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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척척석사 노루-476화 (476/1,009)

육체관계 없이도 진솔된 사랑이 가능할까?

이렇게 물으면 짐짓 점잔 빼는 사람들이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정말로 사랑한다면~’ 같은 왈가왈부를 떠들겠지만, 나는 그런 이들의 위선 아닌 위선을 모두 제쳐두고 단언하겠다.

불가능하다.

남녀 간에 육체관계 없이 사랑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게 연인, 부부가 된 뒤에까지 ‘한평생 플라토닉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랑할 수 있는가’라고 물으면, 단언컨대 그건 개소리라고 말해두고 싶다.

번식욕은 생물의 본능이다.

플라토닉 러브요? 아, 플라토닉 좋지.

하지만 그 개념의 이름에 쓰인 고대 철학자 플라톤부터가 ‘소년과의 동성애야말로 번식욕구와 격리된 진실된 사랑’이라 주장했던 광기의 마초게이였다는 걸 생각하면, 저것도 그냥 개소리로 들린다.

사람 간의 정신적인 사랑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게 부부나 연인 간의 의무가 된다면 어떨까.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데 강한 인내와 고행이 필요한 부부는 정말로 행복한가?

‘아 지랄 마십쇼.’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남녀가 섹스 없이 사랑한다는 건 쉽게 말해서 불교의 수행이나 옛날 청교도의 금욕적인 행동원리에 따른다는 뜻인데, 어떤 사람이 그렇게 힘든 생활을 좋다고 자처하겠는가?

지구의 역사에서도 종교인들이 어땠는가.

말로만 금욕이나 청빈을 떠들고 실제로는 성범죄를 한가득 저지르거나, 성관계를 못 맺으니까 돈과 권위에 미친 듯 집착하게 된 종교인들이 얼마나 많던가!

군대나 다이어트 중의 식단 관리를 해 본 사람은 알 거다. 본능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삶이란 게 얼마나 좆 같은지.

내가 보기에 비건이나 군바리들의 광기는 9할 정도가 이 억압받은 것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남녀 간에 성욕이 없어지면 그건 부부가 아니라 부처 듀오지 시발아.

연애도 결혼도 행복을 위한 것이다.

사랑하는 상대를 만났는데 괴롭기만 하다면, 그런 관계를 이어갈 이유가 없어지지 않겠는가.

부부는 함께 있을 때 행복한 게 최고다

본능을 억누르고 걸어야 하는 가시밭길을 사랑이라 부르는 건 오만한 게 아닐까.

“끼에에에에엑──!!!!!!”

그렇기에, 쿼드라플 아내 시스템의 붕괴를 앞둔 하렘남은 혼자서 사력을 다한 쥬지 리저렉션을 시도 중이었다.

하지만 절망적이게도, 포션까지 마셔가면서 각고의 노력을 다했으나 내 쥬지는 묵묵무답이었다.

“타이번 이 나쁜 자식!!!!! 그러지 마!!!!!”

나는 부랄을 붙잡고 엉엉 울었다.

정녕 내가 9서클 대마법사에게 파워 워드 임포텐스를 당했다는 말인가? 괄약근에 힘을 주고 쇠떵으리도 반으로 쪼갤 케겔 운동을 시행했으나 내 쥬지는 신경삭이 끊긴 것처럼 흐물쥬지 상태일 뿐이었다.

“아들아, 밥 좀 먹어 보렴……. 왜 서지를 못하니…… 이 팔 병신 좆 병신 새끼야…….”

라리루라를 쫓아내듯 1시간 가깝게 노력했으나, 살을 깎는 노력의 결과는 죽은 쥬지 부랄 만지기였다.

내가 발기부전이라니!

내가 무발기 사정 밖에 못 하는 몸이라니!!

“씨이이발…….”

내 야수 쥬지는 흐물쥬지 상태여도 양손으로 쥐고도 남는 오버킬 바이오 딜도였지만, 강직도가 이래서야 슬라임 같은 것 아닌가. 1년 쯤 쓴 오나홀 같은 말랑함이다.

“그야말로 슬라임 촉수자지…….”

이 흐물흐물한 걸 억지로 넣고 흔들어봤자 나나 아내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빵 터지고 말겠지.

