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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증권사 생활-469화 (469/650)

469화 그것도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한진영이 돌아온 뉴욕 사무실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한진영이 한국에 가 있는 사이에 멈춰있던 사업들도 속속 재개되었으며, 뉴욕 월가에 다시 이름을 알리기 위한 작업도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이름을 알리려 노력하지 않아도 세이지에 관한 이야기가 월가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브릿지랜드와 홀리스 인베스트먼트가 아시아의 변방에 있는 나라에서 물을 먹었다는 소문이 월가에 돈 것이었다.

특히, 일본에 돈을 빌려 한 사업에서 엄청난 손실을 잃고 일본에 돈을 갚기 위해 가지고 있던 지분도 정리했다는 소식은 한동안 크게 화제가 됐다.

그리고 그 사건의 주인공이 월가로 돌아왔다는 소식은 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했다.

한진영이 월가로 돌아오자 브릿지랜드와 홀리스의 마음은 급해졌다.

자칫 시간을 허투루 보내다가는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직 소문이 자기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일 때 이야기를 잠재우려 했다.

“세이지가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뉴욕거래소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다니…… 여기에 사무실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시작부터 메인스트리트에서 활동할 계획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브릿지랜드의 레이 젠슨과 홀리스의 바비 힉스가 세이지의 뉴욕 사무실에 찾아왔다.

그들은 창밖으로 보이는 뉴욕거래소를 내려다보며 한진영과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번에 뉴욕에 있을 때 마련한 사무실입니다.”

한진영도 레이 젠슨과 바비 힉스가 바라보고 있는 곳을 함께 바라보고는 말했다.

“그때도 사무실을 얻을 때 가장 먼저 중요하게 생각한 게 뉴욕거래소와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였습니다. 뉴욕거래소를 보고 일하면 언젠가는 그곳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뉴욕거래소 입성이요?”

바비 힉스가 고개를 갸웃하고는 한진영에게 물었다.

“지금이라도 세이지가 원하면 저곳에 갈 수 있습니다. 세이지의 명성이 생각보다 크니까요.”

바비 힉스의 말에 한진영이 빙긋이 웃었다.

그가 말하는 뉴욕거래소 입성은 바비 힉스의 말과 다른 의미였다.

그러나 굳이 그걸 알려주려 하지 않았다.

대신 바비 힉스가 꺼낸 말에 반응하며 화제를 돌렸다.

“알고 있습니다. 소문이 과장되게 흘러 다니는 것 같습니다.”

“과장은 됐지만 사실이 아닌 건 아니니까요.”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가만히 바라본 뒤 뉴욕거래소로 시선을 돌렸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이 말한 의미를 아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내색하지 않은 채 소문에 관한 이야기만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좀 곤란한 상황입니다.”

“죄송합니다. 괜히 저희 때문에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나 봅니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 알아주십시오. 저희가 낸 소문은 아닙니다.”

“세이지가 그런 소문을 낼 리가 없다는 것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진영과 세이지를 믿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세이지가 소문을 내지 않았다고 믿은 이유는 세이지에는 아직 그만한 영향력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세이지가 소문을 내더라도 들어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

뉴욕에서 일하는 한국계 증권사 몇몇이 이야기를 들어주기야 하겠지만 그들도 이곳에서는 마이너 축에도 끼지 못하는 곳들이었다.

그들끼리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누구도 신경 하나 써주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래서 레이 젠슨과 바비 힉스는 세이지가 소문을 퍼뜨린 범인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저희가 이곳에 온 이유는 소문을 낸 사람을 찾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럼 어떤 이유로 오신 겁니까?”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입니다.”

“소문을 잠재운다고요?”

한진영이 레이 젠슨의 말에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레이 젠슨은 그런 한진영을 향해 이곳에 온 진짜 이유를 계속 이야기했다.

“우리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찾았습니다.”

“지난번에 한 사장이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한국에 갔을 때 사진을 찍었던 것처럼요.”

돌려 이야기하는 것 없이 바로 이야기한 바비 힉스의 말에 레이 젠슨이 눈으로 타박했다.

그러나 바비 힉스는 이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다 졌다고 보이면 우리 명성이 땅에 떨어집니다. 그것보다 서로 거래를 통해 우리가 자연스럽게 물러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 명성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비 힉스는 말을 하고 한진영을 향해 살짝 손을 뻗었다.

“지난번에 우리 사진을 가지고 세이지가 재미를 봤으니 이번에는 우리가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한 사장님. 이의 없으시죠?”

이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려던 바비 힉스였다.

그러나 한진영은 바비 힉스의 말에 생각하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올려다봤다.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더 좋은 방법이요?”

“네. 두 분과 저의 사이를 확실히 외부에 알리며 돈까지 벌 수 있는 방법 말입니다.”

“그런 게 있습니까?”

“네. 있습니다.”

한진영은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밖에 나가 잠시 시간을 보냈다.

