냐.

……아, 혹시 ‘여긴 우리에게 맡겨라’고 하려 했는데 못해서 그래?”

그래, 그 이유 때문일 거야.

그거 말고는 이렇게까지 심통을 부릴 만한 게 없잖아.

즉, 블루벨은 굉장히 폼을 재면서 ‘여긴 우리가 맡을 테니 먼저 가라’는 멋진 대사를 할 기회를 놓친 걸로 날 원망하고 있는 거다!

하지만 그걸 유치하다며 비웃을 생각은 없다.

오히려 나는 진심으로 블루벨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큭, 평생에 한 번 말을 해볼까 말까 한 대사였는데,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그 알맞은 때를 알아차리지 못하다니……!

나름 독서가라 자부하는 놈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미안, 블루벨. 그땐 너무 서두르느라 미처 생각을 못했어. 정말 미안해!”

“내가 너냐, 미친놈아, 대사 못 쳐서 화내게?! 나랑 블루스타를 버림패로 삼았던 게 빡치는 거거든?!”

“아, 뭐야, 아니야? 나 참, 그때는 댁이랑 블루스타를 믿고 맡긴 거지. 버림패로 삼은 게 아니라고.”

애초에 블루스타 본인이 말했다.

무기 하나 없어도 아무 문제없다고.

그래서 알아서 잘 살아남겠지 하고 맡겼던 거구만…….

“맡아달라고 말을 하고 가든가!”

“하지 않았나?”

“안 했어! 한 마디 말도 없이 몰래 출발했잖아!”

그랬던가?

아무리 그래도 한 마디 말도 없이 가진 않았을 거 같은데…….

메린을 슬쩍 바라보자, 녀석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수고하라고 하면서 갔었지.”

“뭐야, 말했네.”

“맡아달라고 안 했다고! 맡겠다고도 안 했고! 너 이 새끼,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지?! 다 알면서 나 약오르라고 일부러 지랄하는 거 아냐?!”

내 멱살을 잡고 마구 흔들어대는 블루벨의 얼굴이란……

음, 엘프들에게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사람이 지을 표정이 아니라는 것 말고는 달리 형용할 수가 없다.

그보다 숨 막혀!

그냥 멱살 잡혔을 뿐인데 숨이 다 막히네?!

“아, 알았어, 알았다고! 미리 말 안 하고 전술 쓴 거 사과할게! 미안해!”

그녀의 손을 탁탁 치며 절실하게 외치니, 이내 목을 죄이던 느낌이 확 풀리며 말 그대로 숨통이 확 트였다.

……휴, 죽을 뻔했네.

“……흥! 이제 와서 고작 사과 정도로 용서해줄 줄 알아? 어림도 없는 소리!”

“하…… 그럼 내가 뭘 하면 용서해줄 건데?”

극상의 술을 바치는 것?

어쩌면 우리 중에서 제일 연장자이니까, 극대의 존칭을 붙이면서 고이고이 모시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전자는 기꺼이 들어줄 수 있지만, 만약 후자처럼 자신을 극진히 모시라고 하면 그냥 평생 원수로 보라고 해야지.

그렇게 결심하고 블루벨의 대답을 기다렸다.

딱딱한 표정으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블루벨의 입이 기어코 열리며……

“요리 가르쳐줘.”

엄청난 난제를 걸어왔다!

아니, 이건 난제도 아니야!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불가능의 극치, 거의 세상의 법칙이나 마찬가지라고!

내장 다 터져서 쓰고 비린 생선도 맛있다고 잘 처먹는 사람인데 요리를 어떻게 가르쳐?!

…………아, 그렇구나.

이건 날 용서할 마음 따위 개미 발톱의 때만큼도 없다는 소리인 거군.

그때 일이 그 정도로 큰 마음의 상처였던 모양이다.

할 수 없지, 뭐.

나는 한숨을 쉬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절대 용서할 수 없으면 그렇다고 그냥 말해. 왜 굳이 그리 빙빙 돌려서 얘기하고 그래? 알았어. 몰래 나 쏴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게.”

