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몰려드는 마물의 파도 앞에서
엔크리드는 적의 숫자를 세지 않았다.
그저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마물은 끝없이 덤볐고, 인간의 비명은 연이어 터졌다.
아니, 어느샌가 비명은 사라지고 노린내와 마물과 마수의 울음소리만 남았다.
동이 트며 시작된 싸움이었는데 어느새 정오가 됐다. 해가 머리 위를 지났다.
엔크리드는 모든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그의 왼 허벅지에는 몸뚱이 없이 하이에나 마수의 머리통이 달려 있었고.
왼쪽 팔은 축 늘어졌다.
오른손은 멀쩡했으나, 오른발은 아니었다.
망치에 찍혀 발가락이 몽땅 부러졌다. 덕분에 몸이 좌우로 흔들렸다. 시야도 조금 흐려졌고.
그런데도 마물은 끝없이 덤볐다.
“그르르륵!”
주변에서 들리던 살려 달라는 말도.
어디선가 들려오던 비명도 없다.
질질 발을 끌며 엔크리드는 검을 휘둘렀다.
괴력의 심장을 남발한 바람에 전신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아침부터 점심이 지날 때까지, 반나절 가까이 홀로 놀과 하이에나 마수를 벤 거다.
그 숫자가 물경 백이 넘는다.
누군가 알았다면.
누군가 봤다면.
기겁할 수준의 일이었으나, 이곳에 남은 사람은 오롯이 하나, 자신뿐이었다.
“아, 크라이스.”
뒤로 한 걸음 물러나니, 발에 뭔가 걸렸다. 시신이었다. 발에 밟혔음에 신음조차 흘리지 못하는 뱃가죽이 찢어져 내장을 흘린 시신.
아는 얼굴이었다.
볼에 마수의 이빨 자국이 남은 크라이스다.
얼굴이 망가졌군.
제 얼굴이 재산이라고 그리 외치더니.
핀은 오늘도 순찰을 나갔다. 주변 지형을 확인한다고 나간 게 다행일 것이다.
이 상황을 보면 도망갈 테니, 적어도 핀은 죽진 않을 것이니.
나머지는 다 죽었나? 그럴지도.
오늘의 반복, 벽이다. 확신과도 가까운 예감이다.
사공이 말해 주지 않아도 알 듯했다.
아니, 놀리는 사공의 목소리가 벌써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검만 수련해서 벽을 넘겠다고? 어디 한번 해 봐라. 마물과 마수에 둘러싸여 질식하리라. 그리 네 한계를 느끼게 할 것이니.”
엔크리드는 후 하고 숨을 내쉬며 검을 다시금 그러쥐었다.
‘한계는 무슨.’
놀 무리는 한참 덤비다가 이제야 멈췄다.
“구우우욱!”
“구우우우욱!”
“구우우우우우욱!”
거친 울음이 터져 나온다. 그러더니 곧 마물 무리가 좌우로 쫙 갈라졌다.
갈라진 무리 가운데로, 놀 한 마리가 나왔다.
놀 특유의 목을 수그린 자세로 등이 굽어 척추 부근이 위로 솟은 채, 그리 걸어 나오는 놈이었다.
별종처럼 머리가 하나 더 큰 놈도 아니었고.
대단한 무기를 쥔 것도 아니었다.
어찌 보면 평범한 축에 속한 그런 놀이었다.
다른 점이라면 다른 놈들보다 털이 더 삐죽 솟았고 입이 더 길다는 것뿐.
거기에 양손에는 단검을 들었는데 뭘 발랐는지, 칼날이 햇볕을 반사하며 번들거렸다.
놈의 출현에 구우우우욱! 하는 놀의 울음이 더 커졌다.
대기가 울린다. 공명음이 귀를 때려 고막이 아릴 지경이었다.
엔크리드는 검을 눈앞에 세우다가 팔이 떨리는 걸 느꼈다.
괴력의 심장을 남용한 탓이다.
‘이거야 원.’
조금은 억울하기도 했다.
이게 뭔지.
자고 일어나 훈련 좀 해 보려고 했더니, 갑자기 마물이 파도처럼 밀려왔고.
지금이 됐다.
눈앞에 선 놀의 번들거리는 노란 눈깔이 엔크리드를 바라봤다.
호수를 닮은 엔크리드의 푸른 눈도 놈을 봤다.
푸른 눈과 노란 눈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다.
콜로니를 이루는 마물에게는 리더가 존재한다.
분위기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놈이 리더였다.
양손에 든 단검을 세운 리더가 코를 씰룩였다. 곧 주둥이가 옆으로 찢어졌다.
승리를 확신하는 그런 미소인 건가?
지금 놀이 웃는 건가?
