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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증권사 생활-199화 (199/650)

199화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최근 투자전략사업부에는 시장의 움직임보다 직원들이 더 신경 쓰는 일이 한가지 생겼다.

“면담하고 왔어?”

“난 아직 차례가 안 됐어.”

“어떻게 할 생각이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한진영 부문장의 퇴사가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느껴지는 일이 사업부 내에서 벌어졌다.

한진영 부문장과의 개인 면담.

투자전략사업부 직원들은 바로 이 문제를 가지고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면담을 마친 사람들이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는 없었다.

부문장실에 들어가기 전과 달리 나온 뒤에는 입을 꾹 다물어 부문장실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철저히 함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부 직원들은 한진영이 개개인과 이야기를 나눠 함께 나갈 사람을 추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부 직원들은 서로의 의견을 물으며 한진영과의 면담 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먼저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사실 부문장님이 나가신다면 나도 따라 나가고 싶기는 한데…….”

“너도 좀 흔들리냐?”

“흔들리지. 갑자기 신성증권에서 넘어온 직원들에게 3년간 성과급 외에 상여금을 더 지급하겠다고 하니까.”

“나도 그래. 소문에는 IB 본부가 새롭게 신설되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직원에게는 꽤 큰 선물을 약속했다는 말이 있어.”

“그거 나도 들었다. 거의 기존보다 2배의 성과급을 더 준다며?”

“그래. 본부로 자리를 옮기면 그렇게 준다는데…… 그럼 돈이 얼마야?”

직원들은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내놓은 성과급 정책에 모두 놀란 눈치였다.

기풍이 신성증권을 인수하며 여러 가지 직원을 달래기 위한 떡고물을 내놓기는 했지만, 이번만큼은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부문장님을 따라가면 좋기는 한데…… 아무래도 안정성 면에서는…… 그리고 사실 내가 선택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고…….”

“맞아. 돈도 돈이지만…… 그게 제일 크지. 이제 막 새롭게 출발하려는 곳에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 쫓아가는 것보다 회사에 남아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어.”

직원들은 처음 한진영이 나간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보다 많이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한진영이 나간다면 무조건 따라간다는 당시의 분위기와 달리 지금은 따라가지 못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투자전략사업부에 퍼져나가는 중이었다.

똑똑.

“들어오세요.”

한진영의 말이 끝나자 문이 천천히 열리며 김준하가 안으로 들어왔다.

“어. 네 차례였냐?”

“저기…….”

김준하가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문 앞에서 서성이자 한진영이 앞에 놓인 의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서 그러지 말고 와서 앉아. 앉아서 이야기해.”

“네.”

김준하는 눈을 내리깔고 천천히 다가와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한진영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한진영은 그런 김준하의 모습에 얇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

“왜 그래?”

한진영의 질문에 김준하고 고개만 살짝 쳐들고 대답했다.

“저는…… 같이 못 가는 건가요?”

“그게 무슨 소리야?”

“저는…… 부문장님과 함께 가고 싶어요.”

마치 지금 순간을 놓치면 다음이 없다는 듯이 김준하가 고개를 똑바로 모두 쳐들었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은 채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저 혼자 여기 남아있을 자신이 없어요. 저 부문장님 따라갈게요.”

한진영은 김준하의 말에 크게 웃으며 물었다.

“누가 너 놓고 간다고 그래?”

“아니요. 그건 아닌데…… 지금 사람을 추리기 위해서 이렇게 자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그래서…… 저도 같이 가고 싶다고 말씀드리려고…….”

김준하가 조금 전 같이 가고 싶다고 큰소리쳤을 때와 달리 잔뜩 주눅이 든 모습으로 한진영의 질문에 대답했다.

혹시라도 자기가 한 이야기에 생각이 바뀌었으면 어쩌냐는 걱정으로 김준하가 한진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진영은 그런 김준하의 시선에 다시 한번 웃으며 말했다.

“지금 자리는 추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선택권을 주는 자리야.”

“선택권이요?”

“그래. 소문대로 나는 나갈 거야. 이미 사장님과는 이야기가 끝이 났고 회장님과는…… 조금 의견 조율이 필요하지만 거의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야. ”

“그럼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가…….”

“나와 함께 할지 아니면 회사에 남을지 기회를 주는 거야.”

“기회요?”

“나는 사업부의 모든 직원과 함께하고 싶어. 하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물어보는 거야. 나와 함께 가겠느냐고 말이야.”

“모두요?”

“그래. 모두. 나는 사업부와 함께 기풍증권을 나갈 생각이니까.”

한진영의 말에 김준하는 깜짝 놀란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네가 나와 함께 가는 게 싫다면 이야기해줘. 그렇다면 너는 기풍증권에 남게 되는 거니까.”

“그러니까 부문장님이 선택해서 저희를 골라 데리고 나가는 게 아니라…… 저희가 여기 남을지 아니면 부문장님을 따라갈지 선택하는 거라고요?”

“그렇지. 역시 넌 생각보다 똑똑해. 맞아. 내가 오히려 부탁하는 거야. 나와 함께 가자고 말이야.”

