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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7화 〉#6. 미라의 여행 (22) (147/162)



〈 147화 〉#6. 미라의 여행 (22)

"자, 자. 다섯 번째 홀짝의 시간이 왔어요. 홀? 짝? 당신의 선택은?"

"……짝수."

본격적으로 재미를 느끼자목소리 톤부터가 업  지우. 그리고 그와 반대로 움츠러든 미라. 이제는 간절해 보이기까지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으흠, 그래. 홀에 세 번이나 당했으니 이젠 짝을 믿어야지. 그렇지?"

"…그래서, 뭔데요?"

"급하긴. 자, 정답은… 크히힛. 큭큭큭…."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는 지우.

추천 수는….


[추천  : 1999]

"이건 사기야…."

"네! 당신의 홀짝 실력이 사기죠~. 운도 참 없으셔라! 자, 그럼  번째 벌칙은… 벌칙으은~."

지우가 베스트 댓글을 확인했다. 유저들은 정석적인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는지 이번 투표 결과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제! 아랫도리를 벗어주세요~."

"자기, 그 말투 좀 어떻게 안 돼요?"

이제는 새침하게 굴 힘도 없는지 미라가 다운된 목소리로 항의하며 핫팬츠를 벗었다. 성인 남성의 팬티보다도 면적이 작아 보이는 핫팬츠가 미라의 몸을 떠나, 예외없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아직 지퍼를 올리지 않았기에 미라의 벗은 몸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그녀의 몸에 남아있는 것은 섹시한 디자인의 검은색 팬티와 허벅지를 반 이상 가려주는 기다란 검은 스타킹 뿐이었다.


찰칵.

"헤헤."

물론  벗은게 좋지만, 지금 모습으로도 충분히 꼴린 지우가 손을 뻗었다. 하지만 미라는 사진을 찍자마자 칼같은 움직임으로 지퍼를 끝까지 끌어올렸다.


"흥."

"왜 삐친 거야. 네가 다 틀려놓고."

"음…. 그, 그건…. 여자의 마음이니까 이해가 안 되도 그냥 이해하세요."

반박 불가능한 미라의 말. 여친과 싸우다가 이런 식의 말이 나오면 빡치지만, 온몸을 순순히 내주는 예쁜 미라가 이러니 그저 귀엽게 보일 뿐이었다. 지우가 알았다면서 손을 뻗어 미라의 팔짱을 풀고는 다시금 연인처럼 꼭 붙어서 바깥으로 나갔다.





지우는 계속 상황에 충실했다. 위쪽을 벗었을 땐 위쪽에 충실했고, 아래쪽을 벗은 지금은 아래쪽에 충실했다.


툭.

"어이쿠. 미라야,  주워줄래?"

"이…."

위쪽은 지퍼를 내리거나 목덜미로 손을 넣으면 자연스럽게 만질 수 있었지만, 아래쪽은 좀 어려웠다. 옷 위로 만지는 거면 몰라도 맨살을 만지려면 롱패딩 지퍼를 끝까지 내려야 한다. 그러면 미라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또, 아래쪽으로 손을 넣는 것도 불가능했다. 거의 무릎까지 내려오는 롱패딩 때문에. 억지로 하려고 들면 쪼그려 앉아서 미라의 하체에 손을 밀어넣는 등의 굉장히 이상한 자세가 나오겠지.


그래서 지우는 잔머리를 썼다. 그가 실수인 척 지갑을 떨어트리고, 미라에게 주워달라고 요구한다. 이미 여러  그 수법에 당한 미라는 지우를 흘겨봤으나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허리를 숙였다.


"어어? 무릎 구부러진다?"

"안 굽혔거든요?"

무릎을 굽히고 쪼그려 앉아서 주우면 아무 문제 없었기에, 처음엔 미라도 그렇게 했다. 그녀가 깜찍하게 잔머리를 쓰자 지우가 다음부턴 무릎을 굽히지 말라고 했고, 그 후로 그녀는 상체만을 숙여서 물건을 주워야 했다. 롱패딩의 밑단은 널널했기 때문에, 그녀가 상체를 90도에 가깝게 숙일 때마다 위로 바짝 들렸다. 그러고 나선 수월했다. 마치 치마 속으로  넣는 것처럼, 손을 슥 뻗으면 미라의 엉덩이나 허벅지를 마음껏 희롱할 수 있으니.


주물럭, 주물럭….


"진짜아…."

끈적한 손길에 미라가 어쩔 줄을 몰라한다. 재빠르게 주워서 바로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지우가  귀찮게 굴 것이 뻔했기에 그가 충분히 만지도록 가만히 있었다. 하필이면 섹시한 속옷을 입고와서 엉덩이가 반쯤 드러나 있을 뿐더러 두께도 워낙 얇아서 팬티 위로 만지는 건데도 맨살끼리 닿는  같았다.

 번 양보해 엉덩이야  그렇다 쳐도….


스윽.


"흣…."

허벅지 안쪽 깊숙한 곳을 깃털처럼 스치는 지우의 손가락. 미라의 몸에 힘이 들어간다. 이제껏 꾸준히 상승 곡선을 탄 미라의 몸이 슬슬 반응하기 시작한것이다. 언제 들켜도 이상하지 않은 은근한 노출 행위의 짜릿함에 더해서 지우가 중간중간 치고 들어와 키스하고 가슴 만지고 유두 빨고 엉덩이를 주무르는 등 온갖 애무를 해대니 몸이 흥분이 안 될 리가 없었다. 미라 역시 지우나 헤라넷 유저 못지않은, 아니 그보다 더한 변태니까.


