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화 〉#6. 미라의 여행 (18)
정식으로 사귀게 된 둘은 '기간'을 분명히 했다. 약 2주 가량의 시간 동안 지우와 미라는 동거하며, 그동안 둘은 진지하게 사귄다. 지우의 네토라세 성벽을 모두 알게된 상황에서 사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지우는 한 차례 더 확인을 구했고, 미라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남자에게 안기는건 익숙했다.
'이것도 운명인가?'
네토라세 취향의 연인을 잠시 떠나서 여행왔는데, 이곳에서도 네토라세 취향의 남친을 사귀다니.
지우에겐 지나의 귀띔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사실 지나는 직접적인 힌트는 주지 않고 그저 특이한 취향이라며 음흉하게 히죽거리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 특이한 취향이 네토라세라는건 미라가 눈치껏 추측한 것이다. 지나는 장난기가 많아서 다들 한 번쯤은 그녀의 귀여운 농간에 넘어간 적이 있었으므로, 진지한 일이 아니고서야 그녀를 전적으로 신뢰하는건 좀 그랬다. 그래서 미라가 얼추 짐작하면서도 지우가 본색을 드러낼 때까지 모르는 척 얌전히 있었던 것이다.
만약 지우가 네토 취향이 아니었어도 미라는 지우와 2주 동안 동거했을 것이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저주의 강화로 변화한 자기 몸을 알아가는 것이지 네토라세 취향의 남자를 만나는게 아니니까. 네토라세 취향은 굳이 따지자면 가산점 항목에 속했다.
"후후. 재밌어."
미라는 당연히 기쁜 마음이었다. 네토라세는 일반적인 여자의 입장에선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성벽이겠지만(남자도 그렇다.), 미라는 그 쾌감을 아주 잘 알았다. 연인이 좋아 죽는 그 모습과 더불어 아무 남자하고 뒹구는 걸레 같은 느낌과, 연인을 제외한 남자들과 마구 섹스하는 그 불건전한 쾌감…. 스스로를 타락시키는 그 쾌감은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배덕감'이었다.
지우도 용사와 비슷하게 네토라세라고 해서 자기 여자와 섹스하지 않는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노멀 섹스도 네토라세 플레이 만큼이나 좋아했다. 순수한 섹스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물론 그 자체로도 기분 좋지만 네토라세 플레이에 아주 좋은 밑거름이 된단다. 그리고 네토라세 플레이 이후에 하는 섹스는 다른 남자의 흔적이 잔뜩 남은 내 여자를 탐하기 때문에, 사실 네토라세 취향인 지우에겐 가장 최고의 쾌감을 선사하는 섹스다.
미라는 용사와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우의 취향을 단순히 이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의 취향에 누구보다도 어울릴 줄 아는 여자였다.
지우는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해주는 미라를 만났고, 생애 최고의 사랑을 하고 있었다. 2주 기한이 있는 시한부 연인라는 냉혹한 현실은 지금 천국을 느끼는 그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미래를 두려워하여 현실에 소홀한건 그야말로 바보 같은 짓이니까.
….
지우의 원룸… 아니 지우와 미라의 원룸.
"으음, 사진?"
아저씨와의 촬영 및 지우와의 정식 연애(?)가 이뤄진 역사적인 그날, 둘은 혼절할 정도로 기분 좋은 뜨거운 밤을 보냈다. 그 다음날은 널널하게 쉬면서 전날보다는 덜하게 적당한 강도로 꼴릴 때마다 섹스했다. 나름 조절한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하루 종일 아홉번 쯤 했던 것 같다. 삽입섹스만 아홉 번이지 서로 막 만지고 키스하고 물고빨고 야하게 꽁냥댄 시간을 합치면 말 그대로 하루 종일이었다. 지우는 생각보다 튼실하기도 했지만, 이틀 연속으로 섹스하면서도 계속 자지를 세우는걸 보니 정력도 엄청나게 좋고 허리도 튼실한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오전, 현재. 지우는 뜬금없이 미라에게 사진을 찍자고 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칫솔을 물고 있던 미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엊그제 아저씨랑 하는거 찍으면서 구상해봤는데, 연재물처럼 해보는게 어떨까 싶어서."
