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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안-70화 (70/385)

야안 70화

최초로 부딪친 존재들은 뱀파이어의 군주 바론과 황금 주먹이었다.

바론은 다가오는 황금 주먹을 향해 검은 요기를 지닌 요사스러운 마법을 발산했고, 황금 주먹은 기운을 모은 손바닥으로 마법을 쳐대며 다가가 그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대지를 박찬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발 모양의 깊은 웅덩이가 생겼다. 바론은 황금 주먹의 주먹을 맞으려는 순간 박쥐 형태로 변해 뒤로 물러나 피해를 최소화하고는 오른손을 거대한 늑대의 팔로 만들어 그의 머리를 할퀸다.

늑대의 팔에 달린 손톱은 두꺼운 철판도 부술 만한 강도와 힘을 지녔지만, 황금 주먹의 몸에 작은 생채기만 남길 뿐이다. 그래도 그 실린 힘이 적지 않아 황금 주먹의 몸이 일순간 흔들렸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바론은 마법을 펼쳤는데, 황금 주먹은 일순간에 기운을 모아 마법을 방어하고는 늑대의 팔을 잡아 땅으로 내동댕이쳤다.

그 잡은 힘이 대단해 팔뼈가 부서지며 땅에 곤두박질하려던 바론은 일순간 몸을 박쥐로 변해 땅을 스치며 그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내 날아가 본래의 모습으로 변했는데, 어느새 그의 부서진 팔은 반쯤 회복 단계였다.

작게나마 우세를 점한 황금 주먹은 때를 놓치지 않고 다가가 공격을 퍼부었고, 바론은 양손으로 공격 마법을 펼치며 방어했다.

그 둘의 힘의 파장에 주위 100미터에는 누구도 다가오지 못하였고 그 뒤를 이어 최정예 전사들과 고위 뱀파이어들이, 중하급 뱀파이어와 전사들이 전투를 벌였다.

야안은 인간의 모습과 유사한 뱀파이어들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야안이 사람을 볼 때 외모를 중히 여기지 않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놀라운 미녀 미남들이라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 세상에 나타난다면 그 외모만으로도 권력을 쥘 것이고, 그들의 매혹적인 눈빛에 현혹된 이들은 자신의 심장이라도 바칠 것이다.

계급이 높을수록 그 매력은 치명적인지라, 상급 뱀파이어인 경우에는 뇌전의 정화가 아니었다면 야안조차 마음이 흔들렸을지 모른다. 아니, 굳이 상급 뱀파이어가 아니라 해도 뇌전의 정화가 없었다면 손을 쓰는 데 주저함이 있었을 것이 분명했다.

1,000년 전 인간들이 이들과 전쟁을 하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만약 이들이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전략적으로 움직였다면 인간 연합이 쉽게 성사되지 못하였을지 모른다.’

이들의 치명적인 유혹과 매력은 사치와 향락에 지친 귀족들과 왕에게 새로운 활력소였을 것이니 분명 일은 어렵게 흘러갔을 것이다.

적어도 익스퍼트 이상의 강자나 그만큼의 고행을 한 자가 아니고서는 이들의 매력에서 벗어나기란 어려움이 컸다.

다만 현자라면 진리를 행하기에 초급 경지라 할지라도 그들의 매력에 저항하겠지만, 고위 뱀파이어들이라면 초급 마스터가 아니고서는 그 매력에 저항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잠시 그들의 요사스러운 아름다움에 혀를 차던 야안은 이내 거대한 힘의 충격이 있는 곳에 눈을 돌렸다.

그곳에서는 가장 먼저 전투를 개시한 뱀파이어의 수장 바론과 황금 주먹이 믿기지 않는 힘과 몸놀림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그 존재 하나하나가 예전 황금 갈기 오크를 보는 듯했다.

아니, 이곳의 마나가 적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강한 자들일 것이다. 어쩌면 호도칸과 도칸의 중간에 위치한 자들인지 모른다.

그는 잠시 그곳에 시선을 빼앗기다 이내 요란한 먼지구름을 일으키는 거인족들과 함께 달려나갔다.

그가 제일 처음 만난 것은 하급 뱀파이어였다. 녹색 머릿결과 검게 물든 눈빛, 탐스러운 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반쯤 내놓은 숨 막히게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녀는 야안을 보며 잠시 이해가 안 되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다.

“어머, 인간이네. 설마 이곳에 인간이 나타날 줄이야. 이봐요, 귀엽게 생긴 분. 이런 위험한 곳에서 벗어나 저랑 같이 놀아요.”

