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차도 위를 달리고 있는 커다란 밴.
안대를 하고 곯아떨어져 있는 젊은 남성 한 명.
그러다 곧 차가 과속방지턱을 넘으며 덜컹거렸고.
그에 놀라 남자가 눈을 떴다.
“아, 으. 흐아암. 뭐야?”
“미안하다. 깼냐?”
기지개를 켜는 남자.
안대를 벗으니 하얗고 조그마한 얼굴이 드러났다.
머리는 탈색해 은발이었고.
한 눈에 봐도 ‘아이돌이다’하고 느낄 수 있는 비주얼.
그룹 빅터의 재오였다.
“뭐야. 얼마나 지났어?”
“아직 도착하려면 조금 남았다. 좀 더 자.”
“됐어. 이젠 자고 싶어도 잠이 안 오더라고. 나 커피 좀.”
“요즘 워낙 바빴으니까. 자, 여기 있다.”
자동차 컵홀더의 아메리카노를 건네는 남자.
재오의 로드 매니저인 조실장이다.
두 사람은 다음 스케줄을 위해 이동 중인 상태고.
4년 전 데뷔한 빅터는 대한민국 최정상 남자 아이돌.
한류열풍을 타고 최근엔 일본과 동남아시아 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최근엔 그룹 활동보다 멤버들의 개인활동에 집중하고 있고.
“아으, 이제 좀 살겠네. 이제 커피 없으면 못 살겠어.”
재오가 빨대를 쪽쪽 빨며 말했다.
톱급 아이돌의 일상.
차에서 쪽잠으로 수면을 해결하고.
밥도 김밥이나 도시락으로 떼우기 일쑤다.
“형. 다음 스케줄이 뭐라고 했지?”
“니가 모델 맡은 아웃도어 휴마. 거기 오늘 연남동점 오픈 기념 행사 참석하러 가잖아.”
“뭐 노래 부르고 하진 않겠지?”
“어. 그냥 사진 좀 찍고, 인터뷰 하면 끝일 거 같다. 그거 끝나면 곧장 라디오하러 KBC로 가야 하고. 그 이후엔 토크쇼 촬영.”
“오늘도 바쁘네, 바빠. 아. 그럼 메이크업 좀 고쳐야겠네.”
재오가 코디에게 얼굴을 맡기고 있을 때.
백미러를 힐끔거리며 조실장이 말했다.
“아, 맞다. 너 공익광고 들어왔다.”
“공익 광고?”
“너 보건복지부 홍보대사잖냐. 페이 없이 참여하는 재능기부 형식이야.”
“나야 상관없는데. 회사에서 그걸 오케이 한 거야?”
“나중에 기자들한테 뿌리면 알아서 이미지 메이킹 해줄 거니까. 페이 몇 푼 받는 것보다 훨씬 낫지.”
연예인에겐 이미지가 생명 아닌가.
돈으로도 만들 수 없는 게 바로 이미지다.
아이돌 재오가 공익광고에 노 개런티로 출연한다.
그것도 아동학대 방지 캠페인의 일환.
이미지 상승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런데.
재오의 표정엔 불만이 깃들어있었다.
“그래, 공익광고고 뭐고 다 좋아. 근데 형. 나 대체 언제 연기시켜 줄 거야?”
“말했잖아. 조금만 더 기다려. 그리고 굳이 연기 안 해도 되잖아? 주말 황금시간대 지상파 예능에 고정으로 들어가고 있고.”
“말했지? 나 연기하고 싶다고. 나 원래 배우 오디션 보고 들어왔다니까? 갑자기 회사에서 아이돌로 전향시킨 거잖아.”
재오의 말대로.
재오는 배우 지망생으로 오디션을 봤다.
그러나 회사 측에선 데뷔를 앞두던 빅터에 재오를 꽂아넣었다.
비주얼 담당으로.
덕분에 재오는 팔자에도 없던 춤과 노래를 죽어라 연습해야했다.
물론 그러고도 실력은 여전히 부족했지만.
노래마다 재오의 파트는 최대한 적게.
군무를 출 때는 눈에 띄지 않는 뒤쪽으로.
그러나 곡이 끝날 땐 비주얼을 자랑하는 엔딩요정으로.
그렇게 살아남은 재오다.
뜨고 난 뒤에 연기를 하겠다는 집념 하나로 말이다.
“다른 멤버들은 지금 앨범내고, 단콘(단독 콘서트)까지 하는데. 나만 혼자 예능에서 뺑이 돌고 있잖아. 나도 임팩트 있게 뭐 하나 해야 한다니까?”