한진영이 나간 회의실을 지키고 있던 두 사람 중 바비 힉스가 레이 젠슨을 향해 이상한 듯이 물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외부에 알리면서 돈까지 벌 방법이라니요? 그런 게 있다는 말인가요?”

바비 힉스는 한진영이 떠난 문을 잠시 흘깃거리곤 레이 젠슨에게 말했다.

“저는 아무래도 찝찝합니다. 저 사람과 엮여서 좋았던 기억이 없어서요.”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지난번 일로 대차게 당해서 자네 말이 무슨 말인지도 잘 알아. 나라고 저 친구와 엮이는 게 좋겠는가? 애송이에게 아프게 당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레이 젠슨은 바비 힉스가 조금 전 바라봤던 문 쪽으로 시선을 옮기고 계속 이야기했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이 바닥에 소문은 퍼졌고, 한번 약점이 잡히면 죽을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월가에서 살아남으려면 소문을 잠재워야지. 그리고 궁금해. 저 친구가 가지고 온다는 돈을 벌 수 있다는 방법 말이야.”

“별것이 있겠습니까?”

심드렁한 바비 힉스의 말에 레이 젠슨이 얼굴에 가득 비웃음을 지었다.

“바비 힉스 홀리스 인베스트먼트 CIO께서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셨나 봅니다.”

“회장님.”

“인정할 건 인정하자고. 저 친구는 돈 냄새 하나만큼은 자네는 물론이고 나도 당하지 못할 정도야.”

“회장님. 그건 저 친구를 너무 띄워주시는 말씀 아닙니까?”

“아닌 것 같아?”

레이 젠슨의 얼굴엔 여전히 비웃음이 담겨있었다.

바비 힉스는 그런 레이 젠슨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시선을 피했다.

레이 젠슨은 그런 바비 힉스를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정할 건 인정해. 나와 자네가 저 나이 때 무엇을 했는지 생각을 해보고 말이야.”

“저는…….”

“그래야 상대방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어. 계속 부정하다간 언젠가는 잡아 먹힐 거야.”

레이 젠슨의 말에 바비 힉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월가에서 잡아 먹힌다는 것은 다음을 기약할 기회조차 사라진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죄송합니다.”

레이 젠슨이 바비 힉스를 향해 조언을 끝마쳤을 때쯤 한진영이 회의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한진영은 굳어있는 바비 힉스의 표정을 살피고는 모르는 척 자리에 앉았다.

“손님을 모셔놓고 시간을 보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걸 보시면 기다린 시간이 허투루 흘러갔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과 바비 힉스 앞에 서류를 내밀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류를 펼쳐 안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을 보고 계속 이야기했다.

“두 분에게 제가 돈을 주고 산 코인 머치의 지분을 코인 그라운드에 넘겼습니다. 조만간 코인 그라운드는 그 지분을 가지고 코인 머치를 인수하려 할 계획이고요.”

“역시 그렇게 흘러갔군요.”

“예상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일이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네. 제가 계속 들고 있는다고 달라질 게 없는 물건이니까요. 그러고 저도 그걸 정리하고 새롭게 진행할 여러 사업도 있었고요.”

한진영의 말에 동시에 대답한 두 사람을 향해 한진영이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한진영의 대답을 들으면서 서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레이 젠슨이 먼저 고개를 들고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그러니까 코인 그라운드의 상장에 참여해달라 이 말입니까?”

“네.”

한진영은 짧게 대답한 후 바비 힉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레이 젠슨에 이어 서류 검토를 마친 바비 힉스는 한진영과 눈을 마주쳤다.

“이게 돈이 되겠습니까?”

“돈이 됩니다.”

바비 힉스에게서 원하는 질문이 나오자 한진영은 주저함 없이 바로 대답했다.

그리고 레이 젠슨을 바라보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지금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알고 있지요. 그래서 세이지에게 넘긴 코인 머치의 지분을 오늘도 아까워하며 이곳에 왔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코인 머치가 아닌 코인 그라운드에 투자할 기회를 먼저 두 분께 드리겠습니다. 시장 지배자의 위치에 있는 곳이 상장하게 된다면 두 분은 코인 머치를 놓쳐 아쉬워하던 것을 모두 지울 수 있으실 겁니다.”

레이 젠슨은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한진영의 모습에 웃음을 흘리고는 보고 있던 서류를 덮었다.

그리고 서류를 한진영 쪽으로 밀어내고는 말했다.

“지금 그 이야기를 한 사장님이 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코인 머치를 우리에게서 강탈해간 분이 다시 기회를 주겠다니……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고 계신다는 것 느껴지지 않습니까?”

“아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진영은 자기를 향해 레이 젠슨이 밀어낸 서류를 다시 레이 젠슨 쪽으로 밀어내고는 말했다.

