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324화 (324/771)

횐 324화  Ep.323 사막의 마사지 (1)

“흐으아〜”

수증기로 가득 찬 욕탕.

따뜻한 온수로 가득 찬 넓은 탕에 홀로 몸을 담근 마르비우스는 누구에 게도 보여준 적 없는, 한껏 풀어진 얼굴을 하고서 물 위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탕 위로 천장을 보고 누워 유유자적 떠 다니던 마르비우스는 수증기로 뿌옇게 보이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도대체 그놈은 어제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아무도 없는 복도를 지나 자신의 방까지 울려 퍼졌던 여자들의 교성.

장담컨대 태어나서 처음들어보는 종류의 비명이었다.

오죽하면 너무 놀라 사교도의 잔당이 처들어 왔다고 생 각했을까.

만약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시종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아주 크나큰 오해를 하고 씻을 수 없는 창피를 당할뻔하였다.

늦은 새벽까지 이어지는 여자들의 비명.

심 지 어 두 시 간 간격으로 여 자들의 목소리 가 변하였다.

“후우

마르비우스는 두 손을 물에 살짝 적신 다음,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시끄러운 것은 둘째 치고 스미스라는 그 사막 출신의 사내놈이 무엇으로 여 자들의 입에서 저런 소리를 내게 만들었는지 궁금하여 잠을 한숨도 자지 못 해 지금두눈이 몹시 뻑뻑한상태였다.

새벽까지 시끄러웠으니 녀석도 지금은 잠들었겠지.’

마르비우스 역시 몹시 피곤한 상태 였기에 간단하게 아침만 먹고 다시 침 대로 들어가 눈을 붙일 생각이 었다. 대화는 오늘 또 마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나눌 수 있으니 급할 게 없으니까.

그런 계획을 가지고 조금 더 몸을 노곤하게 녹여내기 위해 유유자적 탕위 를 떠다니고 있을 때였다.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반쯤 아래로 감겼던 마르비우스의 눈꺼풀이 번쩍 위로 올라간다.

“누,누구냐?!”

시종에게 누구도 안에 들여보내지 말라 일러두었다.

황족의 몸은 고귀 했고 특히 남자인 자신은 전속 시종에 게도 몸을 보여서 는 안 된다고 아버지에게 어릴 적부터 교육을 받아왔던 마르비우스.

그랬기에 지금 탈의실과 욕탕의 경계를 막고 있던 문이 열리는 소리에 민 감히 반응할수밖에 없었다.

찰팍- 찰팍-

수증기로 젖은 바닥을 누군가가 걷는다.

그에 마르비우스는 더욱 크게 소리쳤다.

“나, 나는 제국의 祄황자인 마르비우스다!!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나 간다면 아무것도 묻지 않고 용서해 주겠노라!!”

호통이 통한 것일까.

가까워지 던 발소리 가 멈췄다.

그리고 약간의 침묵이 이어졌고.

-황자님. 저스미스입니다.

“……스미스?”

귀에 익은 목소리와 아는 이름이 나왔기 때문일까.

마르비우스의 경계심이 한층 누그러졌다.

일 단 상대 가 남자였으니 까.

그리고 자신을 깍듯하게 대했던 평민이 었고.

“내 시종이 앞을 막고 있었을 텐데.”

-그게 말입니다…….

스미 스는 무언 가 주저 리 주저 리 떠 들었지 만, 마르비 우스가 요약한 내 용은 이러했다.

....

‘아드리 안경 이 기 다리고 있다면 어쩔 수 없지 … ….’

황자인 자신도 어찌하지 못하는 인물을 고작 시종이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을 테니 말이다.

마르비 우스는 오히 려 괜히 충성심 을 보인다고 고집을 부리 지 않은 시종 의 현명함에 감사했다.

-황자님?

스미스의 굵직한 목소리에 마르비우스는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는 얼른 자세 를 바로 고쳤다.

“일단탕에 들어오기 전에 몸을 씻어야한다.”

-아,예.