어차피 음악적 역량이 부족해 솔로 앨범은 엄두도 못낸다.
그래서 개인활동 시기엔 반드시 연기에 도전하고 싶었거늘.
예능과 라디오, 대외행사만 주구장창 뛰고 있는 상황.
때문에 재오의 불만이 쌓이고 있는 것.
“걱정 마라. 이번에 들어가는 공익광고가 약간 초단편영화 같은 느낌이랜다. 듣자 하니 진짜 배우들 섭외해서 한다는데.”
“진짜? 출연진은? 유명한 배우 있어?”
눈을 빛내며 묻는 재오.
그러나 조실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듣자 하니 배정된 예산이 얼마 안 되는 모양이다. 게다가 너랑 붙는 건 아역배우 한 명이 끝이긴 해.”
“에라이. 나도 노 개런티로 참여하는데 예산이 없어? 진짜 쪼잔하네. 정부 사업이라면서.”
곧장 재오의 얼굴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덕분에 코디로부터 기껏 고쳐놨는데 얼굴 찌푸리지 말라는 핀잔을 들어야했다.
“하. 유명한 배우 좀 있으면 안면 트고 연기 좀 배우려 했는데.”
“연기 트레이너 붙여달라고 하지, 뭘 배우를 찾냐?”
“회사는 여태 내가 연기하고 싶다는 거 개무시했는데, 트레이너를 잘도 붙여주겠다.”
메이크업을 끝낸 뒤.
거울을 보며 앞머리를 정리하던 재오가 중얼거렸다.
“그런데 진짜 이해가 안 가네. 회사가 나 연기하는 거 기를 쓰고 막는 느낌이야. 안 그래, 형?”
그러자 뜨끔한 조실장이었으나.
곧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에이. 회사가 뭐하러 막냐. 그냥 지금 잘되고 있으니까, 괜히 새로운 거 할 필요 없다는 거지.”
“하여간. 어떻게든 뽑아먹으려고 난리지.”
“그러게 말이다. 하하.”
회사에서 재오를 배우에서 아이돌로 전향시킨 이유.
그리고 절대 연기를 시키지 않는 이유.
그 이유를 아는 조실장은 그저 침묵할 뿐.
“너랑 붙을 그 아역배우한테 좀 배워보지 그래? 연기경력으로 보면 걔가 선배 아니냐? 크크.”
대신 실없는 농담을 건네, 화제를 바꿨다.
“에휴. 애가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 NG나 안 내면 다행이지.”
영 재오의 표정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조실장은 에라 모르겠다, 그대로 질러버렸다.
“알았어, 내가 약속한다! 이번 광고 반응 좋으면 사장님한테 쇼부 쳐서라도 허락 받을테니까, 너무 걱정마라.”
“진짜지? 나 형한테 진짜 계속 속았는데 마지막으로 믿는 거야?”
“그래, 임마. 그러니까 파이팅 하자고. 알았지?”
“오케이!”
그제야 표정을 풀고 싱글벙글 웃는 재오.
맛있게 커피를 쪼옥 빨아들였다.
“그러니까 이번에 준비 열심히 해. 공익광고라 쫙 퍼지는 거 알지?”
“형. 나 배우로 들어왔다니까? 이 정도는 껌이지.”
재오는 자신만만하게 소리쳤다.
자신에게 닥칠 미래도 모르고.
*
다시.
서림미디어의 사무실.
“여기 대본입니다.”
구학준이 그리 말하며 종이를 내밀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박유진 배우가 맡을 역할이 바로 부모에게 아동학대 피해를 입은 아이입니다.”
“음, 역시 그렇군요.”
아버지인 박태종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아무리 광고 속 역할이라고 해도, 아동학대 피해자라니.
감정적으로 힘든 작업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
“물론 직접적 학대 장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런 부분은 연출로 나타낼 거고, 재오 씨와 붙는 장면 외엔 모두 단독촬영으로 갈 겁니다. 멘탈 케어를 위한 아동심리전문가도 함께 붙을 거고요.”
아무리 예산이 없다고 해도 광고는 광고.
게다가 정부기관의 공익광고가 아닌가.
역시 준비성이 철저했다.
‘물론 나에겐 별 쓸모가 없지만.’
유진이 멘탈케어를 받을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
그런 얘기엔 관심이 없는 유진.
곧장 대본을 펼쳐들었다.
광고답게 영화나 드라마 대본처럼 양이 두툼하진 않았다.
