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안 93화
제2의 내성이라 불리던 큰 마을을 비롯해 그 주위에 만들어진 여덟 개의 작은 마을들은 이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리석 채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짐말들이 많아지고 주위에 있는 작은 마을들로 도로 사정이 좋아져 운반 또한 빨라졌기에, 대리석을 찾는 상인들을 만족하게 했다.
거래 물품이 늘어나면서 영지에 자리한 시장도 점차 커졌고, 상점만 40개에 달했고 새로 터를 잡으려 허락을 받으려는 상인들은 스무 명에 달했다.
아직 시골 수준의 시장 크기였지만, 1년 사이에 시장이라 불릴 만한 크기로 성장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작년에 예측한 대로 올해는 흑자였다. 아직 수확 전이긴 하지만 현재 거래되고 있는 물류 상황에서 여유 자금이 돌았다.
그 모든 돈을 야안은 군에 직접 투자하였는데, 야안의 투자 중에는 전투식량에 대한 것도 있었다.
전투식량의 맛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그는 맛을 개량하기 시작했다. 음식 솜씨가 좋은 여인들을 모아 연구하게 했는데, 그녀들은 한 달을 고민하고 실패들을 반복하여 괜찮은 맛을 내는 전투식량을 개발해 냈다.
그 모습은 본래의 파래처럼 꺼림칙한 형태를 띠고 있었으나, 모습과 달리 잘게 다진 고기죽과 질감이 비슷하고, 짭조름한 맛이 났다.
병사들에게 시식시킨 결과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는데, 다만 그 부피가 본래의 세 배에 달하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보관하기가 편하고 물만 부으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편리성에 부피가 늘어났다 해도 일반적인 식량에 비해 그 부피는 상당히 작았다.
마크 자작은 이번에 고안한 새로운 전투식량의 형태를 크게 반겼다.
그 양이라면 병사들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다니다 섭취를 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것을 이용하여 기병을 훈련하는 방법을 찾았다.
강력한 기마병으로 이름 높은 브라운인들의 훈련 방법을 따른 것인데, 그들은 평생을 말에서 먹고 잔다는 점에서 고안한 것이다.
자작이 생각하는 기병의 수준까지 올리기 위해서는 긴 시일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고안한 전투식량을 통해 그들의 방법을 따라 단시간에 수준을 올리려 한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시간을 늘려 생활의 일부가 된 그들의 방법을 따라 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약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다행히 다들 마나를 다루는 유저 수준이었기에 자작의 훈련을 따를 수 있었지만, 여타의 병사들이었다면 열흘을 버티지 못해 몸을 크게 상했을 것이다.
이런 훈련은 그 책임자가 함께 호흡해야 효과가 늘어났기에, 현재 이 기병의 수장인 테리에게 훈련 방법들을 가르쳤다.
야안은 마을 건설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였던 제자 한스에게 성벽 공사를 맡겼다.
이후 상행과 관련된 것은 론에게, 군사 부분에서는 마크 자작에게 일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자 야안은 영지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예전보다 시간상으로 여유가 생겼다.
그 자신은 전체적인 흐름의 조율과 군사 지원 부분, 도로 건설 외에는 크게 할 일이 줄어든 것이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다른 곳의 총관보다 두세 배의 일을 하는 것이지만, 중급 현자 익스퍼트 경지인 야안으로서는 그 일을 끝내는 데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자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처리해 나갔다.
이제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들을 돌보기도 하였고, 최근 노환으로 눈이 침침한 아버지와 같이 목욕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폐경기에 들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으신 어머니의 몸을 살펴 드리기도 했고, 일로 인해 번번이 집에 들어오지 않음에도 섭섭한 눈길 없이 자신을 반기는 아내를 안으며 밤새도록 속삭였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품에서 꿈틀거리는 아내를 보며 잠시 안아주다 숨쉬기가 힘들어 신음을 흘리자 이내 놀라 놓아주었다.
‘깨울 뻔했군.’
곤히 자는 아내에게 마케를 걸어 더 곤히 잠을 재우던 야안은 아직 새벽도 오지 않은 야밤에 집을 나섰다.
곧 자신의 수련장인 폐쇄된 던전으로 들어섰다.
던전 안에는 예전 ‘카라’의 조각을 부착한 블랙 오우거의 갑주가 자리하고 있었다. 야안은, 이 블랙 오우거의 갑주에 새로운 마법을 부여할 생각이었다.