그게 맞나?
엔크리드는 몇 번 곱씹어 본 후에 깔끔하게 무시하기로 했다.
보기 좋은 건 아니지만, 놀이 웃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그저 지금의 사투와 난전 속에서 벌어진 일을 되새겨 볼 뿐.
‘정검식을 그리 파고들었는데.’
하긴, 기본기만 몸에 붙이려 했다. 당장 유의미한 뭔가가 되긴 어렵겠지.
특히나 마물을 상대로는 정검식을 활용하기 어렵기도 했다.
무려 마물의 파도 아닌가.
‘당최 검술로 놀아 줄 상대도 아니고.’
루아가르네는 마물을 상대함에 가장 불리한 게 정검식이란 말도 했었다.
뭐, 인간이 단신으로 파도를 헤쳐 나가려면 기사급, 최소한 준기사급은 되어야겠지.
그래서 사투 속에 얻은 게 없던가.
아니, 있다.
엔크리드도 웃었다. 언제나 그러하듯,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고 그게 희열로 느껴졌기에.
무수히 많은 창과 칼날, 마수와 마물을 상대하며 느낀 것.
‘죽음을 각오해서라도 나아갈 수 있다면.’
회피의 감은 단순한 훈련으로는 도저히 몸에 붙일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 덜미가 보였다.
몸에 입은 무수히 많은 상처, 씹히고, 잘리고, 베이고, 찍힌 그런 것들.
그 모든 순간에 전부 느꼈다.
당할 때마다 생각했다. 왜 여기서 당했나, 왜 피할 수 없었나.
싸우며 궁리하고 싸우며 되새기니.
엔크리드의 미소를 알아봤는지, 그게 아니면 그저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놀의 리더는 찢어진 입을 다물고 덤볐다.
팍 하고 땅을 차며 달려드는데, 무섭게 빠르다.
무게감은 없으나, 속도는 능히 그 준기사가 떠오를 정도로.
동체 시력 훈련이 없다면 놓칠 수준의 속도였다. 아니, 지금도 아슬아슬했다.
엔크리드는 간신히 몸을 틀어 반쯤 주저앉으며 피했다.
놀은 마물, 무기를 다루나 무슨 검술 따위를 쓰는 놈들이 아니다.
놈의 칼질은 단순했고 직선적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피하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엔크리드는 양손으로 그립을 쥐고 검을 위로 그었다.
몸이 엉망이라 최선의 일격을 날릴 순 없었으나.
그렇다고 놀이 이리 쉽게 피할 줄도 몰랐다.
휙, 놀의 리더는 달려드는 만큼 물러나는 것도 빨랐다. 숫제 모습이 잔상으로 남을 지경이었다.
엔크리드의 검이 허무하게 허공을 그었다.
노란 털 사이, 까만 점박이가 흐릿한 그림처럼 사라지자마자 나타난다. 눈앞에 확대되듯, 코앞에서!
검을 피한 놈이 다시 돌진한 거였다.
이번에는 피할 재주가 없음에, 단검이 푹 하고 허벅지를 쑤셨다.
불에 달군 꼬챙이로 쑤신 듯, 작열감이 허벅지부터 타고 전신에 퍼졌다.
엔크리드는 허벅지에 단검을 꽂힌 직후 놈을 잡으려 했으나.
놈은 다시 피했다. 엔크리드의 허무한 손짓이 허공을 휘저었다. 그리 물러난 놈이 물끄러미 엔크리드를 바라봤다. 그를 가운데 두고 느린 걸음으로 뱅뱅 돌기만 했다.
시간을 끌어? 이 순간에? 왜?
이건 뭐 하는 마물인지.
그리 생각한 순간이다.
“너, 이 새끼.”
엔크리드는 미소 대신 감탄을 보였다.
허벅지에 꽂힌 단검, 번들거리는 무언가.
아릿하며 둔중한 통증, 동시에 구역질이 올라왔다. 참을 수 있을 만한 그런 종류가 아니었다.
“웩!”
피와 먹은 걸 토해 내는 게 당연했다.
독이었다.
단검에 독을 바른 거다.
‘음흉한 새끼가.’
제가 가진 특기를 잘 아는 거다.
다른 놀보다 배는 빠른 손과 발, 반응이다. 상대에게 스치는 상처만 줘도 이기는 걸 안다.
놈은 싸울 줄 알았고, 이길 줄 알았다.
“끄윽.”
엔크리드는 그걸 끝으로 바닥에 쓰러졌다.
‘루아가르네는 안 돌아오는군.’
혹시 버티면 오지 않을까 했다. 기대는 아니다. 의존도 아니다. 그저 사실을 인지했을 뿐.
