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177화 (177/237)

177화

쇼케이스 종료 이후.

많은 팬이 고대하던 팬사인회 시간이 다가왔다.

“아, 심장 터질 거 같네.”

몇 년 전 팬미팅도 있긴 했지만.

팬사인회처럼 일대일로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를 마주하는 시간은 이번이 처음.

그렇기에 팬들은 긴장감과 설렘에 어쩔 줄 몰라했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어디서 오셨어요?”

“저요? 저, 그. 부산에서 왔는데.”

“와! 설마 저 보러 부산에서 올라오신 거예요? 아니면 다른 약속?”

“유, 유진이 보러.”

“헐. 진짜요? 대박. 너무 감사해요. 오느라 힘들었겠다. 그쵸?”

“KTX 타고 와서 편했는데······.”

긴장한 팬과 달리.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도해가는 유진.

오히려 유진 쪽이 팬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자연스러운 아이컨택.

그러나 팬쪽은 긴장해서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저 오늘 어땠어요?”

“네?”

“오늘 춤춘 거요! 그래도 꽤 봐줄만 하지 않았어요?”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진짜로요!”

춤 얘기가 나오자 팬은 진심을 다해 말했다.

그 순간만큼은 유진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았으니.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제가 더 감동이에요. 화보집 구매해주시고, 또 귀한 시간 내서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해요. 우리 또 봐요!”

“네, 네에.”

그렇게 사인까지 받은 뒤.

첫 번째 순서였던 얼빠진 얼굴로 무대를 내려갔다.

그녀는 뒤늦게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탄했다.

“아, 아, 아!! 하고 싶은 말 하나도 못 했어!”

팬사인회에선 흔히 있는 일이다.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생각해두긴 하지만.

막상 스타를 코앞에서 보면 머리가 새하얘져, 결국 아무 말이나 하거나 아무 말조차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한 것.

첫 번째 팬부터 그 희생양이 되자.

뒷번호를 배정받은 팬들도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진짜 평생 사랑할게, 유진아.”

“준비하느라 진짜 고생 많았지? 오구, 울 유진이 어뜨케.”

“이제 춤 못 춘다고 안 놀릴게.”

우선 냅다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는 것.

팬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했다.

유진이 얼마나 준비했는지, 팬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던 것.

물론.

“마치 누나 결혼식에서 축가 준비한 남동생 같았어요. 너무 귀여웠어요!”

그리 말해주는 팬도 있었고.

“이번에 고생 좀 했죠! 헤헤, 티 났어요?”

아무튼.

유진은 팬들 앞에서 괜한 겸손을 떨지 않고 엄살을 부렸다.

그 나이대 아이 같은 모습에 팬들이 더욱 귀여움을 느끼는 건 당연지사.

“열다섯 먹은 애가 어쩜 저리 능글맞아요?”

“다 큰 팬들은 오히려 어버버 떠는데 말이에요. 오히려 유진이가 팬들한테 묻고 싶고,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아보여요.”

“진짜 슈스는 슈스다.”

“진짜 유진이는 여든 먹어도 귀여울 듯요.”

“진짜로요. 어쩜 사람이 저러지?”

“출구 없다 진짜······.”

팬들의 앓는 소리가 더욱 커져갔다.

*

이번 팬사인회는 유진에게도 뜻깊었다.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 그 얼굴을 하나하나 새길 수 있었고.

그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었으니.

“와주셔서 감사해요. 오늘 재미있었어요? 저 오늘 좀 괜찮았죠? 헤헤. 감사해요!”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팬들과 소통하다보니.

어느 새 중반에 다다른 사인회.

이번 순서에는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한 소녀가 나타났다.

“어?”

그 순간.

유진은 머릿속으로 한 소녀를 떠올렸다.

‘그럼, 이제부터 잘 해봐요. 그 무엇도 양보하지 말아요. 대중들의 시선을 모두 빼앗아오라고요. 그게 바로 배우예요’

회귀하기 직전.

당시 유진은 한 소녀를 구하다 얼굴에 큰 흉터가 남았고.

이후 재회한 소녀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사라졌다.

그 이후 유진은 기적처럼 회귀하여 지금에 이르렀고.

‘그 아이는 대체 뭐였을까.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자신에겐 은인과도 같은 아이 아닌가.