"연재?"
"예를 들면 이런 거지. 암캐 조교 일지라던가, 음란녀 미라의 일기라던가. 대충 그런 느낌으로."
지우가 음흉하게 웃으면서 칫솔질하고 있는 미라의 알몸 이곳저곳을 툭툭 건드렸다. 유두를 톡톡 튀기다가 명치부터 배꼽, 보지 둔덕까지 일자로 스치듯이 간질이며 손가락을 내리다가….
쯔걱.
일자로 예쁘게 다물어져 있던 보지 구멍에 손을 넣는다. 분명 아까 일어난 이후로 섹스한 적이 없는데, 어째서 보짓물이 손가락에 엉겨붙는 건지.
지우는 답도 없는 미라의 음란함에 만족감과 음흉함이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건 어때?"
미라는 자신의 과거가 실시간으로 창작되는 것을 들으며 흥미를 보였다.
지우가 만든 미라의 컨셉은 이러했다.
어렸을 때부터 야한 짓에 엄청나게 흥미가 많았던 변태음란녀 미라. 그녀는 얼마 전 새해를 맞아 갓 스무살 성인이 되자마자 이곳저곳을 적극적으로 알아보다가 지우와 만나서 조교를 받기로 한다. 머릿속만 음탕할 뿐 아직 해본 것은 별로 없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그녀는 지우와 함께하면서 신세계를 맞이한다….
"……."
"대충 말한 거야, 대충. 어떤 방향인지만 찍어보는 거니까. 그리고 또… 예를 들면 이런 거지."
찰칵.
지우가 핸드폰 카메라로 이 닦는 미라를 기습 촬영하더니, 멍한 그녀의 얼굴 사진을 인터넷 드라이브로 전송해 컴퓨터로 내려받는다. 그리고 편집 프로그램을 켜서 대충대충 개요만 간단하게 작성한다.
[-사진-]
[이름 - 한미라 나이 - 이제 막 스무살 키- ooo 몸무게 - xx 쓰리사이즈 - ㅇㅇ,XX,ㅁㅁ]
[하고 싶은 말 -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진-]
첫머리와 끝머리에 걸린 사진은 각자 다른 사진이었다. 첫머리의 사진은 지우가 방금 대충 찍은 이 닦는 사진이었고, 마지막에 있는 사진은 저번에 찍었던 것으로 미라가 알몸으로 다리를 활짝 열고 손으로 보지를 벌려 보이는 사진이었다.
"대충 이런 식으로 야한 짓을 하고 그 기록에 살을 붙여서 연재하는 거지. 그리고 그 중간에 엊그제 찍었던 영상도 올리고… 어때?"
지우가 미라를 보고 묻다가 문득 눈길을 아래로 내렸다.
주륵.
미라의 허벅지 안쪽으로, 투명한 꽃물 한 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지우가 피식 웃었다.
"마음에 드나 보네."
계획이 바뀌었고, 둘은 단순 포르노에서 암캐 길들이기 류의 연재물로 장르를 변경했다.
…
[와 ㅅㅂ 와꾸 개쩐다 ㄹㅇ 돌았는데?]
[진짜 이런 여자 어떻게 구해옴? 존나 능력자네;]
[역대급 아닌가? 이 사이트 역사상 최고로 역대급인 여자인듯]
[나는 평생 본 여자중 연예인 포함 역대급]
[보지색도 역대급]
[……….]
[…….]
[….]
…. …. ….
한산한 평일 오전. 올린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았음에도 댓글창에 불이 나고 있었다. 미라는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댓글과 폭발하는 조회수를 보며 여러 의미가 담긴 침묵을 했다.
"어때?"
"…."
