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화
SBW에 위치한 스튜디오.
그곳에선 <선데이 연예중계>라는 연예정보 프로그램 녹화가 진행 중이었다.
해외 유명 스타가 오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국룰이라고 여겨질 정도.
그리고 그 명성에 걸맞게.
“안녕하십니까, <선데이 연예중계> 시청자 여러분! 오늘 한국을 찾아주신 스페셜한 손님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리포터는 해외에서 온 배우와 마주하고 있었다.
그것도 톱클래스.
“영화 <비상탈출>에 출연하시는 일본 최고의 배우!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계시는 후루야 배우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후루야 배우님!”
“<선데이 연예중계> 시청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배우 후루야입니다.”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후루야.
리포터가 일본어가 가능했기에 인터뷰는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후루야 배우님께선 이번에 곽오신 감독님의 신작 <비상탈출>에 출연하신다고요.”
“네. 이 작품의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카구치 역할을 맡았습니다.”
“한국 영화에 참여하시는 건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소감이 궁금한데요?”
“네. 한국 영화는 처음 촬영해보는데, 무척 놀랐습니다. 스탭분들은 모두 열의가 넘쳤고, 배우들이 내뿜는 에너지에 압도당했습니다. 저 또한 긍정적 자극을 받을 수 있어 무척 행복했습니다.”
형식적인 대답은 아니었다.
후루야의 눈빛은 정말 열정으로 빛나고 있었으니.
“그런데 후루야 배우님은 어떻게 이번 <비상탈출>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그 캐스팅 비하인드가 궁금한데요.”
“박유진 배우와의 인연으로 감독님과 연이 닿았습니다. 마침 감독님께선 범인 역에 해외 배우를 구상 중이었고, 저 역시 한국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었습니다. 서로 원하는 바가 일치했다고 볼 수 있죠.”
“와! 이거 정말 놀라운데요. 박유진 배우와의 인연 덕분이라니!”
리포터가 과한 리액션으로 호응했다.
동시에 눈빛은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눈빛으로 돌변했다.
“사실 후루야 배우님께는 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죠. 드라마 <메모라이즈>가 한일 양국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는데요.”
“네, 그랬죠. 한국 팬분들이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 드라마에서 사랑해주신 덕분에 이렇게 한국 영화에도 출연할 수 있게 된 거니까요.”
재차 카메라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이는 후루야.
일드 <메모라이즈>.
일본은 물론이요 한국 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사고뭉치 형사와 천재 소년의 버디물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덕분에 눈길을 끌었고.
더군다나 그 천재 소년을 맡은 게 박유진이었으니까.
[와. 후루야라는 일본 배우 매력 쩔더라. 자칫 잘못하면 고구마캐가 될 수도 있었는데.
유진이랑 케미가 엄청 좋더라. 둘이 티키타카하는 거 볼 때마다 배꼽 빠지는 줄
형, 동생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하고. 또 삼촌 조카 같기도 하고 ㅋㅋㅋ 개귀욥]
그 결과.
[일본 드라마 <메모라이즈>, 연일 日 드라마 최고 시청률 갱신!]
[화제의 일드 <메모라이즈>, 한일 양국 넷플러스에서 3위권 안착! 일본에선 5주 연속 1위]
[누구와 붙어도 케미 폭발······마성의 박유진!]
라앺을 필두로 한류열풍을 불러일으킬 만큼 일본에서 최전성기를 구가 중이던 한국 드라마.
그런 상황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일본 드라마가 뽑혔다는 반응.
심지어 일드의 존재감이 비교적 약해진 한국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유진이 때문에 일드 처음 봄... 넷플러스에 업로드 됐길래 봤는데 꽤 잼더라
일드도 나름 잼네?? 좀 오글거릴 줄 알았는데
아 일본어 하는 유진이 완전 발린다 ㅠㅠㅠ 애니 속 미소년 같아
변성기 겪고서 목소리 더 멋있어짐 ㅠㅠㅠㅠㅠ]
드라마 <메모라이즈>는 박유진이 13살 겨울부터 14살 봄이 될 때까지 촬영했다.
원작 분량이 꽤 길기 때문인지, 드라마도 2부로 나눠서 제작했다.