순간 유진은 눈앞의 여자아이와 그 소녀를 겹쳐본 것.

그러나 눈앞의 여자아이는 그 소녀와 다른 사람이었다.

“안녕? 꼬마 아가씨는 이름이 뭐예요?”

유진이 다정히 눈을 맞추며 말했다.

그 소녀를 생각하자, 더욱 애틋한 마음이 생긴 것.

그러자.

“으아아앙!”

갑자기 냅다 울어버리는 소녀.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쪽으로 쏠리는 것도 당연했다.

“어어? 왜 울어? 오빠가 뭐 잘못했니?”

유진이 당황해 묻자, 소녀가 히끅 울며 대답했다.

“너무, 흑. 너무 좋아서요.”

“응? 뭐가?”

“오빠, 실제로 보니까 너무 신기해요오.”

유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나도 너 보니까 엄청 신기해.”

“응? 오빠가요?”

“그래. 이렇게 조그마한데 어쩜 그리 씩씩할 수가 있어? 이 손 좀 봐. 엄청 귀엽다. 오빠 보러 여기까지 와준 거야? 너무 기쁘다. 이름은 뭐야?”

“세리. 이세리요.”

“이름도 예쁘네. 오빠 만나러 와줘서 고마워. 감동이야.”

그리고 아이들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이자.

팬들에겐 당연히 그 모습이 예뻐 보일 수밖에.

“미쳤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져.”

“꼬마 아가씨래. 완전 스윗해 진짜. 왜 내가 다 설레지?”

“이렇게 보니 유진이 진짜 다 컸네요. 예전엔 진짜 조그마했는데.”

8살 때부터 유진을 봐온 고인물 팬들.

유진이 지금까지 성장해온 것을 모두 지켜본 팬들에겐 더욱 새로운 장면이었다.

“잘 가, 세리야. 다음에도 또 놀러와야 해?”

“웅!”

어머니의 손을 붙잡으며 방실방실 웃는 소녀.

그를 보며 유진도 은은하게 미소지었다.

그 다음 차례는 키가 유독 작은 소년이었다.

그런데.

“어?”

그 소년의 얼굴을 보는 순간.

유진은 흠칫 놀랐다.

“형 나 기억해?”

“그럼, 당연하지. 손준영 맞지? <찬란> 촬영장에서 봤던.”

바로 <찬란> 촬영 당시.

유진의 연기를 몰래 숨어서 지켜보았고.

곧 유진에게 다가와 멋있다며 칭찬해준 꼬마.

손준영이었다.

“대박! 진짜 나 기억하네?”

손준영이 입을 쩍 하고 벌리며 말했다.

3년이 지난 덕분인지.

손준영도 몰라보게 자랐으니.

“그럼, 기억하지.”

회귀 전.

유진은 사람 얼굴 기억해놓는 게 버릇이 됐다.

연예계란 언제, 어떻게 인연이 될지 모르니까.

나름 어떻게든 인맥을 만들어보려는 발버둥이기도 했다.

“와. 못 본 새에 엄청 컸네.”

“형도 엄청 커졌는데?”

“하하. 그런가? 근데 너도 내 화보집 사서 당첨된 거야? 운 엄청 좋다.”

“그러게. 난 운이 타고났나봐. 처음으로 배우가 연기하는 거 본 것도 형이고. 이렇게 당첨돼서 사인회도 와보고.”

히죽거리며 웃는 손준영.

그는 곧 무언가를 꺼내 유진에게 내밀었다.

스프링으로 제본한 대본.

제목은 <백설공주>였다.

“짠! 이거 봐라!”

“어? 이게 뭐야?”

“나 학교에서 연기 해. 이거 대본이다?”

“오오, 대단한데? 무슨 역이야? 왕자 역할?”

“아니, 나 난쟁이 역이야. 치, 왕자하고 싶었는데. 애들이 난 키도 작고 평범해서 왕자 역할 못한대.”

입술을 삐죽 내미는 손준영.

그를 바라보던 유진은 곧 대본 위에 슥슥 사인을 해주며 말했다.

“그럼 네가 멋지게 만들면 되지. 안 그래?”

“어?”

“배우는 항상 자기가 원하는 역할만 할 수 없거든. 그럼 배우가 할 수 있는 건 뭐게? 바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거지. 너만의 난쟁이를 표현해봐.”

유진의 철학이다.