지우는 말 그대로 '대충' 올렸다. 이리저리 열심히 대보고 수정하는게 아니라 가슴이… 고추가 시키는대로 하겠다며 내용 작성에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고 곧바로 업로드했다. 너무 대충하는 것 같다는 미라의 반응에 그는 항상 이렇게 해왔다면서 자신감을 표출했다. 완벽한 것보다 조금 어설픈게 오히려 현실적이고 현장감을 준다면서. 그 얘기를 여러 번 하는 걸로 보아 그게 지우의 작품관인 것 같았다.
지우가 올린 게시물은 미라에게 보여줬던 초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단 썸네일과 게시글 첫머리에 걸린 미라의 평범한 사진, 그 다음은 미라의 소개 및 스펙, 자원해서 온 풋풋한 변태인 미라를 조교하겠다는 내용, 마지막으로 미라의 야한 사진. 미라의 평범한 사진은 아까 그 이 닦던 사진이 아니라 미라의 핸드폰에서 제일 청순하고 예쁘게 찍힌 사진으로 골랐고, 야한 사진 역시 다른 것으로 했다. 사진 자체는 하나지만 바둑판처럼 여러 작은 사진들이 모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고,펠라하는 모습이나 보지 벌리는 모습, 후배위를 지우의 시점에서 촬영한 모습, 저번에 지우 다리 위에 앉아서 거울 보고 표정 연기하던 모습 등등 여러 사진이 한 테두리 안에 있었다.
거기에 더해서 맨 마지막에는 1분도 안되는 짧은 인터뷰 영상이 있었다. 대충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무난한 내용이었고, 내용 자체보다는 영상에 담긴 빛나는 외모를 보여주는게 목적이었다. 사진 조작 기술이 점점 발전함에 따라 사진만 갖고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무편집 동영상을 덧붙인 것이다. 달랑 사진만 올리는 것보단 영상도 있어야 미라의 외모를 의심하지 않고 순수하게 감탄할 테니까.
역시 글보단 사진과 영상에 힘이 들어간게 딱 보였다. 미라는 유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고 지우의 방식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미라의 외모가 다 해먹은 거긴 하지만….
"그래서 일정을 좀 조정해야겠어."
"어떻게요?"
"원래는 영상 찍을 때만 바짝 열심히 하고 나머지 시간엔 느긋하게 놀려고 했는데, 연재를 해야 되니까 매일매일 열심히 소재를 만들어야겠지."
지우는 도대체 어느 틈새에 꺼낸 건지 저번 촬영에서 봤던 캠코더가 아닌 또다른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듣기로는 카메라가 캠코더와는 다른 장점이 있다던데, 여전히 이쪽 방면은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는 미라는 캠코더와 카메라가 다르다는 것조차 몰랐다. 그녀는 스마트폰을 제외한 디지털 기기에 약했다.
"아 해봐. 너무 크게 벌리지 말고 적당히만."
지우의 말에 미라가 군말없이 입을 아 벌렸다. 가지런한 순백의 치아가 먼저 드러났고 안에 있는 혀나 분홍색 속살 역시 화면에 선명히 들어왔다. 지우는 검지로 미라의 이와 혀를 훑으면서 다른 손으로 그것을 촬영하고 있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미라의 얼굴이 화면 한가득. 그리고 순종적인 태도로 입 안을 희롱하는 손가락을 받아들이는 모습까지. 노출이나 성행위가 없음에도 남자의 성욕과 정복욕을 한껏 만족시키는 장면이다.
"좋아. 됐어."
그렇게 카메라를 내린 지우는 손에 묻은 침을 여전히 알몸인 미라의 허벅지에 슥슥 문지른다. 미라가 가볍게 눈을 흘기면서 이어지는 지우의 말을 들었다.
"앞으로 별의 별 사소한 것도 다 찍을 거야. 그냥 이거다 싶으면 카메라 들이밀 거니까 항상 찍힌다고 생각하는게 편할 걸? 수위도 예전보다 훨씬 대담해질 거고. 그리고 밖으로 돌아다닐 때도 있으니까 저번에 사준 롱패딩 잘 입고 다녀. 벗었다 입었다 할 일이 많을 테니까 롱패딩이 따뜻하고 좋을 거야."