오지 않음을 알았으니, 그럼 된 거다. 그거로 끝이었다.
홀로 버텨야 함을 알았다면 그렇게 하면 될 일이었다.
이후? 생전 처음 겪는 고통이 뒤따랐다.
단검을 든 놈은 장난이라도 치듯, 엔크리드의 몸 여기저기를 쿡쿡 찔렀고.
중독된 채로 엔크리드는 반 시간이 넘게 고통에 시달리다 죽었다.
암전, 암흑, 다시금 뱃사공이다.
“정검식? 어디 그거로 되겠나? 마물과 마수라는 파도에 휩싸인 조각배가 되었는데?”
아, 뭐랄까.
뱃사공의 반응이 너무 예상한 쪽이다.
“그렇군.”
엔크리드는 도이츠의 반응을 떠올리며 뱃사공에게도 같은 수작을 부려 봤다.
“……음, 이 새끼가?”
뱃사공은 한눈에 엔크리드의 속내를 짐작했는지, 대뜸 화를 냈다.
다시금 눈을 뜬 새벽녘.
엔크리드는 무장부터 챙겼다.
절그럭거리며 나머지 한 자루의 검과 갖가지 투척 무기와 방어구까지, 묵직한 무게감이 전신을 누른다. 안정감이 들었다.
무장을 챙긴다고 요란스럽게 움직이니, 일행이 깼을 터다.
이 또한 예상한 바다.
아니, 의도했다. 물어볼 게 있었으니.
프록, 루아가르네가 입을 열었다.
“아침부터 전신 무장?”
“사교에 관해 아는 게 있습니까?”
뜬금없는 질문에 오두막 내에서 싸늘한 공기가 흘렀다.
프록이 그렇게 만들었다. 언제나 덤덤하던 루아가르네가 아니었다.
“그건 어디서 들었나?”
당연히도 루아가르네의 입에서 들었지만.
“용병 시절에 잠깐.”
“흠.”
“밖에서 얘기 좀?”
루아가르네는 무거운 공기를 일으킨 기세를 죽였다. 굳이 지금 뭐라 할 건 아니었으니.
그래, 나가서 들어 보자.
사교라는 말을 꺼낸 이유, 궁금하기 짝이 없으니.
엔크리드는 밖으로 나와 무장을 점검했다.
이상은 없다. 그대로 고립의 기법이다. 무장을 한 채로 움직이니, 절로 무게가 실리고 불편하다.
불편하니, 자세를 고치게 되고 고친 자세에서 다시 아우딘의 가르침을 되새기게 되었다.
“본래 몸을 단련하는 건 불편한 겁니다.”
음, 참으로 미친 새끼.
불편하되, 관절이 아닌 근육에 부하를.
그동안 여기에 투자한 시간이 얼마던가. 반복한 오늘이 몇 번인가.
엔크리드는 금세 자세를 바로잡았다. 오늘 고립의 기법은 짧고 굵게 해야 할 터.
시간이 많지 않으니.
루아가르네는 얘기하자며 나오자마자 단련에 몰두하는 엔크리드를 보며 황당했으나, 어쩌겠나 싶었다.
저건 원래 저런 인간이다.
“사교, 그건 갑자기 왜 꺼내 들었나?”
엔크리드가 슬쩍 루아가르네를 봤다.
사교도라면 본 적도 있고 소탕한 적도 있다.
은근히 도시 구석, 음습한 뒷골목에 그런 놈들이 판을 치기도 했으니.
물론 도시에서 생기는 문제야, 신전의 이단 심문관이 눈에 불을 켜고 다니니, 용병이 나설 일도 아니었다.
그 외, 시골 마을에도 가끔 그런 문제가 터지면 촌장이나 이장이 용병을 고용하곤 했다.
엔크리드도 뇌를 망가뜨리는 풀 따위를 말아서 연초처럼 피우는 놈들을 상대한 적이 있었다.
반쯤 미친놈들이었다.
루아가르네가 말한 사교가 그런 놈들을 칭한 건 아닐 터였다.
그러니 묻고, 들어 봐야 했다.
갑자기 사교라고 하고 튀어 나간 건 루아가르네였다.
“갑자기 꿈에 나와서.”
엔크리드는 말을 잘했다.
말을 잘한다는 건 마주한 사람의 속내를 짐작할 줄 알고 눈치가 빠르며 순발력이 좋다는 거다.
엔크리드는 루아가르네가 자신을 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았다.
‘정상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테니.’
이리 말해도 대강 넘어가지 않을까?
안 되면? 그럼 마는 거다.
사교에 관해 듣는 건 포기하면 된다. 이것도 반은 호기심, 나머지 반은 혹여 어떤 일이 엮여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콜로니, 집단을 이룬 마물의 준동이 아니라는 건,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몰려든 숫자가 정상이 아니니.