한진영이 말을 하고 살며시 미소 지었다.

사업부를 통으로 들고 나가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이정훈 회장이 내건 조건이 하나 있었다.

사업부 직원들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고 남겠다는 사람까지 굳이 데리고 나가지는 말라는 것이었다.

사업부를 통으로 가지고 가든지 말든지 상관없이 억지로 모두를 데리고 가지 말라는 뜻이었다.

한진영은 이정훈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런 제안이라면 오히려 자기가 하고 싶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부를 통으로 들고 나간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사업부 직원들의 공감대가 필요한 일이기는 했다.

물건처럼 데리고 나간다면 나중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선택하여 한진영을 따라오는 것.

한진영에게는 무엇보다 이런 마음이 필요했다.

“좋아요. 부문장님을 따라갈게요. 제가 선택해서 가는 거예요.”

처음 문을 통해 들어왔을 때와 달리 김준하는 밝은 얼굴을 한 채 한진영을 향해 웃고 있었다.

한진영은 그런 김준하를 보고 김준하조차도 흔들렸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결정을 내린 뒤의 홀가분한 표정을 보고 스스로 결정한 것에 큰 만족을 보인다는 것도 알게 됐다.

‘잘됐네. 오히려 이 회장님 덕분에 나가는 게 수월하게 된 것 같아. 이제 나가서는 흔들릴 일이 없게 됐어.’

이정훈 회장이 나가려는 직원들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떡고물을 내놓은 덕분에 오히려 한진영에게 큰 도움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 것이었다.

기풍증권의 좋은 제안을 뿌리치고 스스로 한진영을 따라 기풍증권을 나가는 선택을 한 것에 직원들은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준하는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한진영에게 인사하고 나가려다 잠시 멈췄다.

“사업부를 통으로 가지고 나가려고 하시니 제가 말을 조심해야겠죠?”

“그건 뭐 알아서 해도 돼.”

“조심할게요. 이런 일은 작은 일이 아니니까요. 믿어주세요. 다른 사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까요.”

김준하는 입을 손으로 가리는 제스처를 취하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왜 그렇게 이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지 알게 됐다.

투자전략사업부가 한진영을 따라 기풍증권에서 나간다는 것은 섣불리 소문을 낼 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소문이 자기 입을 통해서 나왔을 때 감당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한진영과 함께 나간다는 것을 택한 순간부터 사업부에 마이너스가 될만한 행동은 조심해야 한다고 판단한 김준하는 말을 아끼기 위해 입을 굳게 다물었다.

***

“환장하겠군.”

이정훈 회장은 이성우와 마주하고 앉아 이성우가 가지고 온 것을 내려다보고 말했다.

“이게 정말이냐? 한진영이가 협박하거나 뭐 그런 거 아니야?”

“그런 거 없었어요.”

“네가 도와준 건 아니고?”

의심하는 듯한 이정훈의 말에 이성우가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제가 도와줄 게 뭐 있겠어요? 그런 거 없어요. 오히려 남는 게 좋게 느껴지도록 선물을 팍팍 풀라는 지시대로 얼마나 많은 선물을 내놓았는데요. 들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그래.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기는 했더구나. 그런데…… 그런데도 이렇게 다들 한진영이를 따라가겠다고 나섰다고?”

이성우는 이정훈이 화를 낼 만하다고 생각했다.

사업부의 직원 70여 명이 모두 한진영을 따라가겠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기 전에는 많아야 절반밖에 따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기에 남았을 때 받을 엄청난 성과급들을 제안한 뒤에는 잘해야 10% 정도만이 한진영이를 따를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기풍증권에 남겠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던 것이었다.

“돈이 부족했나?”

이정훈은 곁에 앉아있는 권수형을 돌아보고 물었다.

당혹스럽기는 권수형도 마찬가지였는지 황당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 채 대답했다.

“그러지는 않았을 겁니다. 우리가 제시한 조건은 A급 증권사에서도 맞춰주지 않을 조건이었습니다. 게다가 본부로 들어가는 직원의 경우에는 플러스알파가 더 있을 거라는 이야기까지 했으니 돈이 모자라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긴 이제 막 회사를 차리려는 놈이 무슨 돈이 있겠어. 저쪽은 조건이 제로인데 조건에서 밀렸다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럼…… 순수하게 한진영이를 보고 직원들이 모두 우리가 아닌 한진영을 선택했다는 뜻이야?”

“그게 맞는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어이가 없네.”

이정훈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이성우를 돌아봤다.

“네가 한번 말해봐라. 너라면 어떻게 했겠냐?”

“뭐를요?”

“네가 기풍증권의 사장이 아니었다면 너도 한진영을 선택했겠냐는 말이다.”

“그럼요. 저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

이정훈과 권수형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이성우를 바라봤다.

“뭐 생각하고 말고도 없어? 고민도 하지 않는다는 거야?”

“그럼요. 고민할 거리가 되지 않아요. 한진영이 저를 선택할지 안 할지를 걱정해야지, 제가 한진영과 회사 사이에서는 고민할 이유가 없어요.”