그렇게 예민해진 몸은 직접적 자극은 물론이고 깃털처럼 스치는 야릇한 감각 역시 제대로 느꼈다. 미라가 더운 숨을 내뱉는다.

"어우, 겨울이라 건조한데 여긴 촉촉하네. 가습기라도 틀어놨나?"

손을 뗀 지우가 마치 백화점의 습기를 얘기하는 것처럼 능글맞게 말했다. 그의 손가락에 은근한 물기가 묻어났다.

'찝찝해….'

한편, 미라는 이미 촉촉해진 팬티 때문에 찝찝함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다음 벌칙이팬티이기를 바랐다.


"흐흐흐, 10분 지났네."

"가요."

개인적인 이유로 다시 협조적으로 변한 미라가 먼저 지우의 손을 잡아끌었다. 지우는 미라가 수치스러워 하는 모습 만큼이나 협조적인 모습도 좋아했기에 헤벌쭉 웃으며 순순히 그녀에게 끌려갔다.




"자, 마지막. 미라야, 너도 이쯤 되면 그냥 다 틀리는게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뇨. 하나라도 맞추고 싶은데요? 하나는 맞춰야죠, 인간적으로."

말은 그렇게 하지만 지우는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저건 거짓말이라고. 미라는 빈말을 할때 좀 무안한지 눈을 반달 모양으로 휘며 갑자기 배시시 웃어 보이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면  티가 났는데, 그게 참 매력적이다. 누가 봐도 거짓말이지만 알면서도 속아주고 싶게 만드는 미소.

"자, 그럼 운명의 시간이 왔다. 홀? 짝?"

"흐음…."

마지막이라 그런지 미라는 고민하는 듯했다. 그녀는 여태까지 홀 홀   짝 순서로 불렀고, 정답은 짝 짝  짝 홀 순서로 미라와 정확히 정반대였다. 홀수에  번이나 당했으니 짝수를 찾아야 하나, 아니면 미워도 다시 한 번 홀수로 밀고 갈까 하는 고민이 잠시 이어지다가….


"짝."

"짝? 확실해?"

"…왜 그래요. 괜히 떠보지 말고 정답이나 알려줘요."

심리전에 넘어가지 않고 정답을 고수하는 미라. 지우는 그녀의 소원대로 정답을 보여줬다.


[추천 수 : 2101]

"……."

미라는 말없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얼굴. 말 그대로 혼이 빠져나간 모습이었다.

"그래. 차라리 다 틀리는게 더 어려운 기록이니까…. 헤."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으나 미라는 자기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지 실성한 것처럼 피식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그래. 다 틀리는게 더 어렵지. 그리고 솔직히 이게 더 재밌긴 해."

"그, 그렇죠? 보는 사람이 재밌는게 정답이니까…."

"그래도 설마 싶었는데 진짜 다 틀리네. 큽…. 푸흡! 아, 미안. 큭큭큭…."

"……."

미라를 위로하는 척하면서 다시 한 번 더 놀리는 지우. 미라는 짜게 식은 눈으로 쳐다보다가 벌떡 일어나서 지우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스윽, 슥.


순식간에 신발을 벗고 스타킹을 벗어내린다. 스타킹 윗단 끄트머리와 팬티를 재주 좋게 동시에 잡고 쑥 내려버린다. 그 속도가 어찌나빠르던지 그녀가 롱패딩을 제외하곤 완전히 알몸이 될 때까지 지우가 어떤 리액션도 하지 못했다. 저번에 첫만남 때도 3초 만에 옷을 벗는 개인기를 보여줬는데  실력이 어디 가지 않는 것이다.

"자, 잠깐. 왜 벗는 거야."

한 박자 늦은 지우의 태클. 하지만 미라는 새침한 표정으로 신발을 다시 신으며 말했다.

"흥. 어차피 벗어야 하니까요.  틀렸잖아요."

"듣고 보니 그렇네. 근데, 그래도 내가 생각해둔게 다 있는데 말이지."

"음? 팬티야 그렇다 쳐도 스타킹으로는 뭘 생각해둬요?"

"……."

고개를 갸웃거리던 미라는 지우가 무어라 말하기 전에 박수를 짝 쳤다.


"아, 맞다. 그럼 이거 한 번 해볼래요?"

미라가 과감하게 맨다리를 뻗어 의자 위에 척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다리를 접은 후 무릎 뒤(오금)에다가 손가락을 넣고 왕복하는 모션을 취했다. 포르노에 조예가 깊은 지우는 그게 스마타 자세 중 하나인 것을 단번에 눈치챘다.

"나, 이거 갑자기 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도 계획이라는게 있는데…."

아직 카메라가 꺼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라는 카메라고 뭐고 지우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은근히 애교를 부렸다.


"싫어요? 저기 비상계단에서 한 번 해보면 안 돼요? 자기이, 안 돼요?"

"으음, 안 될 거야 없지만…."

"말 나온 김에  발 뽑아요. 내가 기분 좋게 잘 해줄게. 응?"

지우 역시 혹했는지 미라에게 페이스가 말려들어가는데도 그다지 거부감이 없어보였다. 촬영이기 때문에 자기 성욕을 참으면서 미라를 희롱했지만, 미라가 이렇게 먼저 요구하면야 굳이 참을 이유는 없었다. 썩 나빠 보이는 아이디어도 아니고, 꽤나 꼴릿하기도 하고.

"그래. 해보자."

"예~."

미라는 자기가 먼저 앞장서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들고 있던 자기 팬티와 스타킹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쿵.


비상 계단의 문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쿵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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