그러며 검게 물든 눈빛에 요사스러운 빛이 감도는데, 야안은 그것이 뱀파이어들이 펼치는 매혹 마법임을 알았다.

“어머, 이 몸 봐. 어쩌면 이렇게 탄탄할 수 있지.”

그녀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더욱 매혹 마법을 강화하며 야안에게 다가왔다. 그녀와 야안의 거리가 다섯 걸음을 남겨둘 때, 야안의 신형이 푹 꺼지더니 이내 그녀의 뒤에 모습을 보인다.

“어, 어디…….”

그녀는 말을 맺지 못했다. 굳은 그녀의 머리는 몸에서 떨어지며 재로 변해 허공에 휘날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잔재를 뒤로하던 야안은 다음 상대를 찾기 위해 빠르게 나아갔다.

야안이 점점 전장의 중심에 들어서자 주위에 자리한 뱀파이어들은 무언가 달라진 전장의 분위기에 눈을 돌리다 야안을 발견하고 매섭게 달려들었다.

1,000년 만에 보는 인간에 대한 욕심은 자신이 상대해야 하는 거인족들을 뒤로한 채 모여들게 했다. 거인들은 개개인이 네댓 명의 뱀파이어들을 맡다 갑자기 그 수가 줄어들자, 족쇄가 풀린 자처럼 몇 되지 않은 뱀파이어들의 심장을 부수고, 머리를 터뜨렸다.

그런 상황에도 자아가 강하고 이기적인 뱀파이어들은 동료의 죽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1,000년 만에 보는 인간의 피를 놓칠까 싶어 점점 모여들어 어느 순간 그 숫자가 100을 넘어섰다.

야안이 전장에 나선지 세 시간 만에 그는 또 다른 전장의 핵이 되었다. 기존에 전장의 핵이었던 바론과 황금 주먹의 전투, 고위 뱀파이어들과 최정예 전사 거인들의 전투에 이어 이 전장에 또 다른 커다란 변수가 생겨난 것이다.

야안을 중심으로 모인 중하급 뱀파이어들의 수는 이제 300에 달했다. 300에 달하는 하나같이 아름답고 고혹적인 매력을 지닌 미녀들에게 파묻혔음에도 야안은 눈빛 한 번 흔들리지 않은 채 검을 휘둘렀다.

그들은 야안이 인간임에도 자신들의 매혹 마법이 통하지 않자 동요를 보이다, 이내 본색을 드러내며 마법을 비롯한 공격을 펼쳤다.

회색 늑대보다 더 거대한 늑대나 수많은 박쥐 형태로 변해 시야를 어지럽히거나 흡혈을 하는 그들의 합동 공격은 온몸이 금속으로 이루어진 거인들보다 인간인 야안에게 더욱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힘의 중심에 자리한 야안의 신형은 흔들림이 없었다. 왼손으로 펼치는 파이어 핑거는 틈이 보이면 뱀파이어의 심장을 꿰뚫었고, 그의 검은 내려치는 늑대들의 앞발을 갈랐다.

눈을 어지럽히는 박쥐들은 야안의 검에 베여 재가 되었고, 마법들은 야안의 검에 비켜 흘려졌다.

그것은 이전에 없었던 건곤대나이의 습득률이 12%가 넘어가면서 얻게 된 이능으로 큰 위력이 없는 마법은 어느 정도나마 흘릴 수 있게 되었다.

1,000년 만에 만나는 인간과의 전투는 거인족과의 전투와 크게 달라 뱀파이어들은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금세라도 그의 방어를 뚫어 피를 마실 것 같은데, 그의 주위로 2미터의 구를 넘기 어려웠다. 합동 공격으로 같이 치다 피해를 보아 뒤로 물러서는 것도 어려웠다. 갑자기 그의 검에서 거대하고 날카로운 기운이 뻗어 나와 그들의 목과 심장을 양분했기 때문이다.

그런 야안의 모습은 더 이상 뱀파이어들에게 먹이 따위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들에게 최적화된 사냥꾼을 보는 듯해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두 시간이 더 지나자 더 이상 뱀파이어들은 그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자신들로서는 어쩌지 못하는 강자임을 뒤늦게 알았던 것이다.

두려움이 욕심을 앞서 가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야안이 죽인 뱀파이어의 수는 하급만 150에 달했고, 중급은 30명에 달했다. 나아가는 야안과 뒤로 물러서는 뱀파이어들의 모습은 조금 전의 구도와는 정반대였다.

사냥꾼이 된 야안은 사냥감들을 쫓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전투를 펼쳤지만, 태초의 공간에서 많이 늘어난 마나양으로 인해 아직 여유가 있었다.