나는 다시 오딘의 눈을 켰다.

일렁….

내 가슴, 심장, 배까지 길게 새겨진 칼자국.

티르시가 없는 틈을 타서 들이킨 포션 덕에 어떻게 아물긴 했지만, 그 상처로부터 마치 균열에서 흘러나오는 타르 같은 거무죽죽한 마나는 섬칫할 정도였다.

등의 상처는 검사의 수치라고 하던가.

그러면 가슴의 상처는 남자의 수치인가.

고개 숙인 가장의 비애가 여기에 있다.

“애1미.”

어둠과 음의 마나의 위치는 알겠다.

하지만 이 좆 같은 새끼들은 예비군이라도 되는지 내 심장 주변에 뭉쳐서는 노가리나 까고 앉았다. 민간인인 예비군더러 지랄을 떠는 틀딱 장교들의 기분을 조금 이해해버렸다.

‘예비군이야 조기퇴소로 광폭화 버프라도 걸 수 있지.’

나는 겨울임에도 흐른 땀을 닦아내며 혀를 찼다.

그야 마나라는 게 사람 몸이랑 연결된 것도 아니잖은가.

전사들은 내가 ‘마나-카테터’라고 부르는 몸 안의 특수한 패스로 자기가 생산한 마나를 육체능력에 사용하지만, 그건 그 마나가 말하자면 내 직속 부하라서 그런 것이다.

반면에 내 몸에서 죽을 치고 있는 이 씨발것들은 00년대의 용역 조폭들이 김밥 1줄씩 시켜놓고 하루 종일 가게에 죽치고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말을 시킨다고 따르는 놈들이 아니다.

내 몸에서 만들어진 마나가 아니라, 외부에서 ‘무언가’가 날 침범하려 들었던 흔적이니까.

‘마법을 쓰면 움직이는 것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빼박 흑마법이다.

원래 판타지 소설에서 한국인의 넋은 네크로맨서나 그림자 군주지만, 내가 죽음의 신의 후계자라도 지옥의 강령술탄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출세를 해도 고층 오피스텔이 아니라 반지하를 넘어선 지하세계의 주인이라니. 뇌절도 그쯤 되면 유머러스하군.

흑마법이 왜 흑마법인가.

흑마법이란 어둠과 음의 마나를 쓰니까 흑마법인 것이다. 그게… 흑마법이니까….

조폭들을 우격다짐으로 쫓아내면 보복이 들어오듯이, 내가 이 발기부전의 해결에 마법을 사용하면 내 몸에 흑마법사들 특유의 부작용이 드러난다.

순식간에 벌레먹이 리빙 데드 강북호가 되는 거다.

어디 그것 뿐인가?

완쾌에 실패해서 나르메르-나일에 갔다가 오프툼과 만나면 ‘관심법으로 보아하니 자네 그새 흑마법사가 됐군. 끼요요욧!’ 하고 나를 죽이려 들 건 불 보듯 뻔한 일.

“어머니…….”

결국 나는 손도 발도 못 쓰고 발기부전 치료제를 찾아 삼만리를 떠나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문을 열었다. 라리루라가 마치 응급실 앞에서 신랑의 수술을 기다리는 신부처럼 초조해하고 있더라.

“어, 어떻게 됐어요?”

“운명하셨습니다.”

좌절감을 담은 말에 라리루라는 방에 따라 들어와서는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멈춰섰다. 나는 힘겹게 말문을 뗐다.

“이건 다른 아내들한테는 비밀로 해 줘. 혹시 갑자기 벌떡 하고 나을지도 모르잖아.”

물론 그럴 가능성은 옅다.

하지만 최대한 다른 아내들이 눈치채는 건 뒤로 미루고 싶었다. 가장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니까.

─사락.

그때였다. 빠르게 기분을 다잡은 라리루라는 갑자기 옷을 벗어던지고서 알몸으로 내 앞에 섰다.

“……않이 뭐함?”

“선배.”

라리루라는 진지하게 말문을 열고는, 갑자기 부끄러운 듯 말이 턱 막혔다가 작게 속삭였다.