진짜 추울 것이라고 겁주는 지우. 저번에 군인이랑 뒹굴면서 이미 알몸으로 야외 섹스까지 해봤던 미라는 지우의 경고를 한쪽 귀로 흘려보내면서 고개만 끄덕였다.
"어… 롱패딩 안에 창녀마냥 야한 속옷만 입거나 아예 안 입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네. 바바리맨처럼 너한테 껄떡대는 사람한테 스윽 보여주는 거지. 롱패딩 그렇게 싫어하는 내가 얇게 입는 너한테 꼭 챙겨 입으라고 말하는 것도 웃기긴 하다. 아무튼 기껏 사줬는데 입을 일이 더 생겼으니 잘된 거라고 해야 하나…."
"으음…."
"아니면 야외노출 하면서 들키면 대주는 걸로 할까? 쪼옥. 상품 거는 것처럼 뭐 사까시나 젖치기 같은걸 지나가던 아저씨한테 해주면 어떨까. 너무 흔한가? 쯥, 으음. 보통은 대주는 것까지는 잘 안 찍긴 하던데."
"흣, 저… 자기이…."
찔꺽찔꺽.
미라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신나서 구상과 망상을 오가는 아이디어를 그대로 내뱉는 지우를 제지했다. 그제서야 지우가 현실로 돌아와 미라를 똑바로 쳐다본다.
"왜?"
"저는 좀 놔주고 말하는건 어때요?"
"아아. 뭐야, 안 돼?"
마치 자기 것을 꼭 빼앗아 가야겠냐는 듯한 말투에 미라가 할말을 잃었다. 여태껏 지우는 그냥 혼자 떠들었던 것이 아니라 다 벗은 미라를 그대로 세워놓고는 그녀의 예민한 성감대를 만지거나 빨아대고 있었다. 심지어 미라의 보지까지 손가락으로 깔짝깔짝 쑤시며 애액이 철벅이게 만들어 놓았다. 미라가 얕게 헐떡이며 다리를 오므렸지만, 그녀는 두 다리를 바짝 붙여도 다리 사이로 작은 틈새가 생기는 꼴릿한 체형이었기에 그 틈새를 파고드는 손가락을 막을 수 없었다.
"아, 맞다. 찍을게 있었지. 미라야, 앉아 봐."
"…."
정말 뜬금없고 앞뒤가 없는 지시. 하지만 지우는 처음으로 이러는게 아니라 작품 구상할 때마다 신나서 미라가 듣건 말건 무어라 떠들어댔다. 어쩌면 처음부터 자기자신에게 얘기했던 걸지도. 슬슬 지우의 말을 이해하는걸 포기한 미라는 들릴듯 말듯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그의 말대로 바닥에 앉으려 무릎을 굽혔다.
"다소곳하게 무릎 꿇고. 주인님에게 복종하는 것처럼."
의자에 앉아 있는 지우, 그리고 그 앞에 무릎 꿇고 앉는 미라. 바닥에는 수수한 디자인의 카펫이 깔려 있어서 맨살이어도 충분히 앉을 만했다.
띠릭.
지우가 금세 카메라를 켰고, 작은 작동음과 함께 촬영이 시작됐다. 언제든 찍을 수 있으니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 말을 듣자마자 촬영에 들어가니 미라는 얼떨떨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 역할에 충실한 지우가 마음에 들기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던 미라가 저도 모르게 옅은 미소를 품자 지우가 좋아했다.
"오, 좋아. 복종하면서도 기뻐 보이는 그런 얼굴. 아주 좋아. 자, 가만히."
미라가 카메라를, 지우를 올려다보는 모습 그대로 있자 지우가 예쁜 색의 금발을 슥슥 쓰다듬었다. 몇 번 쓰다듬은 손이 그대로 아래로 내려갔다. 손아귀를 벌려서 손가락 끝마디로 미라의 말랑말랑한 볼을 꾹꾹 누른다. 한쪽 볼은 엄지가, 반대쪽 볼은 검지와 중지가 눌렀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볼살은 외부의 힘에 의해 이리저리 모양을 바꿨다. 지우의 1인칭 시점에서 촬영하고 있었기에, 시청자들은 아마 여친의 볼살로 장난치는 듯한 기분을 받을 것이다.