덕분에 시즌 1 1화에서의 박유진과, 시즌2 마지막화에서의 유진의 모습은 차이가 있었다.
그 사이에 훌쩍 커버렸으니.
다만 변하지 않는 게 있었다면.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박유진 배우와의 케미가 화제가 되었는데요. 한 번 보고도 모든 것을 기억하는 천재소년과 정의감 넘치는 사고뭉치 형사. 이 둘의 케미는 역대급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바로 후루야와 박유진의 케미.
오히려 회차가 더해갈수록 두 사람의 호흡은 무르익었다.
[하...유사형제...아니 유사부자인가? 아무튼 관계성 존맛임...
기댈 곳 없던 두 사람이 갈수록 서로에게 기대고 결국 가족과도 같은 사이가 된다는게 ㅠㅠㅠ 이마 팍팍 친다...
나 이제 본체들만 봐도 과몰입함 ㅠㅠㅠㅠ
어뜨케 메모라이즈 못보내 ㅠㅠㅠ]
국경조차 뛰어넘은 케미.
이는 <메모라이즈>의 한일 합동 팬사이트가 생길 정도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국적도, 나이도 다른 두 분께서 그러한 찰떡 연기를 보여줄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그 말에 후루야는 옛일을 떠올리듯 조금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박유진 배우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긴장감과 편안함을 동시에 주죠.”
“오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은데요?”
“사석에서의 박유진 배우는 매우 재미있고 편안한 친구입니다. 나이 차이, 국적. 그런 걸 신경쓰지 않게 해줄 정도로 편안히 대화를 이끌죠. 아는 것도 얼마나 많은지, 그 아이와는 지나가는 길가의 돌멩이를 가지고도 즐겁게 대화할 수 있을 겁니다. 유진이라면 그 돌이 어디서 왔고, 어떤 성분이 있는지 다 꿰뚫고 있을 것 같거든요.”
“그렇군요. 그럼 긴장감이라 하면 역시 촬영현장에서 느끼는 감각일까요?”
“물론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유진은 일본에 넘어와 연기하는 한국인 배우다.
즉, 후루야에겐 이곳이 백그라운드.
그러나 마치 후루야는 박유진에게 잠식당할 거 같다는 위협감마저 느꼈다.
외국인 배우가 내뿜을 수 있는 최고의 포스.
후루야가 차기작으로 굳이 한국 영화를 택한 것도 그런 이유다.
박유진처럼 해외 작품에서도 제 연기력이 통할지 궁금해진 것.
물론, 후루야는 유진처럼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또 대식가로 알려진 후루야 씨가, 자신에 견줄 사람으로 박유진 배우를 꼽아 화제가 되었는데요.”
“성장기라 그런지 정말 많이 먹더군요. 그래서 그리 쑥쑥 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하! 최근 박유진 배우와 연락은 자주 하시나요?”
“가끔 안부를 주고 받고 있죠. 언제든 제게 연락한다면, 맛있는 밥집으로 데려가 그를 배불리 먹일 겁니다. 유진과 나는 최고의 밥친구니까요.”
“밥친구! 정말 좋은 표현이네요. 그럼 이 자리를 빌어 박유진 배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그 대답에 잠시 고민하던 후루야.
곧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박유진 말고, 주인경이라는 그 배우에게 하고 싶네요.”
“주인경 배우에게요? 두 분이 친분이 있으신가요?”
“아뇨. 전 박유진 외엔 한국 친구가 없습니다.”
“여러모로 신기한데요. 네, 그럼 저기 카메라보고. 영상편지 보내주세요!”
후루야는 카메라를 응시하곤 매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조심하세요. 잡아먹힐지도 모르니까.”
“네?”
“끝입니다.”
“아, 네! 그럼 영화 <비상탈출> 에 대해······.”
그렇게 얼마간 더 이어진 인터뷰.
촬영이 끝난 직후.
후루야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최근 한국에 입국하며 설치한 톡 어플을 실행시켰다.
-후루야 : 이봐 유진
-후루야 : 나 지금 한국이야
-박유진 : 오! 오늘 온 거예요?
-박유진 : 웰컴 투 코리아!
-후루야 : 밥 한 끼 어때?
-후루야 : 시간 괜찮아?
