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8화 (258/1,009)

나는 쓰러진 베로니카의 뺨에서 머리카락을 떼 줬다. 숨을 쉬는 가슴이 보통 페이스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잔에 물을 따라서 건넸다.

─삐끗!

베로니카는 물잔을 받았지만 힘이 없었는지 놓쳐버렸다. 내 손이 재빨리 받았기에 망정이지, 침대가 푹 젖을 뻔 했다. 난 고개를 저으며 잔을 들고 베로니카의 턱을 잡았다.

“목 많이 마르지? 천천히 마시자.”

“……으, 으음.”

망설이다가 입을 여는 베로니카. ─꿀꺽. 꿀꺽. 아기새처럼 물을 받아마신 그녀가 잔에서 입을 뗐다.

입술을 닦고 조용해졌던 베로니카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배우자에게 뿔을 바친다는 게 이런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 했다.”

그리 말하고서 누가 뿔을 훔쳐가기라도 한다는 것처럼 머리를 감추는 베로니카. 나는 이불에 코 밑을 묻는 아내를 보며 씨익 웃었다.

“기분 좋았잖아?”

“……부정은 않으마. 내뱉은 말이 전부 내 본심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저토록 추태를 보였잖으냐. 그대 외에는 보이지 않을 모습이래도 추하기 이를 데 없다.”

거의 현자타임에 빠져버린 베로니카였다. 나는 안심하라는 뜻으로 그 어깨를 안아주면서 키스했다.

“귀여워서 좋기만 했는데 뭘. 걱정 안 해도 이제부터는 부드럽게 할 거야. 저 깜찍한 모습은 다음번에 또 보여줘.”

“……흐음? 다음에도 내가 저런 추태를 보일 거라고?”

위로할 생각이었는데 불을 지핀 모양이었다. 호승심을 드러내며 눈을 반개하는 베로니카.

“다음까지 갈 것 없이 지금 잡아보면 어떠냐? 확실히 방금 전에는 처음이었던데다 한창 만져지던 차였기에 불의를 찔렸느니라. 허나 한 번 겪어봤으니 이제부터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 호엑♡”

시키는대로 뿔을 쥐자 베로니카는 다시 가슴에 손을 가져가면서 얌전해졌다. 0.1초만에 복종의 포즈로 돌아가버려서는 내 품에 폭 쓰러진다.

“져, 졌습니닷…♡ 놔 주세여어…♡”

“아오, 존나 귀엽네 진짜.”

뿔을 놔 주는 대신 입술을 받아갔다. 베로니카는 숨을 헐떡대다가 말했다.

“……남들 앞에서는 잡지 말거라. 단 둘이 있을 때만 허락하겠다. 알겠지?”

“그래. 우리 아내의 귀여운 모습은 나만 독점해야겠네.”

내가 뺨을 비비자 베로니카는 낯간지럽다는 것처럼 고개를 돌리다가 내 목에 팔을 감았다. 추태의 연속에 새빨개진 얼굴이었지만 본인은 나름 즐거웠던 모양이다.

“……전희, 조금 더 필요하더냐?”

“아니. 그리고 필요해도 이제는 내가 못 참겠어.”

나는 거의 돌아버릴 만큼 충혈된 자지를 베로니카의 배에 문질렀다. 내 좆이 어디까지 닿을지 눈에 훤히 보이자 베로니카는 침을 삼켰다.

─출렁. 베로니카의 가슴을 밑으로 받쳤다.더는 나도 베로니카도 한계였다. 가슴을 애무하며 자연스럽게 정상위 자세가 된 우리는 서로의 음부를 입술처럼 맞댔다.

그렇게 깊이 숨을 고른 뒤에…… 삽입했다.

찌직….

─뚝, 뚝.

흘러나온 피가 침대를 적셨다.

막을 찢는 느낌을 빼면 저항감은 거의 없었다. 베로니카는 몸에 스위치가 들어갔던 보람이 있었는지 눈쌀을 잠깐 찌푸렸을 뿐이었다.

“……잃고 나서 보면 허무한 법이로군.”

자신의 음부에서 우뚝 솟은 내 자지를 보며 베로니카는 그리 중얼거렸다.

그러고서 내 뺨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그래도 나의 배우자에게 처음을 줄 수 있어서 기쁘구나.”

“……나야말로 고마워. 내 아내가 돼 줘서.”