“그, 뭐야, 그게… 자, 자지…가 안 서시기는 해도, 완전히 감각이 없으신 건 아니죠?”

“어, 으, 응.”

존나 부끄러운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솔직히 대답했다.

비뇨기과나 성병은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아서 문제라는데, 나는 쥬지가 커질 때도 그렇고 왜 이렇게 하초에 큰 질병을 많이 얻는 걸까.

이 동네에 4년 살면서 잔병치레를 겪은 적도 없는데.

“……제 몸을 보고 흥분해 주시는 것도 변함없구요?”

제정신으로 이런 걸 묻는 게 힘든지 허벅지를 비비는 라리루라. 나는 망설임없이 헤드뱅잉을 했다.

“……발기부전은 대부분 정신적인 문제니까 흥분 자체를 못 한다는데, 나는 아니니까.”

그래서 더 괴로운 것이다. 이렇게나 흥분해도 자지는 마치 하루 종일 딸을 쳐서 기력이 다한 것처럼 축 쳐져 있기만 하니까, 진짜 살아도 산 기분이 아니었다.

“후아…♡”

내가 대답하자 라리루라는 숨을 길게 뱉고는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러면, 제 몸을 써서 시험해 봐 주세요.”

“……시험?”

“네. ‘시험’이요. 뭐든지 시켜주세요. 선배가 흥분하실 법한 거라면…… 뭐든 할게요.”

익숙하게 내 옷을 벗긴 라리루라는 일어서 있는 나를 껴안듯이 밀착했다.

“……자지가 발기하려면 여자가 필요하잖아요? 다른 언니들한테는 비밀로, 선배 자지가 다시 건강해질 수 있게 힘내서 봉사할게요…♡”

무발기 상태의 자지를 그녀의 손이 감쌌다. 스윽─ 하고 쳐진 자지를 훑는 손길이 아찔하다. 막 성인이 된 내 마지막 신부는 숨을 가쁘게 하며 말했다.

“저를 써 주세요. 선배가 제 몸으로 발기해 주신다면 기쁠 거에요…♡”

라리루라의 가슴이 내 몸에 얹혔다. ─스윽스윽♡ 자지를 대딸해주는 손은 가슴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지만, 서지도 못한 자지에서는 평소 이상의 쾌감이 치밀었다.

“윽……!”

벌써 꿀렁거리며 사정감이 기어올라왔다.

“기분 좋으세요? 다행이다….”

평소라면 자지와 엉덩이에 힘을 빡 주고 참겠지만, 지금은 힘이 들어가질 않아서 사정을 참기가 어려웠다. 라리루라는 내 귀두를 잡고 자기 명치에 대고는 다른 손으로 훑어 내리며 완만한 대딸을 행했다.

─와락!

참지 못하고 라리루라를 끌어안았다.

“응츕…♡?! 쮸릅, 츕츄우웃…!”

빨간 입술에 혀를 밀어넣고 라리루라의 작은 혀를 사탕처럼 핥았다.

“호아…♡ 헤루루룹…. 응흐긋…♡?”

끌어안은 손은 등을 타고 내려가면서 탐스러운 엉덩이를 양손 가득히 움켜쥐었다.

라리루라의 유두가 빳빳하게 섰다. 내 손이 붙잡은 엉덩이 골을 타고 애액이 흘러서 손바닥을 적셔왔다. 탱글탱글한 살에 펴바르자 엉덩이가 손에 감기는 감촉이 끝내줬다.

나는 라리루라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침을 흘리듯 정액을 싸질렀다.

뷰루루루루루….

정액량은 많았지만 요도를 타고 흐르는 것처럼 느린 사정이었다.

하지만 쾌감만큼은 열심히 박고 쌀 때에 비해서도 꿀리지 않는다. 허리춤에서 흘러나오듯 느릿한 쾌감이 분출되자, 라리루라는 앙증맞은 손으로 자지를 받쳤다.

입술 사이의 침이 실타래처럼 길게 늘어졌다.

“……에헤헤♡”

요실금처럼 허접한 사정에 어색한 수치심이 등골을 기어올랐지만, 정액을 손바닥에 받으며 샐쭉 웃는 라리루라는 몹시 기뻐 보였다.