“코인 머치를 제가 확보해서 코인 그라운드에 넘긴 덕분에 코인 그라운드가 상장할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레이 젠슨은 황당하다는 듯이 웃었다.

그러나 웃음 뒤에 담겨 있는 레이 젠슨의 생각을 한진영은 읽을 수 있었다.

흥미롭다.

마냥 거부하여 듣는 것조차 싫어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한진영은 알 수 있었다.

만약 정말로 한진영의 생각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면 지금 한진영 앞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코웃음을 치는 레이 젠슨을 향해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코인 그라운드는 상장을 할 겁니다. 두 분의 도움이 없더라도 말입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과 바비 힉스를 번갈아 바라보고는 말했다.

“물론 두 분이 도와주신다면 상장 진행이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이 될 겁니다. 아무래도 저는 이곳 시스템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상태니까요.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시간을 돈으로 사겠다는 말씀입니까?”

“바로 그렇습니다. 저는 돈을 빨리 벌고 싶으니까요.”

레이 젠슨의 말에 한진영은 다시 빙긋이 웃고는 대답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바비 힉스에게 질문을 던졌다.

“홀리스 인베스트먼트는 어떻습니까?”

“뭐가 어떻다는 말입니까?”

“돈을 버셔야 하지 않습니까?”

“이보세요. 한 사장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오해한 건가요? 다른 투자자들에게 원망 섞인 질타를 받고 계신 것 아닙니까?”

“크흠.”

한진영의 말대로 대한민국에서의 투자 실패는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말았다.

그리고 피해는 고스란히 홀리스 인베스트먼트의 신뢰를 흔들었다.

한진영은 고개를 돌려 레이 젠슨을 바라봤다.

홀리스 인베스트먼트뿐만 아니라 브릿지랜드도 마찬가지가 아니냐는 눈빛을 보낸 것이었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시선에 헛웃음을 터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기는 하죠.”

“그냥 버는 게 아니라 드라마틱하게 벌면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더 좋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면 투자금의 5배를 벌어들이는 신규상장과 같은 것 말입니다.”

“투자금의 5배요?”

“네. 수익률 500%는 나오게 될 겁니다. 상장만 한다면 말입니다.”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이 자기 앞으로 돌아온 코인 그라운드의 서류를 내려다봤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을 따라 서류로 시선을 돌리고는 말했다.

“코인 그라운드의 시장 지배력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익은 늘어날 게 분명합니다. 거래하는 코인 가짓수를 늘린다면 문제 될 것이 없고요. 코인 머치와 크로스 체크하여 거래가 안 되는 것을 그대로 가지고 와도 해결될 일입니다.”

“확실히 이익이 눈에 띄기는 합니다.”

긍정적으로 보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 레이 젠슨이었다.

그의 눈에도 코인 그라운드의 엄청난 이익이 확연히 들어왔다.

“그 부분을 어필한다면 좋은 가격에 상장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뒤에도 꽤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테고요.”

“코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계신 것 같습니다.”

바비 힉스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아 한진영에게 물었다.

한진영은 바비 힉스를 향해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코인을 긍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코인을 거래하는 곳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지요.”

“그게 그거 아닙니까?”

“다릅니다. 사실 저는 코인에 관심이 없습니다. 암호화폐가 어쩌고 미래가 어쩌고 하는 거 다 제 귀에는 헛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으니까요.”

한진영의 노골적인 말에 두 사람은 의외라는 듯한 눈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코인 거래소 지분을 들고 코인 거래소를 상장시키려는 사람 입에서 코인은 헛소리라는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코인 거래소는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사람이 바보 같아 보인다고 해서 카지노조차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시장을 나눠서 생각한다는 말씀입니까?”

“바로 그겁니다.”

한진영은 손으로 반을 가르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갈라진 양쪽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말했다.

“우리가 바라볼 곳은 코인 시장이 아니라 코인을 거래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입니다. 코인의 미래는 코인을 거래하는 사람들이 고민할 문제이고 우리는 코인을 거래하며 생기는 수수료만 고민하면 될 문제지요.”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이 감탄 섞인 탄성을 내뱉었다.

“허허.”

바비 힉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철저하게 돈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월가에서도 보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는 30대에 불과했다.

아시아인은 보는 것보다 더 어려 보이기에 그의 눈에는 20대처럼 보일 정도였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바비 힉스가 놀란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보는 사이 레이 젠슨이 마지막 남은 고민을 이야기했다.

“좋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우리는 돈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누구 덕분에 큰 손실을 보아서요.”

“그것도 제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세이지에서 해결해 준다고요?”

“네.”

한진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비 힉스와 레이 젠슨을 번갈아 바라본 후 이야기했다.

“두 곳이 보유하고 있는 BSML 지분을 제가 인수하겠습니다.”

“BSML을요?”

“어떻습니까? BSML 지분이라면 코인 그라운드의 투자 자금을 만들기에 충분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과 바비 힉스는 질렸다는 표정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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