배우가 배역을 선택할 순 없지만.

제 배역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배우가 선택할 수 있지 않은가.

“우와.”

그 말에 손준영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 우와, 하고 입을 벌렸다.

“역시 형은 나한테 히어로야!”

“히어로?”

“캡틴 아프리카니, 아연맨이니. 그런 거 다 필요 없어. 형이 진짜 히어로지! 아직 어른도 아닌데 막 상도 많이 받고, 연기도 잘 하고, 외국어도 쏼라쏼라! 아. 근데 춤은 그저 그래. 그래도 아까 그 막 영상 뿌슝뿌슝 나오고 형이 막 연기 보여준 건 짱 멋졌어!”

아이답게 가감없이, 그러나 두서없이 감상평을 내뱉는 손준영.

그 순수함에 유진은 소리 내어 웃었다.

“아하하! 고마워. 그래도 오늘 춘 건 좀 괜찮았지?”

“응. 그래도 다른 춤보단 오늘이 훨씬 좋긴 했어.”

“다행이네. 연습 엄청 했는데, 그 성과가 나왔나 봐.”

“암튼 형 덕분에 나 계속 노력하고 있어! 나도 형처럼 멋진 연기자가 될래!”

손준영의 모습을 보며.

유진은 회귀하기 전 제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 좁고 답답했던 단칸방.

어머니는 없고, 아버지마저 배달일을 하러 나가 집에 혼자 있을 때.

고물과도 같은 TV 앞에 앉아 조용히 꿈을 키워가던 그 시절을.

춥고 배고파도.

배우들의 연기만 보면 가슴이 쿵쾅거렸고.

그들의 몸짓이며 대사를 똑같이 따라 해보던 순간들.

그때의 기억이, 유진을 지금 이 자리까지 이끈 것이다.

“그래. 꼭 나중에 같이 작품하자.”

유진은 손을 내밀어 손준영과 악수를 나눴다.

“고마워, 준영아.”

“응? 난 해준 게 아무것도 없는데?”

“없기는. 이렇게 형 보러 와줬잖아. 형 말이야, 배우하길 잘한 거 같아.”

자신이 여태 받은 트로피와 여러 성취도 좋지만.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고, 어린아이에게 히어로라 불릴 수 있다니.

[멋진 배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할게!

- 너의 히어로 유진 형이]

여러모로.

유진에게도 치유가 되는 시간이었다.

*

쇼케이스 및 팬미팅 종료 이후.

팬카페 대박유진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유지니 진짜 ㅠㅠㅠㅠㅠㅠ

넘 감동 ㅠㅠㅠ

팬싸에서 물어보고 왔는데 유진이 반민초/탕수육 부먹/산 바다 중에 바다래

ㄴ 헐 유진이 반민초?? 실망이 크다 진짜...

ㄴㄴ 유진이가 반민초라면 반민초인거임 너도 빨리 개종해라]

팬미팅을 다녀와 후기를 남기는 부류.

[못사 배찢 ㅠㅠㅠㅠㅠ

하 너무 부럽다....

화보집 100개가 아니라 200개를 샀어야...ㅠ]

그리고 그에 부러워하며 후기를 나노단위로 핥아먹는 부류.

당연하게도 100명에 들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았기에.

후자의 수가 압도적이었다.

[아 근데 진짜 여러분 유진이 감동이에요 ㅠㅠㅠ

진짜 솔직히 내가 온갖 덕질 다해봤지만 팬싸에서 그렇게 팬들한테 관심많고 경청해주는 사람 처음 봄...

스윗이라는 단어가 의인화 되면 바로 박유진일 것... 유지나 사랑해 ㅠㅠㅠ

근데 쇼케이스는 어땠어요? 유진이 댄스 넘 궁금한데 ㅎㅎ

ㄴ 아...작은 별...눈물바다임...

ㄴ 나 이제부터 밤하늘 보면 눈물날 거 같음...유진이 생각나서 ㅠㅠㅠㅠ

ㄴ 이제 더 이상 유진이 춤으로 못 놀림...진짜...

ㄴ 진심 쇼케 못갔으면...와 진짜 상상도 하기 싫다

아니 대체 어떻길래 그래 ㄷㄷ

본사들 다 장난치는 건지 진심인건지를 모르겠음...

