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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안-229화 (229/385)

야안 229화

아직 대단한 열기를 지니고 있었지만, 초인의 육체를 지닌 야안이 잡지 못할 정도의 열기는 아니었다.

그가 이번에 만든 검은 그가 지난 며칠을 갈고 닦은 것에 비해 볼품없어 보였다. 검에는 예기가 자리하지 않았고, 그 날 또한 서지 않은 둔중한 형태에 불과했다.

마치 시골가의 대장장이가 만든 검만도 못한 검이라 실망하는 것이 분명하건만 야안은 스스로 만든 검에 매우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잠시 스스로 만든 검을 바라보던 야안은 검기를 일으켰고, 이내 검에서 일어난 검기에 대지가 요란하게 파헤쳐 뒤집혀 졌다.

그가 다시 가볍게 손목을 휘저어 검기를 날리자 70미터 바깥쪽에 자리한 굵은 나뭇가지가 힘없이 베어져 요란스럽게 대지를 뒹굴었다.

“성공이구나. 생각한 것보다 더 만족스럽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아까부터 자신의 눈앞을 아른거리는 이 검에 대한 정보창을 열었다.

[신검

등급 : B-

대 장인이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든 검이다. 오르하르콘의 가루와 미스릴, 강철이 어울려져 뛰어난 신검이 탄생되었다.

다만 너무도 뛰어난 신검이기에 그 능력이 되지 않는 자가 쥐면 신검의 힘을 감당하지 못해 마검으로 변모될 수 있다.

* 검기의 증폭 능력이 40%에 달한다.

* 이 검을 감당할 수 있는 존재는 굳이 검기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이 검 자체만으로 그에 못지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가 만들어낸 무구 중 가장 뛰어난 등급을 지닌 무구였다. 다만 너무 뛰어나기에 그 주인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스스로 만든 물건에 대해 만족해하는데, 카르샤가 대장간에 들어섰다.

그녀는 며칠 간 울리던 망치질 소리가 끝이 나자 온 것인데 다행히도 야안이 그간의 작업을 끝내고 스스로 만든 검에 만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시일을 맞추어 끝을 내었군요.”

“그렇소. 이 물건이라면 충분히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오.”

“저는 검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 검에 숨겨진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느껴지는군요. 아마, 그들도 이런 물건을 구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야안과 카르샤가 말하는 그들이란 드워프들을 말한다. 지난달, 이곳 베로시안 왕국의 왕성에서 관리하는 푸른 바위 일족이 2년 만에 물류 교류를 원하였고, 이에 왕성만 아니라 대귀족들 또한 저마다 자신들의 특산품이나 물류들을 푸른 바위 일족에게 보내어 그들과의 교류를 원했다.

하지만, 장인 종족이라 부를 만큼 워낙 까다로운 이들이 드워프인지라 대부분의 물류들은 교류를 하러 온 다른 곳의 물류들과 거래를 트기도 했다. 하니 이래저래 손해가 아닌지라 저마다 상당량의 물류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야안은 그런 이번 물류 교류에 참석하는데 허락을 구할 수 있었고, 이번 드워프와의 첫 교류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 만든 검이 바로 이 신검이었다.

야안은 이 영지의 물류 교류 여정을 이틀을 앞두고 이 신검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번 여정에는 야안 혼자 움직이게 되었다.

그의 제자들은 나이가 어린 데다 기틀을 닦고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에 안목을 넓힌다는 목적으로도 데리고 갈 수 없었다.

또한 카르샤도 자신의 본래의 경지를 회복하기 바쁜 터라 쉽사리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더구나 지난 야안이 테무드가 만들었던 마나를 늘리는 비법을 펼친 뒤 그 마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움직여야 했고, 덕분에 그녀는 야안이 돌아올 때쯤, 중급 현자 비기너의 경지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 짧은 시일에 벽을 다시금 넘어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지만, 이미 한 번 갔던 길이고, 그렇기에 그 깨달음도 부족하지 않으니 그 마나와 육체가 성장만 해준다면 얼마든지 들어설 수 있었다.