“난 진심인데? 네가 요리 가르쳐주면, 그때 버리고 튀려 했던 거 용서해줄게.”

“……”

진심…이라고……?

세상에, 이 엘프가 진심으로 날 죽이려 하는구나……!

요리를 가르친다는 건, 배우는 사람이 만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소리 아닌가!

“생각보다 건설적인 제안이네요~ 좋은 거 같은데요?”

“걱정 마라. 위슨이 해독제 챙겨줄게.”

“………”

블루벨의 독요리를 먹어도 탈이 안 난다고 막말을 퍼붓는 두 꼬맹이 사이에 껴서, 메린이 홀로 말없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여러 번 보아서 익숙하지만, 그걸 마주할 때의 느낌은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 눈빛.

마치 한겨울에 휘몰아치는 눈보라처럼 싸늘한 그 눈빛이었다!

아니, 메린 녀석, 아직도 블루벨을 질투하는 거야?

대체 왜?!

“그, 그래서 어쩔 거야? 빠, 빨리 대답해!”

블루벨도 그 눈초리가 마구 느껴지는 모양이다.

이름처럼 얼굴이 파랗게 물든 채, 미세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제안을 스스로 철회하지 않는 걸 보면, 진짜로 요리를 배우고 싶은 듯했다.

진심에는 진심으로 답할 것.

사람이라면 응당 그래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크게 심호흡을 한 후, 나는 두려움에 말문이 막혀버리기 전에 입을 열었다.

그런 다음, 지금 당장 끌어모을 수 있는 진심을 가득 담아 그녀에게 전했다.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

정면에 있는 블루벨을 포함해, 여기저기에서 건조한 시선이 마구 날아왔다.

이걸 왜 수락을 안 하냐고 보류하냐는 비난 섞인 시선을 받으면서도, 나는 가슴을 쓸며 깊이 안도했다.

메린의 눈빛에서 마구 뿜어져 나오던 살기 어린 냉기가 잠잠해졌으니까……!

그리고 그녀는 다른 세 사람이 나에게 시선을 마구 던지는 동안,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홀로 덤덤히 오두막을 가리켰다.

“그래도 이왕 발견한 거, 안에 한 번 들어가보자.”

“……그래, 그러자.”

하하하, 태도 바뀌는 속도 봐, 존나 빠르네.

어처구니와 넋이 손잡고 함께 빠져나가는 기분을 느끼며, 나는 멍하니 문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

활짝 열린 문 너머의 풍경은, 한 마디로 말해 폐허였다.

구멍 뚫린 지붕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오두막을 비추며,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폐허를 드문드문 들추고 있었다.

……흠, 선반이 아니라, 침대나 서랍 등등이 있네. 의외로 창고가 아니었나보군.

뭐, 하나같이 여기저기 깨지거나 비틀려 있지만.

으음, 일단 몬스터가 있는 것 같진 않은데…….

턱을 문지르며, 밝으면서도 어두침침한 오두막 안으로 한 발 내딛는 순간,

“……어라?”

시야 한가득, 말끔하게 정돈된 로비가 보였다.

내딛었던 한 발을 다시 뒤로 빼어 물러난 다음, 멍하니 다른 녀석들을 둘러보았다.

세부적인 감정은 다를지언정, 다들 의아해하는 눈으로 나를 마주보았다.

“왜 그래?”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 메린에게, 나는 멍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 문지방을 넘어가니까, 다른 게 보여서…….”

“다른 거?”

“뭔가 로비 같은 곳이 보이던데……?”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위슨이 눈썹을 들썩이더니 문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아잇, 저 자식이 또!”

황급히 녀석을 쫓아 다시 오두막 안에 들어섰다.

그러자 방금 본 말끔한 로비가 다시 나타나면서, 위슨이 그 한가운데에 서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 게 보였다.

이게 어떻게 된 건지는 몰라도, 일단 저 놈부터 잡아야 돼!

냉큼 뛰어가서 녀석을 붙잡았다.

“얌마, 그렇게 뛰어들지 좀 말라고!”