“왼쪽에 있으니까 씻고 탕에 들어가도록. 그리고 절대 뒤돌아보지 마라. 네 녀석이 씻는 동안 나는 나갈 것이니.”

본래라면 한 시간은 더 물속에서 몸을 노곤하게 만들고 싶었으나 어쩌 겠 는가. 아드리안이 기다리고 있다니 신분을 떠나서 자신이 양보하는 수밖에.

하지만 이어지는 스미스의 물음에 황자는 탕에서 나오려다가 잠깐 멈칫 했다.

-어제 못 나눈 대화도 있는데 탕에서 같이 나누시는 게 어떻습니까.

대화를 나누나.

자신이 좋아하는 따뜻한 물 속에서.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누군가와 욕조와 욕탕을 공유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아버 지 는 자신 께서 허 락한 상대 에 게 만 몸을 보이 라고 하셨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그 아버지는 계시지 않는다.

‘성직자들은 입이 무겁고… 키르케 그 녀석도 지 잘못이 있으니 입을놀리 지는 못하겠지.’

키르케.마르비우스의 전속시종의 이름이었다.

만약지금욕탕에 들어온 상대가 다른 귀족의 자제였다면 단칼에 거절했 을 것이다. 그들과는 대화하는 것 자체가 유익하지 못했고 말을 주고받으면 받을수록 구역질만 올라오니 말이다.

하지만 사막에서 왔다는 녀석은 달랐다.

대화하는 게 전혀 거북하지 않았고 묘하게 친분을 쌓아두고 싶다는 생각 까지 들게 만드는 사내 였다. 물론, 사막 출신이라 그런지 가끔 실례되는 질문 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점은 몹시 불쾌했으나 그 정도는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 줄 수 있는 부분이 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마르비우스는 이 노곤함을 즐기며 대화를 나 눌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 치 지 못하고 스미 스의 제 안을 받아들였다.

“그래.좋다. 가서 몸을 깨끗이 씻고 이리 들어오도록해라.그리고오늘 있 었던 일은 결코 누구에게도 말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알겠느냐.”

-예. 황자님. 제가 덩치가큰 만큼 입도 아주 무겁습니다.

“음…… 그래.”

덩치가 확실히 크기는 컸지.

그 정도로 입이 무겁다면 믿어도 괜찮을 것이다.

대화가 끝나고 다시 찰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서 샤워 기로부터 물 이 떨어지는 소리가 이어진다.

마르비우스는 뿌연 수증기 너머로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빤히 바라보며 스미스가 나타나기 를 기 다렸다.

혹시라도 더러워 보이는곳이 있다면 다시 돌려보내기 위함이었다.

‘흠.구석구석 씻는 모양이군.’

물소리 가 굉장히 길게 이 어진다. 게다가 무언가 분주하게 움직 이는 소리 도 중간중간 섞여 들려왔고.

그로부터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에야 바닥에 떨어지던 물소리 가 멈추었 다.

찰팍- 찰팍-

점차 가까워 지는 발소리 .

뿌연 수증기 속에서 거대한 인영이 나타나더니.

“•••꾈.”

“•••꾈.”

욕탕의 턱 에 상체를 기 울이고 있던 마르비 우스는 수증기를 뚫고 모습을 드러낸 스미스를 보며 얼굴을 구겼다.

깨끗하게 씻었는지 반짝 빛이 나는 탄탄한 피부와 근육.

조금 너저분해 보였던 머리를 위로 쓸어올리면서 한층 더 깔끔해 보였고 외모도 더 돋보였다.

여 러모로 어제 보다 훨 씬 보기 좋은 모습이 었으나 마르비 우스가 얼굴을 구긴 이유는 따로 있었다.

“수건은왜 두른 것이냐.그러면 탕이 더러워지지 않느냐.”

바로 스미스가허리에 긴 수건을 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 다가 그 아래 에 뭐 라도 숨긴 것처럼 살짝 볼록하게 튀 어나와 있기까지 했다.

“황자님.”

“무엇이냐…….”

마르비우스는 자신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불러오는 스미 스의 행동에 살짝 기분이 상하면서도 대꾸해주었다.