-박유진 : 미안해요 형 오늘은 좀 바빠서
-후루야 : 섭섭한데. 왜 시간이 없어? 작품 준비?
-박유진 : 아뇨
-박유진 : 저 음악방송 출연 하거든요!
“뭐?”
후루야는 저도 모르게 육성으로 중얼거렸다.
“이 아이, 자기 나라에선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침체되어 있던 자신의 의욕을 한껏 고조시켰던 한국의 아역스타.
이번에는 느닷없이 음악방송에 나간다고 한다.
*
유진의 <케이팝 챔피언> 출연을 확정지은 것.
그건 엠더넷의 신건호 국장의 입김이 작용했다.
“박유진은 무조건, 무조건입니다. 출연시킬 수 있으면 무조건 시키세요!”
라임맛 감자칩을 우걱우걱 씹어먹으며 열변을 토하는 국장 신건호.
아무래도 응원송 제작 프로젝트였던 <별의 노래>로 제대로 재미를 봤던 게 주효했던 모양.
당시 유진을 섭외해 시청률, 화제성, 음원 모두 쏠쏠한 재미를 보지 않았던가.
직원들 입장에서는 국장이 그리 외쳐대는데 방법이 있겠나?
당장 진행시킬 수밖에.
“이번에 사녹(사전녹화)라 다행이에요.”
“그러니까. 만약 방청 받았으면 어휴······박유진 팬들이 좀 열정적이어야지. 아마 전날 새벽부터 서 있었을 거다. 그거 관리하려면 막내들이 고생 좀 했을걸?”
“그쵸. 이번에 진짜 박유진 팬덤이 제대로 일낸거 같더라고요. 이러다가 진짜 몇 주 뒤엔 1위 트로피도 먹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스탭들이 그리 말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이번 ‘작은 별’이 음악계에 가져온 파장은 상당했다.
*
얼마 뒤 찾아온 녹화날.
유진은 엠더넷 스튜디오의 대기실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진짜 인생 알 수 없네.”
물론,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설마 여기 대기실에서 널 볼 줄이야.”
“그러게. 마치 중국집에서 스파게티를 팔고 있는 걸 보는 기분?”
그 말을 들은 유진은 거울을 보며 씨익 미소 지었다.
거울에 비친 것은 유진 한 사람만이 아니었다.
바로 빅터의 멤버이자 유진의 춤 스승.
은호와 민혁이 유진의 등 뒤에 서 있었다.
“나도 몰랐어. 설마 내가 음방에서 출연자 대기실을 쓰게 될 줄은 몰랐거든.”
그냥 팬들을 위해 댄스곡 하나 선보일 생각이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망고 실시간 차트 1~2위를 다투고 있고.
심지어는 음악방송 무대에 서게 생겼다.
“너 진짜 기세가 심상치 않아. 이러다 다음 주에 케챔 1위 먹는 거 아니야?”
“그니까. 이러다 너도 서울돔에서 단콘하겠어.”
“그래! 김주현 선배님 같이 멀티 엔터테이너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이 기회에 춤 정복하자! 어때?”
한껏 유진을 띄워주는 두 사람.
그러나 유진은 평온하게 대답했다.
“알잖아. 난 노래에 뜻이 있는 건 아니야. 연기를 더 잘하기 위해서 배우는 것뿐이라고. 뮤지컬이나 뮤직 드라마 같은 걸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유진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배우다.
모두의 시선을 잡아끄는 배우.
음악은 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 뿐.
“그리고 춤은 음······이제 놓아주는 게 맞는 거 같아.”
“드디어 춤부심을 버리셨구만. 장하다, 장해!”
“근데 뜻 없다는 녀석이 우리를 부른 거야? 스승님 보기를 너무 돌같이 하는데?”
은호와 민혁, 이 두 사람이 괜히 대기실에 찾아온 게 아니다.
가뜩이나 컴백 시즌이 멀지 않아 매일을 연습으로 보내고 있다.
즉.
평범하게 응원이나 하러 유진을 찾아온 게 아니라는 소리.
“뜻이 없다고 해서, 주어진 기회를 날려버리겠다는 건 아니거든. 게다가 이번 음방은 팬들이 만들어준 자리기도 하고. 특별하면 좋잖아?”
판이 깔렸으면 제대로 날뛰어준다.