─울컥!

꿈틀댄 자지가 라리루라의 군살이 없는 날렵한 배에 정액을 튀겼다.

“……앗, 지금 움직였죠♡?”

“……그러게.”

“역시 이게 정답이었네요☆?”

라리루라는 웃으면서 고개를 기울였다. 일부러 하는 듯한 동작이었지만 귀여운 건 사실이었다. 잔망스럽기 짝이 없다.

아무튼 자지가 반응한단 사실에는 조금 놀랐지만,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했다.

내 불알은 정액을 과잉충전하는 매지컬 부랄!

어둠과 음의 마나의 발기부전 효과를 흥분으로 상쇄시켜도 이상하지 않았다. 상반된 속성의 마나는 부딪혀서 0의 상태로 돌아가는 법이니까. 절대천공영역의 원리와 같다.

‘이 사정량도 야수회귀의 부작용의 일환인가.’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이것도 이치에 맞는다.

야수회귀는 이세계의 인류를 짐승으로 만드는 주술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어드밴스드 원숭이자 Z-사이어인인 나는 태어날 때부터 검은 머리 짐승 아닌가.

그렇다면 인간 수컷의 짐승으로서의 특성은 무엇인가?

‘동 체급의 영장류 사람상과에 비해 큰 양물, 많은 사정량, 높은 체력, 손재주 등등이었지.’

다른 이세계인들은 짐승 변이 가챠를 돌리지만, 나는 이미 짐승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만큼 변이의 효과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던 게 아닐까.

트롤이 된 훌드폴크 인들이 재생력과 근력을 얻은 것처럼, 나는 빅-쥬지와 막대한 사정능력을 얻은 것이다.

‘호르샤가 트롤 상태에서는 야수회귀를 쓸 때 체력이 빨리 닳던 걸 생각하면, 지구력도 올랐을지도 모르지.’

아니, 어쩌면 체력=정력이라는 걸 생각하면 체력 쪽이 메인일지도 모르고.

이건 가설에 불과하고 틀릴 수도 있지만, 아무튼 결과만을 놓고 보면 그랬다.

─꿈틀!

확실한 건 내 자지가 지금 반응하고 있다는 것!

몸에 어둠과 음의 마나가 남아 있는 동안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지만, 효과는 있는 것이다!

“꿀꺽…♡ 꿀꺽…♡”

그때 라리루라가 손에 받은 정액을 나 보란 듯이 마셨다. 치켜뜬 눈이 자지에 애교를 떨듯 둥글게 휘었다. 한데 모은 손에 뭉개지며 야한 모양을 선보이는 가슴에 정액이 몇 방울 쏟아졌다.

반응이 온다.

내 숨이 거칠어질수록, 몇 발을 싸고 지친 자지가 억지로 몸을 일으키는 것처럼 약간씩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푸흐아아♡”

기어이 정액을 전부 마신 라리루라는 손바닥을 핥으면서, 그 음란한 모습과는 전혀 안 어울리는 순진한 미소를 지었다.

“……조금 더 시험해 볼래요, 선배?”

사양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체력 회복 포션 병을 땄다.

“에헤헤. 선배, 그거 마셔버려도 되요?”

“죽기야 하겠어?”

약물의 오남용이니만큼 크게 혼나겠지만, 조금이라도 체력 증강이 필요했다. 대딸 서비스만 받고 넘어갔다간 내 자존심에 큰 스크래치가 남을 것이니까.

─꿀꺽, 꿀꺽!

라리루라가 챙겨온 포션 한 병을 그대로 원샷.

병을 대충 바닥에 두고, 나는 자지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 라리루라의 가슴을 탐하고자 움직였다. 라리루라는 정액을 윤활유처럼 써서 내 자지에 문질렀다.

“선배, 더럽지 않아요?”

“내 정액인데 뭐. 넌 먹어주기까지 했잖아.”

“나름 나쁘지 않답니다☆? 비교대상이 없어서 모르지만요!”

그거 듣는 남편 기쁜 말씀. 나는 시시덕대며 대딸만으로도 흥분한 핑크색 유두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드르륵.