“왜?”

권수형도 궁금했던지 이성우를 보고 귀를 세웠다.

오랜 회사생활에서 이런 이야기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성우는 궁금해하는 이정훈과 권수형을 향해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다.

“물론 회사를 선택하는 게 안정적이고 좋기는 하죠. 하지만 미래가 없어요.”

“미래가 없다고? 그게 무슨 개똥 같은 소리야? 왜 우리가 미래가 없어? 이제 IB 본부를 신설하고 IB 분야의 신흥강자가 되려고 하는데. 어떻게 미래가 없다는 말이야?”

“그건 회사의 미래죠. 제 미래가 아니잖아요.”

“뭐?”

이성우는 평소의 그답지 않게 이정훈 앞에서 주눅 드는 모습 없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지금 사람들에게는 내 미래가 중요해요. 회사의 미래는 둘째 문제죠.”

“별 거지 같은 소리 다 하고 있네. 네 미래나 회사 미래나 같은 거지 그게 무슨 차이야?”

“차이가 심하죠. 회사가 잘된다고 해서 내가 잘되는 건 아니니까요.”

“왜 회사가 잘되는 게 내가 잘되는 게 아니야? 회사가 잘돼야 직원도 잘되는 거지. 넌 그따위 썩어빠진 생각으로 회사를 경영하려고 했던 거냐?”

이쯤 되면 찔끔거리며 이정훈의 말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 당연했던 이성우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이정훈의 낡은 생각에까지 동조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달라요. 그것도 아주 많이 달라요.”

이성우는 권수형과 이정훈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회사가 잘되는 게 내가 잘되는 세상은 10년 전이 마지막이었어요. IMF 이후에는 회사는 회사고 나는 나인 세상이에요. 아시잖아요. 회사가 잘 된다고 해 봤자 직원 입장에서 크게 도움받을 건 없다는 걸요.”

“그래서 돈 준다고 했잖아.”

“그 돈도 회사가 잘돼서 받는 것하고 내가 잘돼서 받는 것하고는 차이가 크다는 것 모르시겠어요? 회사가 돈을 많이 벌어서 준다는 게 고작 성과급을 2배로 준다는 게 전부잖아요. 그것도 매번 그러겠다는 것도 아니라 기간 한정이 있는 조건이고요.”

조금 전까지 개똥 같은 소리라고 소리치던 이정훈도 슬슬 이성우의 말이 무얼 뜻하는지 알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이성우는 그런 이정훈을 향해 계속 이야기했다.

“그런데 내가 잘되면 2배로 끝이 나지 않아요. 10배를 버는 것도 문제가 아니게 될 테니까요.”

“그러니까 네 말은…… 한진영이 그놈을 따라가면 본인이 잘된다는 이야기냐? 그놈이 뭐가 달라서?”

이정훈의 말에 이성우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돈을 버는 방법을 아니까요.”

“뭐?”

“주식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 이기는 법을 알아요. 그것도 정확하게 말이에요.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회장님도 진영이의 지난 행적을 확인해보셔서 아실 거예요.”

이성우의 말에 이정훈과 권수형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이성우의 말대로 이정훈은 오래전부터 한진영의 행적을 확인했었다.

그리고 신성증권을 인수한 뒤 권수형을 통해 한진영이 어떻게 부문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오게 되었는지 매매 하나하나를 살펴봤었다.

그래서 이성우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한진영은 주식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버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존재였다.

“그래. 이제 알겠다. 네 말대로 그 녀석 곁에 있으면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는 법을 배울 수 있겠구나. 그게 성과급 2배 같은 것에 비교할 정도가 아니기는 하지. 쓰읍~”

이정훈은 이성우의 말에 동의하며 입맛을 다셨다.

“이렇게 지나고 보니 그 녀석을 놓아주는 게 더 아깝게 생각이 들어. 그 방법을 내가 배울 수는 없을까 하고 말이야.”

“그보다 좋은 관계를 맺고 진영이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받는 게 더 좋죠.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도움받을 건 앞으로도 많잖아요. 이제 와서 주식에 재미를 붙이실 것이 아니라면요.”

이정훈은 이성우의 말에 눈을 가늘게 뜨고는 이성우를 바라봤다.

“네가 잘할 수 있겠냐? 그놈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겠어?”

“자신 없어요.”

이성우는 잠시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이정훈의 말에 대답했다.

이정훈은 그런 이성우의 말에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봐도 이성우가 한진영을 다룬다는 것은 불가능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성우는 아쉬운 표정이 얼굴에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이정훈 회장에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진영이가 나가는 게 저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상사로서 부하직원 다루듯이 다룰 수 없는 존재니 차라리 친구로 지내려고요. 지시가 아니라 부탁을 하고 친구로서 도움을 청하는 게 오히려 더 쉬울 테니까요.”

이성우의 말에 권수형이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정훈도 권수형과 같이 이성우를 바라보고 감탄했다.

이제는 이성우가 자기보다 더 나은 생각을 할 때가 있음을 이정훈은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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