가지고 있는 걸 최대한 활용한다.
그게 바로 유진의 철칙 아니던가.
“그럼 이따 잘 부탁해, 스승님들!”
유진이 엄지를 척, 하고 내밀며 말했다.
“아, 이거이거. 스승님이라고 하니 어쩔 수 없구만.”
“컴백 앞두고 시간 억지로 뺀 거야. 알지?”
재오는 유진의 연기 제자.
유이치는 청출어람으로 인해 유진의 (구)노래 스승이지 않은가.
그러나 은호와 민혁은 언제까지고 유진의 춤 스승으로 남을 확률이 높았다.
유진이 어느 날 갑자기 춤신춤왕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니까.
그렇기에 ‘유진의 스승’이라는 호칭은 여러모로 매력적이었다.
그 증거로.
-은호 : 은밑재
-민혁 : 민밑유
-재오 : ?
-재오 : 뭔데
-은호 : 은호 밑 재오라는 뜻ㅎ
-민혁 : 민호 밑 유이치라는 뜻ㅎ
-은호 : 아 이거 스승노릇 하기가 쉽지가 않구만 ㅎ
-민혁 : 누구들이랑 달리 우리는 스.승.님. 이라서 ㅎㅎ
두 사람은 곧장 빅터 단톡창을 장악했다.
-재오 : ^^
-재오 : 내일 오전 4시까지 연습실 집합
-재오 : 안무 한 번 틀릴 때마다 해당구간 연습 10번 반복
-은호 : 아 ㅈㅅㅈㅅㅈㅅ
-민혁 : (대충 머리 박고 사죄하는 이모티콘)
물론 3분도 가지 않았지만 말이다.
*
몇 시간 뒤.
“네, 네. 갑작스러운 제안이긴 한데, 배우 본인하고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네, 나중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뚝 끊어진 전화.
여자는 인상을 쓰며 핸들을 퍽 때렸다.
“아으, 또 머리 복잡해지겠네. 차는 왜이리 막혀!”
서울의 도로 한복판.
“야, 사랑아. 방금 넷플러스에서 전화 왔어.”
질겅질겅 껌을 씹고 있는 여자.
강사랑의 매니저이자 소속사 팀장인 구은경이었다.
보통 팀장급이 되면 로드 매니저들을 관리하는 위치지만.
그녀는 특이하게도 팀장이면서 직접 로드 매니저로 뛰고 있다.
왜냐?
제멋대로인 강사랑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5년 지기 구은경뿐이니까.
“야, 사랑아. 내 말 듣고 있어?”
아니, 듣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 강사랑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으니.
“야, 강사랑!”
구은경이 재차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강사랑은 이어폰 한쪽을 빼며 대답했다.
“어어? 왜?”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대답을 해.”
“미안, 미안. 근데 이번 에어폿 성능 장난 아닌데? 노이즈 캔슬링 켜니까 언니 말이 하나도 안 들려.”
“너 지금 언니 말이 노이즈라는 거야?”
“아니, 그냥 성능이 좋다는 거지.”
“그래서 너 지금 뭐하고 있는데? 뭐 보고 있는 거야?”
그 말에 강사랑이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언니, 박유진 얘 지금 뭐하고 있는지 알아? 지금 음방에서 무대하고 있어!”
“뭐? 진짜? 나도 좀 보여줘 봐.”
갓길에 차를 세워둔 뒤.
구은경은 강사랑에게서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헐. 진짜네?”
화면 속에선 유진이 MR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데.
쇼케이스 영상과 달리,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야. 근데 저거, 뭐야?”
“뭐가?”
“저기 백댄서 두 명 말이야. 엄청 튀는데? 잠깐.”
박유진이 춤을 못 추는거야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도 이번 무대에선 마치 기계가 입력한 것처럼 정확한 춤을 췄다.
그런데 그의 뒤를 받치고 있는 백댄서들의 춤선이 예사롭지 않았다.
풀샷으로 잡힐 땐 그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는데.
클로즈업을 하는 순간, 잠깐 그들의 얼굴이 비쳤다.
“잠깐! 저거 은호랑 민혁 아니야?! 아이돌 빅터 멤버들! 쟤네가 왜 저기 있어?”
구은경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