그것은 대현자의 서의 중간 부분에 있던, 오래전부터 눈여겨보았던 보조 마법이었다.
바람 속성을 띠는 마법으로 중급 현자 익스퍼트 때부터 펼칠 수 있기도 했다.
‘토네’라 하는 이 마법은 고대 시절에 잠깐 모습을 보였다가 사장이 된 마법이었다. 쓰이는 마나와 시간에 비해 별다른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현자가 실험을 하다 우연히 만든 마법이었지만, 대현자 테무드는 우연의 산물인 이 마법을 상당히 흥미롭게 여겼고, 그것을 자신의 서에 기록하였다.
이후 천 년이 지나 야안이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 ‘토네’ 마법은 확실히 현자가 쓰기에는 탐탁지 않은 마법이었다.
‘토네’는 시전자의 공기의 저항을 제로에 가깝게 만든다.
항해 중인 선박의 윗부분이 공기저항을 받지 않는 원리를 적용한 것인데, 이 과정을 해결하기 위해 중급 현자 익스퍼트에 달하는 수식과 불의 벽을 펼치는 데 세 배에 달하는 마나양이 필요하게 되었다.
야안은 그에 대한 설명을 보자마자, 단번에 이 마법의 가치를 알았다.
몸의 상태가 조금만 바뀌어도 검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익스퍼트 경지의 기사들에 있어, 이 마법은 축복과도 같았다.
공기의 저항이 없다는 것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몸놀림이 빨라지는 것을 말한다. 최소 익스퍼트의 경지 덕분에 변화된 몸으로 이 마법을 펼친다면 준마만큼이나 빠른 이동 속도를 보일 것이다.
그것이 말해 주는 바는 대단하다.
말에 탄 기병의 무서움은 바로 말의 그 빠른 돌격에 있다. 돌격하는 말에 올라탄 기병은 따로 그 힘을 보이지 않아도 그 잡은 무기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부서져 나간다.
그런 것을 기사들이 펼쳐 종횡무진 할 수 있다면 철갑마의 돌격보다 더욱 무서운 위력을 보일 것이다. 익스퍼트 경지에 들어선 이를 잡으려면 적절한 조화의 병과를 운용하여 그를 삼키듯 감싸야 하는데, 그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기사를 감싸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잡으려 한다면 마법의 위력이 끝날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밖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장점은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이 ‘토네’ 마법의 효력은 일순간이 아닌 20분간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것은 기괴한 퀘스트로 긴 시간 동안 전투에 노출되어야 하는 야안에게 큰 이점이었다.
이 ‘토네’와 ‘카라’를 같이 발동한다면 적은 야안에게 쉽사리 피해를 주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공기저항이 적어지면서 상상하기 어려운 형태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니 초기에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야안은 중급 마정석 네 개를 이용하여 이 ‘토네’ 마법진을 짜기 시작했고, 이틀 전에야 완성할 수 있었다.
본래 중급 마정석 두 개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마법 물품이었지만, 야안은 마법 효력 시간을 늘리기 위해 중급 마정석 네 개를 쓴 것이다.
야안은 이틀 동안 벼락 맞은 나뭇조각에 미스릴 실로 마법진을 짜는 것을 끝낸 뒤였고, 오늘은 마나 부여만이 남아 있었다.
이미 이보다 고차원적인 마법 물품인 ‘카라’의 조각에 마나를 부여한 적도 있는지라 야안은 자신 있었다.
그는 운기행공을 끝을 낸 후 마나 부여를 시작했다.
자신 있다고는 하지만 중급 현자 익스퍼트급의 마법이기에, 야안은 신중에 신중을 더했다. 새로 짜다시피 만든 마법진이었고 지속성을 위해 만든 것이라 마정석을 지나칠 때마다 상당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렇게 네 번의 위기가 있었으나 야안은 당황하지 않고 진중히 마나를 부여했다.
그렇게 세 시간이 지나, 새벽의 미명이 보일 때쯤에야 마나 부여가 끝이 났다. 지난 ‘카라’의 조각으로 룬 조각의 습득률이 높아진 덕분에 마법진이 잘 짜였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반나절은 더 고생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토네’의 조각의 정보는 이러했다.
[‘토네’의 조각
등급 : C-
잊힌 고대 마법이다. 시전자의 공기의 저항을 ‘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토네’가 걸려 있다. 숙련된 자가 개량한 마법진으로 인해 마법 효력이 30분으로 늘어났다.
