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403화 (403/1,009)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게 실례가 되지 않을 정도의 시간이 될 즈음.

나는 라리루라의 입 봉사를 즐기다가 헨네시스 영애를 뵈러 갔다. 프랑이랑 베로니카는 돌아왔고, 다나는 연구소다. 거기 연구소도 건축이 완공되고서부터는 나름 방비가 튼튼하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일행은 없다. 만약에 우리를 노리는 일행이 있다면 나보단 아내들을 노릴 가능성이 컸고, 나를 노린다고 쳐도 내가 위험해질 정도의 적이라면 아내들은 그 자리에 없는 게 나았다.

‘쓰벌. 착한 일을 했는데 원한을 다 사네.’

존나 억울하지만 별 수 있나. 칼침 맞고 뒤지기 직전까지도 세상이 다 자기 위주로 돈다고만 믿는 범죄자 새끼들에게는 정당한 인륜이나 도덕에 따른 호소와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뭐, 됐어. 지나치게 경계하는 건 관두자.’

나는 마음가짐을 시프트했다.

고슴도치가 가시 세우듯 계속 그러고 살다간 경계심이 금방 바닥을 칠 것이다. 〈임모르탈리스〉가 보복을 가한다면, 내가 그렇게 지쳐서 안일해졌을 때를 노려서 습격을 하겠지.

깜빵에서 복수할 생각이나 하는 복역수가 어디 드물던가?

치안과 재범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이 낮은 이세계다 보니까 후환을 제대로 끝맺지 못한 게 찝찝할 뿐이다. 그 새끼들의 존재 때문에 내 인생과 정신을 갉아먹는 것도 헛짓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모험가인 노르드입니다.”

“아, 노르드 님. 전갈은 받았습니다.”

그렇게 나는 적을 경계하면서 저택에서 영애와 만나 뵀다. 인수인계를 받은 듯한 경비병은 바로 통과시켜 줬다.

사실 그녀 외에도 만나볼 사람은 많았고, 영주를 건너뛰고 그의 딸부터 만나는 것도 어떨까 싶기는 하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영주는 바쁘거나, 바쁜 척 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다른 인맥부터 만났다간 영애의 권위에 흠집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겠지.

회사원이 출장 결과를 보고하기 전에 부사수랑 밥을 먹으러 가거나, 휴가 갔다가 온 군바리가 행보관이나 중대장을 노룩 패스하고 맞선임한테 맥심부터 전해주는 듯한 짓이다.

원래 계급사회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게 제일 안정빵 아닌가.

나는 내 사회생활능력에 만족하며, 몇십 분 정도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나타난 영애에게 예절에 맞게 인사했다.

“어서와요. 고생했어요.”

전서구를 통한 보고와 티르시로부터 몇 마디 얘기를 전해들었던 덕분일까?

헨네시스 영애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내 방문을 환영했다. 여러 난제를 뚫고 티르시를 사지 멀쩡하게 데려와서 내 유능함을 실감한 걸지도 모른다. 이세계 귀족들 치고 인재에 목 마르지 않은 사람은 드무니까.

내 기탄없는 진심을 말하자면 티르시 구출에는 실력보다는 행운의 요소가 컸지만, 스스로 내 평가를 깎아먹는 것 역시 악수(惡手)였다. 나는 대충 잡담을 나누다가 보고를 때렸다.

“……그 흑마법사 집단은 티르시를 다시 노리겠군요.”

내 보고를 경청한 헨네시스 영애가 인상을 썼다.

편지로는 전하지 않았던 내용을 들었기 때문이다. 암호화를 해도 유출될 염려가 컸기에, 복잡한 자초지종은 이렇게 직접 와서 설명했던 것이다. 나는 고개를 모로 꼬았다.

“티르시를 말입니까?”

“사르가디스를 노릴 동기는 충분하죠. 제가 있고, 아버님이 계시고, 아버님의 부하가 있으며, 당신이 있습니다.”

잘 보이게 들어올린 손가락을 꼽으며 말하는 그녀.

말하고 보면 그렇다. 이 도시의 유력인사들도 유니콘 흑마법사의 토벌에 연류되기는 했지.

“〈임모르탈리스〉의 악명은 그들이 벌인 원죄가 그만큼 추악하고 커다랗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제가 조사해 본 바, 그들의 행태는 굳건한 집단이라기보다는 연맹, 연맹이라기보다는 이익단체에 가까운 양상을 보입니다.”

“그렇죠.”

사적인 원한으로 그 씹새들을 쫓고 있다는 네페르티티도 그 놈들은 개인주의가 강하다고 했었다.