ㄴ 장난 아님 진짜 댄스브레이크 때 소름 쫙이었다고 ㅠㅠㅠㅠ]

그때.

유진의 넙튜브에 기습적으로 업로드된 하나의 영상.

[박유진 – 작은 별(쇼케이스ver)]

주역 매니지먼트 측에서 찍은 유진의 직캠.

그게 불과 하루만에 업로드된 것이다.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그런 와중에도 흔들림 없는 보컬.

거기다 유진의 장점이 모두 드러난 댄스 브레이크 구간까지.

유진의 노력과 진정성이 영상으로도 모두 전해질 정도였다.

게다가 그 이후.

[주역 매니지먼트 님의 스윗 : 박유진 배우 싱글 ‘작은 별’ 쇼케이스 메이킹 영상이 넙튜브에 업로드 되었습니다!

대박이들을 위한 박유진 배우의 땀과 노력!

직접 확인하세요!

(링크)]

넙튜브에 올라온 또 다른 영상.

거기엔 유진이 쇼케이스를 준비하는 과정이 모두 담겼다.

UB엔터에서 은호와 민혁에게 트레이닝을 받는 영상부터.

혼자서도 끊임없이 연습을 반복하는 모습까지.

처음에는 모두가 헛웃음을 지을 정도로 형편없던 춤이.

점차 박자를 찾아가고, 동작이 절도있게 변해가는 모습.

그게 영상에 모두 차곡차곡 담겼다.

[아 이게 뭔데 눈물나냐 ㅠㅠㅠㅠㅠ

유진이 진짜 엄청 연습했구나... 팬들 보여주겠다고 ㅠㅠ

자막 보니까 하루에 4~5시간씩 안 쉬고 춤만 연습했다함...

ㄴ 아니 곧 열다섯 서른다섯 촬영 들어가는데...?

ㄴ 반년 쉬었다고 팬들한테 넘 미안했다함 ㅠㅠㅠㅠㅠ

저 애기가 우리들 보여주겠다고 저리 열심히 연습하는 거임...?

하 말랑콩떡와기야... 누나 울어...]

게다가.

[ㅁㅊ 더 댄브 유지니 아이디어였어?

진짜 울 유지니 왜 소년영재단에 출연 안 시켰음??

천재만재... 더 지니어스 유진 킴 ㅠㅠㅠㅠ

팬들한테 좋은 추억 주겠다고 저런 아이디어 냈다는게 눈물 줄줄임...하...

새삼 유진이 참 열심히 살았다 ㅠㅠㅠ 그리고 나도 참 열심히 덕질했다...]

댄스 브레이크에 넣었던, 필모를 안무화하는 아이디어.

그게 유진의 것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이는 기존 팬들에겐 감동의 도가니였고.

[입덕관문영상 통과 못하고 입덕부정기에 계속 머물러 있었는데... 작은 별 보고 입덕 결심 굳혔습니다. 진짜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특히 댄브 부분 때 소름 쫙;;]

신규팬들은 그에 감화되어 입덕을 자청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진의 춤추는 모습이 입덕관문이었다면.

이젠 입덕을 부르는 영상이 된 것.

[어서오세요...7년 동안 논란 한 번 없는 클린덕질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유지니는 스트레스 없이 행복만 받는 덕질 최고봉이야 ㄹㅇ...

남문위키에 논란 및 사건사고 란이 존재하지 않는 연예인이 있다?!?! 뿌슝빠슝뿌슝]

소위 말하는 ‘유진뽕’이 찰 대로 찬 대박이들.

이들은 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고, 곧 뭐든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진을 위해서 말이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팬들이 단합할 때예요.

우리 유진이 제대로 기 한 번 살려주자고요!

울 유지니가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보답해야지

ㄹㅇ 빨리 스밍 돌려!! 공기계 있는 사람은 풀가동하세요

하 빅터 파는 내 친구한테서 망고 아이디 좀 빌려야겠다

컴퓨터 휴대폰 태블릿 3도류 무한 스밍간다!!]

그렇게 시작된 대박이들의 화력지원.

[보은스밍 왔습니다! 박유진 싱글 ‘작은 별’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7]

다른 가수들의 스트리밍을 도와주는 대신.

유진의 노래 스밍을 요청하는 ‘보은스밍’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정도.

정말 아이돌 팬덤무섭지 않은 단합력, 행동력이었다.