“꿈?”
루아가르네는 눈앞의 남자에게서 깊은 흥미를 느껴 남았다. 그 흥미의 이유 중 하나로, 엔크리드의 머리통이 정상이 아닌 것도 있었다.
‘그럴 수도 있지.’
곧 수긍했다는 거다.
이 남자는 이 와중에도 몸을 움직이고 있다. 그것도 전신 무장으로.
이게 어떻게 정상인가.
과연 미치광이 소대의 대장이라 할 만하지 않나.
“진짜 사교도는 위험하고 또 위험하다. 함부로 그 이름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해야 할 거다.”
루아가르네가 말했다.
“네, 그렇군요.”
뭔가 설명이 부족한가? 루아가르네는 생각하며 몇 마디를 덧붙였다.
“사교는 대륙 전체에 싹을 틔우나, 그중 위험한 건 마경을 제 성지로 믿는 놈들. 마경 성지교뿐이다. 다른 말로는 재림교, 여섯의 악마를 섬기는 놈들이지.”
이 정도면 된다. 겉핥기 정도지만, 더 알 필요는 없을 터.
루아가르네는 말을 아꼈고.
엔크리드는 들을 건 다 들었다고 생각했다.
마경 성지교인지, 재림교인지, 또는 여섯의 악마를 숭배하는 놈들인지.
‘거기랑 뭔가 엮였다는 건가.’
루아가르네에게 거기까지 물어볼 순 없는 노릇이다.
그건 차차, 눈치로 알아보면 되는 것.
엔크리드는 단련을 거듭했다.
그걸 보던 루아가르네가 꾸르륵하고 거품 소리를 내며 물었다.
“근데, 너 안 덥냐?”
주륵, 엔크리드의 이마 위로 땀이 흘렀다.
덥긴 했다.
전신 무장을 한 채로 근육 단련이라니.
뭔가 좀 이상해 보이긴 할 터.
“무장의 무게가 근육에 부하를 줘서 좋습니다.”
엔크리드는 아무 말이나 뱉어 수습했다. 물론 이럴 때도 그럴듯한 말을 하긴 했다.
이게 바로 순발력이었다.
루아가르네는 나름 말이 된다고 생각했고.
다시금 시간이 흘렀다.
엔크리드는 에스터나 크라이스를 미리 대피시킬 수 있나 뒤를 살폈다.
두꺼운 목책은 간단히 넘을 만한 장벽이 아니고, 문도 두 개이긴 했다.
정면에 하나, 뒤쪽은 채석장으로 삼은 바위 언덕이란 지형과 연결되어 있다.
뒤로 보내?
근데 뒤쪽 문도 단단히 막혀 있었다.
평시에는 절대 열지 않고, 채석장 부근은 보여 주지 않으려 한다고, 크라이스가 말했었다.
‘뭘 숨겼나?’
알 바는 아니다.
엔크리드는 몸을 가혹하게 굴리지 않았다.
적당히 풀었다. 그럼에도 땀이 뚝뚝 바닥에 떨어졌다.
날이 더웠다. 아침이라고 해도 이런 무장을 입은 것 자체로 땀이 흐를 정도인데, 검까지 휘두르고 있으니.
그리 마물과 마수 무리를 기다리고 있자니.
뱃사공이 묻는 듯했다.
“몰려드는 마물의 파도 앞에서 홀로 선 인간 하나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냐?”
아니, 뱃사공의 물음이 아니다.
엔크리드가 스스로 자신에게 묻는 말이었다.
인간, 고작 홀로 서서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무엇이긴, 많았다.
깨달은 것들, 새로이 되새긴 것들.
마물의 파도 안에서 감각을 단련할 수도 있었다.
반응 단련, 단시간에 들어오는 정보를 토대로 판단력 단련, 순간적인 근육 수축 능력의 단련, 다수의 칼날을 상대로 몸을 굴리며 얻게 되는 위기 통제 능력의 단련.
모든 게 단련이다.
이전, 마법사 렛샤와 늑대인간 콜로니, 아즈펜의 매복 부대를 상대하며 깨우치지 않았나.
오늘을 반복함에, 내일을 향해가며 가진 모든 걸 다 이용하겠다고.
오늘을 허투루 보내지 않은 걸 넘어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그리하겠다고 했으니, 그리할 터.
엔크리드는 마음속에 칼날을 세웠다.
마음의 칼날을 토대로.
손에 쥔 검을 앞으로.
그리 새로운 오늘을 맞이한다. 엔크리드는 동이 트는 하늘을 등졌다.
쿵!
구우우욱!
곧 요란스러운 소음과 함께 놀의 외침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