“혹시 황자님 이외에 다른남자의 몸을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너는 도대체 황궁을 뭐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당장 궐에서 이 몸의 시중을 드는 녀석들만 해도 열이 넘는 것을.”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지금처럼 알몸 상태로 말입니다.”

“……그걸 왜 봐야하느냐.”

“그건 그렇죠… 아무튼 없으시다는 거죠?”

“그렇다. 애초에 누군가와 이렇게 욕탕을공유하는 게 처음이니라.”

“하하…… 영광입니다.그리고배려에 정말감사드립니다.”

“흐음.,,

마르비우스는 스미스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살짝 나빠졌던 마음이 금방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참으로 신기한 녀석이로다.’

보통 한 번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하면 어지간해서는 마음이 돌아서지 않 는데 눈앞의 남자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너무나도 쉽 게 변화시 켰다.

“올려다보고 있으려니 목이 아프다. 얼른 들어와라.”

“옙.,,

스미스는 주먹 하나 정도의 거리만 남겨두고서 마르비우스의 옆에 앉았 다.

“그보다 수건은 왜 두른 것이냐.”

“어

그게 황자님께서 놀라실 것 같아서 말입 니다.”

?”

내가 놀라다니.

무엇때문에?

“혹, 그 아래에 볼록하게 튀 어나와 있는 것 때문이 냐? 무엇을 숨기고 가 져왔기에 내가 놀란다는 건지 모르겠구나. 참고로 나는 네놈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 씬 많은 것들을 보았고 대 단한 것들을 가지고 있다.”

황궁에는 온갖 진귀하고 신비로운 물건들이 들어오고 보고에 쌓인다.

단언컨대 황자는 스미스가 숨기고 있는 물건을 어디서 한 번쯤은 봤을 거 라고 장담하고 있었다.

그에 스미스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이건 나중에 보여드리겠습니 다. 그보다 모험가들이 좋아하는 것 말입니 다.”

“그래. 얼른 말해보아라.”

수건 아래에 뭘 숨기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중에 보여주겠다고 했으 니 우선은 어제부터 기다려왔던 정보를 먼저 획득하는 게 먼저다.

“그, 믿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일단그녀들은 저처럼 큰 체구를 가진 남자를 좋아합니다. 덤으로 이런 근육을 가지고 있으면 더 좋지요.”

스미스는 한쪽 팔을 褲 이렇게 들더니 힘을 잔뜩 주어 근육을 볼록 도드라 지게 만들었다.

황자는 그 튀 어나온 핏줄과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근육을 보며 살짝 눈을 찌푸렸다.

‘……뭐냐.’

덩치 가 크고 근육을 가진 사내를 좋아한다는 스미스의 말은 신용할 수 있 다. 직접 본게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황자가 눈을 찌푸린 것은 여자들의 근육을 볼 때면 언제나 약간의 거부감과 불쾌함을 느껴왔는데 이상하게 눈앞의 사내의 근육을 보고 있자 니 한번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져보시겠습니까…?”

“아, 아니다. 되었다. 사내의 몸을 만져서 뭐한단 말이냐.”

마르비우스는 고개를 가로저었고 스미스는 얼른 말을 덧붙였다.

“한번 만져보시죠. 두 번째 방법을 알려드리기 위해서는 저도 황자님의 몸 을 만져야 할 수도 있습니 다.”

“……뭐? 이 몸을 만지겠다는 것이냐?”

“물론, 황자님께서 허락을 하셔야겠지요.”

“……무엇이길래 감히 황족의 몸에 손을대겠다는건지 들어나보자.”

황자의 물음에 스미는 마르비우스를 향해 두 손을 살짝 내밀더니 굵고 긴 손가락을 살살 꼼지 락거리 며 말했다.

“바로 마사지입니다.”

“……주무르고두드리는그 마사지 말이냐?”

“예. 그녀 들은 마사지 를 좋아합니 다. 물론 평 범한 마사지 가 아니 고 제 가 지냈던 부족에서 내려오던 전통 마사지를 말이죠.”