여정을 앞둔 야안은 지난 행하지 못했던 수련과 휴식을 번갈아 가며 여정의 준비를 앞두었다.

그간 금빛 진주 덕분에 그의 검법은 더욱 정교해졌기 시작했다. 검강에 의념을 담고 거두기가 숨 쉬듯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또한 주술은 불의 술의 완성을 앞두고 있었으며, 고대 마법들을 새로이 익히며 그 마법들의 습득률 또한 크게 향상되었다.

신마법도 그 발동 시간이 상당히 짧아진데다, 정령술도 지금에 이르러 중급 정령 비기너의 자리를 완전히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제3 초식인 슬픔의 의념을 검에 담는 법을 막연하게 깨달아 계기만 생긴다면 새로운 검의 길에 들어설 수 있을 터였다.

제로스 후작 가에서 꾸민 여정의 물류의 상황은 상당했다. 그 마차만 해도 25대에 달했고, 알지는 못해도 공간의 주머니를 통해 옮겨지는 귀한 물품들 또한 상당한 양에 달할 것이다.

야안은 그들 중에서 후미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헬로지 경이 후미를 이 행정의 후미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헬로지 장원에서 나온 물류는 마차가 3대분에 불과했지만, 대신 그 들고 가는 물품들이 하나같이 귀한 것들이었다.

마법 물품들과 헬로지 장원에서 생산되는 귀한 약초들 등의 물품들이 상당수인지라, 웬만한 대상단의 상행 못지않은 물류가 자리했다.

또한 듣기로 헬로지 경이 공간의 주머니로 개인적으로 가져가는 물건의 값어치는 이에 못지않다 하니, 이번 거래에서 헬로지 장원이 얼마나 기대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야안은 그 후미에 자리한 이번에 고용된 용병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었는데, 용병의 존재는 자신의 살던 곳보다 그 사회적 위치보다 낮지 않았다.

다른 대륙에서는 모르겠지만, 이곳 라 대륙에서의 용병들은 군의 병사와도 같은 위치에 자리했다.

물론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인만큼 인맥이라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 어느 소속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 실력에 따라 그 계급이나 위치를 정해 주었다.

하기에 검을 든 이들은 저마다 영지의 병사로 갈 것인지 아니면 용병단에 들어설 것인지 고민하는데, 저마다 좋고 나쁜 점이 있어 무엇이 더 낫다고는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 자신이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용병으로 가는 것이 나을 것이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는다면 용병단을 창설하여 상당한 금액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니.

그에 반해 스스로 재능에 한계가 있다면 군사로 빠지는 것이 좋았다. 영지마다 다르겠지만, 복지로 인해 죽어서도 일정 금액을 보상받아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또한 무사히 위기들을 넘긴다면 진급하여 안정적으로 재산을 모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곳 고대 시대의 사회적 통상적으로 명예 또한 중시하지만, 그도 물질적인 것이 바탕이 되어야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가지는 생각이다.

영주가 가신들에게 얼마나 자신의 몫을 떼어 주는 것이 명예라 생각하는 이들도 상당한 편이다.

이는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돈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기에 생긴 사회적 풍조였다.

그러하니 제로스 후작에게서 상당한 재물을 얻을 수 있는 헤롤지 장원을 받았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 상당히 큰 명예인 것이다.

현재 야안이 신세를 지고 있는 하롤스 용병단은 그 인원이 50명 정도인 작은 규모에 불과했지만, 그들 중 6명이나 상급 유저에 달한지라 상당한 저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나 그들 중 단장을 맡는 하롤스는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나이에 상급 유저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앞으로 그들 용병단의 전망은 밝은 터라 이들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세력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롤스가 익스퍼트에 오르게 되면 그때부터 이들의 세력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확장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이들 용병단의 대원들이 지닌 자부심은 상당했다.