“여기야, 여기! 바로 여기라고!”

닦달하는 나를 보는 그의 눈엔 기쁨이 한가득 차 있다.

어쩐지 들뜬 것 같기도 한 그 모습에, 나는 녀석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건지 대번에 깨달았다.

“여기가 ‘끝없는 장서관’이라고? 확실해?”

“틀림없어. 그 동굴이나 미로보다도 마력이 짙어! 저기 문이 있으니까 얼른 들어가자!”

“알았어, 알았으니까 좀 진정해!”

녀석은 잔뜩 흥분해선, 당장이라도 문으로 달려들 기세였다.

갑자기 튀어나가면 곤란하니, 일단 녀석의 어깨를 단단히 붙잡았다.

일단 나가서 다른 녀석들을 불러올까 생각한 찰나, 뒤쪽에서 발굽 소리와 함께 다른 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녀석의 어깨를 내 팔에 건 채 고개를 돌리자,

“와, 진짜 로비네.”

“위상을 덮어씌운 걸까요? 음, 그냥 공간이동 같기도 한데요.”

나와 위슨은 안중에도 없이 주변을 둘러보며 감탄하는 인간 두 명과,

“어휴, 사내 자식 아니랄까봐……! 그렇게 대뜸 뛰어들면 어떡해!”

그리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나무라며, 문을 닫고 들어오는 엘프 한 명이 보였다.

……세상에, 나랑 위슨에게 가장 덜 호의적인 사람이 가장 걱정하고 있네.

별일 없을 거라고 강하게 신뢰하고 있다는 반증인가?

진짜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되는 건가……?

그보다 저 엘프, 겁도 없이 문을 그냥 닫아버렸는데, 우리 여기서 다시 나갈 수 있는 걸까?

약간 뒤숭숭한 마음으로 녀석들을 쳐다보는 나를 향해, 위슨이 파랑새의 입을 빌려서 말했다.

“야야, 카엘, 다 모인 거지? 이제 들어가도 되는 거 아니냐? 놔줘놔줘놔줘놔줘놔줘.”

“아잇, 진짜! 흥분 좀 가라앉히라고, 임마! 갑자기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마당에……!”

우와, 위슨 녀석, 꼭 동굴을 마주한 것처럼 눈이 완전히 돌아갔어!

심정은 알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거 없다는 거 알 만한 녀석이……!

슬슬 몸부림을 치기 시작하는 녀석을 어떻게든 붙잡으려 애쓰고 있는데, 갑자기 로비 안쪽의 문이 열렸다!

반사적으로 바짝 긴장하면서, 그 안에서 무엇이 기어나올지 주시하기 시작했다.

“하, 돌아버리겠네. 왜 꼭 뭐 할 때만 골라서 시키는 거야?”

투덜투덜거리는 말소리와 함께, 두꺼운 테가 달린 안경을 쓴 남자가 터벅터벅 걸어나왔다.

아무런 무늬도 없는 길다란 로브를 입은 남자는, 텅 비어서 축 쳐져 있는 포대자루를 질질 끌고 나오다가,

“……엥?”

로비에 멀거니 서 있는 우리 일행을 보고 눈을 몇 번 깜빡인 다음,

“신참이다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도로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반쯤 열리다 만 문이 굉장히 어이없다는 듯이 덜렁덜렁 흔들리고 있었다.

……근데 뭐? 신참?

손님이 아니고?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에 멀거니 문만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사람이 쿵 떨어졌다!

“?!”

화들짝 놀라, 위슨을 붙잡은 채 뒤로 폴짝 뛰었다.

“끄으으……”

바닥에 엎어져서 신음하는 저 사람……

방금 나오다가 도로 들어간 그 사람인데?

“아오, 어리버리한 새끼. 야, 이 띨빡아, 이 자들이 어딜 봐서 신참이냐?”

“……!”

뒤이어 옆쪽에서 한숨 섞인 푸념이 들렸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자, 줄무늬가 들어간 로브를 입은 또 다른 남자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등장하는 거……

이거 굉장히 익숙한 경험인데!