“사막의……그런가….”

사막에는 여러 부족이 있고 그 부족에는 각각의 전통과 특별한 재주가 있 다고 마르비우스는 교육받았다.

“……내 몸을 만지겠다는 건 네놈의 부족에서 내려오는 전통 마사지를 나 에게도 전수해주겠다는 것이냐?”

“물론입 니다. 그게 아니고서 야 제 가 어찌 황자님의 몸을 만지 려고 하겠습 니까.”

사막 부족에서 내 려오는 전통 마사지.

‘그걸 배워서 어쩌자는 거냐 마르비우스….’

모험 가들과 친분을 다지 기 위 해 황자인 자신 이 여 자들의 팔과 다리 를 주 무르며 아양을 떨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게까지 해야만하는 일인가.

그만한 가치 가 있는 일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마르비우스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 모험가가 유세핀… 그년보다 발언권이 높았지.’

필로리아 백작과 함께 자신을 위협하고 무시했으며 감히 증명을 운운하 던 빌어먹을 여자.

황궁에서도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그 여자의 콧대를 눌러줄 수만 있 다면야 무엇을 못 할까.

“알려다오.

정말 알려드립니까?”

“그렇다. 혹 농담이었던 것이냐?”

마르비우스가 눈을 찌푸리며 묻자 스미스는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 했다.

“그럴 리가요. 진심이 었습니다. 그러면 이곳에서 바로 전수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말이냐? 따로 필요한 건 없고?”

“예. 오로지 몸만 사용하는 기술이기에.”

“……나는 너처럼 그런 흉…… 으음… 그런 근육이 없다.”

“없어도 괜찮습니 다. 마사지는 힘 이 아니라 기술을 이용하는 거니까요.”

“으음…… 좋다. 그러면어디 해 보거라.”

마르비우스는 스미스를 향해 자신의 한쪽 팔을 내밀었다.

스미스는 자신의 앞으로 내 민 뽀얗고 매 끄러운 피부를 가진 팔을 보다가 말했다.

“황자님.”

“무엇이냐.”

“제 마사지는팔이나 어깨를 주무르지 않습니다.”

그럼?”

스미스가 검지를 내밀며 황자의 가슴을 가리켰다.

황자는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을 확인하고는 대번에 얼굴을 와락 구겼다.

“황자님. 오해하지 마십시오. 이 마사지는 사막의 사나운 몬스터들과 싸우고 돌아온 전사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마사지. 즉, 남자가 여자에게 해주는 것이니까요. 당연히 가슴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내 가슴을 만지겠다는 거냐?”

“저는 괜찮습니다. 저희 부족에서는 연습을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하는 전통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별난놈들이 다 있구나. 사막은.”

마르비우스는 잠깐 자신의 가슴과 스미스의 손을 번갈아보며 고민했다.

여 자보다는 거부감이 덜하지 만 그래도 같은 남자가 자신의 가슴을 만진 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거부감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

‘젠장…… 정말 무슨 병이라도 걸린 건가.’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고 숨이 가빠지는 현상에 마르비우스는 눈을 찌푸 렸다.

‘뭘 고민하는 거냐… 고작해야 마사지 인 것을.’

마르비우스는 숨을 길게 토해내며 눈을 부릅떴다.

“좋다. 만지거라. 대신,허투루하지 말고 네놈이 몸에 익힌 정수를모조리 나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알겠느냐?”

“예. 만족하실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스미스의 대답에 황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그래서 어찌하면 되는것이냐.”

“뭐. 여러 자세가 있기는한데 일단은그대로 얌전히 계시면 됩니다.”

“ 아, 알겠다.”

“그러면 하겠습니다.”

스미스의 두 손이 마르비우스의 가슴을 향해 움직였다.

마르비 우스는 자신의 가슴을 향해 가까워 지는 스미스의 굵고 큼지 막한 손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고.

마침내 스미스의 손이 살짝봉긋하게 솟은 마르비우스의 가슴에 닿一

“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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