서로에게만 집중하던 두 멍충이 부부의 감각을 빠져나와, 누군가가 우리가 알몸으로 껴안고 있는 방에 들어섰다.

티르시였다.

“노르드. 편지 보내고 왔어요. 요금은 따로 안 주셔도……”

친근하게 말을 거는 핑크색 간호사복의 우리 마법사님은, 방 안의 광경에 명치를 맞은 것처럼 뇌가 정지했다.

“……………….”

“……………….”

“……………….”

삼자, 침묵.

시간이 멈춘 듯 굳은 방 안에서, 티르시는 알몸으로 서로 마주선 우리를 삐걱거리며 관찰했다.

바닥에 구르는 체력 포션. 티르시가 타 준 탕약보다 훨씬 더 자양강장에 효과적인 물약.

올 누드 상태의 라리루라. 티르시가 나가자마자 내 정액을 뒤집어쓰고 배와 손을 희게 물들인 상태.

그런 라리루라의 가슴을 빠는 응애 아가 노르드.

현 시간부로 흐물쥬지를 완전히 노출한 상태.

“……………….”

마지막 관찰대상─덜렁거리는 내 쥬지─에 10초 정도 멍한 시선을 향하고 있던 티르시는, 주 전공이 얼음 원소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격렬한 분노의 불꽃으로 눈을 불태웠다.

“……안정을 취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포션까지 비우시고. 제가 드린 탕약으로는 모자랐나요?”

눈과 달리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

열기와 냉기의 반발과 융합.

얼음과 불의 노래(지옥편)이로군.

“──그래서? 뭘 하고 계시나요, 두 분?”

차분하게 분노를 삼키는 티르시.

찌찌를 받쳐들며 조각처럼 굳어 있던 나는, 엘리트 대갈통으로 수백 개의 연산을 거치고서야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티르시, 저 병 걸렸어요.”

발기부전을 치료 중이라고 말이다.

***

해명에는 골치를 싸맸지만, 이 내가 누군가.

입 털기의 대가, 달인 강북호.

야부리 하나로 이세계 노예 생활을 견뎌온 나다. 개빡돈 미녀에게 뺨싸다구를 맞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 쯤은 세 치 혓바닥 하나로 충분한 것이었다.

“……어둠의 마나의 부작용, 인가요?”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의자에 앉힌 티르시에게 30분을 넘도록 입 아프게 말을 내뱉은 끝에, 나는 아무 표정도 없이 마냥 인형처럼 앉아 있던 그녀의 얼굴에 간신히 생기라는 걸 불어넣는데 성공했다.

“네. 선배의 병이 발견되서, 진짜인지 확인하려고 제가 좀 도와드렸던 거에요. 죄송해요.”

자기 잘못인 건 인정하는 걸까. 라리루라는 입을 막으면서 말했다.

참고로 입을 막은 건 정액을 마신지 얼마 안 된 상태여서 그렇다. 앞서서 입을 헹구긴 했지만, 설명하기도 바빠서 소독 마법을 걸어주지를 못 했다.

“……그렇군요. 노르드의… 그, 성기… 는, 변이현상의 영향을 받았으니까요. 당혹스러우셨겠네요.”

분노가 가시자 충격만 남은 듯, 티르시는 넋이 나간 것처럼 중얼거렸다. 내 쥬지 상태를 진료해줬던 만큼 이해가 빨라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사태 해결인가? 시발 뒤지는 줄 알았네.’

근데 이 어색한 분위기는 어쩌지.

“……커흐흠.”

나는 의미도 없이 헛기침을 했다.

성적인 병세는 언제 얘기해도 쪽팔렸다. 특히 아내도 아닌 미인에게 ‘내가 지금 반쯤 고자요’하고 말하고 나니까 막심한 자살 충동이 나를 때렸다. 존나 절벽 다이빙 마렵네.

티르시도 익숙하지 않은 만큼 부끄러움을 타고 있었으며, 그런 상황이었기에 어색함은 끝을 모르고 가중됐다.

“……저기, 노르드.”

그리고 그 어색함이 최대치에 도달했을 때.

티르시는 우물쭈물 거리다가 폭탄 발언을 내뱉었다.

“괜찮으시면, 그…… 제가 진료를 봐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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