“아야야…… 보기엔 이상해도 틀림없다니까요! 마력이 느껴진다고요!”

“야, 이 새끼야, 우리가 초대장 안 보낸 지가 몇 백 년인데 신참이 오겠냐?! 그것도 말까지 끌고?!”

줄무늬 로브 남자는 순식간에 안경 남자 옆으로 오더니, 그 머리를 사정없이 후려치면서 계속 말했다.

“생각을 좀 하고 살아라, 등신아! 마력 있으면 다 재능자야? 부적 같은 걸 가지고 있을 수도 있잖아, 띨빡 새끼야! 네가 그 모양이니까 아직도 허드렛일이나 하는 거 아냐!”

“아으으…… 그럼 선배님이 확인해보시던가요!”

“이 새끼가 어디서 말대꾸야, 콱 그냥!”

손을 쳐들며 안경 남자를 위협한 후, 줄무늬 로브 남자는 한숨을 푹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를 돌아보았다.

한 사람씩 살피는지 이리저리 움직이던 그의 눈동자가, 내 쪽으로 오면서 우뚝 멈추었다.

“흠……?”

남자는 눈썹을 실룩거리면서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몸을 살짝 낮추어 위슨과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너 어디서 왔어?”

“부엉이탑.”

“허?”

위슨의 대답을 들은 남자가 놀란 듯이 소리를 흘리자, 바닥에서 일어나 앉아 있던 안경 남자가 반색하며 외쳤다.

“거봐요, 신참 맞죠?! 아싸, 드디어 막내 탈출이다아아아!!”

“아, 좀 닥쳐봐!”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안경 남자를 다물게 한 다음, 줄무늬 로브 남자는 진중한 표정으로 위슨을 보며 재차 물었다.

“……부엉이탑? 대륙 동쪽에 있는 호수, 거기 섬에 있는 탑 말하는 거냐? 마일린이 세운……?”

“엉.”

“세상에……!”

남자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멍하니 위슨을 보더니, 허공을 향해 크게 외쳤다.

“긴급! 긴급! 육백 년 만에 새끼 부엉이가 방문했다! 시급히 관장님께 보고 바란다!

반복한다! 긴급! 긴급! 새끼 부엉이, 대현자 마일린의 제자가 방문했다! 시급히 관장님께 보고 바란다, 오버!”

그런 뒤, 그는 다시 우리를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죠. 야, 띨빡, 넌 저 말들 데려가라.”

“어, 네? 자, 잠깐만요, 선배님! 새끼 부엉이라니, 신참이 아닌 거에요?!”

“신참은 무슨, 귀한 손님이다, 등신아! 얼른 움직여!”

“그럴 수가아아아아아!!”

마치 세상이 끝장나기라도 한 것처럼, 안경 남자는 제자리에 엎드리며 절망에 가득 찬 절규를 내질렀다.

……아까 막내 탈출 어쩌고 하던 거 같은데, 여기 생활이 좀 많이 힘든 모양이군.

그런 그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내려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후, 줄무늬 로브 남자는 문을 가리키면서 우리에게 말했다.

“저 놈은 신경 쓰지 마시고 안에 드시죠.”

“어…… 저기, 확인차 여쭙는 건데, 여기가 ‘끝없는 장서관’이 맞나요?”

조심스럽게 묻자,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예. 맞습니다. 세상의 온갖 지식이 모여드는, 끝없이 한없이 뻗어 있는 커다란 서고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전부 마법사이시고요?”

“전부는 아닙니다. 뭐, 사서들…… 마법사들도 있긴 한데, 다른 직책들도 있거든요. 아무튼 들어오시죠. 자세한 건 안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반쯤 열린 문 앞으로 순식간에 이동한 후, 문을 완전히 활짝 열었다.

나는 그때까지도 계속 붙잡고 있던 위슨을 놓아준 다음, 모두와 함께 천천히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여러 괴상한 그림들이 걸려 있는 짧은 복도를 걷고 모퉁이를 돌자,

“……우와.”

책으로 된 거대한 원형 기둥이 우리를 맞이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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