‘그래서 복수에 열을 올리지는 않는다고도 했었지.’

하지만 우리 앞에서 대놓고 디아볼로를 주워갔던 ‘에뉘녹스’─내 생각이 맞다면 명계의 여왕 본인─의 말에 따르면, 그런 방임주의 끝에 멤버를 잔뜩 잃고 운영책을 바꾸려고 했다지 않던가.

본보기로 보복까지 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이는 사르가디스의 위정자로서, 그리고 티르시의 친구이자 당신의 후원자로서 결코 방임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불끈! 헨네시스 영애는 꼽았던 손가락을 쫙 펼쳤다가 보란 듯이 주먹을 쥐었다.

“하지만…… 수성(守城)이 공성(攻城)보다 유리할 때는, 오로지 정문을 굳게 닫았을 경우에 한정됩니다.”

“그렇죠. 매일 찾아오는 인파에서 흑마법사만 색출해내려는 시도는 무모한 인력 낭비일 것입니다.”

병사들 개개인에게 침입해 오려는 흑마법사의 위장을 간파하라고 요구하는 건 말이 안 됐다.

‘그게 되는 놈은 보통 경비병이나 병사 같은 시시한 일에 종사하지 않지.’

경계야말로 위병의 가장 중요한 업무이지만, 세계 유수의 흑마법사 새끼들이 진심으로 침입해 온다면?

그걸 능력이 부족한 병사들로 발본색원하는 건 곤란하다.

‘권력자들이 인재에 목 말라하는 이유를 알겠군.’

지킬 게 많은 입장에서 보니, 빠꾸없이 사는 주제에 힘만 더럽게 쎈 씨팔럼들의 존재가 이렇게 좆 같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대책으로 떠오르는 마법이나 성벽의 증축 같은 건 현실성이 없거나 돈이 너무 많이 들었다. 이세계인들이 바보라서 그런 대책을 평소부터 쳐 두지 않는 게 아니잖은가.

테러와의 전쟁이란 예산&기술력과의 전쟁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경계를 철저하게 하거나, 모험가 길드와 더 긴밀한 협업을 가지는 건 가능하죠.”

헨네시스 영애는 내 냉정한 결론이 마음에 든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지만, 제대로 대책도 동원했다.

“각 모험가 길드에 정기적인 순찰 의뢰를 내고, 위병들의 검문도 강화하도록 아버님께 건의하겠습니다.”

……모험가 길드라. 내가 머리를 굴리면서 눈을 반개하자 영애는 사족을 붙였다.

“단지, 이 대책으로 효용성을 보장해 드릴 수 있는 기한은 고작 해야 봄까지입니다.”

“이해합니다. 사람의 집중력은 끝이 있으니까요.”

지금은 겨울이다. 일감를 만들어 주는 느낌으로 길드에선 환영할지도 모르지만, 계절이 바뀌면 그것도 일상이 된다.

‘게다가 내가 모험가들 일처리 방식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겨울까지는 빡세게 잡을 수 있어도 그 뒤로는 가라를 칠 게 뻔했다. 쓸데없는 정찰에 투자하는 건 예산 낭비다.

나는 엘리트 대갈통을 풀가동하며 말했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흑마법사 놈들이 언제 습격해 올지 모른다는 얘기를 영주님이나 그에 준하는 권위를 가진 분께서 공표해 버리는 건…….”

“……어떤 의미로 손해가 더 크죠.”

“예. 금전적인 것 말고도, 부유층이나 사람들이 영지를 벗어난다면 영지 전체의 전력이나 밸런스도 휘청입니다. 놈들이 장기적인 복수를 노리고 있다면 가능한 선택지죠.”

그냥 버킷 리스트에 ‘시간 날 때 사르가디스 따먹기’만 한 줄 적어두고 10년 쯤 방치해둬도 된다.

‘우리에게 대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급습할 것이냐, 방심할 때를 노리고 존버할 것이냐.’

아니면 유니콘 새끼처럼 도시 밖에서 준비를 마치고 부딪혀 올 것이냐.

어느 쪽이든 일장일단이 있다.

그 새끼들이 보복을 노릴 때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이해가 빨라서 좋군요. 영내의 부하들이 당신의 반만 따라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지.”

내 대답을 듣고 한숨을 쉬는 헨네시스 영애. 이 사람도 꽤 고생이 많은 모양이다.

‘그치만 내가 보기엔 의무교육마저 없는 킹세계에서 인재를 찾는 건 요원해 보이는걸?’

원래 자수성가한 놈들은 자부심과 능력지상주의가 하늘을 찌른다고. 시골 영주 밑으로 자진해서 들어갈 리가 읎자너.