그는 대인 공격인 파이어 피스트를 날리고, 육대검식을 펼치며 사방으로 도망치는 뱀파이어들의 목과 심장을 베어내었다.

그 때문에 뱀파이어 진형의 한쪽이 무너지자, 도미노 현상을 보듯이 옆의 진형도 차례차례 무너져 내렸다.

이는 야안으로 인해 뱀파이어들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전사 계급의 거인족들이 어렵게 전투를 하고 있는 동료들을 돕기 시작하면서 상승효과를 냈던 탓인데 그로써 전장은 예전 초기 전쟁처럼 다시 평행선을 이루게 되었다.

고위 뱀파이어들 또한 동요가 적지 않았는데, 이유는 분명 어제만 해도 사지가 다쳐 제대로 된 힘을 보이지 못한 최정예 전사 거인족 다섯 명이 회복된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들을 전력 외로 예상하여 전투를 준비하였기에, 초기에 방심한 고위 뱀파이어 세 명이 죽어나갔다.

아직 회복되지 못한 열다섯 명의 최정예 전사도 야안에게 힐을 받아 예전보다 전력이 상승하였기에, 이곳의 전투도 어느 한 쪽으로 밀리는 구석이 없었다.

황금 주먹의 집요한 공세에 뒤늦게 전장의 전세를 파악한 바론은 겨우 황금 주먹의 공격을 피해 몸을 크게 뒤로 놀리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빌어먹을,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는 전장을 수습하기 위해 몇 번이고 강력한 마법을 황금 주먹에게 펼쳐내고는 뱀파이어들을 뒤로 물렸다.

그의 신호를 받은 뱀파이어들을 살았다는 듯이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섰는데, 야안은 그 와중에 중급 뱀파이어 목을 셋을 따버린 뒤에야 거인들과 함께 전장을 정리해 나갔다.

거인들은 죽은 거인들의 사체를 고스란히 챙겨내기 시작했다. 이는 이들의 몸속에서 태어날 새로운 거인들을 위해서이다.

300년 만의 승리였기에, 그들의 사기는 어느 때보다도 드높았다. 누구도 죽음을 맞이한 전사 거인들 때문에 슬퍼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 죽음을 매우 명예롭게 생각하며 자랑스럽게 여겼다.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삶을 사는 것이 거인들이었고, 전사로서 부족을 위해 죽는다는 것은 그 어떤 죽음보다 명예로운 것이 거인들의 삶이었다.

야안은 안전한 곳에서 운기조식을 행하여 자신의 기운을 수습하였다. 이곳의 마나 밀도가 낮았기에, 운기행공을 통해 마나를 채우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 시간 동안 그의 머릿속은 뱀파이어들과의 전투를 복기하고 있었다.

상태 창에서 보았고 실제 전투에서 그랬듯이 그들은 기이할 정도로 자신의 기운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

거인족에게 잡혀 팔다리가 찢어져도 복구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은 뱀파이어들은 뇌전의 기운이 담긴 자신의 검에 베인 뒤에는 크게 고통스러워하며 한동안 전투 불능의 상태를 보였다.

모든 사마를 제압하는 뇌전의 기운이 은은히 자리한 자신의 기운이 악의 절대적인 축인 뱀파이어들의 요사스러운 기운을 제압한 것이다.

만약 그들이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상급 유저수준인 하급 뱀파이어와 상급과 익스퍼트의 경계에 자리한 중급 뱀파이어들의 합공을 막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는 전투를 복구하면서 자신이 행한 실수를 반성하며 좀 더 효율적인 전투 방법을 구성하였고, 습득률이 12%를 넘어서면서 얻게 된 마법 회피 이능을 어떻게 더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찰하였다.

세 시간이 지나서야 모든 기운을 수습한 야안은 어제 만들어낸 훈제 고기를 꺼내어 씹어 먹었다.

다행히 맛이 극악한 고기였지만 영양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부족한 기운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기름 부분은 파래로 단련된 야안조차도 구토가 일어날 정도라 야안은 훈제한 뒤에도 남은 기름 부분을 떼어 털어내며 먹어야 했다.

천천히 잘 분해되지 않는 고기를 찢어 먹던 야안은 앞으로 전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에 빠지다 중얼거렸다.

“결국 이 전쟁의 핵심은 바론과 황금 주먹의 전투이다.”

공세보다는 방어에 치중해 시간 끌기만을 하는 바론을 얼마나 빨리 죽이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전세가 바뀔 것이다. 노쇠한 황금 주먹으로서는 전쟁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리해질 것이다.

야안은 그것을 알았지만 지금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하였다.

아직 그의 육체는 태초의 공간에서 망가진 부분이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았고, 변화가 많은 뱀파이어의 전투에 익숙하지 않았다.