말랑말랑, 말랑말랑….
그렇게 볼을 괴롭하던 손이 더 아래로 내려가 강아지를 대하는 것처럼 턱을 살살 간질였다. 미라는 강아지 취급에 뾰로통해질 법도 하건만 여전히 입꼬리가 올라간 귀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더 아래로 내려갈 줄 알았던 손은 다시 위로 올라가 처음처럼 미라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두세번 쓰다듬고 손이 떠나자 미라가 카메라를 다시 올려다보며 배시시 웃었다.
그저 연인끼리 꽁냥대는 영상이었을 것이다. 미라가 다 벗고 있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그 미라의 차림 덕분에.. 다 벗고도 마치 입고 있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미라의 분위기 덕분에 오히려 영상이 야해 보였다. 애무 같은 것조차 없음에도 불구하고.
"빨아."
지우가 오른발을 미라에게 내밀었다. 거의 턱 앞까지 들이밀어진 발을 보던 미라는 일말의 망설임이나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지우의 발을 밑에서 받쳐들었다.
쪽, 쪽. 츄웁….
발등에 침이 묻을 정도로 깊게 입맞춤을 한 후, 발가락을 베어물듯 한껏 입에 넣는다. 그래봐야 입이 작아서 세 개밖에 넣지 못했지만.
마치 아이스크림이라도 빨아먹듯 열심히 입과 혀를 놀린다. 미라는 마치 펠라치오라도 하는 것처럼 으음, 하고 중간중간 호흡을 조절하면서 깊고 끈적하게 입으로 봉사했다. 처음에 머금지 못했던 두 개의 발가락도 마저 촉촉하게 만들고서야 그녀가 혀를 내밀었다. 손으로 지우의 발을 아래로 더 내려서 발등을 길게 핥고 입술 안쪽을 이용해 쪽쪽 빤다.
그렇게 2분 정도 지나자 지우의 발가락과 발등은 물론이고 아킬레스건에도 미라의 입봉사가 들어갔고, 발 전체가 촉촉한 타액으로 푹 젖어 번들번들해졌다. 지우가 발을 까딱이자 녹을 때까지 빨아먹을 기세였던 미라가 입을 뗐다. 그녀의 입술 역시 자신의 타액으로 촉촉해져 있었다.
"으음, 됐어요?"
"아니. 발바닥도."
"네."
미라가 손으로 지우의 뒤꿈치를 받쳐들자 자연스레 그녀의 얼굴 앞에 발바닥이 내밀어졌다. 씻은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했고 발냄새는 커녕 비누 향기가 났기 때문에 미라는 다른 곳에 해줬던 것처럼 지우의 발바닥에도 한껏 입봉사를 퍼부었다.
"음…. 으."
발바닥은 다른 곳과는 달리 좀 더 예민했고, 혀가 살랑살랑 건드리자 지우가 간지럼을 타며 중간중간 움찔거렸다. 미라는 그게 재밌는지 킥킥거리며 더 즐거워 보이는 표정으로 발바닥을 핥고 빨았다.
"좋아. 됐어."
다시금 칭찬의 의미로 지우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촬영을 종료했다.
"뭐야, 끝이에요?"
"끝?"
지우가 미라를 일으켜주며 씨익 웃었다.
"이제 시작인데?"
툭.
지우가 미라에게 펑퍼짐한 무언가를 툭 던졌다. 의자에 걸쳐 놓았던 롱패딩이었다. 아마 벗을 일이 있으니 외투라도 따뜻하게 입으란 뜻이겠지. 꼭꼭 챙기는 모습이 배우를 잘 챙겨주는 모습이기도 했지만, 미라는 이쯤 되면 사실 지우는 롱패딩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물론 생각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자, 옷 차려입고 나가자. 긴 하루가 될 거야."
"네."
데이트겸 촬영, 촬영 겸 데이트. 미라는 지우의 볼에 쪽 입을 맞춘 후 옷을 차려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