기쁜 기분보다는 미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이만큼 사랑을 받아놓고 사과하는 것도 나쁜 짓이었다. 나는 그녀의 미소를 보며 손을 잡고, 허리를 조금씩 움직였다.

“후으읏…♡”

완만하게 허리를 움직이자 질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이도 그에 맞춰서 넓어졌다. 눈을 감은 베로니카가 아파하지는 않는지 몸의 떨림을 주시했다.

전희는 성행위의 쾌락을 알려주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나는 내 자지를 본뜨려는 것처럼 깊숙하게 허리를 밀었다.

찌거걱… 찌걱…♡

저항이 없어진 보지는 처녀혈을 흘리는 한편, 처음 받아들이는 남성기를 계속 받아들였다.

그렇게 그 끝에 도달했을 때.

나와 베로니카는 치골을 맞대며 하체를 겹쳤다.

나와 베로니카는 치골을 맞대며 하체를 곂쳤다.

찌부붑….

“읏…….”

나는 자지를 뿌리까지 넣었다가 뽑았다. 애액에 퍼진 처녀혈이 흐릿해졌다.

처녀를 잃은 직후에 삽입으로 쾌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에, 나는 질내를 봉으로 문지르는 것처럼 허리를 찐하게 움직였다.

“흐읏…… 깊이도 들어오는군…….”

그리 중얼거리며 베로니카는 자기 배에 손을 얹었다.

복근이 조여들어 내부를 휘젓는 자지의 모양이 드러났다. 그 위를 누르자 안 그래도 강하게 느껴지던 압박감이 더욱 강해졌다.

“의식하지 말고 날 봐. 신경 쓰면 아플 뿐이야.”

배에 얹은 손을 들어서 손등에 키스했다. 하는 김에 윙크도 해주자 베로니카는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후후. 내가 매일 보는 것이 그대의 얼굴이거늘, 이런 때에까지 내 시선이 자신에게 향해 있기를 바라는 것이냐?”

“네가 반한 남자는 질투심이 강하거든. 잠깐 한눈파는 것 정도는 용서해도 사랑을 나누는 중에 다른데 정신이 팔려 있는 건 용서 못 하지.”

허리를 움직이며 그런 대화를 했다.

질내를 휘젓는 자지를 의식하는 건 그걸로 쾌감을 얻을 수 있을 때나 할 일이었다.

평범하게 얘기하다가 보면 몸이 달아오르고 적응하겠지.

아다 버스터인 나도 처녀를 잃었을 때의 소감을 물어보고 다니는 미친 놈은 아니었기에 정확한 감각은 모른다. 그래도 막이 찢어진 질벽을 의식하면 확실하게 아프기만 할 뿐이다.

─쮸보봅. 쮸봅.

─철썩, 철썩.

끝까지 삽입한 자지로 짧은 범위를 움직이자 베로니카의 엉덩이가 내 골반에 부딪혔다.

유혹하는 듯이 살이 뭉개지면서 야한 소리를 내는 풍만한 엉덩이. 나는 베로니카가 억지로 당하는 느낌이 나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보지 안을 왕복했다.

“웃, 후우우…♡”

베로니카도 느끼기 시작한 것처럼 깊은 날숨이 새어나왔다.

통증을 참는 게 아니라는 것은 풀린 얼굴 근육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빠르게 움직이고 싶어 하는 자지를 달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마음으로 움직였다.

귀두가 도장을 찍는 것처럼 베로니카의 막다른 질내 끝을 눌렀다.

“앗, 아아앙……!”

골반과 닿은 허리가 떨렸다.

지금 건 확실히 통했다. 보지가 머리를 만져진 거북이처럼 안쪽으로 쪼그라들었다가 다시 펴졌다.

막이 찢어진 부분의 통증보다 풀어진 보지가 낯선 육봉에 적응한 쾌감이 앞섰다는 증거다. 나는 초인종을 꾹꾹 누르듯 허리를 3센티미터씩 움직였다.

허리의 간격 조절은 완벽하다.

검술 달인처럼 내 좆 길이와 허리의 움직임이 눈을 감고도 손에 잡힐 듯 느껴졌다. 이제는 귀두 앞에다 칼날 달린 프로펠러를 놓고도 자신감 있게 허리를 흔들 수 있을 것이다.

“윽, 큭, 끄윽…….”

꼬옥… 꼬옥…♡ 뱃속을 노크하는 귀두. 베로니카는 눈을 부라렸다.