태초의 공간과 이곳의 마나 농도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에도 익숙해져야 했다. 그런 뒤에야 그는 황금 주먹과 함께 자신의 모든 힘을 풀어내어 바론을 상대할 일이었다.

인벤토리에 잠들어 있는 전설의 검을 이용한다면, 황금 주먹이 발을 묶는 순간 강렬한 육대검식의 힘이 그의 심장을 꿰뚫을 수 있을 것이다.

야안은 천천히 뱀파이어의 공격 운용을 되새기며 식사를 끝내었다.

이후 그는 오늘 전사한 두 명의 최정예 전사를 대신하여 다섯 명의 전사들의 사지를 복원해 주었다. 이어 힐을 펼치며 그들의 회복을 도운 뒤 다른 200명에 달하는 전사들에게 힐을 부여했다.

그 수가 많다지만 단순히 한 번의 힐만으로 큰 도움이 되는 전사들이기에 복잡한 병을 앓는 인간보다 치료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들은 저마다 야안에게 주먹을 내보였다.

오늘 그들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야안이 있었기 때문임을 알았던 탓이다. 야안은 자신과 깊은 친분을 쌓고 싶어 하는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내민 주먹을 툭툭 쳐주었다.

모든 일을 끝낸 뒤에야 야안은 다시 운기행공과 복수면을 통해 몸을 회복하였다. 하지만 야안은 복수면을 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잠에서 깨어나야 했다.

그의 제6감각에 은밀한 기척을 느꼈던 탓이다.

그 기척이 가는 곳이 오늘 수거한 거인들의 시체 쪽임을 알고 야안은 그곳으로 달려나가며 소리쳤다.

“뱀파이어의 기습이다. 전사들의 사체를 노리고 있다.”

그 소리에 당황한 것은 거인들만이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은밀하게 다가왔다 생각한 고위 뱀파이어들 또한 자신의 움직임을 잡아낸 야안에게 치를 떨며 그 은밀한 마법을 풀어내며 전사들의 사체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나갔다.

야안은 그들의 기습을 막아내기 위해 파이어 핑거를 난사하였고, 이어 오른손으로 육대검식을 풀어 중첩된 검기를 뿌려댔다.

그 강력한 공격 형태에 고위 뱀파이어들조차 발이 묶일 수밖에 없었다. 수하들에게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같은 강력한 위력일 줄 몰랐던 뱀파이어들은 일순간 박쥐로 화해 그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워낙 갑작스러운 공격이었던 지라, 그들 중 한 명은 죽임을 당했고, 세 명은 어깨를 관통당해야 했다.

어깨를 관통당한 뱀파이어들은 저마다 고통 섞인 신음을 흘리며 일순간 몸의 제어가 무너졌다.

이를 놓칠 리가 없는 야안은 그들에게 검기를 날려 한 명은 목을, 두 명은 몸과 함께 심장을 찢어놓았다.

나라를 뒤흔들 만큼 아름다운 미녀들을 죽이는 일이었지만, 야안의 손속에 주저함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최정예 전사들을 비롯해 전사들은 그들의 주위를 감싸 그들을 공격했다.

전의 전투보다 최정예 전사의 수가 늘어났기에 그 수가 다섯 배나 많았지만, 고위 뱀파이어들은 그들을 크게 압도하지 못했다. 더구나 모여든 전사들로 그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태였다.

야안은 그 치열한 전장 속에서 침착하게 하나하나씩 검기를 뿌리며 죽여나갔다.

하지만 워낙 움직임이 민첩하고, 박쥐로 변하거나 갑자기 박쥐의 형태에서 늑대의 일격이 나오는 등의 변칙적인 공격이 많았기에 야안도 첫 기습 이외에는 많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온전하지 못한 몸 상태로도 야안은 고위 뱀파이어 여덟 명을 죽일 수 있었고, 그들은 전력의 30%를 잃은 뒤에야 그곳에서 물러설 수 있었다.

물러서는 이들조차 20%가 큰 부상을 당한 뒤라, 다음 전투에서 활약을 보이기란 어려워 보였다.

황금 주먹은 지금이 호기라 생각하였다. 그는 야안에게 그 동굴 울림 같은 목소리로 소리치듯이 물었다.

“우리는 지금 그들과 전쟁을 벌이고자 한다.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야안은 그 말에 검을 빼 들며 소리쳤다.

“나 베론 야안 또한 그들을 베고자 합니다.”

그 말에 황금 주먹은 물론 모든 거인이 울음을 터뜨리며 뱀파이어가 자리한 적진을 향해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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