[얘들아 라디오 신청곡에 박유진 ‘작은 별’ 쓰고 오자!]

[꼭 들어가야 하는 키워드 <박유진>, <작은 별>, <박유진 작은 별> 제목 내용 태그에 다 꼭꼭 넣자!!]

[블로그 쓰는 사람들 해시태그 필수!! 메이버 블로그가 유입 많아서 유리해]

그리고.

유진이 ‘작은 별’로 증명했듯.

그 노력이 결실을 이룰 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었다.

*

얼마 뒤.

주역 매니지먼트에서는.

“성공적인 싱글발매 축하를 기념하며!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짠-

경쾌하게 유리병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이 와중에 아저씨처럼 보리차 마시는 사람 누구?”

“누구긴. 우리 박유진 배우님이시지. 아니, 이제 가수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여러분. 괜히 탄산, 주스. 이런 거 마시면 안 돼요. 당이 높아서 이도 썩고 건강에도 안 좋다고요.”

“누구보다 탄산 많이 마실 나이에 저런 말을 하네.”

바로 유진의 쇼케이스 및 팬미팅의 성공적 마무리를 축하하는 자리.

물론 말만 그렇지.

참여하고 있는 건 차동석과 장미소 부부, 유진뿐이었지만.

“그런데 윤지는요?”

“잠깐 할머니 댁에 맡겨놨어. 전화해보니 지금은 코 자고 있더라고. 데려오고 싶었는데.”

“그러게. 어쩌다 보니 원년 멤버 셋이서 조촐하게 파티하고 있네. 아쉽다. 조실장님도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빅터 컴백 시즌 다가온다고 엄청 바쁘신 모양이에요.”

유진의 싱글 발매를 주도했던 조실장이지만.

역시 빅터 쪽 업무가 생기자 거기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는 어디까지나 빅터가 최우선이니까.

빅터가 컴백하기 전, 유진으로 최대한 재미를 보려던 것이고.

“아무튼, 유진이 정말 고생 많았다. 몸은 괜찮은 거 맞지?”

“네. 이제 당기는 곳도 없고, 의사 선생님도 정상이라고 했고요.”

“그래, 네 나이 땐 뭐든 조심해야 해. 성인 때 큰 영향을 끼친다고.”

누누이 당부하는 차동석.

그런 와중, 장미소는 휴대폰으로 커뮤니티 반응을 훑으며 말했다.

“쇼케이스 반응이 엄청 좋아. 업로드한 넙튜브 영상들 조회수, 좋아요도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고. 특히 댄스 브레이크 장면은 소름 돋았다는 반응이 많고. 이거 차트 순위도 기대해 볼 법하겠는데?”

그러자 차동석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에이, 큰 기대는 갖지 말자. 우리 싱글 발매날이 에이에이랑 겹쳤어.”

아이돌 에이에이.

유진이 초등학생 시절, 아이들이 에이에이 사인을 받아달라고 아우성이었을 정도로 인기였다.

물론 아이돌 특성상, 시간이 갈수록 전성기가 지나 지금은 인기가 좀 떨어졌지만.

그래도 두터운 팬층은 무시할 수 없다.

“거기가 전략을 잘 썼더라고. 빅터가 나오기 전엔 아마 음방 1위, 차트 1위 싹 쓸어먹고 빠지려는 거 같아.”

조만간 대형 팬덤을 등에 업은 빅터가 완전체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다.

그러니 얼른 빈집을 털어야 한다는 전략.

“뭐, 우리야 차트 성적을 그리 신경 쓸 건 아니었으니 상관없지만.”

“아니? 누가 신경 안 쓴대?”

장미소가 말했다.

“이 건 추진할 때, 내가 말했지? 차트 성적 기대해봄직 하다고.”

“아니, 아무리 그래도. 우리 유진이 본업은 배우고, 또 이번 곡도 팬송 개념인데. 차트인 해봤자 뭐······.”

“이거 봐.”

장미소는 그리 말하며 휴대폰을 내밀었다.

그 화면 안에 보이는 헤드라인.

이에 유진과 차동석의 눈동자가 모두 커졌다.

[박유진의 싱글 ‘작은 별’, 실시간 차트 2위 달성! 설마 에이에이 제치나?!]

“내가 그랬잖아. 유진이 팬들 믿어볼 만하다고.”

차트에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