“애, 애태우지 말거라. 나는 이미 아프지 않다. 하앗…♡ 조, 좀 더 거칠게 해도 되느니라.”

“거칠다고 다 좋은 건 아니지. 비교해가며 뭐가 더 마음에 드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해.”

“흐읏…♡ 그, 그런 것이냐?”

“그래. 아까는 내 취미에 맞춰서 헤롱헤롱 해 줬으니까, 이제는 베로니카 네가 어느 플레이를 제일 기분 좋게 느끼는지 알아볼 차례 아니겠어?”

나는 개인적으로 거친 플레이를 선호한다. 하지만 이렇게 슬로우 섹스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단지 아내들의 반응이 약간 극적이어야 정신적인 만족도가 높다.

그 정신의 만족도는 내 끝없는 성욕을 달래는데 무척 중요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기분 좋자고 섹스를 하는 게 아니니까 자제하는 것이었다.

베로니카의 뿔을 잡고 뒷치기로 세게 퍽퍽 쑤셔대면 진짜 일주일은 만족할 수 있겠지만── 그런 섹스는 부부 사이에 앞으로 골백번도 더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첫날밤은 우리의 부부 관계에서 오직 오늘 뿐.

오늘의 섹스는 꼴마초 노르드가 일방적으로 배려해야 맞는 것이었다.

“나는 네가 기분 좋아하는 것만 봐도 충분히 만족스러워. 그러니까 내 생각 말고 즐겨 줘.”

“……흐읏♡ 아, 알겠다.”

머뭇거리던 베로니카는 자신의 가슴을 직접 쥐었다.

─데굴데굴. 능숙하게 움직이는 손가락. 기다란 손가락으로 유두의 첨단을 잡고 검지로 살살 굴리면서 유륜을 자극하는 자위였다.

“아……♡ 우으…♡”

두 눈을 감고 쾌감에 신음하는 베로니카의 음미로운 자위에 나는 군침을 삼켰다.

‘……시발. 오늘 하루 죙일 골고루 꼴리게 만들어 주네.’

뿔을 잡혀서 헥헥대던 베로니카가 내 정복욕을 불러 일으켰다면, 지금 섹스하면서 유두로 자위하는 모습은 배덕감마저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렇지 않은가! 저 손놀림은 절대로 지식만 갖고 어떻게 될 수준이 아니었다.

하늘 위의 여신처럼 도도하던 베로니카도 사실 남들 눈을 피해 유두로 자위를 해 봤다는 뜻이다.

그것도 지금 저 몰입도를 보면 하루이틀만 건드려 보고 관뒀을 리는 없었다. 나는 형언 못할 쾌감과 기쁨에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베로니카. 좀 더 평소처럼 해도 돼. 나한테 네가 기분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줘.”

“하으……♡ 이, 이 변태 녀석…….”

새침떼는 입에 비해서 손과 보지는 솔직했다.

“……보, 보고 있거라.”

─쭈욱♡

베로니카는 엄지와 중지로 자신의 유두를 잡아당기면서 나머지 손가락으로 유륜을 눌렀다. 검지는 유두 위로 올라가서 톡톡톡 거리며 두 젖꼭지를 스스로 희롱했다.

“햐악♡ 히잇…♡ 하아으읏…♡”

익숙한 자위법이기 때문일까? 베로니카는 금방 입을 벌리며 신음했다. 나는 그녀의 뺨에 손을 대며 웃었다.

“귀여워, 베로니카. 하얀 가슴 위에서 핑크색 유두가 움찔거려서 최고로 야해.”

“그대의, 읏♡ 사랑하는 그대의 부탁이 아니었으면 절대로 거절했을 거다…… 히으윽♡”

쮸걱… 쮸걱….

허리를 밀어넣을 때마다 고환이 베로니카의 엉덩이에 부딪혔다. 적당한 충격이 어깨 안마처럼 정액을 끓게 만들었다. 내 옆구리에 베로니카가 허벅지를 비볐다.

“느, 느껴진다. 그대의 양물이…… 자지가, 정을 토해내고 싶어하는 것이 느껴져. 그대도, 그대도 가고 싶은 거로구나?”

“흐우우욱……! 미안, 이제 얼마 못 참겠다……!!”

그렇게 꼴리게 해 주었으니 자지가 참을성을 잃을 수밖에. 나는 숨을 내쉬며 사정을 1초라도 뒤로 미루고자 했다. 그런 내 행동에 베로니카는 기쁜 것처럼 밝게 웃었다.