*하루 세 번 마법을 펼칠 수 있다.
*시전 시 마나 500을 부여하면 30분의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
마법 자체가 비효율적인 면이 있던 탓인지 그 재료나 야안이 노력한 시간에 비하면 예상한 것보다 등급은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야안은 그 결과에 대단히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익스퍼트급의 마법을 펼치려면 20초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더구나 이 마법은 여타의 마법보다 마나를 많이 필요로 하기에 전투 시 함부로 펼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한데, 이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마법진과 재료가 훌륭한 덕분인지, 마법 효력 시간이 1.5배로 늘어나 있었고 마나 500을 부여하면 한 시간 동안이나 쓸 수 있으니 위험시 도피를 해야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설의 반지의 퀘스트에서 나타난 상대는 그 존재 하나하나가 만만한 이가 없었다.
붉은 오크의 추장은 제사장에 달한 주술사였고, 전쟁에서 상당수가 줄어든 오크 전사가 아니었다면 아무리 기지를 보였어도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뱀파이어 군주 바론은 어떠하였던가?
만약 황금 주먹과 같이 싸우지 않았다면, 아니, 그 이전 자신이 창조의 공간에서 성장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시간과 때가 적절하였기에 자신은 그 퀘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지, 그것이 아니었다면 길고 긴 도피 생활과 함께 험난한 행로를 걸었을지 모른다.
야안은 다음 퀘스트의 상대에게까지 그처럼 운 좋게 일이 풀릴 리 없다 생각했다.
이런 점에서 ‘토네’의 조각은 야안에게 상당히 큰 힘이 되어줄 물건임이 분명했다. 그는 곧 ‘토네’의 조각을 블랙 오우거 갑주에 부착하였다.
이후 마나 부여에 소모된 마나를 운기로 채웠고, 곧 갑주를 입고 ‘토네’를 펼쳐 모의 전투를 시도했다.
대상은 황금 갈기 오크였다.
뱀파이어 군주 바론 이후 상당한 성장을 보인 야안이었다. 페리가 건넨 리트담의 저서를 계기로 초감각까지 얻어낸 지금의 야안은 황금 갈기 오크에게 밀리지 않았다.
1년간 건곤대나이도 0.7%가 더 올라가 있었는지라, 황금 갈기 오크의 강력한 공격도 큰 무리 없이 막을 수 있었고, 마크 자작이 군을 맡으면서 시작된 ‘토네’ 마법에 훈련을 통해 익숙해져 야안의 경지로는 할 수 없는 형태의 공격도 무리 없이 해냈다.
최근 보름 전부터는 황금 갈기 오크와 대등하게 싸우게 되었다.
물론 순수하게 검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왼손에서 뿜어 나오는 파이어 핑거와 파이어 피스트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야안은 이제 파이어 피스트를 연속으로 네 번을 펼칠 수 있었고, 파이어 핑거를 한 번에 세 손가락으로 쏟아낼 수 있었는데 각고의 노력으로 방향 회전도 가능해졌다.
펼치는 당시에 손가락 끝에서 나오는 그 순간 미묘하게 마나를 더 부여하는 형식인데, 처음에는 그 마음대로 되지 않았으나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 원하는 형태로 파이어 피스트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황금 갈기 오크는 야안이 ‘토네’ 마법이 걸린 상태에서 건곤대나이를 펼치기 시작하자, 마치 물에 검을 베듯 공격이 통하지 않았고 곧 그는 분노에 찬 울음을 흘리며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상급 익스퍼트의 거대한 마나를 대검에 담아 지금의 두 배에 다다른 힘과 몸놀림으로 야안을 노렸는데, 그것만큼은 건곤대나이를 펼치는 야안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야안은 파이어 핑거와 파이어 피스트를 펼쳐, 그의 움직임을 봉하려 했으나 대검에 실린 그 막대한 검기는 야안이 펼친 마법들을 어렵지 않게 격파하였다.
인간이라면 아무리 상급 익스퍼트 경지에 들어선 자라 해도 파이어 피스트 같은 강력한 마법을 검기로 물리칠 수 없을 것이지만, 항마력이 워낙 뛰어난 황금 갈기 오크였기에 그런 일이 가능했다.
야안은 초감각 덕분에 더욱 자유로운 형태로 육대검식을 구사할 수 있었기에, 황금 갈기 오크가 마법으로 잠시 멈칫한 사이 육대검식을 펼쳐 그의 검기를 비켜 흘리며 막을 수 있었다.