판검사 찍은 사람한테 버스가 3시간에 1번 있는 촌동네의 동사무소에 취직하라는 수준이자너. 지역 차별을 떼놓고 봐도 십중팔구는 제안만 해도 축지법으로 토낄 듯.

“……정기적인 경계방법에 관해서는 저도 고려해 본 것이 있습니다.”

나는 인재에 목 말라 하는 영애의 심리를 간지럽히듯 말을 꺼냈다. 영애의 눈이 빛났다.

“어떤 방법이죠?”

“기대를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는 않으니, 결과가 나온 뒤 다시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마법사 길드의 지부장── 아니, 소서러 분께 연통만 넣어주시면 진척이 빠를 겁니다.”

“……후원해 드리겠다는 얘기까지 했는데 그 정도는 어려울 것 없죠. 다른 후원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가 아니어도 금전에 곤란할 일은 없으실 듯 하고.”

아니 그 얘긴 또 어디서 들었대?

티르시가 말했나? 아니, 그럴 것 같진 않은데.

나는 찜질방 수면실에서 옆자리에 조폭이 누운 것처럼 속이 불편해졌다. 딱히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왠지 도망치고 싶어지면서, 정작 도망치자니 그것도 으째 눈치가 보이는 상태다.

내가 한 비유지만 딱 적절한 느낌이다.

“……죄송합니다. 다른 분들보다 먼저 제 후원자가 돼 주시기로 하셨는데.”

“탓하려는 건 아니에요. 저로서도 돈 나갈 구석이 줄어든 건 나쁘지 않죠. 저 때문에 후원자를 거절했다면 오히려 거북했을 겁니다. 신의에 답해주자니 제가 대귀족을 대신할 만큼 가진 권한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용서해 준 건가? 아니, 따질 이유도 없는 것에 가깝나. 나 혼자 지레짐작하고 불편해 하던 모양이다.

유능한 연구자나 선수에게 여러 스폰서가 붙는 건 여기나 내 고향 지구에서나 평범한 일이니까.

‘그래도 영애의 아량이 넓어서 다행이다.’

대놓고 기뻐하는 티는 낼 수 없었지만, 그렇게 나는 영애의 친필서를 손에 넣고 자리를 파했다.

***

‘베로니카의 신분증 제작은 다른 선을 찾아보자.’

저택을 벗어난 나는 길을 걸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통치자한테 신분 조작을 해 달라는 건 좀 그렇잖어? 마법사 길드의 크롬웰을 통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맞겠지?

그리 생각하던 나는 영애의 친필서에 눈을 돌렸다.

─도시의 치안 유지를 위해서 위 인물에게 전적으로 협력 바람.

그렇게 적혀 있는 문서였다.

자세한 내용은 영애가 길드에 말을 전해주겠지. 영애는 자기한테 별 권한이 없댔지만, 차기 영주가 내 홈타운에서 뒤를 봐준다는 건 편한 일이 많다. 티르시 구출의 보수로서는 충분했다.

‘고양이 드론 놈들을 공식화 하는 것도 괜찮고, 우리 집에 설치해 놨던 감시 카메라를 분석해서 양산하는 것도 괜찮지. 아, 감시 카메라는 공론화하면 귀찮아지겠네.’

대한민국처럼 CCTV 천국이 되는 건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이 미개한 인권 낫씽 월드에 그런 기술이 확산됐다간 어떻게 될지 감도 안 잡힌다는 걸까.

‘적당히 방법만 물어보고 개인적으로 양산해서 설치한다면 좋을 텐데.’

앗, 씨발. 그러고 보면 집에 와서 설치해 둔 카메라 보는 거 깜빡했는데, 아직도 확인 안 하고 있었네.

고양이 드론은 그 뭐냐, 티르시가 예전에 말했던 <동물 회화(Animal Conversation)>라는 마법도 있으니까, 그걸 조사해보고 어떻게 얼버무리면 공론화도 어렵지는 않겠지.

‘생각만 해도 존나 귀찮네.’

나는 머리를 긁으며 혀를 찼다.

“젠장. 이러니까 뒷처리는 후환이 없게 제때제때 해야 하는 건데.”

맨날 싸울 때보다 싸우고 나서가 더 귀찮다고 입이 부르트도록 불평하긴 했는데, 역시 뒷처리도 양치나 운동이 그렇듯 그 자리에서 바로 해 두는 게 맞았다.

귀찮다고 미루거나 못 하고 넘어갔더니 이렇게 좆 같아지지 않았는가. 착하게 사는 게 이렇게 힘들다.