“좋다. 좋고 말고. 마음껏 내 안에 은총을 내려다오. 내가 자존심도 수치도 다 버리게 만든 만큼, 그대에게서 사랑을 받아내고 말겠다.”

“싼다…!! 베로니카…!!”

“호윽, 흣♡ 그, 그래. 나도 또 가버릴 것 같다…♡”

베로니카는 내 등에 손을 감으며 떨리는 팔을 더듬거렸다.

“그, 그대여, 손을♡ 나의 그대여, 사정하기 전에 손을 잡아다오. 그대의 온기를 느끼면서 사정받고 싶다♡!”

“큭…!!”

베로니카의 위에 엎어지며 손을 깍지꼈다. 깊숙하게 찔러넣는 자지에 베로니카가 눈꺼풀을 떨며 자유로운 손으로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그 가슴에 안겨서 정액을 싸질렀다.

─뷰루루룻!! 뷰루루룻!! 뷰루루루루룻!!

“앗♡ 흐아앗♡ 햐으오오오♡”

퓨우우웃!! 퓨슈슛!! 퓨슈우우우우…!

따듯한 액체를 뒤집어 쓰는 건 기분 좋은 법이다. 그게 샤워실의 목욕물이든 아내의 절정 분수 애액이든 간에 말이다.

베로니카와 배를 맞대고 물총처럼 뿜어져 나오는 따스한 액체를 즐겼다.

“히악♡ 헤에엑, 헥, 후욱♡ 후우욱♡”

혀를 빼물고 있던 베로니카는 자기 배에 흐르는 애액에 정신을 되찾으려는 듯 이를 악물었다.

다리로는 내 허리를 감고 손으로는 내 손과 목을 감싸안은 채로 절정의 여운에 빠지는 베로니카. 나도 보지에서 역류하는 정액으로 그녀의 골짜기를 더럽히며 사정을 만끽했다.

“흐으으♡ 흐으…….”

─토옥. 톡톡.

등을 두드리는 손길에 몸을 조금 뗐다.

침과 땀으로 엉망이 된 베로니카가 잠에서 깨어난 식물인간처럼 멍 때리고 있었다. 그녀는 베개에 머리를 눕히며 중얼거렸다.

“……나의 그대여. 확실히 알았느니라. 이거다. 지금 이게 가장 좋았다.”

“천천히 하는 게?”

“그거 말고, 그대에게 깔려서 가버리는 것 말이다. 내가 정말로 그대의 소유물이라는 게 각인되는 느낌이라서 굉장히 좋았느니라…….”

그런가. 베로니카도 따지자면 남성우월주의 사고관이 있는 모양이다.

아마 신화시대에서부터 격리돼 왔던 종족이라는 게 큰 이유일까. 나는 잠깐 쓸모없는 생각을 하고서 말했다.

“확실히 교배 프레스는 리드 당하는 거 좋아하면 제격이긴 하겠네.”

프랑은 들박 쪽을 더 좋아하던데, 그런 면에서는 성 취향 차이가 나오는 모양이다. 깔리느냐 들리느냐의 구분인가.

“교배 프레스……? 이 자세를 그렇게 부르는가 보군.”

“아니, 나도 정식 명칭 같은 건 모르는데.”

“아무렴 어떻느냐. 통하면 됐느니라…….”

슬로우 섹스 교배 프레스에 뿅간 베로니카. 지친 듯한 목소리로 입 안에서 교배 프레스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해 대자 내 자지가 다시 씩씩해지고 말았다.

베로니카는 그걸 눈치채고 나랑 얼굴을 마주했다.

“……나의 그대여. 방금 그 교배 프레스라는 것, 본디는 더 빠르게 하는 거로구나?”

“그렇기는 한데…… 난 니가 30초도 못 버틸 거라고 본다.”

“……30초….”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듯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입을 닫는 베로니카였다. 뿔을 잡혀서 헤엑♡ 했던 것이 떠올랐던 걸지도 모르겠다.

나한테 꼭 안겨서 고민하던 베로니카는 작게 질문했다.

“……1번 정도만 부탁해 봐도 되겠느냐? 위아래로 딱 1번.”

1번 정도면 첫날밤의 여운에 저지른 장난으로 넘어갈 법한 경험이겠지. 그리 생각한 나는 그 자세 그대로 허리를 들었다가 강하게 내려찍었다.

“호엑♡”

베로니카는 배를 밟힌 개구리처럼 울며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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