이들 용병 대원 중에서 그간의 여정동안 야안과 친분을 쌓은 이는 탈론이라는 이로 이 하롤스 용병단에 들어온 지 이제 반년이 된 올해 15살의 어린 용병이었다.

검에 재능이 있어 자기가 살던 동네의 검술관에서 훔쳐 배운 검만으로 이화접목의 이치를 깨달을 정도인데다, 서점에 파는 하급 심법서를 연구하여 효율이 높은 심법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의 부모님은 도시 외각에서 농사를 짓던 이들이었다. 여타의 농사를 짓던 촌무지렁이들처럼 그들 부모님은 많은 자식을 낳았다.

모두 여덟 명으로 오남 삼녀 중 여섯 번째로 태어난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미래를 정해야 했다.

다행히 타고나기가 힘이 좋았고, 눈썰미가 뛰어난 덕분에 그는 검술관 여기저기를 훔쳐 다니며 검을 닦았고, 그간 여러 잡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산 심법서로 자신만의 마나 심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검을 수련한 그는 15살이 되었을 때, 중급 유저의 길에 들어설 수 있게 되었고, 하롤스 단장은 그의 그 재능을 높이 사 아직 여러모로 부족함이 있음에도 그를 자신의 용병대에 들이었다.

탈론은 그야말로 검과 관련된 것에 있어서 천재라 해도 무방한 이라, 자신이 가진 것을 잘 가르친다면 능히 또 다른 익스퍼트의 검사가 탄생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한 달이 채 지나지도 않아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바로 탈론의 교육 과정에서 생긴 문제였다. 그랬다. 어떻게 보면 큰 문제라 할 수 있는 일이다.

바로 탈론의 재능이 자신의 역량을 크게 넘어서면서 생긴 문제였다.

그가 검의 진의를 파악하는 재능은 매우 뛰어났다. 예를 들어 한 검법이 있다면 이 검법을 만든 이는 왜 이 검법을 만들어 내었으며, 이 안에는 어떤 힘의 묘리가 있는지에 대한 것을 한눈에 깨닫는 것이다.

물론 보기 힘든 상급 검법이라면 아무리 탈론이라해도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지만, 문제는 이미 탈론의 재능은 헤롤스가 지닌 검의 오의를 어렵지 않게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에게 맞는 형태로 깨달은 것인데 이는 머리가 아닌 본능적으로 그것을 깨달았기에 헤롤스는 섣불리 탈론을 지도할 수 없었다.

자칫 손을 댔다 탈론의 그 위대한 재능을 망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헤롤스는 탈론에게 어떤 가르침도 내리지 않았다. 아니, 조언조차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헤롤스는 탈론에게 이에 대한 사실을 숨겼다. 이는 아직 그의 뛰어난 재능에 비해 그의 정신이 미치지 못해 자칫 그 재능이 자만심에 의해 망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기에 그 진실을 알지 못하는 탈론은 그저 헤롤스 단장이 자신을 미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하기도 했다.

야안은 굳이 진실의 눈을 펼쳐 보이지 않아도, 현재 이 용병단의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사실 야안이 탈론이라는 이름과 그를 처음 본 순간 직감적으로 그가 대현자 테무드의 동료 중 하나인 용병왕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그의 재능은 놀라운 탓이다.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받는다면 충분히 초인으로서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용병왕 탈론이 대단한 것은 그가 어떤 스승도 없이 홀로 검을 익혀 초인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인데, 지금 돌아가는 사정이나 그를 본다면 상당 부분 그가 용병왕 탈론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그가 아닐지라도, 이 같은 재능을 지닌 자라면 그 날을 대비하여 만들 세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기에, 야안은 탈론에게 친분을 쌓았고, 그에게 현재 부족한 부분들을 지적하며 가르침을 내렸다.

탈론으로서는 그런 야안이 경이로운 존재로 보였다. 야안은 마치 그 자신보다 더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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