─둘둘.

나는 친필서를 말아서 챙겨놓고 언제나 가는 클라라의 대장간을 찾았다.

‘영애의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다른 일부터 해 둬야지.’

다짜고짜 찾아가서 영애의 친필서를 내밀며 맨입으로 협력해 달라고 하면 크롬웰이 얼마나 빡치겠는가.

거래처의 지인이 대기업의 힘으로 외압을 가하면서 업무를 떠넘긴다면 있던 우정도 파-킨할 것이었다.

“실례함다~.”

“아…… 노르드 씨?”

클라라는 일감이 없어서 한가한 모양이었다. 나는 배고파 보이는 그녀와 적당한 얘기를 나누다가 물었다.

“제가 가죽 갑옷을 주문제작하고 싶은데요. 혹시 대장장이 길드에 실력 있는 장인 분 없나요?”

내가 루팅한 거인 가죽은 다른 아내들의 장비에도 쓸 예정이었다. 마법으로 잘 가공하면 천 같은 느낌으로 만들 수도 있고, 방탄 조끼처럼 안에 덧입어도 됐다.

‘하지만 그걸 어중이 떠중이에게 맡기기도 좀.’

아내들이 입을 건데 엉성하게 만들 수야 없다.

그런 의미에서, 금속성애자인 클라라는 사르가디스에 있는 게 이상할 만큼 줄충한 대장장이다. 그녀가 인정할 정도의 장인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 사람처럼 장사 수완이 어지간하지 않고서야 이런 촌구석까지 올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면 시내로 나가봐야 할까? 어르신의 저택에 체류하는 기간이 길었다면 거기서 제작하고 왔을 텐데.

여러 벌을 만들려면 1달은 걸릴 텐데, 그 긴 시간을 아르마알스 저택에 죽쳐 앉고 있자니 내가 먼저 기사단장한테 맞아 뒤질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다.

헨네시스 영애도 기다리고 있었고 말이다.

“가죽 장인이요?”

카탈로그를 확인하던 클라라는 판때기를 치우고 턱을 잠시 쓰다듬었다.

“……며칠 전에 로마니아에서 장인이 왔다고는 들었어요. 브리타니아 말은 거의 못 하지만 솜씨는 나름 괜찮다던데요? 가죽 갑옷은 만드는 것 자체가 엄청 어렵진 않거든요.”

“그래요?”

금속 장비 말고는 전부 낮잡아보는 클라라지만 장인 정신이랄 게 결여된 사람은 아니었다.

가죽 갑옷을 만드는 게 쉽다는 의견이야 한 귀로 흘려듣더라도, 진짜 허접한 사람이라면 굳이 말해주지도 않겠지. 한 번 찾아볼 만 할지도 모르겠다.

“정작 금속 재련 쪽은 영 꽝이었지만요. 작업물을 보니까 손이 빠른 거랑, 조립이나 창의성에 재능은 있었어요. 아마도 기술을 배우다 만 아마추어겠지만, 장래성은 높을 거에요.”

“칭찬인지 욕인지 한쪽만 해 주실래요.”

나는 그녀로부터 몇 명인가 이름을 받아적고 자리를 떴다.

사르가디스의 대장장이 길드에 가 보는 건 처음이었지만, 과연 게르마니아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건물의 크기나 휘황찬란함의 파워 인플레에서 밀려난 우리 홈 타운에 묵념.

“주문 제작을 하고 싶은데요.”

“앗, 네.”

나는 카운터를 찾아가서 물었다.

다행히 카운터를 보던 건 헛바람 가득한 좆병신 용팔이 장인이 아닌 평범한 직원이었기에, 나는 가장 한가할 게 뻔한 신입이라는 사람부터 찾았다.

“그 분이라면 1층 가공제작소에 계실 거에요.”

“감사합니다.”

그 신입이라는 사람의 이름은 클라라도 몰랐지만, 다행히 직원은 내 설명만 듣고 누구 얘기인지 알아챘다. 나는 목례를 하고 신입 대장장이가 있다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입을 쩍 벌렸다.

그만큼 의외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아, 안뇽하세입니까!! 오드리 헤스왈드임미다!! 무어슬 도와드릴…… Fuck?”

하나 마나 수준으로 엉망진창인 브라티니아 어였다.

배운지 1달도 안 된 듯한 인삿말을 어색하게 내뱉던 오드리 헤스왈드는 나를 알아보고 고향 말로 쌍욕을 지껄였다.

〈아아악!! 드디어 나타났다, 이 나쁜 놈!!〉

누가 누구더러 나쁜 놈이래, 괴도단 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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