덕분에 유진은 순식간에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방지 캠페인
‘나의 눈길, 아이들의 꽃길’ 공익광고
등장인물
아이의 부모
아이
선생님
기타 초등학생들
#1 긴팔의 아이
초등학교 교실 안.
매우 무더운 여름.
다들 시원한 반팔차림인 아이들.
그런데 한 아이가 두꺼운 긴팔 옷을 입고 왔다.
긴팔을 입고온 아이를 보며 쑥덕대는 아이들
긴팔의 아이는 땀을 뻘뻘 흘리는 상태.
곧 고개를 푹 숙이며 움츠러든다.]
첫 장면부터 이목을 끈다.
무더운 여름날, 아이 하나가 혼자 긴팔 옷을 입고 있다니.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날이 점점 더워진다는 것을 암시하는 연출.
그와 더불어 아이의 옷도 점점 길어진다.
왜 그렇게 입고 왔느냐.
덥지 않느냐.
그 질문에도 묵묵부답인 아이.
그밖에도.
이 아이가 매우 굼뜨고 소심하다는 것을 부각하는 시퀀스가 나온다.
아이에게 마치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4 선생님의 전화
교무실 안.
내려다보니 책상 위로 종이 하나가 보인다. 클로즈업.
‘가정방문 필수시행 공문’이라고 적혀 있다.
수화기를 드는 선생님.
선생님 여보세요? 네. 가정방문 때문에 전화드렸는데요.]
그에 걱정하던 선생님은 가정방문으로 아이의 집에 가게 된다.
[#5 가정방문
선생님 아이가 요즘 옷을 너무 덥게 입고 나와서요.
아버지 아, 우리 애가 추위를 잘 타서요.
어머니 원래 그래요.]
아무 일 없다는 것처럼 얘기하는 부모.
여타 다른 부모들과 다를 것 없이 선생님을 편안하게 대한다.
그리고 가정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6 호소
선생님이 돌아가기 직전.
아이가 선생님의 옷가지를 붙잡는다.
선생님 왜 그러니?
무언가 말하고자 하는 아이의 눈빛.
하지만 부모가 등장해 아이의 손을 거둬가고.
아버지 조심히 들어가세요.
선생님과 아이의 시선이 교차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
아이가 멍한 눈으로 부모를 올려다본다.
부모는 매우 평화로운 웃음을 띠고 있다.]
그 장면 이후.
아이는 천천히 옷을 벗는다.
그제야 아이 몸에 빼곡한 상처들이 드러난다.
모두 학대의 흔적인 것.
[#나레이션
관심의 문을 닫는 순간. 아이는 영원히 혼자가 됩니다. 아이들의 꽃길을 위해.우리들의 눈길 한 번.
이 광고는 보건복지부가 함께합니다.]
광고 속에 등장하는 아이.
더운 날에 긴 팔을 입고 다니는 별종이 아니라.
학대로 입은 상처를 숨기려 억지로 입었던 것.
일종의 반전인 셈이다.
“아동학대는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어떻게 연약하고 귀여운 아이들을 학대합니까? 진짜. 그런 인간들이 있으면 콱!”
대본만 보고서 몰입한 건지.
분노로 치를 떠는 차동석.
“와. 대본 진짜 좋다!”
유진도 감탄을 내뱉었다.
진심이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아이의 분량이 많았으니까.
유진의 얼굴도 꽤 오래 노출될 터.
“버전은 롱, 숏 두 가지로 제작될 겁니다. 숏은 그냥 30초 맞춰서 액기스만 타이트하게 뽑을 거고요. 영화관에선 롱버전, TV는 숏버전이 주로 나갈 겁니다. 인터넷엔 두 가지 버전 다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구학준의 설명이 끝나고.
“감독님. 저 궁금한 거 있어요.”
손을 번쩍 드는 유진.
구학준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말해봐요.”
“6번 장면이요. 선생님을 붙잡는 아이의 표정. 이때 어떤 감정이어야 해요?”
그러나.
유진의 질문에 구학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예상치 못했다는 듯, 혹은 흥미롭다는 듯.
“그게 무슨 말인지?”
“음, 선생님한테 도움을 요청한다고 생각하면 그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러면 마지막 장면이 쪼금 심심해질 것 같아서요.”
학대를 당하는 아이에겐 감옥과도 같을 집.
그런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하고 돌아갈 때.
아이는 대체 무슨 표정을 지어야할까?
덤덤한 표정을 지어 반전의 충격을 더할 것이냐.