초기에 ‘토네’를 통해 기습적인 형태로 황금 갈기 오크의 옆구리와 허벅지를 베어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승기는 야안에게 돌아갔다.
두 시간이 지날 무렵에서야 황금 갈기 오크는 흐르는 피로 인해 크게 지쳤고, 야안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비축한 모든 힘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빛 마법인 나스로 그의 시야를 어지럽히고, 파이어 핑거로 상처 난 부위를 건드려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며, ‘토네’로 인해 빨라진 몸으로 그에게 자잘한 상처를 내어 그의 체력을 갉아먹었다.
결국, 야안은 길고 긴 인내심 끝에 한 번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고, 육대검식 중 가장 무거운 검식인 6초식을 펼쳐 황금 갈기 오크의 목을 베어냈다.
쿵.
야안은 마지막 검식을 펼친 뒤, 땅에 나뒹굴었다.
황금 갈기 오크의 가죽이 매우 강력한 방어력을 지녔음을 알기에 마지막 초식에 모든 기운을 쏟아부으면서 생긴 현상이었다.
“하아, 하아…… 하하하.”
거친 숨소리를 흘리던 야안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
비록 가상 전투였지만, 야안의 높은 지혜로 인해 놀라울 정도로 복원하여 그 상대는 황금 갈기 오크에 준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수백 번이나 패한 상대였고, 불과 1년 전만 해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던 자신이었다.
한데, 지금에 와서 결국 황금 갈기 오크를 상대로 이겨낼 수 있었으니 그는 앓던 이가 빠진 것같이 가슴 깊이 후련했다.
물론 이번 전투는 깊은 인내심에서 얻은 것이기에 다음 전투에서 자신이 이길 수 있을 거라 장담할 수 없지만, 최소한 그럴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야안에게는 미숙한 심연의 일검이 있었고, 기반을 마련한 이상 그 일검을 펼쳐 그를 죽일 수 있었다.
그 말은 호도칸급의 몬스터와 자웅을 벌이어 승리할 기반이 만들어졌음을 말한다. 물론 이후 최소 열흘간 치료에 전력을 쏟아부어야 하겠지만, 호도칸급의 몬스터에게 승리한 대가치고는 싼 편이라 할 수 있다.
야안은 지친 몸을 일으켜 운기행공으로 지친 육신을 달래고 마나를 채웠다.
던전에서 나온 야안은 저 멀리 자신의 집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에 미소를 머금다 이내 발걸음을 서둘렀다.
보름이 지날 때쯤, 론이 상행에서 크게 성공하여 1,500의 농노를 이끌고 마크 영지로 복귀하였다.
그 대상은 14~15세인 건장한 소년들이 주였는데, 못 먹고 고된 일상 탓에 몸은 말라 있으나 뼈대가 굵어 건장한 느낌을 주었다.
그 외에 눈빛이나 척추 형태 등 야안이 알려준 것을 기반으로 근골이 좋은 자들만을 골라 사들였는지라 론은 그 고된 과정에 질리고 말았다.
하지만 야안이 그들을 보며 크게 기뻐하는 모습에 론은 그간의 고생을 잊어버렸다.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준 은인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그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대단하군. 정말 고생 많았네. 이들 중 60% 이상을 군부에 종사시켜도 될 정도야.”
최근 들어 점차 늘어나는 세금을 본다면 이들을 예비군에 넣어 훈련을 시켜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다행히 이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새로 짓고 있는 훈련소와 숙소는 그 규모가 상당했기에 800명가량이 지금 당장 들어와도 무리가 없었다.
이 훈련소를 통해 최종적으로 1만의 군사들을 키울 생각이었기에 넓은 땅이 필요했고, 그에 이번에 마크 자작이 토벌에 성공하며 확장된 영지 외곽 쪽에 지어졌다.
규모는 내성의 반 정도의 크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이 완공된다면 주위에 자연스럽게 마을이 하나둘씩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외곽 쪽도 활성화될 것이다.
자작의 영지는 보통 6~7만 정도를 수용할 수 있었는데, 지금 넓혀진 영지의 규모에 비한다면 영지민들의 수는 적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농노에서 영지민으로 편입된 이들의 수는 700명에 달했고, 이번에 일자리를 찾기 위해 편입된 3,000명을 합쳐 4만3,000명가량이 현 주민의 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