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2화 〉42화 (42/92)



〈 42화 〉42화

체구 때문에 귀엽다는 인상이 먼저이지만, 확실히 예쁜 얼굴이었다, 김소희는.


게다가 얼핏 보아서는인지하기 힘든 숨겨진 볼륨감마저 있지 않은가?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가슴이라서 그렇지, 가슴이 이만큼 크다면 자연스럽게 골반 쪽 볼륨감도 상당할 터였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키가 큰 글래머와 키가 작은 글래머는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당연히 후자 쪽이 훨씬 더 귀하다고  수 있었다.


평일 아침에 국밥집을 나와서 바깥 바람을 쐬다 보니 현타가 조금 왔다.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내 집에 가자고 할 생각이었지만, 그게 약간은 범죄행위처럼 느껴진 것이다.

이제 와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우습기는 하지만 어쨌든 나는 김소희의 동의를 다시 한번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밤새 술을 마신 데다가, 나와 함께 국밥을 먹으면서도 소주를 마셨으니까.

아무리 헌터라고 해도 현실적인 판단능력이 조금 흐려졌을 수 있었다.


"어? 모텔 가는 거 아니었나요?"


이런 내 생각을 단숨에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김소희는 당연한 걸 왜 묻냐는 투로 말했다.

"모텔......?"

나는 김소희와 함께 모텔에 들어가는 장면을 그려 보았다.

나쁠 것은 없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남녀 관계가 존재하고, 나이 차가 많은 커플이 모텔에 들어가는 것도 그리 이상하다고만  수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뭐라고 할까?


근래 기분 좋은 이벤트를 많이 겪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런 일에 면역이 많다고 할 수 없었다.

함께 모텔로 들어가는 장면을 시뮬레이션해보았을 때 그게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제안했다.

"우리 집에 갈래?"

사무실로 갈까 생각도  봤지만, 사무실에서 섹스 하는 것은 조금 그랬다.

소파가 제법 크기는 해도 편안한 집 놔두고 사무실에 가서 섹스한다는 것도 좀 그렇다고 여겨졌다.


게다가 김소희는 오늘 면접을 보고 영입이 결정된 멤버인데, 파티에 들어오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사무실에서 파티장과 함께 섹스하는 것이라니.


그녀의 창창한 미래를 생각할  좋지 않은 일이 될  같았다.

뭐, 파티장 집에 가서 섹스하는 것도 결과적으로 마찬가지긴 했지만, 약간은 더 정상적인 그림이라고  수 있으니까.

"파티장님 집이요? 좋아요! 가보고 싶습니다, 저!"

김소희는 밝게 소리쳤다.


마치 고등학생이 담임선생님에게 초대받아서 놀러 가는듯한 말투였다.

생각해보면 선생님의 초대를 받고 그의 집에 가는 것도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김소희의 말투에는 천진한 구석이 있었다.

우리가 앞으로 하게 될지 모르는 것도 아닐 텐데.

“그래......”

내가 조용히앞장을 서자, 김소희가 내 뒤로 쪼르르 와서 바짝 붙었다.


귀엽기는 하지만 마음이 복잡하다.


그런  복잡한 마음과는 별개로 곧 벌어질 일을 기대하면서 바지 안의 자지가 저절로 부풀었다.


#



이연화를 데려왔을 때도 같은 기분을 느꼈지만  집은 젊은 여자를 데리고 오기에는 많이 누추했다.

'빨리  벌어서 이사 가야지.'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뒤에서 김소희가 뒤에서 감탄을 내뱉었다.

"와! 여기가 파티장님 집이군요!"

뭔가 연예인의 집에 온 골수팬이 보일 만한 반응이었다.


그녀는 주위를 둘레 둘레 보면서 깊게 숨을 들이쉬기까지 했다.


마치 이 방 안에 있는 내 체취를 자신의 폐부 안에 가득 담겠다는 듯이.


민망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약간의 죄책감도 느껴졌다.

그녀가 내게 이만큼의 호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히 시스템의 영향 때문이니까.

내가 특정한 방향으로 2차 각성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잘해 줘야지.'


앞으로 그녀를 무럭무럭 성장시켜서 훌륭한 파티의 어엿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 줘야겠다.


당연히 그렇게 할 생각이기는 했지만, 새삼 각오를 다짐으로써 마음 안에 솟아나는 죄책감을 조금은 무마할  있었다.

다행인 부분은 내가 근 며칠 동안 나름대로 집 청소를 꽤 깔끔하게 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이연화를 데리고 온 날 이후에 벌어졌던 일이다.


아무리 그래도 노총각 냄새가 풀풀 나는 방에 여자를 데려온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니까.


대체로 남자들은 연애를 하면 나름대로 외모에 신경을 쓰고 조금은  깔끔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연화를 집에 데려올 때부터 무심결에 알고 있었다.

앞으로 이 방에 여자가 찾아올 일이 많아지리라는 것을.

아무리 청소를 좀 했다고는 해도 기본적으로 좁은 방이고 남자 혼자 오래 살아서  좋은 냄새가 찌든 방이기도 했다.