아니면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설득력을 부여할 것이냐.
유진은 그에 대해 묻고 있는 것.
‘대본을 읽자마자 바로 분석에 들어간 건가? 그리고 즉석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냈어. 거기에 자신이 연기할 디테일까지 신경쓴다고?’
광고를 만들며 여러 아이들과 작업을 함께 했던 구학준이다.
아이들은 대본을 정확히 이해하기 보단.
지문에 적힌 대로.
관성적으로 연기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다.
슬프다고 하면 울고. 기쁘다고 하면 웃고.
경험과 배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유진은 이 대본의 정수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고.
자신이 연기할 장면의 감정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었다.
그것도 대본을 받고 읽자마자.
‘역시 그 드라마에서 보였던 모습. 운이 아니야. 얘는 진짜 재능을 타고났어.’
구학준은 조금씩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공무원들 때문에 팍 꺾였던 의욕.
그게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었다.
“우리는 반전의 충격을 살리는 쪽으로 구상 중이예요. 그래야 메시지의 울림도 클 테니까.”
“아, 그렇구나. 알겠습니다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아.”
꾸벅 고개를 숙이는 유진.
그 모습을 보고 구학준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그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어른들.
차동석과 박태종, 거기에 수림캐디까지 말이다.
그런데.
‘그런데 잠깐만. 이 광고. 분명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문득 유진의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
회귀 전 유진은 정말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접했다.
때문에 어느 작품이든 쉽게 기억해낼 자신이 있으나.
광고는 예외였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광고를 보는데, 하나하나 어떻게 기억하겠나.
그러나.
구학준이 내민 대본을 정독하는 내내 기시감이 들었고.
‘아동학대. 초단편영화 같은 대본. 아이돌 재오······아, 분명 그거다.’
뒤늦게 기억을 떠올린 유진.
사실 이 광고. 엄청 유명해질 예정이다.
공익광고치고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으니까.
‘물론 안 좋은 쪽이었지만.’
유진은 재차 손을 번쩍 들었다.
“감독님! 이 광고, 재오 형도 참여한다고 했죠?”
“맞아요. 그룹 빅터 알아요?”
“네. 그 형 엄청 멋있자나요. 잘생기고, 인기 많고!”
그렇게 말하고 있었으나.
유진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광고, 재오 흑역사로 엄청 유명한데?’
서림미디어가 만든 이 광고.
그 자체는 꽤 감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그 광고가 유명해진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괜. 찮. 니? 덥진, 않아?”
광고 속 재오의 첫 대사.
딱딱한 억양, 미묘하게 톤이 높은 목소리, 누가 봐도 인위적인 표정.
총체적 발연기에 그 대사는 인터넷 밈으로 발전했다.
각종 개그 프로에서도 무수히 패러디 되었고.
수십 년이 지나고서도 회자 될 정도.
‘광고는 그래도 어색함은 어느 정도 감안하기 마련인데. 그건 정말 정도가 심했지.’
그 정도로 재오의 연기력은 실로 낯이 뜨거울 정도였다.
이대로 가다간 재오의 덕을 보긴 커녕.
재오라는 블랙홀에 모든 화제성을 빨아들일 것이다.
“으음.”
광고 출연 계약을 확정 짓고 돌아가는 길.
차 안에서 박태종이 침음을 흘렸다.
“아버님. 왜 그러십니까? 어디 불편하세요?”
차동석의 물음에 박태종이 고개를 들었다.
“아뇨, 그게 아니라. 요즘 아이돌들 발연기로 욕 많이 먹던데. 괜찮을까 싶어서요.”
“걱정마십쇼. 요즘 아이돌들 다 연기 수업 받습니다. 트레이너도 붙여주고. 아마 기획사에서 다 케어해줄 겁니다.”
DV엔터에 일하던 경력 때문일까.
낙관하고 있는 차동석.
“게다가 대본을 보니, 실질적인 주인공은 꼬맹입니다. 대사는 없지만 절대적 분량이나 임팩트가 훨씬 강합니다. 즉, 우리는 우리 일만 신경 쓰면 될 겁니다.”
하지만 유진은 알고 있었다.
재오의 연기는 자연재해 그 자체라는 것을.
“안 그러냐, 꼬맹이?
“넵! 물론이죠.”
그래도 유진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자연재해의 무서움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언제 들이닥칠지 미리 알고 있다면?
“그리고 재오 형아가 연기 못하면, 제가 가르쳐주면 되죠. 연기 선배로서! 엣헴.”
대비를 하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