그래도 김소희는 조금도 불편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겉옷을 훌렁 벗어 옷걸이에 올려둔 뒤에 침대에 앉았다.


침대에 앉아서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삐걱삐걱 소리를 내면서 웃고 있는 것을 보니 민망했다.

정말로 볼 것도 없고 즐길 것도 없이 초라한 방인데.

"마실 것 좀 줄까?"
"네!"


냉장고에 오렌지 주스가 있어서 한잔 따라 줬더니 김소희는 잔을 두 손으로 들고 맛있게 먹었다.


국밥을 먹을 때와 비슷하게 잔에 가득 담긴 오렌지 주스를 자연스럽게 원샷 했다.

"파하!”

 잔을 돌려주면서 그녀가 물었다.

“파티장님은 어떻게 하는 게 좋으세요?"
"뭘?"
"먼저 씻는 게 좋으세요, 아니면 그냥 하는 게 좋으세요?"


무슨 말인가 하고 나는 조금 생각한 뒤에 그녀의 의도를 알  있었다.


사람에 따라서 취향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니까.


섹스하기 전에 무조건 몸을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체취를 담은 상태로 옷을 벗겨가며 섹스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김소희는 나이와 보이는 외모에 맞지 않게 그런 날카로운 부분부터 찌르고 들어온 것이다.

더 확실해졌다.


그녀와 내가 지금부터 이 방에서 무엇을 하게 될지.


"음......”

나는 배꼽이 드러난 반팔 티와 타이트한 가죽 바지를 입은 김소희를 보면서 말했다.


"그냥 할까?"
"네! 저도 그게 좋아요!"


김소희는 환하게 웃으면서 양팔을 활짝 벌렸다.


무슨 의미지 몰라서 잠깐 멍해졌는데 그녀가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을 보고 가까이 다가가서 그녀를 안았다.

"하아아......"

마치 커다란 곰 인형을 안는 소녀처럼 김소희는 기분 좋은 신음을 내면서 나를 꽉 껴안았다.


껴안은 강도가 강한 만큼 내 가슴에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꽉 짓눌렸다.


정말로 이 정도 체구에서는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볼륨이었다.

여기까지  이상 더는  필요는 없다.

나는 김소희를 안고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녀가 그윽한 시선으로 나를 마주보다가 눈을 스르륵 감았다.

나는 그녀의 앙증맞은 입술에 키스했다.

부드러운 입술이 열리면서 솜사탕처럼부드러운 혀가 내 혀에 얽어왔다.


개성 강한 스타일로 미루어 나이에 비해 조금 경험이 많지 않을까 싶었는데, 키스를 하는 품은 꼭 그렇지 않았다.

노련하고 저돌적인 키스라기보다는 수줍고 귀여운 키스였다.

정말로 복합적인 매력이 있는 아이이다.

잘 키워야지.

이미 다 큰 성인이기는 해도 왠지 모르게 김소희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느낌은 차은미를 대할 때와는 또 달랐다.


차은미는 내가 따로 키우지 않아도혼자 알아서 잘 클 것 같은 스타일이라고 할까?


물론 그녀도 나를 만난 게 천운이라고 있을 터였다.


나는 그녀의 성장 가능성으로 완전히 알고 있고 그것을 최대로 뽑아 낼 수 있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사람이니까.


지금 차은미는 시스템의 영향으로 내게 무조건적인 호감을느끼고 있었지만,  이면에는 실제로 그녀가 그렇게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상당수의 여자 헌터들이 내가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발현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면 섹스하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지 몰랐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여자 헌터들의 인격을 싸잡아서 깎아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헌터의 감각은 일반인과는 많이 다르다.


등급을 올릴 수 있다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성장할 기회가 있다면 무엇이든 할 마음의 준비가  것이 바로 헌터들이었다.


하다못해 게임의 아바타를 성장시키는데도 목을 매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기 자신이 게임 캐릭터처럼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는가?


게다가 현재 사회는 완전히 헌터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린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으면 가장 먼저 나오는 대답이 헌터이다.

물론 각성은 자기가 원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그런 점이 또 희망을 품어 볼만한 부분이기도 했다.

각성이라는 것은 빈부, 나이와 무관하게 랜덤으로 이루어지니까.

어설프게 각성하면 지난 15년간의 나처럼 개고생만 하고 얻는 것은 하나도 없게 되어 버릴 수 있지만, 그래도 각성에 대한 희망을 품는 단계에서는 무조건 자기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김소희의 허리를 만지던 손으로 올려서 나는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와!'

뭐랄까?

옷 위로 만지는 것이었지만 저절로 감탄이 나올 감촉이었다.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만졌을 때 더 큰 만족감을 주는 가슴이다.


나도 모르게 꽤 세게 쥐고 주무르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예상치 않게 조금 딱딱한 부분이 만져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곳은 유두 부분에 있었는데, 유두가 발기해서 딱딱해졌다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옷 안으로 손을 넣어서 김소희의 가슴을 만졌다.


그러자 내가 만졌던 딱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유두에 장착된 피어싱이었다.

얼굴에 피어싱이 많기는 했지만 설마 유두에도 이런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뭔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 깨는 기분이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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